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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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법학에 관한 내용을 담은 전문서적입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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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재민

지은이:정재민
16년간판사,외교부영토법률자문관,유엔국제형사재판소(ICTY)재판연구관,국방부정책실법무관,군검사등법조인으로일했다.한번뿐인인생,다른일도해보고싶어서2017년부터는무기체계를개발,구매,수출하는방위사업청에서일하고있다.최대관심사는‘사는듯사는삶’이며그렇게살기위한방식중하나로글을쓴다.소설『보헤미안랩소디』『소설이사부』『독도인더헤이그』등을썼고,제10회세계문학상,매일신문포항국제동해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법대위에따뜻한음식을차리고싶었습니다

1.골무와연필사이
2.지금부터재판을시작하겠습니다
3.판사가판사가되고피고인이피고인이되는순간
4.장난쳐서는안되는것
5.피고인석에앉아
6.공소사실을인정하십니까?
7.구속영장,발부와기각사이
8.과거라는명화를복원하는일
9.합리적의심을넘어서
10.마지막으로하고싶은말씀하시기를바랍니다
11.판결문쓰는시간
12.같은것을같게,다른것을다르게
13.판결선고

에필로그:
사는듯사는삶을위해

출판사 서평

“유죄일까,무죄일까?어떤판결이정의일까?”
평범하지만뜨거웠던판사의마지막재판일기


최근들어부쩍판사,변호사,검사의저서들이베스트셀러목록에종종등장하곤한다.엄격해보이기만한법복아래숨겨진그들의인간적면모에독자들이반전매력을느꼈기때문으로해석된다.『지금부터재판을시작하겠습니다』는판사로일했고,소설로등단했고(제10회세계문학상수상),지금은방위사업청에서일하는,다양한이력의소유자인정재민작가의첫번째산문집이다.판사로서마지막재판을진행하며느꼈던소회를형사재판과정에맞춰써내려간책으로,10여년간판사로일하며느낀무수한고민들이담겨있다.지금은재판정을떠난전직판사이자작가로서,현직법관들보다훨씬더풍성하고진솔하고자유롭게재판과법,일상의정의와법정에선사람들의이야기를풀어놓는다.
이책은실제법정에서형사재판이진행되는과정을다루면서,그곳에서울고웃는사람들의이야기,겉으로는무표정을유지해도속으로는함께울고웃는판사의마음을따뜻하고유쾌한필치로그려냈다.저자는재판뿐만아니라가지각색피고인의삶도들여다보며딱딱하고준엄할것만같은법정에도사람들이살고있음을,법정이야말로가장뜨겁게사람들의삶이펼쳐지는곳임을보여준다.

마녀사냥부터도덕주의와구속문제까지,
판사로서제기하는다양한고민들


저자가10여년간의법관생활을그만두는마지막한해동안맡은형사재판을토대로쓰인이책은,독자들의재판에대한이해를돕기위해형사재판의순서대로구성되어있다.재판의시작부터끝까지함께하면서,독자들은때로는판사의입장에서정의와양형을고민하게되고때로는피고인의입장에서삶과사람에대해고민하게될것이다.특히저자가피고인의다양한사례를소개하며양형문제를꺼내들거나우리사회에만연한마녀사냥과도덕주의문화를꼬집는부분들은제도의문제를넘어인간에대한문제로고민을확장시킨다.
한국사회에서는‘좋다’‘나쁘다’라는도적잣대를기준으로쉽게‘마녀’를지목하고함께돌을던지는여론몰이가유독심하다.저자는우리사회가그토록도덕을따지면서도막상다른사회에비해서더도덕적인지는잘모르겠다고의문을던진다.우리사회가도덕을꺼내드는것은훌륭한사람을찾기위함이아니라주로‘나쁜놈’을지목하기위해서다.또한그도덕적기준조차자의적이어서,가까운사람이자신의부당한청탁을들어주지않으면‘출세하더니변한나쁜놈’이되고,모르는사람이누군가의청탁을들어주면‘부패한나쁜놈’이되어버리곤한다.
그밖에법적으로는처벌이아님에도신체의자유가지나치게많이제한당하고사회적으로도명예가크게실추되는‘구속수사’문제,기소권보다위력적인검찰의불기소권남용,형사재판과정에서정작사건의피해자는소외되는지점등을속속들이짚어내어우리가미처몰랐던법제도의불완전성과그로인해발생하는부정의를일깨운다.

