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와 20세기 (정신분석의 사회문화적 역사)

프로이트와 20세기 (정신분석의 사회문화적 역사)

$35.00
Description
정신분석은 여전히 해방적 힘이 될 수 있는가?
20세기 정신분석적 사유와 실천의
변화무쌍한 운명에 대한 탁월한 조감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문화에 접맥시키는 지적이고도 철두철미하게 박학한 작업.
정신분석이 절실히 필요로 했던 역사적 안목을 갖추고 있다._피터 게이

정신분석에 있어 20세기란 그것이 흘러온 시간이면서 또한 그것이 영토화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분석은 20세기를 점철한 숱한 사건 및 현상들과 조우하면서 인간이 자기 자신과 타자를 이해하는 방식을 돌이킬 수 없이 변화시켰다. 그런데 프로이트 및 정신분석에 관한 수없이 많은 전기적, 이론적 연구와 논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간, 사회, 정치, 문화, 역사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맥락화하는 작업은 미진한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이 책 『프로이트와 20세기(Secrets of the Soul)』는 뉴스쿨의 저명한 역사학자 엘리 자레츠키의 폭과 깊이를 아우르는 관심과 박학에 힘입어, 20세기라는 시공간을 관류한 정신분석적 사유와 실천의 변화무쌍한 운명에 대한 탁월한 조감도를 그려낸다.
이 책은 정신분석만이 아닌, 20세기 자체에 대한 뛰어난 사회문화사 작업이라 부를 만하다. 자레츠키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근원적 물음 자체에 대한 도전으로부터 시작하여 산업화, 전쟁, 여성해방운동, 문화적 저항과 예술적 혁신 등과 같은 20세기를 수놓은 문제적 주제들을 개인의 자율성, 여성해방, 민주주의라는 ‘모더니티의 세 가지 약속’이라는 명제에 수렴시켜 일목요연하게 맥락화한다. 특히 저자 자신이 뉴레프트운동에 깊이 투신했었고 그에 관련한 연구로 학자로서의 이력을 시작한 만큼, 정신분석이 뉴레프트 및 여성해방운동과 만나 복잡하게 상호 변이하는 과정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그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줄리엣 미첼, 주디스 버틀러, 피터 게이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에게 상찬을 받았다.
저자

엘리자레츠키

EliZaretsky
역사학자.뉴욕브루클린태어났다.미시간대학에서석사학위를,메릴랜드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세기의문화사,정신분석,자본주의의이론과역사,그리고가족의역사를연구하고있다.현재뉴욕에있는뉴스쿨대학‘사회연구를위한뉴스쿨’의역사교수로재직중이다.
주요저작으로『자본주의,가족,개인적삶』『왜미국은좌파를필요로하는가』『정치적프로이트』등이있다.

목차

감사의말
서론:정신분석의모호한유산

1부:카리스마의기원:빅토리아식가족시스템의붕괴
제1장개인무의식
제2장젠더,섹슈얼리티,개인적삶
제3장함몰과주변성
제4장에고의탄생

2부:포드주의,프로이트주의,모더니티의세가지약속
제5장세계대전과볼셰비키혁명
제6장포드주의,프로이트주의,그리고모더니티
제7장자율성과저항
제8장어머니로의전환
제9장파시즘과유럽의고전적정신분석의붕괴

3부:권위의심리학에서정체성의정치로
제10장어머니-아이의관계와전후의복지국가
제11장카리스마인가합리화인가?:냉전시기의미국의정신분석
제12장1960년대,포스트포드주의와나르시시즘의문화

에필로그:오늘날의정신분석
참고문헌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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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해방적힘인가억압적힘인가?
정신분석의양가적유산에관하여
프로이트의『꿈의해석』(1899년)이발표되고한세기가지난지금,정신분석은우리에게한가지역설을제시한다.정신분석은인간해방의강력한힘으로인식되자마자1920년대의모더니즘,1940년대와1950년대영국과미국의복지국가,1960년대의급진적대변혁,그리고1970년대의페미니즘및게이해방운동에이르기까지중심적역할을수행했다.그러나동시에반정치,반페미니즘,동성애혐오등과같은편견의원천이되었고,지금은과연살아남을지가의문시되는몰락한직업이자‘사이비과학’취급을받고있다.이책은그러한역설의탐구를목표로삼는다.자레츠키는정신분석적사유의억압적측면이나그에대한비판의유효성을부인하지않으면서,그것이지닌해방적차원을다시판별해내고자세심한노력을기울인다.

칼뱅주의가자본주의를가능케한인간적변화를점화시켰다면정신분석은2차산업혁명에서그와유사한역할을수행했다고말할수있다.일반적차원에서2차산업혁명은모더니티의해방의약속을착종시키고급진화한‘개인적삶’에대한새로운체험을부화시켰다.그러나또한그것은심리주의,공허한소비주의,그리고재가족화를조장하기도했다.정신분석은이러한양가성의중심에있었다.
이책은이양가적궤적을추적한다.정신분석의역사를2차산업혁명의맥락에위치시켜이른바정신분석의황금시대라부를수있는고전적시대를,그리고1960년대에시작된정신분석의급작스러운몰락을설명하는방식으로그종말을다룬다.1960년대와70년대에는대량생산경제에서서비스와정보에기반을둔세계화된경제로의이행이목격되는데,계몽주의와절연하려는노력에수반되는이3차산업혁명은개인적삶에대한이해방식을다시한번뒤바꾼다.정신분석의카리스마는정체성의정치,라캉식의문화비평,페미니즘의두번째물결과같은새로운문화적대열속으로스며들게되는것이다.정신분석이전성기에천명했던세가지기획,즉의학적치료,문화해석학이론,개인의분석적윤리를아우르려는꿈은산산이부서졌다.이후정신분석은정신적혼란을치료하는준의학적치료술과문화이론이라는별개의기획으로분리되면서과거의카리스마를잃게되었다.프로이트의시대가사실상끝난것이다.

정신분석의유산을다시생각한다
오늘날의뒤바뀐정치,경제,문화적지형속에서,정신분석이20세기에수행했던동일한역할을수행하기는힘들것처럼보인다.인종,국적,젠더에대한우리의새로운인식은고유한개인성을이해할필요성을제거하는가?‘차이’에더예민하고자하는우리의소망은인간됨의의미란무엇인가에대한공통의이해,또는그문제에대해토론할수있는공통의언어를필요로하지않게되었음을의미하는것인가?공사구분의붕괴,의미의심리학을정보의이동으로바꿔놓는디지털화등은정신내면의체험에어떤변화를불러왔는가?앞으로우리가얼마나계속정신분석에의존할수있을지,20세기에이미수없이많은굴곡을겪어온정신분석이어느방향으로흘러갈지는열린질문으로남아있다.하지만우리가앞으로어떤길을걷게되든우리의매일매일의삶을형성하며강력한영향력을미쳤던정신분석의유산을다시살펴봐야한다는것,정신분석을역사화하여그것이밟아온길을되짚어보아야한다는것은의문의여지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