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귀환 (양장본 Hardcover)

감정의 귀환 (양장본 Hardcover)

$28.56
Description
“영혼의 사건,
감정이 다시 인다”

일상의 사려분별을 완성하는 동력
감정에 드리워진 이성의 휘장을 걷어낸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복권시킨 감정의 본질에 관하여
이성 우위의 사고로 점철된 서양철학의 역사는 감정을 차별하고 배제하고 거세하는 역사였다. 그러나 감정은 이성의 노예도 이성의 시종도 아니다. 이성의 역할 따로 있고 감정의 역할 따로 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ㆍ공존의 관계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초점을 맞춘다. 감정에 적극적 역할을 부여했던 고대 그리스 비극시인들의 한계를 인정하는 한편, 그들에 극도의 반감을 보였던 플라톤의 ‘감정 배제론’의 경고도 새겨들으면서 주도면밀하게 감정을 복권시켜 제자리를 찾아주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감정에 대한 창조적 복권 작업과 그 구체적 내용을 살피는 것이 이 책의 과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감정은 ‘인지성(Cognitivity)’과 ‘신체성(Corporeality)’으로 규정된다. 현대의 감정판단이론이 주장하듯 인지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고, 그 반대 진영이 주장하듯 생리적인 요소로 환원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감정의 물음을 다룬 수사학, 윤리학, 비극론을 중심으로 각 영역에서 감정이 하는 역할과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을 탐색함으로써 그의 감정론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일목요연하게 펼쳐 보여준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스물네 번째 책.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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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석환

숭실대학교철학과명예교수.서양고대철학,존재론,수사학이주된연구분야다.『존재와언어』(2007년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아리스토텔레스수사학연구』(2016년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등의저서와『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J.L.아크릴),『철학자플라톤』(M.보르트),『하일라스와필로누스가나눈세편의대화』(조지버클리)등의역서를냈다.
소박한호기심에전공하기시작한철학이었다.정년을맞아더이상강단에서진않지만,철학에입문한이래줄곧해온‘산정상을향한바위밀어올리기’는그래도매일반복한다.‘파테이마토스(PatheiMathos).’그‘고난을통해지혜를얻는과정’속에이책『감정의귀환』도상재되었다.앞으론‘회화적전회’의맥락에서이미지의물음에도전할계획이다.인간은이미지를만들고내처이미지를통해세계를관조하는바,인간의조건을궁구하는것이철학의일이란생각에서다.

목차

프롤로그

개관__세계설명에독보적이던시문학에철학이도전하다

〈〈제1부감정일반〉〉

제1장감정의기초
신화,지어낸이야기이자동시에인간의세계해석|시문학혹은신화의시적형상화|시문학의전성시대,시인은곧교사였다|철학,‘잘사는’길을묻다|철학의처방,감정의배제|아리스토텔레스,감정의자리를찾아주다

제2장감정,근본적으로인지적인
변증법적’정의와개별화의지표|지향대상의표상적구성|분노의예시|감정의‘거소’는어디인가

제3장판단외적요인
감정의인지성|‘함수관계’의여집합|성격의물음은욕구의물음으로이어진다

제4장감정의층위
이성과감정의관계는일방통행이아니다|감정과욕망은가를수있기나한것인가|지각능력만있는동물도느끼는감정

〈〈제2부윤리학적감정〉〉

제5장무엇이왜좋은가
하나뿐인‘그’좋음|‘인간의좋음’의목표적중성과자족성|인간의에르곤|아레테의의미에서‘좋다’|인간의좋음은덕성에달렸다|이성의아레테,순도|‘그’좋음의부대적구성원소

제6장덕성과감정
덕의세후보:감정,능력,성향|덕은‘행동의덕’과‘감정의덕’의합|덕은중용을선택하는성격|사이비덕의일례:사이비용기|용기란무엇인가|‘이성혼자서는티끌하나도못움직인다’

〈〈제3부수사학적감정〉〉

제7장설득의논증적요소와논증외적요소
설득은증명이다|기술적설득수단|멀쩡하던로고스도맥을못출때가있다|사람이듬직해보이면말에도힘이실린다|판단형성의안정화에일조하는감정

