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적감성과현대성의시인,
샤를보들레르의시를원문과함께읽는다
우리삶과맞닿아있는시에는삶에대한태도를다시생각하게하는힘이있다.한울세계시인선은삶에대한고유의목소리를가진시인들의작품을우리말로아름답게번역하여원문과함께실었다.그두번째로도시적감성과현대성의시인,샤를보들레르의시선집을출간한다.
보들레르는산업사회의대도시에서살아가는도시인들의생활과욕망과고뇌를주로표현했다.그의시에는대도시의추한풍경과그곳에서살아가는잡다한인간군상들,그리고그들중하나인시인자신의악덕까지등장한다.
또한보들레르는인간의정서를오감으로생생하게표현해내는데,이시선집은그런인간의보편적정서를반영하는시들을위주로구성했다.보들레르의많은시에서눈안에들어오는장면이생생한소리와손끝에느껴질듯한촉각이어우러져감각적풍요를더한다.이러한감각의기호들은하나의상징이되어그아래숨겨져있는진실,즉인간의조건을드러낸다.
새로운시형식을창조하려는노력,샤를보들레르
1861년,보들레르는미풍양속을저해한다는이유로삭제명령을받은6편의시를제외하고,그대신1857년이후에쓴35편의시를더하여『악의꽃』제2판을출판한다.시인의생전에마지막으로출판된이판본은『악의꽃』의정본으로간주된다.이후보들레르는주로산문시를발표한다.1862년,그는20편의산문시를잡지에발표하였는데,이산문시들은그이후에창작된30편의산문시들과함께시인의사후에『산문시집』이라는제목으로출판되었다가후에편집자들에의해『파리의우울,산문시집』으로제목이바뀌었다.보들레르는산문시의서문격인「아르센우세에게보내는편지」에서자신의지향이‘리듬도각운도없는시적산문’이라는새로운시형식의창조에있음을천명하였다.이처럼전통적시형식에서탈피하여현대의도시생활을보다잘표현할수있는시형식을탐구한그의실험정신은이후랭보등을거쳐모더니즘계열시인들에게큰영향을끼쳤다.
이시선집의마지막을장식하는「이방인」과「취하라」는보들레르사후인1869년에발간된『산문시집』에게재된것이다.이시들은산문시의창시자로평가받는보들레르의대표적인산문시들중하나로자주인용되며,따라서그의산문시전체에접근하는통로역할을할수있을것이다.
시대를초월하여공감받고있는
샤를보들레르의대표시를만나다
이시선집의두번째시인「알바트로스」는자연과인간의중재자라는지고한사명을가진시인이겪는수난을그린다.“창공의왕자”인“거대한바닷새”가선원들에게잡혀“병신”취급을받는다.“시인도다를바없는”신세다.그는“지상에유배되어야유속에”내몰리는“거인”이다.시대를앞서새로운시학을설파하였던보들레르는알바트로스와자신을동일시하며연민의눈으로이“구름의왕자”를바라본다.그리고이시는특정시대를초월하여스스로를‘미운오리새끼’로여기는독자들에게지속적인사랑을받고있다.
때로뱃사람들은그저심심풀이로
거대한바닷새알바트로스를붙잡는다.
검푸른심연위로미끄러지는배를따라
무심하게나는항해의길동무를.
창공의왕자들,포로처럼붙잡혀
갑판위로끌려내려오면
어색하고창피하여,거대한흰날개를
노라도젖는양,양옆구리에질질끄네.
날개달린이나그네,얼마나서툴고무력한가!
그토록아름답던그대,어찌이리우습고흉해졌는가!
어떤자는파이프로그대부리를찌르고,
또어떤자는절름거리며흉내내네,그대,하늘을주름잡던병신!
시인도다를바없네,구름의왕자와같은신세네.
폭풍속을넘나들고활시위를비웃었건만,
지상에유배되어야유속에내몰리니,
거인같은날개가발걸음을방해하네.
-「알바트로스」전문
시간을뛰어넘어언제까지나생생하게살아숨쉬는시
한울세계시인선은국내의유수한번역자들과함께뛰어난시인들의대표시들을번역·소개하고자기획되었다.2024년6월1차출간으로여덟권의시선집을세상에내놓는다.시에는저마다의목소리가있다.한울세계시인선은시의목소리를있는그대로,쉬운언어로담아내기위해번역에힘썼다.책의말미에옮긴이가쓴해설은이해를풍부하게할것이다.이번1차출간에이어서2025년에도10여권의시집이발간될예정이다.윌리엄블레이크,샤를보들레르등대중성있는시인들의시선집에이어2차출간역시헤르만헤세,괴테등시간을뛰어넘어생생하게살아숨쉬고있는시세계가담긴시선집을선보일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