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로르의 노래 (양장본 Hardcover)
초현실주의 미학의 모체가 된 기념비적 산문시집
불문학자 황현산이 옮긴 『말도로르의 노래』 완역본
황현산
로트레아몽
저자로트레아몽(LecomtedeLautr?amont,1846~1870)
본명은이지도르뒤카스IsidoreL.Ducasse.우루과이몬테비데오에서태어나1859년에프랑스로넘어와타르브와포의리세에서기숙생으로수학했다.『말도로르의노래』(1869)와『시법Po?sies』(1870)이란글이외에전기에관해알려진바가거의없는이시인은무명으로살다스물넷에요절했다.1868년「첫번째노래」가이름대신별세개로표시되어먼저발표되었고,이듬해1869년에총여섯편의노래가담긴『말도로르의노래』가‘로트레아몽백작’이라는이름으로출간되었다.작가는당시바이런,미츠키에비치,보들레르등의시인들을비롯해로망누아르작가들한테영향을받았으며,‘로트레아몽’이라는필명은외젠쉬의『라트레아몽』이란소설에서가져왔다.파우스트,맨프레드,카인같은낭만주의적반항아들의형상을따라창조된로트레아몽은현대시문학사에서기념비적인이름이되었다.
『말도로르의노래』는작가사후에초현실주의자들에의해저주받은천재의광기와독창성이빚어낸걸작으로재평가되면서유명해졌다.185가지의동물로역동적으로변신하면서손발톱,흡반,부리,턱으로이세상의창조주와인간을공격하는이잔악무도한반항아의전무후무한노래는,여러문인과예술가를경악과충격에빠뜨렸다.바슐라르,블랑쇼,브르통,엘뤼아르,발레리,아르토,카뮈,솔레르스,크리스테바등작가들은물론달리,마그리트,모딜리아니,미로등미술가들의상상력을자극했고,오늘날현대무용가들과음악가들에게까지독창적인영감의샘이되고있다.
첫번째노래
[1]하늘의뜻이다르지않아,독자는부디제가읽는글처럼11
[2]독자여,이작품의어귀에서내가무슨영감을12
[3]나는말도로르가어린시절얼마나착했던가를13
[4]사람들의박수갈채를끌어내고싶어서,상상력이14
[5]나는살아오는동안내내단하나의예외도없이,15
[6]보름동안손톱을길러야한다.오!윗입술17
[7]나는가족들속에무질서를씨뿌리기위해20
[8]달빛아래서,바닷가에서,벌판의외진곳에서,22
[9]나는이제너희들이듣게될,진지하고도냉정한26
[10]나는내마지막순간에(나는내죽음의침상에서34
[11]한가족이탁자위에놓여있는램프를둘러싼다.37
[12]울줄모르는그사내는(그는항상44
[13]거머리의형이숲속에서느린걸음으로51
[14]때로는현상의외관을믿는것이논리적이라면,55
두번째노래
[1]말도로르의저첫번째노래는어디를지나갔는가?59
[2]나는두번째노래를지을깃털펜을쥐고61
[3]로엔그린과내가거리에서서로쳐다보지도않고,64
[4]자정이다.바스티유에서마들렌으로가는67
[5]나는늘하던산보를하며,날마다좁은길70
[6]튀일리공원의벤치에앉아있는이어린애,73
[7]저기,꽃으로둘러싸인작은숲속,양성동체인간이77
[8]한여자가소프라노의목소리로울림좋고81
[9]인간들이제비용으로먹여살리는곤충이86
[10]오,엄정한수학이여,꿀보다도더감미로운92
[11]“오,은빛화구火口를가진등불아,96
[12]내가어린시절에잠에서깨어나면서102
[13]나는나를닮았을영혼을찾고있었는데,106
[14]센강이인간의육체하나를끌고간다.114
[15]살다보면,머리털에이가들끓는인간이116
