고니를 죽이고 싶어

고니를 죽이고 싶어

$17.00
저자

돌기민

저자:돌기민
더러운것,징그러운것,이상한것에속절없이끌린다.몸과수치심에관심이많다.제법앙칼지게사는게작디작은소원.장편소설『보행연습』은미국,영국,폴란드,이탈리아,튀르키예,체코,프랑스에수출됐으며다코타존슨의영화제작사'티타임픽처스'에영상화옵션이판매됐다.『보행연습』의영어판『WalkingPractice』로2024년아더와이즈상OtherwiseAward을수상했다.장편소설『고니를죽이고싶어』는국내출간전영미권에판권이수출됐다.@dolkimin

목차

추천의글
고니를죽이고싶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안톤허·원소윤작가추천!
소수와타자의경계를허물어온돌기민,
마침내‘동물’이라는개념에균열을내다!

★★★국내출간전영미권판권수출★★★
2024아더와이즈상수상작가돌기민신작장편소설

“내가독재자라면블랙리스트첫줄에
‘돌기민’을적을것이다.”
―원소윤스탠드업코미디언·작가

부정형의살점아래스며든무심한시선
‘동물’이라호명된존재의비극적일대기

깜찍한식인외계인을주인공으로타자화된몸을탐구했던돌기민이이번에는귀엽지만추하고유용한데다필수적인존재‘고니’를내세워인간너머의존재,곧‘확장된타자’를조명한다.
『고니를죽이고싶어』는개도돼지도소도사라진세계에서유일한동물인고니‘687’의반복되는삶과죽음을따라간다.푸르스름한털과구슬같은남색눈을지닌‘687’은축사에서태어나인간에게코를제공하기위해길러진다.인간은스스로도고니를해치는것이아니라고믿을만큼정교하게,그러나효용이다할때까지반복해서코를벤다.그러나그배려는폭력을지우는언어이자,폭력을정당화하는또다른방식이다.‘687’은끝내하나의생명이아니라,효용이다할때까지관리되고소모되는자원으로취급된다.회복력을잃은‘687’은버려질곳으로향하는트럭에실렸다가동료의희생끝에가까스로야생으로탈출한다.야생고니들은낯선‘687’을경계하지만,그에게호기심을품은‘구수미’는번호뿐이던존재에게이름을선물한다.과연이름을얻은‘687’의삶은달라질수있을까?
우리는매일누군가혹은무언가의희생위에서살아가면서도,그희생을보지않는데익숙해져있다.효율과위생,분업이라는이름아래현대문명은생명의고통과죽음을시야밖으로밀어내는방식을정교하게발전시켜왔다.『고니를죽이고싶어』는그동안파편화되어인식되지못했던폭력과희생을고니라는하나의존재에응축함으로써,타자의고통을끝없이비가시화하는문명의메커니즘을집요하게드러낸다.다정한듯비웃는듯한관조적내레이터의목소리는우화적상상력과냉철한현실인식을교차시키며,독자를끝내하나의질문앞에세운다.우리가당연하다고여겨온삶은과연누구의희생위에세워져있는가.

먹고,타고,입고,사랑하고,연민하는모든방식에깃든폭력
그리고시초부터인류와함께한‘고니’의대답

첫삶이종결된‘687’은고니를귀엽게형상화한인형‘다르랑’공장에서다시태어난다.이후인간들의입에오르내리는욕설로,고상한희곡의주인공으로,애니메이션캐릭터로다시태어나며때로는사랑받고,때로는조롱받고,때로는숭배되고소비된다.다시말해이세계에서고니는인간의식탁만책임지는존재가아니다.살과내장,코,가죽,털까지남김없이소비될뿐아니라,관용구와속담,욕설,민간신앙,예술과대중문화에이르기까지인간문명의구석구석을떠받치는상징으로기능한다.
마치현실의인간문명이곰과호랑이,늑대같은동물을신화와상상력의원천으로삼아온것처럼,『고니를죽이고싶어』의세계에서인간은태어나는순간부터고니를소비하고숭배하며희화화하는방식으로세상을배운다.아이들은고니캐릭터가등장하는애니메이션을보며자라고,어른들은고니를소재로한희곡과소설을통해웃고운다.관용구와욕설속에서도고니는끊임없이호출되며,인간의언어와감수성,상상력의일부가된다.반려동물인고니는인간에게가장친숙한존재이지만,문화가빚어낸사랑스러운이미지와현실의고니사이에는끝내메워지지않는간극이존재한다.

이처럼『고니를죽이고싶어』는가장낯선방식으로가장익숙한현실을응시하게만드는소설이다.무엇보다평안을갈망하는고니가끝내도달하고자하는곳이되풀이되지않는완전한죽음이라는사실은오래도록독자의마음에남는다.인간의삶을유지하는데고니의희생이불가결한세계에서,고니가도달할수있는유일한자유가죽음뿐이라면그것은과연누구의비극인가.고니가끝내바라보는미래는어쩌면인간이마주해야할미래와도맞닿아있을지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