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중년회의 (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선집)

세계중년회의 (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선집)

$14.00
Description
세계 곳곳을 달리며 언어를 훔치고 다시 빚어내는 시인
일상과 인류의 공존, 유머와 반성이 한 몸으로 섞이는 곳
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선집 국내 초역
틀에 갇히지 않은 상상력과 실험적인 작업으로 “일본 현대시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온 시인 요쓰모토 야스히로 四元康祐(1959~ )의 대표작을 모은 『세계중년회의 世界中年会議 - 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선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요쓰모토 야스히로는 언어의 해류를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는 시인이다. 기업 주재원으로 미국에 건너간 뒤 30여 년간 타국에서 이주자의 삶을 살았고, 지금도 미국·유럽·아시아를 누비며 시를 낭독하고 토론한다. 그의 시는 그러한 여정처럼 언제나 경계 위에 서 있다. 일상의 언어와 경제의 언어, 패러디와 말장난, 고전 인용과 대중문화가 겹겹이 섞이며 전혀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낸다.
그의 시는 따뜻하지만 날이 서 있고, 유머러스하지만 깊은 성찰을 품고 있다. 인류에 대한 다정한 시선, 내부자이자 긴 외국 생활을 한 외부인으로서 일본 사회를 바라보는 이중적 감각, 회사원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 언어와 문학 자체를 향한 치열한 질문까지-그의 모든 시에는 풍자와 위트, 그리고 ‘말이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 살아 있다.
『세계중년회의』는 이러한 요쓰모토 야스히로의 시 세계를 집약한 시선집으로, 지금까지 그가 구축해온 독보적인 문학적 지형도를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저자

요쓰모토야스히로

1959년오사카에서태어나10대부터시를썼다.1986년부터기업주재원으로미국에거주하며MBA과정을마쳤고,이시기에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1991년첫시집『웃는버그』를출간했으며,1994년독일로이주했다.
『세계중년회의』(야마모토겐키치상),『입을다무는오후』(하기와라사쿠타로상),『일본어의포로』(아유카와노부오상)등에서보여준그의시적여정은사회적현실,시와삶사이의역동적이며때로는상충하는관계에서빚어지는긴장과유머,실험으로가득차있다.
『언어재킹』과『소설』에서는언어와문학자체를시의무대로끌어올려의식과언어,존재의문제를탐구했으며,김혜순,밍디,다니카와슌타로와함께3개국어연시프로젝트를하는등,전세계시단에서활동하며국경과언어를넘나드는시의새로운가능성을열었다.
그의작품은영어를비롯해20여개언어로번역되었으며,시외의장르로도활동반경을넓혀소설『가짜시인의무척기묘한영광』과비평『다니카와슌타로학』등을발표했다.2020년3월,34년만에일본에귀국해거주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를대신하여구름의중재

제1부일본에대한레퀴엠
『세계중년회의』(2002)
전자의파도를타는신들
부슬부슬
세계중년회의
다녀오겠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납치살인사건
2001년12월제2회세계중년회의

『현대닛폰시일기詩日記』(2015)
봄의강변
사막으로
아침의카라반
이름없는젖가슴
마음대로
분수
발자국
단란
아버지광석鑛石
아버지의초상화
버터녀

『단조롭게뚝뚝,데퉁스럽고난폭하게』(2017)
오ㆍ모ㆍ테ㆍ나ㆍ시

일본국헌법전문前文

미수록작품
공기의일기2021년1월4일

제2부글로벌자본주의시편
『웃는버그』(1991)
접수처
의사결정
회계
비서
시시덕거리는통화들
노무관리
친구J
타이피스트
부채의증권화에대하여
청소아줌마
경비원
시장붕괴
복사기
계산기
문서세단기
창가
부장님과
Samurai
미노타우로스
리어카를끄는미노타우로스
밤에소녀에게이끌리는눈먼미노타우로스
소회장1
소회장2

제3부언어와의식
『언어재킹』(2010)
언어재킹-신칸센안내방송
언어의밀림
재활용「비에도지지않고」
나의‘우’
상처의족보
릴레이‘자기의범위’
기호론
「아트로서의시」전시회기획메모
예언
기도

『소설小說』(2017)
시vs소설
소설메들리
시대소설ㆍ포르노소설ㆍ공포소설ㆍ번역
소설ㆍSF소설ㆍ독서의즐거움  
내가ㆍ죽은ㆍ이유
역류소설
묘사
퇴고하는사람
ipoet-윌스미스는시를읽을까?

