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하여)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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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껴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며칠 뒤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을 마련하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마음을 돌보고 있는 ‘거리의 의사’ 정혜신과 문학을 통한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온 ‘행동하는 시인’ 진은영이 만났다. 정혜신은 현장에서 접한 고통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동시에 치유의 메커니즘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기획들을 제시하고, 진은영은 정혜신의 뜨거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같이 눈물을 지으면서 대화에 다양한 맥락과 함의를 더해 논의의 결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어간다.

정혜신은 명확한 진상규명이야말로 트라우마 치유의 전제라고 단언하면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해와 고려 없이 개인의 내면적인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결코 치유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치유란 어떻게 가능할까. 두 사람에 따르면, 사실 치유는 아주 소박하다. 피해자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이웃집 천사’가 되는 것, 상처 입은 마음에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포개는 일, 그것이 바로 시작이다.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지금껏 우리가 확인한 것은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치유를 위한 바탕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사실뿐인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은데 어떤 것은 놀랄 정도로 그대로이다. “간절함만이 사람을 위로하고, 떠난 영혼에 따스하게 가닿을 수 있으며 간절함만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정혜신의 말을 거듭 새겨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저자

정혜신

저자정혜신은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2008년부터고문피해자를돕기위해만든재단‘진실의힘’에서고문치유모임의집단상담을이끌었고,2011년쌍용차해고노동자와그가족들을위해집단상담을시작하며심리치유센터‘와락’을만들었다.진료실에머무는의사가아닌,거리의의사가꿈인정혜신은세월호참사이후안산에거주하며치유공간‘이웃’의이웃치유자로살아가고있다.지은책으로『남자vs남자』『사람vs사람』『홀가분』『당신으로충분하다』등이있다.

목차

머리말사랑하라,희망없이
1.세월호의아픔을보듬는‘이웃’
치유공간‘이웃’을찾아서·넘어지는쪽으로핸들을꺾어야쓰러지지않아요·아이에대한사랑을완료할수있는시간을·다양한피해자들에대한섬세한이해와배려
2.아픈만큼파괴되는것이트라우마
아픈만큼성숙해진다?·줄어들지않는내면의사투·치유되지않으면상처는번져나갑니다·트라우마에대한오해
3.진상규명은치유의전제
치유적관점에서진상규명이가장중요합니다·치유받아야잘싸울수있습니다·당장의치료보다더중요한것·마음을나누지못하는사회
4.거리의의사
상담실에서거리로·와락,사회적상처를껴안다·모두다르지만같은고통들·지속가능한구조만들기
5.이웃,치유의공동체
치유는공기와같은것·인간은스스로온전한존재입니다·이웃치유자의힘·다른세상으로나아가는일
6.예술과치유
아이들의목소리로쓴시·치유는관념이아닙니다·예술은인간임을느끼게하는것·치유의도구로서의기록·정신의학의테두리
7.간절한마음이사람을움직입니다
상처입은치유자·누구에게나엄마가필요하다·상처입은이들의연대·성찰없는마음이폭력이됩니다·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
맺음말

출판사 서평

세월호유가족,쌍차해고노동자,고문피해자…
거리의의사정혜신과행동하는시인진은영,
우리모두의아픈마음을어루만지다


416세월호참사는우리사회를집단적인충격과슬픔,분노와무력감에빠뜨리며‘사회적트라우마’에대한관심과각성을불러일으켰다.비단세월호참사뿐아니라용산참사,쌍용차사태,밀양송전탑,제주강정마을등,한국사회는숱한사회적고통에대한대책없이새로운피해자들만을속속양산하는중이다.여전히현재진행형인이상처들을어떻게치유할수있을까.안산에치유공간‘이웃’을마련해세월호희생자유가족을치유하고있는'거리의의사'정혜신과문학을통한사회적실천에앞장서온‘행동하는시인’진은영이함께만나고민을나눈다.
두사람은세월호참사를비롯해우리사회곳곳에새겨진상처들을섬세한시선으로살피며,재난과폭력을겪은당사자들뿐아니라그가족과이웃들,나아가우리모두의아픔을따뜻하게어루만진다.모든피해자들이슬픔을온전히완료할수있도록이웃과공동체,사회전체가마음을함께나누고서로에게치유자가되어야함을강조하는두사람의대화는사회적트라우마에대한가장근본적이고절실한문제의식을우리에게전해준다.서로가서로의상처를보듬을수있는치유의공동체를향한두사람의소중한고민에우리모두가귀를기울여야할때다.

사회적재난과폭력에상처입은
우리와이웃을위한치유의메시지


세월호참사가일어난며칠뒤,정신과의사정혜신은무작정진도팽목항으로달려가생존자와유가족들을만났다.그리고얼마후에는하던일을모두접고안산에치유공간‘이웃’을마련해세월호참사피해자가족들의마음을돌보고있다.이전부터고문피해자들을도와고문치유모임의집단상담을이끌어왔으며,쌍용차해고노동자와그가족들을지원하기위해심리치유센터‘와락’을만들기도했던정혜신은세월호참사에대해어른으로서‘죗값을치르기위해’안산으로왔다고말한다.
주목받는시인이자최근문학계를뜨겁게달군‘문학과정치’논의를이끈장본인이기도한진은영시인은그간용산참사와4대강,한진중공업현장등에서문학을통한사회적실천에앞장서왔으며세월호희생자304명을기억하는‘304낭독회’에도활발하게참여하고있다.또한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교수로서예술을통한치유적활동에도남다른관심을지니고있다.
2014년가을안산에서시작된두사람의만남은계절을바꾸어가며계속이어졌다.세월호트라우마에관한이야기로시작된이대화는만남을거듭하면서세월호참사뿐아니라우리사회에빈발하는갖가지사회적트라우마의양상과그치유의필요성,치유의근본적인메커니즘,나아가치유의공동체를위한사회적실천에대한문제의식으로발전되어갔다.정혜신은고통의현장에서접하는여러색깔의고통들을생생하게전하는동시에치유의메커니즘을사회적으로확산하기위한기획들을제시하고,진은영은정혜신의뜨거운이야기에고개를끄덕이고때로는같이눈물을지으면서대화에다양한맥락과함의를더해논의의결을더욱풍성하게이끌어간다.

