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의마지막시인이자현대독일시의선구자
하인리히하이네의대표작
오늘날에도많은사랑을받고있는하인리히하이네는마지막낭만주의시인이자현대독일시의선구자로불린다.『하이네여행기』는저자의대표작가운데하나로4권에걸쳐선보였던『여행기』중에서「북해」연작과「이념―르그랑의책」을선별하여실었다.특히본서에실린연작시<북해>는이전의고전주의나낭만주의문학과구분된다는점에서그의문학세계에서특별하다.<북해>에서는또다른그의대표작인<노래의책>에서보여주었던전통적인민요형식을확장하여찬가풍의리듬형식을도입함으로써자유시에더가까워진모습을보인다.또한<북해>2부에서는처음으로고대신화모티프가대거등장해다채로운세계관을구성한다.
하이네의연작시는모자이크작품과같아서한발짝뒤로물러나거리를두고볼때작품전체의구도가큰그림으로드러난다.부분과전체를함께보아야시인의의도가파악되는것이다.일반적으로연작시에포함된개별시에는제목이없거나일련번호를붙이는경우가대부분인데<북해>에서는개별시에제목이달려있어독립성이강한것이특징이다.1·2부모두바닷가에서출발하여폭풍우를뚫고거친항해를비로소끝낸뒤평화로운항구에도착하는구성인데,제목의나열만으로도하나의서사적줄거리가형성되기때문에독자는시적화자와함께배를타고여행하는듯한인상을받는다.
산문으로이루어진<북해>3부는1830년대부터유행하기시작한저널리즘문체,즉신문의문예란과유사한문장을보여주고있으며,단편적연상이나열된산문의구성도연작시와유사하다.소제목이나장,절의구분없이일인칭화자의생각이연이어꼬리를물고드러나며한가지주제에서다른주제로이어진다.이러한연상작용을통해단편적사고가나열되지만그렇다고어떤결론이제시되지도않은채독자의참여를유도하는독특한형태의산문이다.
동서양의신화와전설,고전과문학을넘나들며
연결되는산문미학
하이네는아이러니를잘활용한풍자의대가로불리기도하는데,본서에도신조어나다의어를이용한언어유희가두드러진다.아울러동서양의신화와전설,고전,학술서와문학작품들을적재적소에언급하거나인용해풍부한읽을거리를제공하며동시에독자가현실을되돌아보고성찰하는기회를부여한다.이처럼다양한소재와상호연상을통한내용확장은이책에실린<이념―르그랑의책>에서도두드러진다.
하이네의작품중에서가장복잡하면서도난해하지만깊이있는산문으로간주되는<이념―르그랑의책>은일반적인의미의여행기와다르다.다만베네치아,독일등다양한장소와3천년전의인도나뒤셀도르프의유년시절그리고현재등여러시간대를오간다는점에서일종의탐방기록이라고할수는있다.얼핏보기에다양한테마와모티프들이20장에걸쳐매우무질서하게얽히고설켜있는듯보이지만이는하이네가치밀하게의도한것이다.
<이념-르그랑의책>에서는과거와현재그리고회상과성찰등이연상을통해종횡무진으로연결된다.일인칭화자가회상하는과거는성찰을통해현재화되고,현재에대한성찰은과거사를구조화한다.과거의회상은현재의성찰로인해단절되고,현재의성찰은과거사건에대한회상으로지속적으로끊기기때문이다.하이네에게사실자체로서의과거는아무의미가없다.과거는현재와연관성을가질때비로소의미가있다.이작품에서하이네는고전주의나낭만주의등현재의가치를등한시하는모든성향에반대하며현실주의자로서의면모를보여준다.이런측면에서유년시절의화자가군인이자북재비인르그랑에게서북소리를통해프랑스혁명과같은역사적사건이나자유와평등의이념을배우는것은시사하는바가크다.
오늘날하이네의여행기는괴테가집필한여행기와곧잘비교되기도한다.괴테가여행기에서고대예술작품감상에초점을맞추었다면,하이네는나폴레옹의신화화로대변되는프랑스혁명정신,나아가모든질곡에서벗어나는해방을이야기하고있다는점에서특별하다.
추천사
괴테,헤겔,쇼펜하우어와더불어하이네는‘유럽적사건’이다.
-프리드리히니체
독일이하이네를사랑하지않는다면우리는그를기꺼이받아들일것이다.하지만유감스럽게도하이네는독일을지나치게사랑한다.
-알렉상드르뒤마
하이네는현대독일산문의불멸의아버지다.
-아르놀트츠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