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딥에서의 소풍

세렌딥에서의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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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른을 목전에 둔 28년 전, 감리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며 목회의 길을 모색하던 나는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그래서 당시 전도사로 섬기던 교회의 담임목사님께 목회의 방향을 여쭈었다. 그때, 목사님은 뜻밖의 제안을 건네셨다.

“하 전도사, 내가 평생 목회를 하며 느낀 것이 있네. 앞으로의 목회는 선교를 반드시 알아야 하네. 좋은 목회자가 되려면, 선교를 배우고 경험해야 하지. 자네, 스리랑카로 나가보는 게 어떻겠나?”

그 순간,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나라 ‘스리랑카’가 내 삶 깊숙이 들어왔다. 중학교 시절, 선교사의 삶에 감동 받아 목회자의 길을 결심했던 오래전 기억이 세월을 넘어 다시금 마음을 두드렸다. 하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내게, 은퇴를 10여년 앞둔 목사님은 따뜻한 말로 용기를 건네셨다.

“2~3년만 선교지에서 배우고 오게. 그 뒤엔 내 남은 목회를 함께 도와주게.”

그 말이 어쩐지 이상한 위로로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리랑카로 갈 결심을 하고, 갓 돌을 지난 딸아이와 아내의 손을 잡고, 나는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로 26년 전 오게 되었다.
당초 계획은 2∼3년이었으나, 막상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며, 나는 처음으로 복음의 절박한 필요를 마주했고, 복음의 본질과 하나님의 깊은 마음을 이 땅에서 진액처럼 체험하게 되었다. 노숙한 목사님이 건넨 조언처럼, 보다 성공적인 목회의 경험을 위한 선교의 체험과 경험을 쌓기 위해 온 줄 알았지만, 어느새 나는 복음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기도는 깊어졌고, 선교사로 살아가는 삶은 서서히 뿌리를 내려갔다. 그렇게 2∼3년은 어느덧 26년이 되었다.
그 26년 동안 선교사로 머물렀던 스리랑카는 사실은, 그 이름보다 더 오랫동안 다른 이름으로 불렸는데, 그것이 바로 ‘세렌딥Serendib’이다. 이 세렌딥이라는 말의 어원은 분명하지는 않으나, 아름다운 보석같은 곳이라는 뜻으로 이곳을 방문한 고대의 아라비아 상인들이 처음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 세렌딥이 서유럽에 알려지고, 영어식 발음으로 차용되어 실론Ceylon으로도 불리었다.
18세기 영국이 스리랑카를 식민지로 지배하던 시절에, 영국 작가인 호레이스 월폴은 1754년 ‘세렌딥의 3왕자’라는 스리랑카의 옛 동화에 나오는 왕자들이 ‘그들이 미처 몰랐던 것들을 항상 우연하면서도 지혜롭게 발견’하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아, 세렙딥_스러움Serendip-ity을 표현하고 싶어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뜻밖의 여정 속에서 발견한 가장 귀한 선물이라는 의미로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뜻밖의 여정 속에서 발견한 가장 귀한 선물이라는 뜻의 세렌딥은 내게도 예상치 못한 여정 가운데 주어진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소풍같은 선물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이 소풍 같았던 26년의 여정을 현지인들이 자립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선교하는 일을 하도록, 26년간 함께 걸어 온 현지인들과 후배 선교사들에게 사역을 이양하며, 철수하고자 한다.
26년간의 삶을 정리하다 보니,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26년간 선교사로 살아가며 품었던 고민들과 감흥을 적은 선교일기들, 선교편지들, 그리고 선교사의 눈으로 읽어간 선교사의 성경읽기가 눈에 들어왔다. 26년 동안 끄적이며 적었던 그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나는 어떤 날은 요나처럼 도망치고 싶었고, 어떤 날은 베드로처럼 내 한계를 셈하고 싶었다. 또 어떤 날은 바울처럼 마음의 소란스러움을 주님께 항변하며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순간마다, 하나님은 말씀 앞에서 나를 다시 세워주었고, 선교사역의 동료들이 위로와 큰 힘이 되었음을 발견했고, 분명한 선교의 비전이 조급한 내 마음을 잡아 주었다.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타인을 바라보게 하고, 결국엔 나 자신을 마주하게 했던 것을 그간의 글들에서 새삼 발견했다.
그래서 그 글들을 모아, ‘세렌딥에서의 소풍’이라는 이름의 책을 만들어 선교사로 살았던 이 땅에서의 여정을 갈무리하고 떠나고자 한다. 그러나 떠남은 끝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자립하여 복음을 품고 나아가는 공동체를 위한 또 하나의 시작이라 믿는다. 그래서 함께 사역해 온 현지 목회자들, 뜨거운 심장의 젊은 선교사들, 26년의 선교사역를 위해 기도하고 성원해 준 수많은 고마운 분들에게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 세렌딥에서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고 있는 이들을 향한 깊은 존경과 사랑을 담아 이 글을 전하고 싶다.
혹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금 예상치 못한 질문 앞에 서 있다면, 혹은 어떤 여정의 문턱에 발을 내딛고 있다면, 부디 기억하길 바란다. 주님은 당신의 삶에도 분명히 ‘세렌딥’을 예비해두셨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분은 우리가 계획하지 못한 여정 속에 가장 아름다운 은혜의 소풍같은 선물Serendib을 숨겨두시는 분이시니까 말이다.
저자