결코쉽게결정할수없는양형문제

한솜사탕장수가두다리를잃은채휠체어를타고법정에섰다.그는한밤중에솜사탕트럭을몰고가다가길가를걸어가던일가족을치고그대로벽을들이받았다.그자리에서남편과어린두딸이즉사했고,아내만살아남아피를토하는고통속에살아가게되었다.그러나솜사탕장수도그사고로두다리가잘렸고,수술비를감당하지못함은물론그의얼마안되는수입에의존하는가족의생계마저위태로워졌다.사회는그에게어느정도의처벌을,어느정도의금액을배상하라는판결을내려야할까?판사는재판과정에서만난피고인들의‘스톡’(stock)이아닌‘플로’(flow)를본다.사건이벌어진현장을이해하려면몇백페이지로쓰인피고인과피해자의삶을만나게되고,그러다보면단면적인하나의사건이한인간의삶전체를어떻게망가뜨릴수있는지를생각하게된다.비극이발생했을때,한인간이모든것을감당하는것이정의일까?
폭행으로전치2주의상해를가한사람보다전치4주의상해를가한사람을,마약0.2그램을투약한사람보다0.4그램을투약한사람을,200만원짜리물건을훔친사람보다400만원짜리물건을훔친사람을각각더무겁게처벌해야한다는것에는누구나동의할것이다.그러나이는조금만비틀어도상당히어려운문제로둔갑한다.폭행으로전치2주의상해를가한사람과마약0.2그램을투약한사람,그리고200만원짜리물건을훔친사람.이셋중에는누구를가장무겁게처벌해야하는가?
많은사람들이흔히불만을표하는‘양형’문제는,이렇게직접마주서보면매우어렵다.피해자와피고인사이에서머뭇거릴수밖에없고,범죄의양과질사이에서갈팡질팡할수밖에없다.오히려칼로자르듯명확한판결을단숨에내려버리면누군가는억울함에피눈물을흘리게된다.그래서저자는판사시절,사건기록을읽고또읽고,고민하고또고민하며판결문을썼고끝내마음을정할수없을때도많았다고한다.
‘인간은인간을재판할수있을까’‘징역1년과징역2년은어떤논리로결정될수있는가’‘인간이어쩔수없는재난과비극은누가가장크게책임져야할까’저자는이와같은질문을끊임없이던지며,비단피고인뿐만아니라저자자신을포함해이사회를살아가는우리모두를법정에세운다.질문을따라가다보면,피해자와피고인,판사를넘어서‘인간’에대한고민에이르게되고,우리사회가구현해야하는정의에대해찬찬히곱씹게된다.

인간을판단하는삶이아닌
인간과부대끼는삶을위해


끊임없이누군가를재단하고판단하고형벌을내려야하는극한직업,판사.더구나형사재판이라면누군가의목숨과눈물이걸린일이라더욱신중할수밖에없지만,어쨌든끝내칼을들어야하는것이판사다.저자는판사생활을통해좀더인간을깊이이해하고신중하게생각할수있는능력을키울수있었지만,인간을판단하는삶이아닌인간과부대끼는삶에대한욕구가있었다.판사시절에도유엔국제형사재판소(ICTY)에서파견근무를하는등다양한도전을즐겼던저자는,또다른삶을시작하기위해결국과감하게재판정을떠났다.판사라는직책을용감하게내려놓은이유로‘사는듯사는삶’을말했던저자는여전히인간과삶에대해고민하고있다.판사로서는물론한인간으로서범죄와재판,정의와불의,인생과처벌을끈질기게고민한저자의이번책은,제대로된삶에대해고민하는이시대독자들에게분명뜨겁게가닿을것이다.

사람의눈동자하나에는온우주에있는별들보다더많은수의원자들이들어차있다고합니다.그런복잡하고광활한인간을놓고유죄와무죄,적법과위법같은단선적인잣대를들이대고있으면,때로제자신이프로크루스테스가되는것은아닌가싶었습니다.프로크루스테스는지나가는나그네를침대에묶어놓고몸이침대보다길면잘라죽이고짧으면늘여죽이던그리스신화속인물입니다.언젠가부터프로크루스테스의침대를,세상을말과글로만간접적으로접하는좁은법정을떠나고싶었습니다.(…)그것이사는듯사는삶이라생각했습니다.
-30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