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교황,
그만이들려줄수있는‘나의이야기’
프란치스코교황은세계에서가장유명한사람이다.전세계언론이그의일거수일투족을보도한다.특히건강이악화되고입원이길어지자숨소리하나에도촉각을곤두세우고있다.하지만이렇게실시간업데이트되는정보속에정작우리가놓치고있는것이있다.프란치스코교황이직접들려주는자신의이야기다.
『나의인생』은프란치스코교황이처음으로자신의이야기를직접밝힌최초의공식자서전이다.이탈리아에서는2024년봄에출간되었으며,본래는생존중유일하게세상에공개될자서전이었다.프란치스코교황은“삶은우리에게주어진가장소중한책”이며“인생이야기를들려주는것은가장아름답고친밀한소통방식”이라고이야기해왔다.그런평소의의지에따라자신의인생을한권으로정리한책이바로『나의인생』이다.
세살때시작된제2차세계대전의어두운그림자,아르헨티나까지휘몰아쳤던원자폭탄의공포,사제성소를경험했던순간과어머니의반대,우연히만난소녀에게한눈에반해흔들렸던경험,달착륙과마라도나의‘신의손’을봤을때의감정등을솔직한목소리로들려준다.마치입담좋은할아버지가들려주는옛날이야기처럼,1930년대부터경험한‘결정적순간’들이파노라마처럼펼쳐진다.
엄혹했던군사정권시절의경험은마치역사다큐멘터리의한장면같고,교황으로선출되던2013년콘클라베의순간은1인칭시점의영화같다.평소에도탱고와영화를좋아했다던교황의입담은놀랄만큼솔직하지만,유머러스하고,반전에반전을거듭하며흥미진진하게흘러간다.
프란치스코교황은사람들이자신에관해궁금해하는것들에관해서도이야기를풀어놓는다.대표적으로코로나가한창이던2020년3월15일,홀로성베드로광장을걸어가면서무슨생각을했는지많은사람이궁금해하는것을안다며,그때의심정을상세히들려준다.먼저든생각은외로움이었으나걸으면서‘포용적’인생각이떠올랐는데,광장에혼자서있지만마음과정신은세상모든사람과접촉하고있었고,친밀감을느꼈다는것이다.
“제가조만간입원한다면…”
세상의의혹을불식시키는고백들
프란치스코교황은마치지금의상황을내다보기라도한듯,“누군가는제가조만간입원해서그런발표(교황직사임)를하기를바랄지도모릅니다”라고서두를떼며,교황직은“목숨이다할때까지(advitam)”이어지는것이며사임할어떤명분도없다고강경하게이야기한다.2023년에도폐렴으로입원한적이있는데,그때도입원소식이알려지자사임과새로운콘클라베에관한이야기가나온바있다.교황은당시를회상하며“그건너무나자연스럽고인간적인모습”이니과하게걱정할필요없다고이야기한다.교황이입원하면생각할거리가많아지는것은당연하다는것이다.
물론자신에게심각한장애가발생하면상황은달라질수있으며,그럴경우에대비해국무성에편지를맡겨놨다고한다.그리고만약그렇게된다면자신은은퇴한교황이아니라은퇴한로마주교가될것이며,산타마리아마조레대성당으로거처를옮겨고해성사와봉성체를할것이라고밝혔다.
전쟁,동성애,AI…
세상을향한선명한메시지
이책에는전쟁,동성애,교회개혁,기술발전등에관한교황의메시지도담겨있다.우크라이나와중동전쟁을멈출수있다면무엇이든할의향이있다고거듭말하며,잔학행위를멈출것을촉구한다.
동성애에관해서는동성결혼에는반대한다는뜻을분명히밝히면서도,교회는사회주변부에있는사람들에게손을내밀어야한다며“사랑의선물을받아공동체를이뤄살아가는사람들이다른사람들처럼법적보호를받을수있어야한다”며시민결합을지지한다.교회는LGBTQ+와함께해야하며,그들이교회를집처럼느낄수있게해야한다는것이교황의일관된메시지다.
또한프란치스코교황은최초로여성을교황청장관으로임명하며화제를모았는데,이책에서도“교회안에서여성의자리가넓어져야한다”는그의의지가담겨있다.교황의이조치가예전부터준비되고있었다는걸엿볼수있는대목이다.
젊은시절경험한아폴로11호의달착륙에대해자세히이야기하며,진보와새로운기술발전에대한입장도피력한다.특히AI는잘못사용되면인류에큰위험이될수있으며,AI와인간의상호작용을연구하는알고리즘윤리가필요하다는것이다.
그외에베네딕토16세에게받은‘흰상자’이야기라든지,교황숙소를선택하지않고산타마르타관저에머물게된배경,2013년콘클라베당시의개인적인기억과경험등이상세히담겨있다.인간호르헤마리오베르골료의생각과관점이궁금한사람뿐아니라교황의다음행보가궁금한사람들에게도큰도움이될책이다.
유흥식추기경서문
“위로와새로운힘을주는책”
한국인최초로교황청장관으로임명된유흥식라자로추기경이이책의서문을직접썼다.유흥식추기경은2025년희년을맞아바쁜가운데도『나의인생』서문을쓸수있게되어기쁘고고마운마음이라며,이책이교황과한국독자들을잇는가교역할을할것이라고기대감을내비쳤다.
또한옆에서지켜본프란치스코교황은“평범하고좋은할아버지”라면서,“모든이를사랑하고섬기는”교황의모습을통해매일많은것을배우고있다고이야기한다.이책은‘좋은할어버지’프란치스코교황의진면목을보여주고,어지러운세상을살아가는사람들에게지침이되어줄것이다.사랑은모든것을이긴다는진리를자신의삶으로증명한사람을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