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별에 앞서가라 : 독일 대표시선 - 창비세계문학 91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 : 독일 대표시선 - 창비세계문학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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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라이너마리아릴케외50인

1875년프라하에서미숙아로태어났으며,본명은르네카를빌헬름요한요제프마리아릴케다.부친은군인이었으나병으로퇴역하여철도회사에근무하였다.릴케의어머니는릴케의이름을프랑스식으로르네Rene라짓고,여섯살까지딸처럼키웠다.양친은성격의차이로해서릴케가9세때헤어지고말았다.열한살에육군사관학교에들어가지만적응하지못한다.이후로베르트무질의첫장편『생도퇴를레스의혼란』...

목차

제1부
요한볼프강폰괴테―들장미/오월의축제/프로메테우스/미뇽의노래/발견/복된동경/변화속의지속
프리드리히쉴러―오를레앙의처녀/세상의분할/순례자/만가
프리드리히횔덜린―반평생/저물어라,아름다운태양이여…/회상/자연과예술또는새턴과주피터

제2부
하인리히하이네―로렐라이/밤중의상념/슐레지엔의직조공들/시궁쥐/시간이여,소름끼치는달팽이여!
노발리스―숫자와도식이더이상/저너머로건너가련다
클레멘스브렌타노―낯선곳에서/물레돌리는여인의밤노래
요제프폰아이헨도르프―낯선곳에서/달밤/한통속
에두아르트뫼리케―버림받은소녀/페레그리나V/램프를바라보며
프리드리히뤼케르트―죽음이삶의고난을끝낼지라도/히지르
빌헬름뮐러―보리수

제3부
아네테폰드로스테-휠스호프―어머니에게/레빈쉬킹에게/비그친황야
카롤리네폰귄더로데―꿈속의입맞춤
아우구스트폰플라텐―누가일찍이인생을깨달았을까
아달베르트폰샤미소―봉쿠르성/정신병원의상이용사
게오르크헤어베크―자장가
루트비히울란트―좋은친구
니콜라우스레나우―이별/셋이서
프리드리히헤벨―여름소묘/황무지의나무한그루
테오도어슈토름―황야를거닐며/깊은그늘
고트프리트켈러―여름밤/겨울밤
콘라트페르디난트마이어―로마의분수/죽은사랑
프리드리히니체―고독/새로운바다들을향하여

제4부
라이너마리아릴케―엄숙한시간/표범/들장미덤불/모든이별에앞서가라/오라,그대,마지막존재여
슈테판게오르게―노래/죽었다는공원에와서보라
후고폰호프만스탈―어떤사람들은…/세계의비밀
야코프판호디스―세상의종말
게오르크하임―베를린
알프레트리히텐슈타인―해질녘
게오르크트라클―어두운골짜기/겨울저녁/심연에서/그로덱

제5부
엘제라스커-쉴러―에로스신경/향수/쫓겨난여자
고트프리트벤―아름다운청춘/더고독한적은없었네/오직두가지만/과꽃
오스카뢰르케―수평선너머/돌길/티무르와무녀
쿠르트투홀스키―몽소공원
프란츠베르펠―어느망명객의꿈의도시
막스헤르만-나이세―등불이하나씩꺼지고
게르트루트콜마―방랑하는여인
엘리자베트랑게서―1946년봄
베르톨트브레히트―서정시를쓰기힘든시대/사랑하는사람들/책읽는노동자의의문/바퀴갈아끼우기/아,어린장미를어떻게기록해야할까?

제6부
귄터아이히―재고조사
마리루이제카슈니츠―히로시마
넬리작스―지상의민족들이여
파울첼란―죽음의푸가
잉게보르크바흐만―진실한것은
에른스트얀들―문의
에리히프리트―좌우지간
페터후헬―망명
자라키르슈―그날
귄터쿠네르트―유토피아로가는길에
쿠르트드라베르트―현황묘사.중간보고
한스마그누스엔첸스베르거―오래된유럽
헤르만헤세―평화를향하여/늦가을산책길에/때로는

옮긴이의말―독일시의흐름
수록작품출전
원저작물계약상황
발간사

출판사 서평

‘슈투름운트드랑’과바이마르고전주의

1부에서소개한괴테와쉴러의청년기시는독일문학사에서‘폭풍과격정’을뜻하는슈투름운트드랑사조에속한다.괴테의「오월의축제」에서보듯이슈투름운트드랑의시는거침없는격정을분출하고자연과혼연일체가된감정을토로한다.또한「프로메테우스」처럼억압적권위를타파하고인간해방을추구하는것도이사조의중요한특징이다.괴테와쉴러의중년기이후시는‘바이마르고전주의’라일컬어지는데,진·선·미의조화로운통일을문학적이상으로추구한다.괴테가체험시와사상시가공존하는양상을보인다면쉴러는사상시의성향이강하다.횔덜린의시는고대그리스문화를정신적자양분으로삼은점에서괴테,쉴러와공통된정신적기반위에있다.그러나앞선두시인과달리성스러움에대한깊은동경,지상의덧없음을초월해‘영속적인것’을일구려는숭고한소명의식으로고유한시세계를구축했다.

가곡의단골소재가된낭만주의시들

2부는19세기초중반의낭만주의시를포괄한다.하이네의시는아름다운서정성이넘치며독일시인을통틀어가곡으로가장많이만들어졌다.다른한편하이네는봉건적억압체제를날카롭게비판하는급진적정치시의영역을개척하고‘나는혁명의아들이다’라고선언하면서치열한투쟁정신을추구했다.그러면서도문학을단지투쟁의도구로만보는편협한경향성에는비판적거리를두었다.노발리스는‘세계는낭만화되어야한다’라는슬로건하에근대과학의기계적세계관과계몽적이성을해체하려는성향을보인다.낭만주의문학의주요모티브가운데하나는방랑이다.한곳에머무는삶은이미정해진것,관습적인것에얽매이는삶이기때문에미지의낯선세계를동경하는것이다.그래서낭만주의문학을‘먼곳을향한동경’이라일컫기도한다.브렌타노와아이헨도르프의시는그런낭만적동경을유현한자연서정으로표현한다.

