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나는 왜 쓰는가 (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23.56
Description
허위 없는 지식인, 두려움 없는 저널리스트,
20세기 영문학이 낳은 가장 명철한 작가 조지 오웰!
15년간 꾸준히 사랑받은 초판에 국내 초역 2편 추가
가장 빼어난 에세이 31편을 새로운 장정에 담다
조지 오웰의 에세이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2010년 출간 이후 가장 폭넓게 사랑받았던 『나는 왜 쓰는가』가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의 삶과 사유의 정수가 담긴 에세이 29편을 묶었던 초판에 국내 초역 2편(「브레이 주임신부를 위한 한마디」, 「작가의 수입」)을 더했다. 오웰은 대표작인 소설 『동물농장』과 『1984』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오랜 세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생계를 꾸려가며 엄청난 분량의 에세이와 칼럼, 서평을 썼다. 『나는 왜 쓰는가』는 삶의 각 국면, 정치적 입장, 현실을 마주하는 작가로서의 태도 등 인간 오웰을 면밀하고 입체적으로 바라보고자 할 때 선택해야 할 책으로 그의 대표작 두 권에 못지않게 깊고 꾸준한 호응을 얻어왔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라고 선언하는 데 일말의 거리낌 없는 작가가 되기까지, 그의 모든 자전적 스토리가 밀도 높게 담겨 있다. 열 살 전후 무렵 부잣집 아이들만 다니는 예비기숙학교에 장학생 신분으로 입학했지만 심각한 차별을 경험했고, 명문 이튼스쿨을 졸업했으나 대학생 대신 피식민지 버마의 경찰간부가 되었으며, 죄책감에 짓눌린 채 유럽에 돌아와서는 런던과 파리를 떠돌며 부랑자 생활을 하는 등 전 생애에 걸쳐 항상 조금씩 비켜나 남들의 기대를 배반하는 선택을 감행했던 오웰의 모든 전환적 순간을 엿볼 수 있다.

“나는 내가 글을 쓰는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였다.”
_「나는 왜 쓰는가」 중
저자

조지오웰

저자;조지오웰(GeorgeOrwell)
영국의작가·저널리스트.본명은에릭아서블레어(EricArthurBlair).1903년6월25일,인도아편국관리였던아버지의근무지인인도북동부모티하리에서태어났다.첫돌을맞기전영국으로돌아와“하급상류중산층”으로명문기숙학교인세인트시프리언스와이튼을졸업한뒤명문대학에진학하는대신식민지버마로건너가영국의경찰간부로일한다.“고약한양심의가책”때문에경찰직을사직한뒤,자발적으로파리와런던에서부랑자생활을하고그체험을바탕으로『파리와런던의밑바닥생활』(1933)을발표한다.1936년은오웰에게중요한의미를지닌해이다.그해잉글랜드북부탄광촌을취재하여탄광노동자의생활과삶의조건등을담은『위건부두로가는길』(1937)을쓰고,이책의원고를출판사에넘겨주자마자“파시즘에맞서”싸우기위해스페인내전에참전하여『카탈로니아찬가』(1938)를펴내면서자신의예술적·정치적입장을정리해나간다.그러한전환점이후폐렴요양차모로코에가서『숨쉬러나가다』(1939)를쓴다.2차세계대전중에는BBC라디오프로듀서로일했고이후〈트리뷴〉의문예편집장,〈옵저버〉의전쟁특파원노릇도한다.1945년에는전세계적인반향을불러일으킨정치우화『동물농장』을출간한다.또다른대표작『1984』(1949)집필중폐결핵판정을받은그는1950년1월21일,마흔여섯나이로숨을거둔다.
『위건부두로가는길』은오웰이작가로서어느정도인정을받은뒤한진보단체로부터잉글랜드북부노동자들의실상을취재하여글을써달라는제의를받고,두달동안랭커셔와요크셔일대탄광지대에서광부의집이나노동자들이묵는싸구려하숙집에머물며면밀한조사활동을벌인결과물이다.“실업을다룬세미다큐멘터리의위대한고전”으로평가받는다.

역자:이한중
1970년부산출생.연세대경영학과졸업.번역자.
역서에『위건부두로가는길』,『숨쉬러나가다』,『울지않는늑대』,『인간없는세상』,『글쓰기생각쓰기』,『작은경이』등이있다.

목차


스파이크
교수형
코끼리를쏘다
서점의추억
스페인의비밀을누설한다
나는왜독립노동당에가입했는가
마라케시
좌든우든나의조국
영국,당신의영국
웰스,히틀러그리고세계국가
스페인내전을돌이켜본다
시와마이크
나좋을대로
민족주의비망록
당신과원자탄
과학이란무엇인가?
문학예방
행락지
“물속의달”
정치와영어
두꺼비단상(斷想)
브레이주임신부를위한한마디
어느서평자의고백
나는왜쓰는가
작가의수입
정치대문학:『걸리버여행기』에대하여
가난한자들은어떻게죽는가
리어,톨스토이그리고어릿광대
정말,정말좋았지
작가와리바이어던
간디에대한소견

조지오웰연보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남과다른길을감으로써남과다른눈을얻다
인간본성에대한탁월한이해자

