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아둔하게 웃어요 영원히 달려요”
사랑이 사라진 곳에서 다시 사랑을 말하는 조용한 용기
슬픔과 위로를 함께 전하는 맑고 단단한 목소리
사랑이 사라진 곳에서 다시 사랑을 말하는 조용한 용기
슬픔과 위로를 함께 전하는 맑고 단단한 목소리
고요하고 단정한 언어로 몽환적이면서도 선명한 미감을 선보여온 유혜빈의 첫번째 시집 『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됐다. 2020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이번 첫 시집에서 시인은 자신만의 차분한 어법으로 “산뜻하고 감각적인”(박상수 해설) 서정 세계를 펼쳐 보인다. 예순한편의 시들은 아스라한 꿈결과 푸른 여름 사이를 부지런히 오간다. 유혜빈은 때로는 환상적인 어법으로 때로는 더없이 구체적인 묘사로 사랑하는 이의 부재와 그리움을 차분히 담아낸다. 또한 슬픔을 넘어 부재를 끌어안고, 사랑의 아름다움에 대해 끈기 있게 적어나간다. 시인이 담담히 읊는 “체념도 부정도 아닌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담백하고 단정한 노래”(안희연 추천사)가 따듯한 온도를 지닌 슬픔과 위로를 전한다.
‘꿈’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섬세한 층위를 이루고 있는 유혜빈의 시편들은 마치 하나의 꿈결처럼 엮여 있다. 시인이 그려내는 꿈의 정경은 온화하고 풍요로운 색채를 지니고 있음에도 늘 슬픔이 담담하게 흐른다. 이 꿈속에서 독자는 화자가 유년기에 견뎌야 했던 외로움을 어렴풋이 느끼기도 하고, 그가 사랑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듣기도 한다. 꿈은 시인이 이별과 부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장치인 동시에, 깨어 있는 세계의 반대편으로서 지금 이곳에 없는 모든 것, ‘나’가 지닌 온전한 부재 그 자체로 나타난다.
독자는 이별과 부재가 거듭하여 변주되는 꿈들을 따라가며 이것이 시인에게 있어 “쓰려고 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밀려와서 쓸 수밖에 없는”(해설)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는 어느 한 사람만이 겪는 순간의 감정이나 상태라기보다는 “나는 결코 해결 되지 않는 것이란다”(「고요의 바다」) 라는 구절처럼 우리 모두가 겪는 존재적인 외로움이자 불안일 것이다.
유혜빈의 시는 이러한 슬픔을 원망 없이 조용히 내보인다. ‘당신’의 부재 속에서도 “당신이 나를 기억하고 있어요”라고 나지막히 말하며 “기쁨”과 “영원”을 말한다(「춤」). 시인이 담아내는 세심하고도 조심스러운 화자의 목소리는 그가 간직하고자 하는 사랑의 아름다움과 함께 더는 이별을 겪고 싶지 않아 하는 간절함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여기 없는 ‘당신’에게 “내가 당신 마음에 들게 살아볼게요.”(「서울에는 비가 내려」)라고 조용히 말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나’의 곁에 머물며 그의 속삭임에 더 오래 귀를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된다.
한편 “아름답고 싶어.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 아름다워지고 싶어서 행동하고 싶어.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용기를 가지고 싶어.”(「마시멜로우 시리얼」)와 같은 구절에 머물다보면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 살고 싶다는 시인의 선량한 마음이 우리를 담담한 감동으로 이끈다. 이 또한 사랑이 부재하고 슬픔과 고통이 남아 있는 현실 속에서 자신과 타자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위로하려는, 사랑을 향한 ‘조용한 용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곁에 없는 사람의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우리 모두의 부재를 쓰다듬어주는 시
시인에게 사랑이란 “아무도 모르게 잠들 수 있도록 이마를 쓰다듬어 주는 일”이다(「낮게 부는 바람」).쓰다듬는 행위는 촉감, 신체적 접촉이지만 유혜빈의 시에서 이는 멀리서도, 심지어 부재 속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시인은 지금 여기에 없는 이의 이마를, 그 부재까지 쓰다듬는다. “아무도 모르게”, 즉 ‘당신’과 ‘나’조차도 모르게 이마를 쓰다듬어 주는 일이야말로 사랑의 본래 모습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아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아주 오래된 내가” 나를 찾아와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꿈을 그려낼 때(「BIRD FEEDING」) 우리는 그 외로운 마음에 먹먹해지는 동시에 깊은 공감과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유혜빈의 시가 이룩하는 사랑의 아름다움이란 이렇듯 우리가 각자 지닌 부재를 감싸고 위로한다. 유혜빈은 이 사랑 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열어가며 “살아 기도하는 기쁨”과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시인의 말)는 믿음으로 서두르는 일 없이 오래도록 용기 있는 시를 써나갈 것이다.