근대의새벽,19세기대표여성시인부터니체까지

3부는19세기중후반의사실주의시를포괄한다.19세기를대표하는여성시인드로스테-휠스호프는섬세한자연관찰이빼어난서정시가주류를이루며반세기후에출현하는인상주의회화를미리보는듯한느낌을준다.헤어베크는급진적정치시를지향한‘청년독일파’의대표적시인이다.청년독일파는하이네의정치시와유사한경향을보이지만,만년의하이네가정치시를쓰면서도시의예술성을옹호한것에는비판적거리를두었다.사실주의소설가로유명한슈토름이나켈러는주로고독한내면을절제된자연서정시로썼다.낭만주의자연시가자아와대자연의신비적합일을추구하는것과달리이들의자연시는이미자연과단절되고고립된개인의내면풍경을비춰주는경향을보인다.니체의시는이전의모든전통과결별하고본격모더니즘으로넘어가는분기점에해당한다.토마스만,카프카,트라클등20세기독일작가들에게심대한영향을준니체는적지않은시를남겼는데,철학적통찰을아포리즘처럼표현한시가주류이지만훗날트라클을떠올리게하는개성적인시들도있다.

전쟁이전의모더니즘시들

4부는20세기초반본격모더니즘을대표하는시인들의작품이다.릴케는일찍이일제치하에한국에수용되기시작하여지금까지한국시인들에게가장많은영향을준서구시인으로꼽힌다.릴케는조각가로댕을만나‘사물을관찰하는법’을익히며뛰어난조형감각을연마했다.사물에대한엄밀한관찰을표현한‘사물시’는시인의주관을대상에덧씌우지않고대상이고유한개체로서스스로말하게한다.게오르게와호프만스탈은보들레르,말라르메등프랑스상징주의시인들의영향을받아‘예술을위한예술’을추구했다.호디스의「세계의종말」은독일표현주의선언문으로평가되는데,표현주의는모든가치의붕괴와종말론적위기의식을격정적언어로표출한다.니체의영향을많이받은트라클의시는넓게보면표현주의계열에속하지만,강렬한색채감각과회화적이미지,죽음과비애의정조,깊은죄의식등으로개성적인시세계를구축했다.

암흑의시대를시로돌파해온시인들

5부는넓게보아나치정권과직간접으로긴장관계에있던시인들의대표작이다.20세기전반기의대표적여성시인라스커-쉴러는관능의해방을추구하는거침없는상상력과간결한시적언어로주목받았고,히틀러집권후스위스로망명했다.벤의초기시는「아름다운청춘」처럼현실의추악한단면을여과없이드러내어전대미문의충격을일으켰다.뢰르케는히틀러정권에협조하지않은괘씸죄로절필을강요당한시인이다.유대계여성시인콜마는강제수용소에서생을마쳤으며,여성시인랑게서역시강제수용소에끌려갔으나구사일생으로살아남았다.투홀스키,베르펠,헤르만-나이세,브레히트모두나치시대에국외로망명하는고초를겪었다.브레히트는극작가로유명하지만불의의권력에항거하는투쟁적인시와현실을직시하는아름다운서정시도많이남겼다.

전후독일의폐허와분단체제를그린시들

6부에포함된시들은2차대전이끝난후독일의분단과통일에이르는역사적경험에대한성찰을담고있다.아이히의「재고조사」는전후의이른바‘폐허문학’의대표작으로전쟁의참상을거치면서도대체남은것이무엇인가하는근본적인질문을최소한의무미건조한시적언어로점검하고있다.유대인강제수용소에서살아남은첼란의「죽음의푸가」는나치의유대인대학살에대한문학적증언이자희생자들을기리는추모의만가이다.전후에는특히여성시인들의활약이두드러졌는데,카슈니츠의「히로시마」는원자폭탄투하의참상이어떻게언론에의해가짜참회의신화로조작되는가를신랄하게파헤친다.히틀러집권후스웨덴으로망명한넬리작스의「지상의민족들이여」는유대인대학살이후진정한화해의조건을말한다.바흐만의시는진실에대한탐색이어떻게시적언어로구현될수있는가하는성찰을담고있다.동독출신키르슈의시는동베를린의거처에서서베를린에서온연인을만나는분단시대의사랑을노래한다.

한편2022년말에작고한전후서독의대표적시인엔첸스베르거의「오래된유럽」은유럽중심주의에가려있는유럽적정체성이허구임을담담한일상적어조로술회한다.마지막으로한국독자들의사랑을한몸에받는소설가이자시인인헤세의시는흔히현실을초탈한구도자적정신세계를탐구한단아한시풍으로알려져있지만,1차대전당시열렬한반전평화활동가로나서기도했던면모가「평화를향하여」같은시에남아있다.

옮긴이의말

이책에수록된시는괴테부터현역시인에이르기까지모두51명의시105편이다.특히한국독자들도알만한시인으로괴테,쉴러,횔덜린,하이네,릴케,트라클,벤,브레히트,헤세등걸출한시인들의작품을고르면서뿌듯했다.독일을‘시인과사상가의나라’로일컫는까닭을실감했고책이풍성해져서2년넘게이작업에매달린보람을느꼈다.시인의개성과세계관,시대적과제에대한치열한성찰과시적상상력이잘드러나는작품을선정기준으로삼았다._임홍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