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연구 - 암실문고

자살의 연구 - 암실문고

$18.00
Description
최승자 시인이 번역한 ‘죽음과 예술에 관한 고찰’
한국에서도 40년 넘게 사랑받았던 스테디셀러
기존 번역 누락분을 추가한 국내 최초의 완역판
자살을 다룬 책 중에 국내에서 가장 꾸준한 관심을 얻은 책은 무엇일까. 이 분야의 고전인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 다음으로 들 수 있는 책이 바로 앨 앨버레즈의 『자살의 연구』다. 이 책은 1982년에 최승자 시인이 번역한 판본이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이후 40년 가까이 판매를 이어 오며 한국 독자들에게 시대를 넘어선 명저로 자리 잡았다. 암실문고에서 새롭게 내놓은 『자살의 연구』는 이 최승자 번역본을 바탕으로 전면 개정했으며, 여기에 기존 판본이 누락했던 내용을 추가 번역한 국내 최초의 정식 완역판이다. 추가한 분량은 원서 기준으로 약 50쪽에 이른다.

저자

앨앨버레즈

저자:앨앨버레즈
본명은앨프리드앨버레즈.앨앨버레즈혹은A.앨버레즈라는필명으로활동한작가겸비평가이다.옥스퍼드대학에서영문학전공으로수석졸업한뒤대학에서교편을잡았으나,20대후반에접어들며전업작가가되었다.『옵서버』의시평론가로10년동안활동하며영국에외국시인들을다수소개했으며,직접쓴시집과산문들도좋은반응을얻었다.특히대표작으로꼽히는『자살의연구』는많은시간이흐른지금도독자들에게사랑받는책으로남아있다.

역자:최승자
시인이며번역가로서시집으로『쓸쓸해서머나먼』,『이시대의사랑』,『즐거운일기』등이있고,역서로는『침묵의세계』,『빈센트,빈센트,빈센트반고흐』,『짜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등이있다.

역자:황은주
서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대학원에서철학과불문학을공부했다.현재는영어와프랑스어책을우리말로옮기고있다.옮긴책으로『루소의식물학강의』,『다가올사랑의말들』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제1장프롤로그·실비아플라스
제2장자살의역사적배경
제3장자살,그폐쇄된세계
제4장자살과문학
제5장에필로그·해방
원주(原註)

출판사 서평

최승자시인이번역한‘죽음과예술에관한고찰’
한국에서도40년넘게사랑받았던스테디셀러
기존번역누락분을추가한국내최초의완역판

자살을다룬책중에국내에서가장꾸준한관심을얻은책은무엇일까.이분야의고전인에밀뒤르켐의『자살론』다음으로들수있는책이바로앨앨버레즈의『자살의연구』다.이책은1982년에최승자시인이번역한판본이상당한인기를끌면서스테디셀러가되었고,이후40년가까이판매를이어오며한국독자들에게시대를넘어선명저로자리잡았다.암실문고에서새롭게내놓은『자살의연구』는이최승자번역본을바탕으로전면개정했으며,여기에기존판본이누락했던내용을추가번역한국내최초의정식완역판이다.추가한분량은원서기준으로약50쪽에이른다.

이책은어떻게40년넘게사랑받을수있었을까

자살을다룬책가운데꾸준히읽히는책을만나기어려운건무엇보다사회과학이론이빠르게변화하기때문이다.시대에뒤처진이론을다루는책은수명을다했다고여겨지는경우가대부분이다.그런데유행으로따지면가장낡은유행이라할수있는프로이트심리학을중점적으로언급하는이책이수십년동안사랑받은이유는무엇일까?아마도앨버레즈가사회학과심리학을언급하면서특정이론을겸손하게소개하는(즉암묵적으로지지하는)단계를넘어섰기때문일것이다.앨버레즈가프로이트를중점적으로언급하는건그가가장옳아보이기때문이아니다.오히려프로이트가이론적인좌절을많이겪은심리학자였기때문이다.번화한빈에서축성된프로이트의현실관은세계대전을겪으면서점점무너졌고,그는그렇게붕괴한세계에걸맞은이론을다시설계해야했다.앨버레즈는이러한태도에주목했다.프로이트이후의심리학자들이대개자신의이론을신뢰하고그것을공고히하려했던반면,프로이트는자신이이룬이론적성취를확신하지않음(혹은실패함)으로써인간의마음을사회-이론안에집어넣는행위가궁극적으로는불가능하다고보았던것이다.

자살과창작이라는공동운명체

이처럼앨버레즈는자살을사회적압력에종속된개념으로보지않는다.피해자로서의자살자라는개념은그가선뜻받아들이기어려운것이었다.문학비평가이자작가였던앨버레즈가몸담고있던예술계에서는에너지가넘치는인물일수록자살을기도할확률이높았고,그사실은자살이때에따라서는능동적이고적극적인선택이기도하다는점을암시했던것이다.즉앨버레즈가보기에자살은인간의내적에너지가일으키는여러불꽃가운데하나였다.실제동료이자친구였던실비아플라스의자살을되짚던그는마지막자살시도를하던당시의플라스가실제로는죽으려하지않았을것이라는과감한주장을펼친다.그때플라스는가상의죽음을겪어냄으로써스스로를새로운단계로끌어올리려했다는것이다.

앨버레즈에따르면,몇가지의불운이아니었다면플라스는죽지않았을터였다.실제로죽으려했을때는신기한확률로죽음을피했고,실제로죽지않으려했을때는마찬가지의낮은확률로죽음에당도해버린아이러니.플라스의삶은이처럼아이러니한운명(혹은이책의원제인‘흉포한신SavageGod’)을상대로한인간의삶과예술이하나의공동운명체처럼뒤얽혀대항하는모습을그려낸다.이때죽음을선택한다는것은창작이나마찬가지로자신의내면을표출하는행위가되며,따라서자살은세계에대항하는수단가운데하나로격상된다.『자살의연구』는이러한논지를펼쳐가면서마치알베르카뮈의『시지프신화』와장아메리의『자유죽음』을합친듯한뜨거움을선보인다.중요한것은세계에맞선인간의태도,그리고그태도를행동으로옮기는에너지다.그가어떤패를꺼낼것인지는이후의문제다.

자신의생명을걸어세계와맞선다는것

이렇듯앨버레즈는사회학과심리학,창작론을독창적으로뒤섞어자신만의관점을만들어낸다.그리고이어서자신만의방식으로세상에맞선예술가들을소개한다.그들중많은수가자살과연결되어있지만,앨버레즈는그모든자살이현실에패배한결과가아님을상기시킨다.살아있을것인가,아니면죽음과같은삶을거부하고자죽을것인가?특히스스로절멸을향해가는현대문명과마주한인간-각자의-삶은그문명에어떻게대응해야하는가?

결국,자살이라는사회문제를해결하자는식의공익적이고착한내용은이책에서만날수없을것이다.인간이자신의삶을가지고세계와어느정도까지맞붙을수있는가를고찰하는이책은고독한독자들의잔불처럼잦아든마음을다시금달구어줄뿐이다.그리고이불길은그어느때보다차가운21세기를살아가는독자들에게무척반갑고소중한열기를전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