[16]나의영감에단단히제동을걸고,122
세번째노래
[1]두번째노래를쓰는동안내깃털펜이127
[2]여기미친여자가춤추고지나가면서,133
[3]트랑달은자기마음대로없어지는사내의손을,139
[4]봄날이었다.새들은지저귀며저들의찬가를142
[5]악덕의기장旗章인붉은등이가로막대끝에145
네번째노래
[1]네번째노래를시작하려는자는한인간이거나161
[2]바오바브나무로오인하는것이어렵지도않고163
[3]교수대하나가땅위에솟아있고,169
[4]나는더럽다.이들이나를물어뜯는다.175
[5]내방의벽에도대체어떤망령이178
[6]나는절벽위에서잠을자고있었다.하루종일183
[7]자연법칙의잠재적이거나가시적인기능에서186
[8]밤마다,내날개폭을고통스러운기억속에194
다섯번째노래
[1]내산문이즐거움을안겨주는행운을201
[2]나는내앞의작은언덕위에물체가하나205
[3]인간능력의단속적소멸:당신의사고가211
[4].아니도대체누가!……아니도대체누가215
[5]오,이해할수없는남색자들아,너희들의219
[6]조용히!그대옆으로장례행렬이지나간다.224
[7]“밤마다,잠이가장높은강도에도달하는229
여섯번째노래
[1]부럽기도한그침착함이얼굴을아름답게241
[2]본문에들어가기에앞서,내옆에열린잉크병244
I246
II250
III254
IV260
V262
VI268
VII272
VIII275
해설동시에또는끝없이다말하기283
현대시의선구자로트레아몽의기념비적산문시집
불문학자황현산의번역과해설로만나는『말도로르의노래』완역판
“로트레아몽은자기시대의‘위대한물렁머리들’을탄핵하고,새로운사상의지도에자리를잡는다.『말도로르의노래』자체는문학에절대적으로새로운어조를가져왔다.”_황현산
한노장의빛나고고된손끝에서아방가르드작가들의상상력에불을지핀세기의시집이한국어판으로새롭게단장되어나왔다.한국번역비평학회를창립한불문학자황현산은오랫동안프랑스상징주의와초현실주의를집중적으로연구하며,그동안현대시의고전이된작품들을수려한번역으로한국독자에게소개해왔다.19세기의주요시인들―보들레르,랭보,말라르메,로트레아몽,아폴리네르등―의기념비적시집들은물론앙드레브르통의『초현실주의선언』까지,그가옮긴책들은불문학자로서평생의연구작업이정련된번역과체화된해설로고스란히옮아간산물임을보여준다.
로트레아몽(Lautr?amont,1846~1870)은보들레르와마찬가지로악을예찬하고오늘날랭보와함께저주받은시인의계보를잇는작가다.일차대전이끝나갈무렵1917년아라공,수포,브르통등초현실주의자들에게재발견되어유명해졌으며,이들의기수브르통은로트레아몽을가리켜‘무결점의선배’로추앙하며그의작품들에서초현실주의미학의모체를끌어냈다.
『말도로르의노래』(1869)는총6편의노래로구성된장편산문시집이다.창조주와인간을향한반영웅말도로르의잔혹한복수와반항이무시무시하고기괴한상상력을통해그려진다.황현산은제대로된번역본을내고자심혈을기울여원문을면밀히대조하고수차례재독을거치며어휘와문장을다듬는과정을거쳤다.
출간배경및작품의신화적영향력
로트레아몽의본명은이지도르뤼시앵뒤카스(IsidoreLucienDucasse,1846~1970).우루과이몬테비데오에서나서파리의한호텔에서스물넷에요절하기까지,생전에낸『말도로르의노래LesChantsdeMaldoror』(1869),미래의책에대한서문격글인『시법Po?sies』(1870),몇몇출판인과작가에게보낸서신말고는작가에관한뚜렷한정보가별로남아있지않다.
