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올려다보지않았다면,우리는어떻게되었을까?”
그아름다움과질서로부터탄생한인류의모든것
11월의어느저녁,이제막연인이된두사람이연극을관람하고돌아가는길이었다.헤어지기아쉬운마음에하염없이강가를거닐다가하늘을올려다보았다.달도뜨지않아별이쏟아지듯밤하늘이반짝였다.연인은수십억년의세월이쌓여만들어진생생한무대위의유일한등장인물이되었다.피날레를장식하듯때마침머리위로스쳐지나가는아름다운유성을보며둘은조용히같은소원을빌었고,그소원은마침내이뤄졌다.남자는그때를회상하며말했다.“그밤,내인생이바뀌었다”라고.
이렇게꽤나낭만적인일화로시작되는책이있다.바로《우리는별에서시작되었다》다.우주론학의세계권위자이자이론물리학교수인이책의저자로베르토트로타본인의러브스토리이기도하다.
어린시절밤하늘에총총히빛나는별을보며소원을빌어보지않은사람이있을까?별은마치우리의DNA에각인되어있는것처럼오랜시간희망의상징이자세레나데이며뮤즈였다.그전에는경이로우면서도두려운지배자이자신이었고,이후엔모든과학에영감을제공한산파로서천문학과물리학,지질학,화학,생물학이차례로명료한법칙에근거해우주의진리를밝혔다.
이처럼호모사피엔스가고개를든이후로밤하늘은인류의동반자이자안내자였다.하지만지금에이르러인공조명아래사는우리는더이상별을찾지않으며,밤하늘과맺은친밀한유대를잊고있다.저자는‘지금다시별을바라볼시간’이라고역설한다.우리는별에서시작되었기때문이다.인류의정체성을찾기위해그는역사의구덩이를파고들어가문명이탄생한지점부터오늘날과학의정점에이르기까지별의숨은궤적을추적하는흥미진진한여정에기꺼이우리를초대한다.
인류를만들어낸비밀재료를찾아서
밤하늘이구름에가려져다시는별을볼수없다면어떻게될까?당연한요소를제거하면낯선관점으로새로이별을관찰하게될것이다.저자는이탐사의책임가이드로서우리의몰입과상상력을더하기위해이책에특별한장치를마련했다.바로우리의행성‘지구’와별이보이지않는가상의행성‘칼리고(Caligo)’이야기를배치해‘별의부재가인류에미칠영향’을보여주는것이다.
밤하늘이영감을준시,음악,예술작품이없었다면인간은얼마나위축됐을까?하늘의신이없었다면영성은어떤형태였을까?별이보이지않는세상에서는인류의전설,위대한소설,우주에대한개념이얼마나달랐을까?우리자신은얼마나다른모습이었을까?저자는고대그리스시인호메로스(Homeros)의《오디세이아》에서문장을빌려와“별을보지못하는인류는죽음에가까워진반인간에불과하다”고가정하며,별의의미와위상을재고한다.
천문학자의독특한호기심에서탄생한이사고실험은단순한픽션에그치지않고,태풍,스모그,화산등자연적·인공적요인으로하늘이가려졌던과거의대기록부터외계행성을근거로제시하며맑은하늘에익숙한우리를상상하지못했던놀라운세계로이끈다.이를테면시속9,700킬로미터로바람이맹렬하게부는행성,녹은유리가빗물로내리는행성,지금까지알려진가장검은물질중하나인반타블랙(Vantablack)같은암흑행성등이있다.각장마다숨어있는칼리고라는환상적인스토리텔링은인류궤적에대한반례가아니라실제역사와대조되는가상의역사를제시하며,우리의사고를톡톡히자극한다.
“별은모든시간과공간이고스란히남아있는기록이다.”
밤하늘은지구에사는모든인간이공유하는자연의유일한요소다.산도,강도,바다도,돌도,경외심을불러일으키기에충분하지만,별은같은모습으로존재한다는점에서더욱특별하다.“별은왜곡될수없다”고말한과학사학자루이스멈퍼드(LewisMumford)의말처럼,호모사피엔스와별의운명적만남은인간에서사회로,또한지구에서우주로연결되는인류의출발점이되었다.
천체의규칙적이고도신비로운움직임은인류최초의시계에서달력,지도,망원경,연감,계산기,컴퓨터로,시공간측정기술에서수학적도구의발달과과학혁신으로이어지는중요한효시였다.그덕분에인류는연안바다를건너지구곳곳으로퍼져나가며지평을넓히게되었다.또한밤하늘은예술의개척지였다.별의그특별한상징성은오랜시간에걸쳐일상깊숙이스며들어우리의정신과내면에번득이는영감을제공하고,공동체적믿음과감수성을확장했다.
이책은전인류를포용하는조용하고도다정한별의업적을최신과학과역사적사실로열거하는일반적인서술을넘어,문학적인용과픽션을별자리처럼알알이엮어전혀다른방식으로밤하늘을,그리고우리존재를인식하게만든다.“시인처럼글을쓰는천문학자의매력적인인류역사”라는언론의찬사처럼별과인간의친밀한역사를서정적인필치로그려낸《우리는별에서시작되었다》는과학을좋아하는독자에게도,지구역사에호기심많은독자에게도,여전히별을사랑하는낭만적인이들에게도지적만족의짜릿한경험과함께미적·철학적영감을얻는탁월한선택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