『나는왜쓰는가』는조지오웰이맨처음발표한글인부랑생활체험기「스파이크」부터마지막집필원고인「간디에대한소견」까지글을쓴순서대로엮었다.옮긴이이한중이“자신의이력을통해패턴과인습을거부한작가”라고표현했듯이오웰은삶의중요한국면마다남들이예상하지못하는길을감으로써다른방식으로세상을보는특별한눈을가지게된다.그의글은책상앞에서생산된것이아니라그의몸이직접세상을통과함으로써얻어진것이었다.타고난영민함에대비되는밑바닥삶,극한의전쟁체험등은인간과인간의본성에대한남다른통찰을안겨주었다.이선집에묶인적잖은에세이들이자전적요소를띠고있는데,그렇게극단적인상황을겪어내며인간에대한남다른깨달음을얻게된사건,오웰스스로삶의전환적순간이라했던사건들이곳곳에담겨있다.그는자신을혹독하게차별한예비학교교장부부를죽도록미워하면서도그들의인정과총애를간절히원했던자신의어린시절(「정말,정말좋았지」)을통해인간의이중성을일찌감치깨닫고,식민지경찰간부생활(「교수형」,「코끼리를쏘다」)에서민족·인종사이에놓인위계와그걸공고히하는제도의폐해를절감했다.계급을막론하고젠체하기와위선,허영과속물근성은인간이벗어던질수없는숙명(「영국,당신의영국」,「민족주의비망록」,「정치와영어」등)임을알아갔다.그는인간의모순적이고비이성적인행태에좌절하거나환멸을느끼는대신그것을인정하고직시함으로써작품의인물속에그러한인간군상을표현해냈다.죽을때까지사회주의자로살았음에도좌파에대한신랄한비판을멈추지않았던것도인간과세상이결코평면적이거나단순하지않음을전제했기때문이다.오웰이활동하던당시적잖은좌파들은“자본주의만전복하면사회주의가도래할것”이라생각하거나“진실이알려지면박해는절로패퇴하리라는”혹은“인간은본래선량하며외부환경때문에부패하는것일뿐이라는”순진한믿음을갖고있었고오웰은이를두고보지못했다.

“부자고,힘세고,세련되고,스타일좋고,영향력있는아이들이어찌틀릴수있단말인가?그것은그들의세계였고,그들이만든규칙은옳지않을리없었다.하지만나는아주어릴적부터나자신이그런식의현실에‘자발적’으로는도저히순응하지못한다는것을알고있었다.내마음속한가운데에는언제나깨어있는듯한내면의자아가있어도덕적의무와심리적‘실상’의차이를지적하고있었던것이다.”_「정말,정말좋았지」중

가장암울한글에도숨어있는아름다움의순간들
철저한현실성과예술적인서정성의결합

이번개정증보판에추천사를보낸시인진은영은조지오웰의글을가리켜“아름다우면서도철저히현실적인글”이라며“축복같기도하고저주같기도한”그런재능은몹시드물다고말한다.이책의표제작이기도한「나는왜쓰는가」를통해오웰은“어떤책이든정치적편향으로부터진정으로자유로울수는없”으며“예술은정치와무관해야한다는의견자체가정치적태도”라는자신의명확한입장을밝힌다.그러나문학과예술의순수성을주장하는입장을향한이똑부러진일침은,결코정치적신념에복무하는문학작품을쓰겠다는것이아니었다.같은글에서그는“지난10년을통틀어내가가장하고싶었던것은정치적인글쓰기를예술로만드는일이었다”고선언한다.오웰은“인간이인간을지배하는모든형태에대한반대”입장에서있으며,피압제자의편에서는것이자신이생각하는사회주의라고주장했다.그리고자신이체험한피억압자의정서를글로표현했다.한때파시즘에맞선스페인혁명에도움이되고자전쟁에참여하기도했지만결국그가택한것은예술,즉글과문학이었다.모든형태의전체주의(나치의파시즘과스탈린식공산주의,자본주의)에반대한그는혁명가로서싸운것이아니라,전체주의의폐해를문학으로표현함으로써전체주의에맞섰다.그리고75년이지난현재까지전세계독자들은오웰이그린‘문학적’세계안에서,오웰이던진성찰의‘현실성’에고개를끄덕임으로써그를꾸준히불러내고있다.리베카솔닛을통해잘알려졌듯오웰은장미와정원가꾸기를사랑했던,사회의부정성을고발하는것못지않게지상의아름다움과기쁨을놓지않는작가이기도했다.이책에서도오웰은「“물속의달”」을통해‘완벽한’흑생맥주를위한이상적인펍을시시콜콜상상해보기도하고,「두꺼비단상」에서는잔잔하면서도역동적인계절의변화를묘사하며“자본주의체제의사슬에묶여우리모두신음하고있는데,아니면아무튼신음하고있어야하는데,찌르레기지저귀는소리때문에,10월의잎노랗게물든느릅나무때문에더살만할때가제법있다고말한다면,그게정치적으로비난받을일인가?”반문하기도한다.실제로이번개정증보판에서초역된「브레이주임신부를위한한마디」는리베카솔닛의저서『오웰의장미』의계기가되었던글이기도하다.

“사적으로숲되살리기사업을벌임으로써사회에대한개인의책무를전부벗어날수있다고주장하는건아니다.그래도반사회적행위하나를범할때마다일기장에적어두었다가적절한철에도토리한알을땅에묻는것은나쁜생각이아닐지도모른다.그래서그스무알중에서하나라도제대로자란다면,우리가생전에상당한해악을끼친다하더라도브레이주임신부처럼결국엔공공에도움이되는인물로남을지도모른다.”_「브레이주임신부를위한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