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안동의 슈바이처 정창근 장로 이야기)

내 이름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안동의 슈바이처 정창근 장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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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평생 한센인과 장애인의 친구로 살았지만,
결국 한센인도 장애인도 되지 못했으니 미안합니다.”

이시형 박사, 윤세민 교수, 김승학 목사 추천
1970년 12월 23일, 안동 이비인후과로 열여섯 살의 여자아이가 방문했다. 맹인 박송자 양이었다. 10년이 넘는 언니의 간절한 기도를 듣고 주변에서 안동이비인후과 정창근 원장을 찾아가라고 한 것이다. 300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온 것이 소문이 난 데다가, 당시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안과도 진료를 하던 때였다. 개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이 역시 무료였다. 정 원장이 한센인을 만난 것은 그로부터 5년 후인 1975년, 병원으로 안질환이 심한 환자가 들어왔다. 고약한 냄새가 나고, 주변을 쭈뼛거리며 한없이 낮은 목소리로 원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동성좌원에서 왔다는 한마디에 정 원장은 충격을 받았다. 안동성좌원은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한센인과의 첫 만남은 정 원장의 삶을 바꿔 놓았다. 한센인들에게 대면 진료를 하던 첫날 정 원장도 한센인도 많이 울었고, 그날부터 정 원장은 한센인들의 영원한 친구가 되었다.

세속사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선한 영향력의 실체가 되다
매주 금요일이면 진료 도구와 약을 챙겨 병원을 나섰고, 더러는 일주일에 두세 번을 가기도 하고, 하루에 몇 번씩 오가기도 했다. 한센인들의 삶은 그야말로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정도라, 정 원장은 “방문을 열면 돼지우리가 앞에 있는 곳이 환자들이 살고 있었다”고 하며, 그들의 주거시설과 위생 상태를 정부에 청원해 지원을 받아냈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환자를 돌보고,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성좌원을 드나들면서까지 한센인들과 거리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 가정을 위해 기도하는 한센인들에게 사랑의 빚을 졌다며 그 사랑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정 원장이 안동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까닭은, 의료 행위뿐 아니라 자신에게 이익은커녕 사재를 털어 부채까지 갚아야 할 안동시온재단의 원장직까지 맡아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다. 말과 혀가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올곧게 살아내려고 애쓴 삶이다.
시끄러운 이념의 소리들 속에, 묵묵히 자신의 손발로 사랑을 실천하고, 감사와 기도로 생을 다한 사람. 안동교회 장로였던 정창근 원장은 2022년 1월 주님의 부름을 받았다. 정 장로가 남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기독 공동체는 물론 비그리스도인들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유승준 작가의 필력과 풍부한 취재를 거쳐 객관적으로 다루었다. 온 삶을 다해 사랑했지만, “고름을 빨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고백하며 “믿음은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 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세속사회 성도에게 묵직한 감동과 도전을 준다.
저자

유승준

1964년충남부여에서태어나한국외국어대학교철학과와중앙대신문방송대학원에서공부했다.정신세계사,디자인하우스,청림출판편집주간등을거쳐가나북스대표로일하며오랫동안책을만들어왔다.
문학작품에등장하는다양한요리와그것이상징하는세계를탐구한《사랑을먹고싶다》,원작자와의심층인터뷰를통해문학과음식의관계를인문학적으로들여다본《허기진인생,맛있는문학》을비롯해다양한분야의책을썼다.그밖에유교ㆍ불교ㆍ무속의고장인안동을예수마을로만들어온교회공동체110년의역사를기록한《안동교회이야기》,슬로시티로지정된남도의낙원증도와한국의대표적인여성순교자문준경전도사의일대기를취재한《천국의섬,증도》,사막과튤립의섬임자도를순교와용서의땅으로변화시킨이판일장로와이인재목사부자이야기를소개한《태양을삼킨섬》,생명을걸고조선교회의순결을지켜낸위대한순교자주기철목사와그후손들의삶을추적한《서쪽하늘붉은노을》등을통해믿음의선배들의삶을조명했다.또재일교포사업가로성공한후조국에돌아와인재를남기는삶을살다간중앙대전이사장김희수평전《배워야산다》,인류역사를뒤바꾼40편의맛있는성경속음식이야기를서양명화와함께감상하는《신의밥상인간의밥상》,한세대만에잃어버린우리들의아름다운신앙의흔적들을찾아가는《다시,돌아갈수있을까》등이있다.
특히《천국의섬,증도》는2009년12월CBSTV에서〈시루섬〉이라는제목의드라마로제작,방영되어뜨거운반응을얻었다.《서쪽하늘붉은노을》은광복70주년을맞아2015년12월25일KBS1TV를통해다큐멘터리로만들어져방영된뒤,2016년3월〈일사각오〉라는제목의영화로개봉되어큰반향을불러일으킨바있다.

목차

추천의글_이시형박사,윤세민교수,김승학목사
여는글_쥐는법을모르고펴는법만알았던의사

1부선비의고장안동의슈바이처
빈손으로돌아간강도들
눈먼소녀에무료개안수술
병원을찾아온한센병환자
한센인들의친구가되다
한센인들의소원을이루다
부산에는장기려,안동에는정창근
이세상에다시는있기가힘든사람
별이남겨진공간

2부누가선한사마리아인인가?
차라리내가길거리에나앉는것이
국화꽃향기에취하는계절
장애인도얼마든지스포츠를즐길수있다
돼지는행복해보였습니다
팥빙수한그릇에녹아버린마음
참기름과할아버지의웃음
뜻밖에찾아온모진시련과고통
울며씨를뿌리는일의고단함

3부새벽을깨운사람
중학생정창근,형들과다른길을가다
제꿈은의사가되는겁니다
대구에서원주를거쳐안동으로
서른다섯살에장로가되다
하루두번새벽기도를드리다
안동최초로부부장로가탄생하다
꿈에도잊을수없는얼굴들

4부미안해요그리고고맙습니다
내인생의키다리아저씨
담장넘어건네준얼음덩어리
사람들을이어주는다리
오직한사람,그로인해바뀌는세상
모르면알때까지,안되면될때까지,지면이길때까지
바비인형과비닐봉지에꽁꽁싸놓은신발
너는나의손이되고나는너의발이되어

닫는글_함께해서행복했고고마웠습니다
연보_소외된사람들과함께했던인교(仁橋)정창근의삶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