‘꿈’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섬세한 층위를 이루고 있는 유혜빈의 시편들은 마치 하나의 꿈결처럼 엮여 있다. 시인이 그려내는 꿈의 정경은 온화하고 풍요로운 색채를 지니고 있음에도 늘 슬픔이 담담하게 흐른다. 이 꿈속에서 독자는 화자가 유년기에 견뎌야 했던 외로움을 어렴풋이 느끼기도 하고, 그가 사랑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듣기도 한다. 꿈은 시인이 이별과 부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장치인 동시에, 깨어 있는 세계의 반대편으로서 지금 이곳에 없는 모든 것, ‘나’가 지닌 온전한 부재 그 자체로 나타난다.
독자는 이별과 부재가 거듭하여 변주되는 꿈들을 따라가며 이것이 시인에게 있어 “쓰려고 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밀려와서 쓸 수밖에 없는”(해설)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는 어느 한 사람만이 겪는 순간의 감정이나 상태라기보다는 “나는 결코 해결 되지 않는 것이란다”(「고요의 바다」) 라는 구절처럼 우리 모두가 겪는 존재적인 외로움이자 불안일 것이다.
유혜빈의 시는 이러한 슬픔을 원망 없이 조용히 내보인다. ‘당신’의 부재 속에서도 “당신이 나를 기억하고 있어요”라고 나지막히 말하며 “기쁨”과 “영원”을 말한다(「춤」). 시인이 담아내는 세심하고도 조심스러운 화자의 목소리는 그가 간직하고자 하는 사랑의 아름다움과 함께 더는 이별을 겪고 싶지 않아 하는 간절함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여기 없는 ‘당신’에게 “내가 당신 마음에 들게 살아볼게요.”(「서울에는 비가 내려」)라고 조용히 말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나’의 곁에 머물며 그의 속삭임에 더 오래 귀를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된다.
한편 “아름답고 싶어.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 아름다워지고 싶어서 행동하고 싶어.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용기를 가지고 싶어.”(「마시멜로우 시리얼」)와 같은 구절에 머물다보면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 살고 싶다는 시인의 선량한 마음이 우리를 담담한 감동으로 이끈다. 이 또한 사랑이 부재하고 슬픔과 고통이 남아 있는 현실 속에서 자신과 타자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위로하려는, 사랑을 향한 ‘조용한 용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곁에 없는 사람의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우리 모두의 부재를 쓰다듬어주는 시
시인에게 사랑이란 “아무도 모르게 잠들 수 있도록 이마를 쓰다듬어 주는 일”이다(「낮게 부는 바람」).쓰다듬는 행위는 촉감, 신체적 접촉이지만 유혜빈의 시에서 이는 멀리서도, 심지어 부재 속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시인은 지금 여기에 없는 이의 이마를, 그 부재까지 쓰다듬는다. “아무도 모르게”, 즉 ‘당신’과 ‘나’조차도 모르게 이마를 쓰다듬어 주는 일이야말로 사랑의 본래 모습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아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아주 오래된 내가” 나를 찾아와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꿈을 그려낼 때(「BIRD FEEDING」) 우리는 그 외로운 마음에 먹먹해지는 동시에 깊은 공감과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유혜빈의 시가 이룩하는 사랑의 아름다움이란 이렇듯 우리가 각자 지닌 부재를 감싸고 위로한다. 유혜빈은 이 사랑 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열어가며 “살아 기도하는 기쁨”과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시인의 말)는 믿음으로 서두르는 일 없이 오래도록 용기 있는 시를 써나갈 것이다.
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 - 창비시선 480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