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가 안녕하세요

곰팡이가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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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만히 있으면 마중 나오는 건 곰팡이뿐,
그 곰팡이마저 닦아내야 겨우 본전인 나이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집주인을 어르고 달래 당연한 권리를 납작 엎드려 받아낼 때, 회사 막내로 이리저리 깨져가며 번 돈으로 후배들의 밥을 사줄 때,
아무래도 어른의 몸에 어린아이의 영혼이 갇힌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젊고팔팔한 나이라고들 하지만 그것으로 위안 삼기에는 스물아홉은 아무래도 애매하다.

『곰팡이가 안녕하세요』는 가만히 있으면 마중 나오는 건 곰팡이뿐이라는 걸 깨달아버린 20대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곰팡이는 열심히 닦아내야 겨우 본전치기라는 사실은, 깨닫는다고 해서 썩 유쾌해지지 않는다.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나하는 생각은 매일 여전하고, 그럼에도 어린 정신으로 어른인 체 살아가는 일에는약간의 스릴이 있다.

건실한 척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여태 아무에게도 들킨 적이 없다. 2023년 광남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임정인을 비롯한 네 명의 창작자는 바로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은 생각들을 글로 썼다. 곰팡이처럼 어딘가에 숨어 벽지와 타일을 물들이지만, 표백된 채 살면 도저히 자신의 어른됨을 견딜 수 없어 좀먹기 전까지는 내버려두게 될 곰팡이를 만들었다.

책에는 수필 22편과 시 20편이 실렸다. 여기에 각 작품을 더욱 몰입도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직접 그린 삽화14편을 함께 수록했다. 같은 시기를 통과한 두 사람의 산문과 한 사람의 시, 그리고 또 한 사람의 그림이 한 권안에 담겨있다. 취업과 독립, 회사와 방값, 가족으로부터의 독립과 다가오는 서른 사이에서 이들이 붙든 것은단 하나, 반드시 한 번은 웃어넘기고야 마는 태도다. 가볍고 농밀한 농담이라는 말은 그래서 이 책의 부제이자방법론이다
저자

임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