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계절 (정경혜 제4시집)

엄마의 계절 (정경혜 제4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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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력 30년이 넘는 정경혜 시인이 보다 원숙한 경지에서
삶을 조망하며 깊은 사유의 강에서 건져 올린 잠언들!
시의 정의 중 한 가지가 ‘무한 다면체’라면 시는 꼭 짧아야 한다는 공식은 없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길어야 한다는 당위성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 아무튼, 시가 가진 정체성이나 응축이라는 개념이나 표현 양식이 전통적인 모습으로 면면히 내려온 것을 감안한다면 지나치게 설명이 길거나 상식적인 범주의 직설적인 감성 노출로 아무 여과 없이 배설하는 것이 문학의 미래를 위하여 바람직한 것인지의 여부 역시 단정지을 수 없을 것이다.
행을 가르지 않고 붙여 쓴다면 산문과 전혀 구별이 되지 않는 상식이 시의 이름으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 시대에, 시인은 무엇이며 시인은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때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정경혜 시인은 시력 30년이 넘는다.
그 연치가 보여 주듯 그의 등단 작품이자 첫 시집의 제목으로 대변되는 「나목」에서부터 지금까지 시종여일하게 관류하고 있는 것은 여린 감수성의 창을 통해 바라본 세상이다. 따라서 그는 함께 공유했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스치고 지나간 사물과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에 시의 옷을 입히고 언어를 탁마琢磨하는 손끝이 더 여물고 섬세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식은 배움이나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지만 지혜는 사유와 깨달음의 바탕에서 터득된다. 특별히 금번 시집에서는 삶의 지혜로부터 발현된 상상력이나 조탁彫琢된 언어로 형상화시킨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는 시인이 보다 원숙한 경지에서 삶을 조망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경혜 시인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 앞에 나타날는지 알 수 없다. 그는 다작이 아니다. 그렇다고 과작寡作도 아니다. 단지 중단하거나 느리지 않은 보폭으로 천천히 사유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금번 시집 서두에 실은 그의 작품 「녹음」에서 보여 주듯 날마다 푸르러지는 초록의 세상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지원의 〈감상 평설〉 중에서
저자

정경혜

저자:정경혜
『문예사조』등단
한국크리스천문학상수상
한국문인협회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회원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회원
푸른초장문학회회원
재경합천문학회회원
시집
『나목』
『정지된시간을깨우는바람』
『이슬처럼풀꽃처럼』

목차


제1부엄마의계절

엄마의계절
녹음
꽃무릇
겨울은오고있는데
애기똥풀
덕유산자락을지나며
작은풀씨하나
십이월
내이름을기억해주세요
코로나
흙의맛
겨울나무
제라늄
눈내리는아침

제2부붉은성,알함브라

백사실계곡
관란헌
무섬다리
서귀포의한해살이
성산포오조리
제주성읍교회
바다거품
벤쿠버의노을
알함브라의추억
코르도바메스키타
선교지로가는길
파식강을지나며
갈릴리교회

제3부그랬었는데

대청마루의추억
우애
아버지의시간표
말티즈를보내며
한송이꽃
여호와라파
순천만갈대밭에서
한여름밤의소리
산방산용머리해안에서
신병훈련수료식
치사랑
아르바이트
시계
그랬었는데
병동에서
회상
고희
금혼식가족여행
팔순풍경

제4부봄날회상

인동초
봄날회상
인연
촛불
치어가자라기를바라며
마지막잎새
귀천
봄은오고있는데
화담숲의추억
하조대의물결소리
갯메꽃
라파밀리아에서

제5부가을비속에서

이슬처럼풀꽃처럼
보물찾기
가을비속에서
청평호를지나며
불면의밤
너는누구냐
안경
어른아이
숨바꼭질
항해
빈그릇
찌꺼기
꽃기린다시피던날
연극은끝났다
돌아온나사로
오,라보니여
부활은소리없이
아무도몰랐다

감상평설-사유思惟의강에서건져올린잠언箴言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며칠전무겁도록눈꽃을달고서있던나무들이본색을드러내고있습니다.아직도찬바람이나무끝에매달려있긴하지만곧봄이올것입니다.
세번째시집을낸지9년이지났습니다.짧지않은시간이었지만쉬엄쉬엄힘에부대끼지않고내게주어진그릇에담을만큼만조촐하게시를모았습니다.
출간을앞두고생각나는사람들이있습니다.먼길떠난친구들이생각납니다.작은일에도감동해주고손뼉치며격려해주던친구들의따뜻한미소가그리워집니다.외로울때손잡아주지못한친구들에게도여전히사랑하고있다고말해주고싶습니다.
인생의황혼길을함께걸어가고있는소중한친구들이있어서행복하다는말전합니다.말주변이없는사람이어서이한권의책을통하여나의진심을전합니다.
-정경혜의<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