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던 시가 음악을 만나 날아오른다.
김명옥은 틈에서 타자를 향해 열리고,배종석은 무너진 자리에서 자신을 세우며,부원희는 묵은 이름을 벗겨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김달교는 견뎌낸 시간을 숙성시켜 자신의 언어로 건넨다.
서로 다른 네 개의 계절은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가 지나가는 하나의 순환이다. 열리고, 무너지고, 다시 바라보고, 견뎌내는 시간. 그리고 그 순환 속에 아홉 명의 초대시인이 합류한다.
강미화, 권라율, 문수림, 반칠환, 배유진, 원미옥, 임순만, 장희수, 최경민.
이들은 각자의 시 한 편으로 이 책의 또 다른 계절을 만든다. 서로 다른 삶과 언어, 서로 다른 감각으로 건네는 아홉 편의 시는 네 명의 시인이 만든 큰 흐름에 새로운 결을 더한다. 하나의 목소리로 묶이기보다 각자의 빛깔을 그대로 간직한 채 함께 놓임으로써, 이 책의 세계를 더욱 넓고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모든 시 사이에 사운드포엠의 음악이 흐른다.
읽는 시와 듣는 시가 하나의 작품 안에서 만나면서, 시는 종이 위의 언어를 넘어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이 책은 시가 결국 음악이었음을,그리고 음악이 우리가 잊고 있던 존재의 소리일 수 있음을다시 일깨워준다.
네 명의 시인, 네 개의 계절, 하나의 음악.
김명옥은 틈에서 타자를 향해 마음을 열고,배종석은 무너진 자리에서 자신의 존재를 세운다.
부원희는 묵은 이름과 관념을 벗겨내막 태어난 아이처럼 세계를 다시 바라본다.
김달교는 굳은살 박인 발로 지나온 삶을 오래 끓여깊고 맑은 서정으로 건넨다.
그리고 그곳에 음악이 서성였다.
시는 한 행씩 걸어가고,음악은 그 시에 날개를 단다.
상처가 틈이 되고결여가 구멍이 되고비움이 고임이 되고견딤이 굳은살이 되는 동안네 시인은 서로 다른 계절을 건너왔다.
눈으로 시를 읽고귀로 시를 들어보라.
어쩌면 그곳에서우리가 잊고 있던 존재의 소리가다시 들려올지도 모른다.
『그곳에 음악이 서성였다, 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