뒤카스는1868년에「첫번째노래」만먼저이름대신★★★로표시해발표했다.1869년『말도로르의노래』첫번째와두번째노래간행을벨기에인쇄업자에게맡기지만,이책이뿜어내는‘독기’를의식하고검열을두려워한탓인지출판업자는정작제본도배본도안하다,몇개월뒤‘로트레아몽백작’이라는이름으로서명된전문인쇄본을같은해에세상에내보낸다.
사실로트레아몽이란이름은뒤카스가당시영향받았던로망누아르소설가중외젠쉬의소설『라트레아몽Latr?amont』에서빌린것이다.뒤카스가출판사에보내는편지에서“나는악을노래했습니다,미츠키에비츠,바이런,밀턴,사우디,뮈세,보들레르가그랬듯이”라고고백했듯,로트레아몽이란이름은이제현대시문학사에서파우스트,맨프레드,카인과더불어낭만적반항아의형상을따라창조된또하나의전설적이름이되었다.
『말도로르의노래』를비롯해그의글은오늘날까지여전히문학뿐만아니라,미술,음악,무용,연극,영화,인문학,패션등다방면의수많은문인과예술가를경악과충격에빠뜨리며그들의상상력에불을지폈다.브르통,발레리,엘뤼아르,아라공,그라크,자리,아르토,마테를링크,브레송,바슐라르,블랑쇼,카유아,크리스테바,솔레르스,세제르,라네겜,아감벤등내로라하는명망있는사람들의상상과사유를자극해펜대를들게했다.일례로바슐라르는연구서『로트레아몽』을,블랑쇼는사드후작과비교한『로트레아몽과사드』를펴내기도했고,1962년롤랑프티가안무한<말도로르의노래>발레공연에서이브생로랑이의상을디자인하기도했다.조니홀리데이,세르주갱스부르와제인버킨등여러음악가들도영향받아이시집의구절을가사로썼다.물론그를컴컴한먼지더미에서발굴해본격적으로문학사에이름을올린건초현실주의자들이다.
초현실주의미학의모체가담긴현대시의바이블
누구나한번쯤초현실주의관련해책을펼치다보면,유명한문장하나를만나게된다.“그는아름답다...해부대위에서재봉틀과우산의우연한만남처럼아름답다!”
1920년사진가만레이가『말로도르의노래』에서한소년을묘사한저구절을가져다<이지도르뒤카스의수수께끼>라는작품을만들어찍은사진을1924년『초현실주의혁명』지창간호에브르통의서문과함께실으면서유명세를탄문장이다.그리고단번에이문장은수많은예술가와문인에게데페이즈망이라고하는,초현실주의미학의모토가담긴문장으로곧잘인용되어왔다.일례로김춘수시인은「산문시열전」이란시에서"재봉틀과박쥐우산이해부대가아니라,눈내리는덕운의그우물가에서만났다면?"이라고이구절을변용해시를썼다.
그밖에피카소로부터의뢰받아만든달리의에칭판화42점이삽화로들어간1934년판,마그리트의삽화13점이들어간1945년은,『말도로르의노래』의기념비적판본으로,두미술가에의해구현된로트레아몽의문체와기괴한상상력의세계를가늠해볼수있다.브르통으로하여금스물두살에『시법』을베껴쓰게하고“순수상태의심리적자동운동”인초현실주의의근간이되는글쓰기의상상력을다지게한로트레아몽.
그의이산문시집『말도로르의노래』에서는반영웅말도로르가살인,신성모독,사도마조히즘,부패,패륜을일삼으며혁신적인문체로첫번째노래부터여섯번째노래까지를끌고간다.이책을통한로트레아몽의목적은오직인간을,창조주를,절대진리를공격하는것,이미밝힌바“악의예찬을노래하는것”이다.