사회적트라우마를어떻게치유할것인가

연이은사회적재난과폭력으로인해우리사회는어느새‘트라우마’또는‘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같은정신의학적용어에익숙해졌다.하지만트라우마에대한사회전반의이해는그리높지않은것이현실이다.정혜신진은영두사람은트라우마에대해정확히이해하는일이고통받는이들에게다가가는데무엇보다중요하다고말한다.트라우마에대한편견과몰이해가피해자들에게는또다른상처가될수있기때문이다.정혜신은세월호트라우마로인해피해자가족들이겪는다양한고통의양상을자세하게전하면서,이것이누구에게나닥칠수있는재앙이고세월이지나도절대줄어들지않는압도적인고통이라는점을강조한다.또한이들이겪는고통의양상과층위가복잡다단하다는점을세심하게헤아리려는노력이그들과마음으로소통하는일의시작이라고말한다.트라우마를겪는이들이더이상의상처없이충분히슬퍼할수있도록돕는일이치유의가장중요한과정이기때문이다.
무엇보다두사람이한목소리로강조하는것은트라우마를사회적맥락으로부터분리해서다루어서는안된다는점이다.세월호참사나쌍용차사태등과같이사회적인맥락에서발생한트라우마는개인의내면적인문제로만접근해서는결코치유될수없기때문이다.정혜신은명확한진상규명이야말로트라우마치유의전제라고단언하면서,사회적문제에대한이해와고려없이개인의내면만을문제삼는접근은오히려피해자들을고립시킬수있다고지적한다.그에따르면진상규명을위한유가족들의싸움은곧스스로를치유하려는몸부림이며,그싸움을위해서도치유가함께이루어져야하는것이다.정혜신은이를‘잘싸우려면치유가되어야하고,치유되어야잘싸울수있다’는말로표현한다.사회적인문제의식과개별적인인간의마음어느쪽도놓치지않는이러한접근만이‘사회적맥락에서상처를입은개별적인인간의마음’에온전하게다가갈수있는길인것이다.
그런점에서개별적인한인간의마음에집중하고개인의존재를존중하는일이사회적치유의실마리이자사회적소통과민주주의의기초라는두사람의지적은경청할만하다.비판과논쟁과계몽에만익숙하고정작사람의마음을들여다보지못하는지금의우리사회가심각한사회적갈등과트라우마를확산시키는토대가되어왔다는지적이다.사회적트라우마가개인의특수한질환이아닌사회전체의문제임을우리가거듭새겨야하는것도그때문이다.

치유의공동체를향하여

그렇다면마음을나누기는커녕오히려상처를퍼뜨리고만있는이사회에서사회적치유란어떻게가능할까.두사람은사회적트라우마는일부의전문가들만이다룰수있는문제가아니라사회전체가나서야하는문제라고입을모은다.이를위해정혜신이강조하는것이‘상처입은치유자’(woundedhealer)라는개념이다.상처를입은적이있고그상처를치유받은경험이있는사람은누구나치유자가될수있고,그런사람이곧최고의치유자라는것.정혜신은직접적인피해당사자만이아니라주변의모두가서로에게‘상처입은치유자’가될수있다고말한다.
이는곧사람은누구나본래온전한존재이며스스로치유적인힘을지니고있다는믿음에서비롯된다.치유의핵심은스스로자신의치유적인힘을발견할수있도록돕는데있으며,이를위해필요한것은복잡한기법이나기술이아니라사람을사람답게하는일상의근본적인요소와스스로를돌아보게하는치유적공기와자극이라는것.그런치유의핵심을공유하고치유적공기가번져나가게하는일이우리사회를좀더건강하게만들어가는길이라고두사람은말한다.
정혜신의지적처럼,세월호참사를겪으며우리사회가사회적트라우마에대해좀더관심을갖기시작했지만,지금껏우리가확인한것은우리에게는사회적치유를위한바탕이갖추어지지않았다는뼈아픈사실뿐인지도모른다.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사회적치유의첫걸음은우리자신의마음의문제에귀를기울이고스스로를치유할수있도록서로돕는이웃이되는것,서로가서로에게‘이웃집천사’가되는일일것이다.두사람의말처럼,간절한마음으로상처입은마음에우리의마음을포개는일이그시작일것이다.

간절히바라고눈물을흘려주는것과같은아주사소한행동도타인에게는결정적인도움이될수있다고믿어요.치유는아주소박한것입니다.사람마음을어떤순간에살짝만지는것,별것아닌데사람이휘청하는것,그냥울컥하는것,기우뚱하는어떤순간.그것이바로치유의순간입니다.그래서우리는모두치유자가될수있어요.더구나지금과같은때는더그렇죠._정혜신

정혜신선생님의‘이웃치유자’는감상적인개념이아니라,상처받은이들의상황을잘관찰하고그들에게실질적인도움이되는것이무엇인지치밀하게헤아리는기민한정신의결과물이다.그녀는사랑의과학자다.(…)그녀는이웃집천사가되기위해위대한사랑이필요하다고강변하지않았다.다만부서지기쉬운존재들이라서우리가서로사랑할수있다는것,그래서다가가고사랑하는일에도배움이필요하다고말한다._진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