제8장설득과감정
예비적고찰|기술적감정자극|원본감정vs.반대감정|감정자극의토포스|판단과감정의엇박자

〈〈제4부비극적감정〉〉

제9장공적연설과비극의공통분모
감정을유발하는극적요소|수사학적감정자극을위한토포스적절차|비극적감정유발방법의강구가「시학」의과제이다

제10장비극과감정
비극의정의와카타르시스에얽힌여러물음|어째서하필이면연민과공포인가|비극적감정의토포스|청중과관객상대의감정환기,그유사성과비유사성|비극적쾌락|카타르시스,비극적감정의정화인가|카타르시스,의료처치같은것인가|카타르시스,비극적감정의고통

개념정리
영혼|질료형상합성설|프락시스|아레테|성격(ēthos)과습관(ethos)|고상함|공적연설|토포스|비극의구성요소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知의회랑’을기획하며

출판사 서평

감정이란무엇이었나

감정이란무엇인가.이질문은겉보기에감정의정의를묻는것같지만,실은우리자신과세계에관한우리의사고방식과관련되어있는중요한질문이다.대체로철학에서는이성에관한연구를최우선으로간주했기때문에,감정은종종원시적이거나위험하거나불합리한것으로무시되는경향이있었다.소크라테스는우리가감정에굴복당해서는안된다고충고하였고,스토아학파철학자들은우리에게감정의노예상태에서벗어나이성적인삶,즉격정이없는삶을영위하라고촉구하였다.
물론철학자들이항상감정을격하하기만한것은아니었다.아리스토텔레스는인간이본질적으로이성적동물이라고보았지만,올바른감정을갖는것의중요성또한경시하지않았다.근대에들어와서도데이비드흄은이성이열정의노예이며노예일수밖에없다고주장하였고,헤겔은철학사를이성의발전으로서술하기는했지만,그역시위대한어떤일도열정없이이루어진적이없다고갈파하였다.니체도예외가아니었다.모든열정은그자신의이성의몫을지니고있다고말함으로써감정과이성이서로대립하는것이아니라상보적이고혼합되어있음을암시하였다.


감정에관한철학적논의

20세기초,감정의본성은윌리엄제임스와존듀이의주요철학적관심사였다.제임스는감정의생리학적본성을강조했고,감정이신체내부의동요에의해야기된감각이라고주장했으며,신체내부의동요는다시동요하는어떤지각작용에의해자극된다고하였다.감정에대한철학적관심은‘이모티비즘(정서주의,Emotivism)’이라는윤리이론이영미철학계를휩쓸던20세기중반에들어서면서더욱활기를띠었다.그결과1960년대에이르러감정에관한철학적논의가본격화되었고,철학의변두리에서중앙무대로진출하게되었다.감정의본성과개념구조,감정의합리성과훌륭한삶에서의감정의지위에관한풍부한논의가이루어지게된것이다.한편국내철학계가감정에보다주목하게된것은1990년대에들어와서다.사회철학,몸과심신문제에대한철학적관심등을통해감정문제에새롭게눈을뜨게되었으며,2000년대에들어서는고통,치료,배려,상담등의맥락으로감정논의의외연이확장되었다.
현재상황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감정론에대한연구는크게두가지측면에서의의가있다.하나는감정일반에대한철학적반성이라는측면이고,다른하나는인지주의적감정이론의철학적선구로서의측면이다.그러나감정논의에서양고전철학이기여한공로를고려할때,그에대한국내의심층적연구는전무한형편이다.이책이아리스토텔레스의감정론에관한논의를시작하려는이유가여기에있다.


감정론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위상과
이책의범위

아리스토텔레스는자신의윤리학저술들,『수사학』,시작(詩作)론,『영혼론』을비롯한자연학저술들에서되풀이하여오늘날우리가‘감정’또는‘정서’로표현하는현상을폭넓게다뤘다.아쉽게도그의저작에서감정에대해윤곽이분명하거나제대로된정의를찾아낼수는없다.하지만그는대체로실례들을통해여러감정현상들에관한다양한논의를이끌어냈다.엄밀한한계에도불구하고그의감정론이이후감정개념의역사적전개에본질적인영향을끼친이유다.아시다시피그의감정론은20세기의여러논자들에게‘명제적’감정개념과‘인지적’감정개념의전형으로통용된다.
뿐만아니라많은이들이윤리학에서감정이하는역할가운데이유를들거나구별하는일이문제가될때아리스토텔레스를그전범으로간주하곤한다.또수사학과시작이론의역사에서도그의이론은각별히중요한지위를차지한다.예컨대청중앞에서행해지는공적연설의경우,아리스토텔레스는청중가운데서감정을목표지향적으로환기하는것을기술적설득수단으로수용하며,시작이론에서그의이름은비극이그행동의경과와묘사된성격을통해관객의감정적반응,즉공포와연민을야기해야한다는견해를대표하기도한다.
이책은이렇게아리스토텔레스의여러저작에산재한감정관련텍스트들을분석함으로써오늘날의연구현장에서까지그역할을톡톡히해내고있는그의감정론의내적-유기적연계성을타진하고,포괄적으로재조명해나간다.아울러그한계와내적불일치까지점검해본다.


