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외침을경청하라.그리고겸허하게받아적으라.이것이민주주의다.”
“생명과삶,정의로움,다양성,평화,사랑과연대를지켜내기위해여성들의의지가눈부시다.”
-『흠결없는파편들의사회』저자,연세대학교문화인류학과김현미교수추천-
12.3불법비상계엄사태이후광장으로나선여성들의목소리를담은〈이토록평범한내가광장의빛을만들때까지〉가출간되었다.이책은절망속에서도소중한것을지키기위해계엄의날국회에,탄핵소추안가결을위해여의도에,농민을지키기위해남태령에,피의자체포를위해한강진에간,그래도부족해계속시위에참여하는여성들의이야기이다.동시에2030여성이정치주체이자행위자로서광장에서무엇을경험했는지에관한이야기이며,어떤세상을원하는지에대한이야기이고,앞으로어떤태도를견지하며연대할지에관한이야기이다.
왜젊은여성들은그렇게삶이버거워죽고싶어하면서도앞장서서광장에모인걸까.어떤마음으로응원봉을들었을까.어떻게타인의존엄을존중하는조직화가가능했을까.하나의의제를넘어여러사회적투쟁이맺고있는관계를인지하고,연대하는주체의탄생은어떻게가능했을까.정치를기피하던개인이어떻게연대하는주체가될수있었을까.앞으로여성들은어떤연대를구현할까.
저자는이야기한다.널리퍼져있지않을뿐,“미래는이미와있다”고.2030여성들을이해하고,이들이만들어낼사회를상상하고싶은모든사람에게권한다.
책속에서
내가시민으로서배워야할거의모든것은광장과광장의여성시민들에게서배웠다.그리고그때의경험들이2024년겨울,나를광장으로다시이끌어주었다.
-「끝내완성될세계에서」
광장을수놓은응원봉의불빛들만큼이나우리는사회곳곳에서스스로반짝이며존재하고있다.과거의광장이나를지금의광장으로데려다놓았듯,2024년의광장은또다른미래에다시소환될것이다.그때도응원봉과깃발,또는새로운무언가를든여성들이선두에서서도달할변화를앞당기리라믿는다.간절히바라던세계는그리하여끝내완성될것이다.
-「끝내완성될세계에서」
그러나이번시위에서는분명히젊은여성들이더큰목소리를내고있었다.이는응원봉이다른응원봉을불러들이고젊은여성이다른여성들과연대하며서로를불러들였기에가능한일이라고생각한다.여성들의연대가낳은거대한민주주의의흐름이었다.
-「우리의작은빛이당신에게닿을때까지」
응원봉이가진‘평화성’은계엄이라는‘폭력성’과가장반대되는가치다.빛은언제나어둠을이긴다.
-「우리의작은빛이당신에게닿을때까지」
젊은여성들은그토록삶을버겁게여기면서,조금더가감없이말하자면그렇게들죽고싶어하면서대체왜앞장서서광장으로모여든걸까?내일을기대하지않으면서다음을위한자리에모여든마음은무엇일까?
-「그날,광장에서우리가만난세계는」
아이돌로서는드물게정치적이슈에도용기를내발언하던종현을생각하며,연달아설리와구하라를떠올렸다.SNS와방송을통해용기를내페미니스트로서말하던설리를걱정하면서도좋아했다.2024년5월에공개된BBC〈버닝썬〉다큐멘터리를통해서사건취재에결정적도움을준것이구하라라는사실이뒤늦게알려지기도했다.폭력과혐오로자신도위태로웠을사람이어떻게그렇게용기를낼수있었을까.의미없는가정을정말싫어하는성격인데도,이번겨울을함께맞았다면어떤이야기들을해줬을지너무도듣고싶었다.
-「그날,광장에서우리가만난세계는」
그러니까우리는사실,죽고싶은게아니라,다른방식으로살고싶었을것이다.폭력속에서도용기를내려는것처럼,혼란속에서도더나은길을찾으려는것처럼,이전과는다른삶을원했을것이다.이렇게참담한삶이어야한다면차라리죽는것이낫다고생각할만큼,강렬하게온마음을다해서,그마음의그을음을좇아광장까지갔는지도모르겠다.
믿어줄지모르겠지만사실증발하고싶다는말에도미약하게나마사랑이담겨있다.흔적도없이사라지고싶다는말에도미약하게나마사랑이담겨있다.흔적도없이사라지고싶다는마음에는상처를남기고싶지않다는마음도포함되어있기때문이다.적어도내가아는가장큰슬픔만큼은남겨진사람들이겪지않게하겠다는마음.그건나에게무력과비관속에서가능한최선의의리이자사랑의표현이고,여태그마음이매일을연장해주었다.
-「그날,광장에서우리가만난세계는」
가야겠네,여의도.지금당장....총과칼을들이밀어나를죽여라.그걸원한다면그렇게해라.그렇지만그뒤에일어날일의책임은당신이톡톡히치러야할것이다,라고생각했다.
-「미친여자들의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
비상계엄선포이후여의도에서첫대규모시위가열렸을때마음이울렁이면서자꾸눈물이차올랐다.그어느곳으로고개를돌려도내시야에차고넘치는무지갯빛응원봉을보며생각했다.이여자들,정말단단히미쳤구나.꺼지라고하니까그어떤비바람에도꺼지지않는새로운촛불을들고나왔구나.