하웅원

하웅원(SimonHa)

학력
1986~1989송도고등학교(인천)
1989~1993감리교신학대학교(신학과학사)
1996~1998감리교신학대학원(구약전공석사)
2018~2021WesleyTheologicalSeminary(목회학박사)(WashingtonDC,USA)

경력
1989~1992화도감리교회(전도사,교육담당)
1995~2000송림중앙감리교회(전도사,선교/행정/음악)
2000~2025스리랑카선교사(목사,RBC신학교설립/SMC15개교회개척및운영/ProjectShalom사역)(8개유치원운영,매달현지의료진과의료사역,환경운동)

목차

Prologue/세렌딥에서의소풍

1장그옛날바다와자스민향기
홍차의꿈,실론티
사람은보람으로도충분히살수있구나
Candy?Kandy!
소박한보람이주는행복
내이름은싸이몬하입니다
바나나처럼
두사람이야기
샤밀란과카말
삶이그대를속일지라도
망고나무아래의은혜
시기리야에갈수있을까요?
신학교RBC의첫졸업식
포야데이그리고견지망월
부서진다리
선교사님은MBTI가무엇인가요?
이것이선교다


2장선교는사람이다!
로잔언약을다시생각해보다
긴코를가지신하나님
가슴을뛰게하는한장의사진
너의명작을그려라
신학교건축이시작되었다
백척간두,그끝에서마주한은혜
선교사역은주님의은혜로하는구나!
미존바울
선교는사람이다
건강하게선교하는토착교회를꿈꾸며
아름다운친구,그리고16년의시간
친구의소풍이끝나던날
누가그산에오를것인가?
함께걸어가는형제들
스리랑카에무슨선한것이있겠어요?
아버지라불리는이름


3장소풍같은26년,가서아름다웠다고말하리라
무엇을보는가?-시대의경계에서
낯섬속의반가움
폭풍속의자라남
Projectshalom이라부르기로하자
아낭케와에쿠시온사이에서
나그네의비자
주님의마음을본받는다는것
오늘은나무를심어야한다
사무엘로살아가기
초불확실성의시대:선교,임계점인가?전환점인가
보람이라는울림
‘알라못’의노래
복기
듣는심장
이제,아름다운출구전략으로나아가자
지천명(知天命)과이순(耳順)사이에서
아름다웠더라고말할수있도록
나의엑소더스를묵상하다
그다음은또다음의이야기가있겠지

Epilogue/선한복무기간을마친후에

출판사 서평

처음부터스리랑카에서장기사역을계획한것은아니었지만,이끄심대로되어지는대로하나하나만들어가며사역해보니어느새26년,
하웅원선교사가보낸26년의사역과그속에내재한위기,고뇌,보람그리고결국찾아낸하나님의뜻….
이책은26년간의힘겹지만벅차고보람찬스리랑카사역을회고하는하웅원선교사의선물같은책이다.

"선교사역은겉으로보기엔그럴싸하지않다.
매일기적같은일이일어날것같지만,실제로는길고지루한과정의연속이다.
너무소박하고,어쩌면보잘것없어보인다.
그러나그소박함속에서,작은일들가운데서행복과보람을느낀다.
그렇게보잘것없어보이는작은일들이삼십대와사십대를지나며하나둘쌓여간다.
그리고이제오십줄에들어서서켜켜이쌓인수많은인내의시간을문득돌아보니,어느새그것들이기적이되어있음을깨닫게된다."

-어느날문득Simon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