아리스토텔레스감정론연구

-제1부감정론일반
아리스토텔레스의『윤리학』과『영혼론』에개진된감정개념에따르면,감정은(1)‘영혼의사건또는일’이다.감정은(2)쾌감및고통과결합되어있다.감정은(3)결단의결과생기는것도아니고자발적으로,의도적으로생기는것도아니다.감정의발생은우리의의지와상관이없다.감정은‘파토스(pathos)’라는말의원래의미가그렇듯이수동적으로겪고느끼는어떤것이다.감정은(4)그감정상태에놓여있는것의변화와결합되어있다.감정이문제의감정상태에놓여있는것의변화와결합되어있다는것은항상신체적변화를동시에내보인다는것이다.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는특정의감정이어떤식으로분출되는지그방식을알려면자연(과)학자에게물어야한다는입장이다.그가말하는감정이란본질적으로신체적변화지만,그것은특정의동인이나겪은일과도관련되어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말하는감정에는그감정이지향하고있는어떤한대상이있다.이른바고통(또는쾌락)의원인이그것이다.감정을느끼는사람은감정의대상,즉감정의원인에대해표상을갖고있거나문제의대상이주어져있다는의견을갖고있어야한다.감정이성립하는데서관건이되는것은감정을느끼는사람이문제의대상을주어진것으로간주하느냐의여부이다.이것은결과적으로아리스토텔레스의입장을‘판단에기초한감정이론’이나‘감정의판단이론’으로분류하게만든다.

-제2부윤리학적감정
아리스토텔레스의윤리학테두리내에서감정은도덕적으로성공적인행동과좋은삶에다양한의미를갖는다.감정은덕있는행동에동기를부여할수있고덕있는행동을지지할수있다.감정은일반적으로우리의판단과결단에계량된영향을미침으로써바른행동을촉진할수있다.덕있는사람은바른감정을갖는다.어떤한감정적반응이적절한것인지여부는서로다른(매개)변수,즉시점,계기,해당인물등에따라계량된다.이것이중용으로서의덕이론의근본사상이다.감정과관련하여중용론이의미하는것은덕있는사람은바른감정을갖는다는것이다.그뒤에감정절제의일반적권유가숨겨져있는것도아니고,감정에의바른정도의규정을위한방법이숨겨져있지도않다.

-제3부수사학적감정
공적연설에서수사학이노리는목표는청중이내리는판단이다.법정이나민회에서도마찬가지다.청중의감정(상태)은그런판단형성요소들중하나이거니와,목표지향적이고기술적인감정자극을위한전제조건은여러가지감정의본질에대한앎이다.그런정의를알고있으면그것을근거로하여우리가특정의감정을느낄때“어떤것과관련하여(이유)”그런감정을느끼고“어떤부류의인물을상대로(상대인물)”,“어떤상태에서(심적상태)”그런감정을느끼는지를쉽게알수있다.

-제4부비극적감정
감정중에서특히비극적감정으로불리는공포와연민은비극의효과를논하는데서빠트릴수없는요소다.아리스토텔레스에따르면,비극에서문제가되는것은어떤한행동의모방인바,행동의모방은관객에게공포와연민을야기하며그러한감정의정화를유발한다.비극에그려진사건은결정적인감정을유발한다.비극적감정인연민과공포또한그자체로놓고보면고통스런감정이다.그러나관객이공연장에서체험하는것은오히려감정적으로,비유컨대‘냉탕과온탕’을왔다갔다하는것이다.왜냐하면고통스런감정인연민과공포외에특수한부류의희열또는쾌감을체험하기때문이다.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는비극에서느낄수있는문제의특별한희열을,비극을정의하는고통스런감정들과결합시키는하나의개념을필요로한다.이러한기능에딱들어맞는것같이보이는최상의개념이‘카타르시스’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