-「미친여자들의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
그녀들은도대체왜이곳에와서농민들을위해밤새이러고있었을까.알기때문이다.억압당하는마음이무엇인지.그심정이,그울분이,그분노가무엇인지공감하기때문이다.그걸해결하지않으면그마음을도대체어찌할수없어서,가슴을치고쳐도미치고답답해죽겠는그심정을누구보다잘이해하기때문이다.
-「미친여자들의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
미쳐있는2030여성들의힘은파괴하는힘이아니라미래를움직이는힘일테다....2030여성들은이나라의진짜미래다.
-「미친여자들의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
나는산자로서,앞서나간조상들을마땅히따를것입니다.
대한민국의민주주의를위협하는것들에맞설것이고,
그들에게서피로쓰인민주주의를지켜낼것입니다.
-「타국에있지만조국은지켜야겠어」
무엇보다도나의뿌리와내가사랑하는것들이모두한국에있다.그모든것을지키고싶은마음으로우리는여기에모였다.
-「타국에있지만조국은지켜야겠어」
동덕을응원하는광장이이렇게넓고크다는것을안순간부터우리의투쟁은들불처럼연대의힘과합쳐졌기에.나는정말로이연대를믿는다.내눈앞에펼쳐진수많은깃발과피켓들이곧희망이다.함께하면민주화를쟁취할수있다는그역사를꼭이루고싶다.광장의불빛과목소리를내안에차곡차곡모아뚜벅뚜벅투쟁으로나아갈것이다.
-「민주동덕에봄은온다」
“배제를배제하겠다”라는공동의강령아래차별과혐오의영토를치워버렸다....혐오발언,차별발언없이도강력하게싸울수있다는,어쩌면당연한사실을모두함께체감했다.
-「연대의힘으로가득찬남태령」
경찰차벽과트랙터사이에,그누구보다앞장선맨앞줄에자기가소중하게생각하는것을챙겨와앉아있었다.
-「연대의힘으로가득찬남태령」
전봉준투쟁단어르신들은계속우셨다.울다가또웃었다.그리고내내기분이좋아보이셨다.구름처럼몰려든시민들을보며어리둥절하고경이로웠으니까.어두워지고나서형형색색으로반짝이는이광장은기적이고선물인것이다.40년이넘는투쟁기간동안처음받아본시민들의열성가득한연대에갸우뚱했지만진심으로기뻐하고감격하셨다.
-「연대의힘으로가득찬남태령」
누구든소수자성과교차된정체성에서오는특수한차별을직접겪지않아도알고공감하고이해할수있다.서있는곳이달라도같은곳을보고갈수있다.그렇다면지금껏방치한문제에반성의목소리를내야한다.거대한전환기앞에수치심을잊지말아야한다.
-「정신을차려보니다시광장앞에있었다」
우리는거기에있었다.많은사람이광장에뜬무지개를보았다.세상은그렇게바뀔것이다.
-「정신을차려보니다시광장앞에있었다」
흔히진보의힘은연대라고한다.이명제는반만맞다.진보의힘은연대와분열이다.동의하는의제에연대하고차이를인식하며분열하는과정이진보다.분열은작은차이를무시하지않고소중하게새기는움직임이다.얼마나다른지알아야같이나아갈곳을찾을수있다.
-「정신을차려보니다시광장앞에있었다」
이제껏대한민국에서페미니스트의요구가이렇게강력하게퍼질수있었던가?수백만명이한곳에서페미니스트의외침을들어본적이있었던가?물론여성은항상광장에있었으며,한번도억압에순응한적없다.그러나너무오랜시간,특히윤석열정권에서페미니스트는스스로페미니스트라고부를수도없었다.
-「여기,페미니스트가나타났다」
서로의이름은몰라도같은해시태그를공유하고있다는것은‘연결되어있다’는감각을일으켰다.이문제가부당하다고생각하는것이나만이아니라는것,비슷한경험을했고기꺼이도움을줄사람들이있다는사실,직접해시태그를달지는않았어도‘좋아요’버튼으로공감하는수많은동지들이있다는것.전파를탄정동으로우리는버틸수있었다.
-「여기,페미니스트가나타났다」
온라인에서시작된연대가현실에서실체를갖게되는순간,그것은더이상가상의개념이아니라사회를변화시키는실질적인힘이된다.
-「여기,페미니스트가나타났다」
우리가카메라로담은것은단순한’기록‘이아니라,이연대가실체를갖고있다는증거였다.그리고그실체는점점더많은사람들을끌어들이며점점더공공해지고있었다.영상이많아질수록,참여하는사람이늘어날수록,이연대가가상의파동이아니라세상을바꾸는운동임을실감했다.우리는거기에있었다.그것만으로도충분히의미가있다.존재한다는것,존재감이있다는것.
-「여기,페미니스트가나타났다」
나는모든일들이한번쯤은광장에서소리쳐본사회를꿈꾼다.모든어설프고불안정한신체들이망설임없이광장으로모이기를바란다.광장은소수의특권이아니라아직도착하지않은모든이들을위한공간이어야한다.민주주의와페미니즘이진정으로다양성을존중하는것이라면,서로다른연대들이교차하고연결되며확장할수있도록광장은대양처럼넓어져야만한다.연대는닮은존재들이모여동질감을확인하는안정된울타리가아니라,서로다른존재들이함께사는법을찾아가는과정이다.우리는앞으로도불안정하고불완전할것이다.응집하고퍼지며,나뉘고다시만나며,균열을따라흐르며연대를지속하자.
-「여기,페미니스트가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