에필로그를대신하여섬을풀다

옮긴이해설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새로운주제를발굴함으로써일본현대시의지평을넓혔다.
모든시가무척재미있다.”_다카하시겐이치로(소설가)

“이런시가나타나기를나는기다리고있었다.”_다니카와슌타로(시인)

글을퇴고하듯,세상을반추하는시인
요쓰모토야스히로가그린시대의축도縮圖

요쓰모토의시에서는일상의사소한장면도낯선빛을얻고,익숙한말들도뜻밖의결로엮이며전혀다른세계의문을연다.그는삶의미세한균열을재치와통찰로비틀어보여주며,우리가당연하다고여겨온생각들을다시질문하게만든다.
『세계중년회의世界中年会議』(2002)에서는청춘도노년도아닌‘중년’이라는생의한국면을통해동시대의초상을과감하게그려냈다.또한오랜외국생활을한외부자의시선으로현대일본을바라본그의작품곳곳에는모국을향한애정어린비판이배어있다.「오·모·테·나·시」「그彼」「일본국헌법전문」등에서는천황제,코로나대응등일본의‘지금’을정면으로응시한다.
동시에시인은일상의언어와자본주의의언어를시적으로전환해우리의현실을통찰하고,우리일상어디에나시가잠재되어있음을보여준다.기업주재원생활과MBA과정에서비롯된경험은경제용어와상상력이교차하는독특한결로나타난다.회계·비서·환율·옵션거래같은자본주의적코드가그의시속에들어와전혀다른질감의이미지로재구성된다.
특히『웃는버그笑うバグ』(1991)는회사원의일상부터자본주의의논리까지시의소재로과감하게끌어들인작품으로,난해시일변도이던당시일본시단에신선한충격을남겼다.원로시인다니카와슌타로는“이런시가나타나기를나는기다리고있었다”고그등장을반겼다.

시와언어의경계를뒤흔드는문화적실험성

“나에게시는본질적으로번역하는행위다.
말할수없는것을말할수있는것으로옮기는것.”_요쓰모토야스히로

요쓰모토야스히로는일본시단에서보기드문언어실험가다.그에게시란“본질적으로번역하는행위”,즉말할수없는것을말할수있는것으로옮기는작업이다.시집『언어재킹言語ジャック』은제목그대로언어·의식·시의관계를흔들어놓는작품들로가득하다.
자음+모음구조의일본어가지닌풍부한동음이의어를활용한언어유희,와카등전통시가에서쓰이는‘가케코토바’와‘혼카도리’같은고전기법의현대적변용,인터넷용어·대중문화·지역방언에서부터『만요슈』·『고사기』같은7~8세기문헌까지가로지르는폭넓은인용등,그의실험성은추상적관념이아니라현대의말·기억·문화·고전이서로연결되는순간을포착하는구체적탐구다.실제전시회기획안처럼쓰인「「아트로서의시」전시회기획메모」는시인이상상으로그려낸전시장의풍경을펼쳐보이며,‘시가될수있는것’의영역을끝없이확장한다.요쓰모토특유의상상력과기발함이돋보이는작품이다.
시인요쓰모토는시의경계를가볍게웃으며넘나들고,언어가열어젖힐수있는세계를지금도끊임없이갱신하고있다.

유머와위트,문화적다층성을지닌시인

“시인들은‘이제쓸것이없다’고생각했었다.
요쓰모토작품을읽으면그것은다못쓰는시인들의변명처럼느끼게된다.
요쓰모토는말하고있는것이다.쓸것은얼마든지있지않는가,하고.”
_다카하시겐이치로(소설가)

요쓰모토의시에는진지한성찰과경쾌한기발함,그리고유머와말장난이절묘하게공존한다.회사의회의실에서튀어나온농담,자본주의의숫자언어,중년의삶과고독,일본어의언어유희,시대의유행어와인터넷밈,다양한문화코드까지—모든것이그의시에서다시한번발효된다.작가다카하시겐이치로高橋源一郎는“새로운주제를발굴함으로써일본현대시의지평을넓혔다,모든시가무척재미있다”고평가했다.
‘패러디와해학’으로천황제에대해쓴「그彼」처럼,요쓰모토는기존의문맥을비틀어해체하고다시조립함으로써새로운감각을만들어낸다.이는단순한장난이아니라,대상에몰입하여자기인식에서벗어나세계와다시연결되는방식이다.
그의시는일상의잔해와고전의노래,유머와반성이한몸으로섞이는지점에서빛을발한다.그래서독자들은그의시를읽으며“쓰일것은여전히무한하다”는가능성을체감하게된다.

언어의해류를따라세계를유영하는국제적시인

요쓰모토야스히로는일본을넘어세계에서활동하는시인이다.유럽,미국,아시아곳곳의시축제와포럼,대담과번역의현장에서그는언제나다른시인들과언어를나눈다.한국과의인연도깊다.2015년김혜순·다니카와슌타로·밍디와함께‘한중일3개국어연시’를쓰고,코로나팬데믹을주제로한일동시출간한앤솔러지시집『지구에서스테이』(넥서스,2020)와『그순간문열리는소리가났다』(안온북스,2022)출간에도참여했다.
독일에서오랜세월을살며전세계시인들과교류해온그를두고다니카와슌타로는“국제적인시의프로듀서역할을할수있는사람은요쓰모토시인밖에없을것이다”라고평했다.그는지금이순간에도언어의해류를따라세계를유영하며,“이미쓰인모든시와아직쓰이지않은시사이”(「퇴고하는사람」)에서새로운감각을찾아움직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