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지도는어떻게민심을왜곡하는가?”
“영점에서시작한기후변화그래프가잘못된이유는?”
모든숫자와그래프가의심스러워지기시작했다!
복잡한현실을빠르고정확하게간파하는데이터독해력기르기
지난19대대선은우리에게잊을수없는선거였다.“헌정사상최초대통령탄핵의결과”,“2000년대최고투표율”,“개표방송실시간시청률40%”,“장미대선”등여러수식어가뒤따랐지만그중에서도모두가기억하는것은“문재인의압승”이었다.그중심에는후보자의득표율을기준으로전국의시와도를파란색또는빨간색으로채운선거지도가있다.전국의3분의2가파란색으로물든이지도를더불어민주당과여러언론에서는압도적인지지의근거로제시했다.그러나당시문재인의득표율은41%로과반을넘지못했고,맞수였던자유한국당홍준표는24%,국민의당안철수는21%의표를얻었다.안철수는득표율이세번째로높았지만지도에표시되지도않았다.문제의선거지도는‘누가이겼는가’를보여줄뿐‘얼마나지지받았는가’는알수없다.일종의착시효과가생겨난것이다.
선거결과뿐아니라뉴스기사,보고서,경제전망,태풍예보,코로나19현황등일상의거의모든분야에서차트가사용되고있고그중요도가나날이높아지고있다.그러나사람들대부분은차트를접했을때보이는그대로받아들일뿐그것을어떻게읽고해석하는지는모르는경우가많다.그결과자기도모르게차트의속임수에넘어가곤한다.
데이터시각화분야의세계적권위자인알베르토카이로의신작『숫자는거짓말을한다』는일상적으로접하는표와그래프,지도,다이어그램등의차트가우리를어떻게속이는지밝힌책이다.저자는모든데이터는차트로어떻게표현하는가에따라왜곡될수있다고말한다.기후변화에관한두개의선그래프가대표적인사례다.1880~2012년지구평균기온은1.4℉상승했다.같은데이터를사용했지만하나(99쪽)는지구온난화를부정하는근거로쓰이고,나머지하나(102쪽)는지구는뜨거워지고있다는근거로쓰인다.둘중잘못된차트를찾는단서는온도를나타내는수직축범주에있다.첫번째그래프는수직축을비현실적으로넓게잡은탓에기후변화문제의본질을흐리고있다(평균기온이0℉또는100℉가되는순간지구는얼어붙거나불지옥이될것이다).데이터와차트를읽고해석하는능력이중요해지는대목이다.
차트에숨겨진의미와패턴을읽는법을알려주는이책은출간되자마자아마존통계분야베스트셀러1위에오르며빅데이터시대의필독서로자리잡았다.찰스윌런,캐시오닐,조던엘렌버그등세계적인수학자와통계학자의잇따른찬사와더불어,《워싱턴포스트》,《이코노미스트》,《사이언티픽아메리칸》등언론과눈밝은독자들의뜨거운주목을받았다.
선거결과에서경제지표,기후변화,코로나19현황까지
몇가지차트만읽을줄알면세상이훤히보인다!
크림전쟁(1853~56)은국지전중에서도엄청난사상자를낸전쟁으로유명하다.병사5명중1명이목숨을잃을정도로사망률이높았는데,상당수가부상이아닌이질이나장티푸스같은질병으로죽었다.한달에최대3000명이상을기록했던사상자는1855년3월이되어서야절반이하로줄어들었다.수많은목숨을살린데에는플로렌스나이팅게일의쐐기차트가큰역할을했다.스쿠타리야전병원의환자치료내역과시설현황등의방대한데이터를바탕으로한그녀의차트를보고나서야빅토리아여왕과영국군지도부가마음을움직여위생위원회를출범시킨것이다.
이렇듯숫자와차트는복잡한세상을간명하게보여주는창(窓)인동시에,상대를설득하고깊이있는소통을이끌어내는가장효과적인수단이다.저자가차트의오용가능성을지적하면서도그쓸모와가치를강조하는이유도여기에있다.
이책은크게6장으로구성된다.1장에서는차트를구성하는요소를살펴본다.데이터를각각의속성에맞게기호(점,선,원,막대등)와시각적부호(길이,위치,면적,색깔등)로어떻게나타내는지도설명해준다.어디선가한번쯤봤을법한표와지도,원그래프,막대그래프를비롯해,거품차트,평행좌표그래프,선연결산점도,트리맵(treemap),테이블히트맵(tableheatmap)등조금은낯설지만새로운차트들까지.지적이고도눈이즐거운차트의파노라마가펼쳐진다.
2장부터6장에서는잘못된차트를가려내는5가지기준을제시한다.척도와비례(2장),데이터신뢰도(3장),데이터선별과모집단(4장),불확실성(5장),인과관계(6장)다.기업의실적보고나광고에서쓰이는3차원시각효과가위험한이유,캔자스주가미국에서가장높은포르노시청률을기록한사연,태풍예보도속원뿔에관한오해등,흥미와놀라움을자아내는차트이야기들이가득하다.그밖에도선거판세,경제전망,출산율,범죄율,코로나19현황처럼우리의삶과밀접한사회현안들이많이다뤄진다.본문에는160여개의차트가수록되어있어독자들의직관적인이해를돕는다.
“호시탐탐속이려드는숫자와차트에서스스로를지킬강력한호신용책”―조던엘렌버그
페이크(Fake)와팩트(Fact)를가려내고
똑똑한판단을내리기위한빅데이터시대필수교양
지난8일라이나생명사회공헌재단인라이나전성기재단이전국만49세이상500명을대상으로진행한미디어문해력설문조사에따르면,전체응답자중69%가가짜뉴스를봤다고답했다.50대이상중장년층10명중7명이가짜뉴스에노출된셈이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시정조치를내린코로나19관련가짜뉴스만196건에이른다.왜그런얄팍한수에넘어가는지모르겠다고혀를차겠지만,실상은아무리허술한주장도그럴듯한통계나그래프가근거로제시되면짐짓믿어버리는경우가많다.그함정에빠지지않을가장확실한방법은차트의진위를판별하는안목을기르는것이다.
20여년간데이터시각화를연구해온저자는차트가오용되는사례들을유형별로정리해낱낱이파헤친다.“상대를알고나를알면100번싸워도위태롭지않다”라는말이있듯,이책에담긴속임수의원리를알고나면누구든가짜뉴스에서스스로를지킬수있다.통계나그래프에관한여느책들과달리원론적인서술에치우치지않고,정치,경제,사회,문화등현실에서두루활용되는차트들을선별한것또한눈길을끈다.저자는“좋은차트는우리를똑똑하게만들고진실을간파하게해준다”라고말한다.정보과잉의시대에매순간선택의기로에놓인우리에게이책은데이터와차트에숨겨진사실을정확하게읽어내고세상을나은방향으로바꿀힘을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