책의구성을보면,여섯편의노래들은그노래안에서다시여러개의절또는산문시의형태로나뉘어있다.첫번째부터세번째노래까지는각절마다반복적인테마속에서독립적인서사를보여주지만,네번째와다섯번째노래는중간에서이야기가잘리는가하면의사과학적인여담이나시에대한견해등횡설수설하는대목들이많고,여섯번째노래는앞의다섯노래들과단절을선언하며“삼십쪽짜리짧은소설”이이어질것이라고해놓고는중간중간이야기가다시끊기고여담들이끼어들며사춘기소년을유혹하고뒤쫓는이야기가진행된다.누군가이작품을두고초현실주의픽션으로이야기한바,한마디로줄거리를요약하기는불가능하나반복되는테마는,화자와동일시되는말도로르라는이야기의주인공이신혹은신의사자들과유혈낭자한시합과전투를벌인다는것이다.
무의식에서터져나오는격렬하고환상적인이미지는매우과격하며거칠다.마치초현실주의자들이말하는자동기술법처럼서술된듯전통적인문체미학을완전히거부하며충격과혼란을불러일으킨다.길게자란손톱을아직악을모르는어린아이의가슴에박아넣고상처를핥으며피를빨아마시는가하면,신을강간범이자폭력적인강도로묘사하고,여자의음부를부리로쪼는닭이나온다든가,바다괴물과의짝짓기,양성동체인간과양서인간의등장,소년과의섹스등상상을불허한다.또인간의악을고발하고신의타락에맞서자신에게내린저주보다더큰제의지의힘으로,사슬을끊고뛰쳐나온개처럼자신도무한에의욕구가있음을피력한다.다른사람들의박수갈채를끌어내려고글을쓰는자들을따돌리고“나로서는,잔혹함의더없는열락을그리기위해내천재를봉사케한다!”라고절규하면서.『시법』에서낭만주의명사들에게신랄한직언을던진바,로트레아몽은이독기어린글을읽으며“대담해지고별안간사나워진”독자들을데리고폭풍을피하여방향을잡는두루미와복잡한비행방식으로제갈길을가는찌르레기군단의기수가되어,오늘날“제영감의척도를인간의저울에맡기지않는”시,그시를열어젖히는정신해방의길을보여준다.
이책에등장하는동물과그행위를분석한바슐라르에따르면,185가지동물군의발톱,부리,흡반,턱,이빨등을이용한역동적인공격행위가묘사된다.바슐라르는로트레아몽의동물과니체의동물,로트레아몽의변신과니체의변신을비교하며다음과같이말한다:“로트레아몽에비하면니체는얼마나느리며얼마나조용한가!그가독수리나뱀과함께있더라도그것은얼마나‘가족적’인가!...카프카에게서는생의의지가고갈되기때문에형태의수가빈약해지고,로트레아몽에게서는생의의지가충만되어넘치기때문에형태의수가증가한다.”쑤셔박고물어뜯고찢어발기고으깨고쪼고피와골수를빨고뼈를부수는이행위를노래의율동으로삼아로트레아몽은부르짖는다.“나는가족들속에무질서를씨뿌리기위해매음과협정을맺었다.”인간성을거부하고부정하면서차라리암상어와수호랑이사이의자식으로태어났으면좋으리라고말하는주인공,그는잔혹성과천재성을결합시켜“폭풍처럼자유로운자”가되었다.
[책속으로추가]
그래,좋다!인간에맞선내전쟁은영원할것이니,각기상대방에게서자신의타락을인지하기때문이며……양자는철천의원수이기때문이다.내가참담한승리를거두건,굴복하건,싸움은아름다우리라.나홀로인류에맞섰으니.(본문163쪽)
우리시대까지,시는잘못된길을걸었다...아마도내상상력이생각해낸이단순한이상은,그러나,시가지금까지발견해온가장웅대하고가장거룩한모든것을능가하리라...그가노래하는것은오직저자신을위해서지제동류들을위해서가아니다.그는제영감의척도를인간의저울에맡기지않는다.폭풍처럼자유로운자,그는어느날제무시무시한의지의길들일수없는해안에좌초하였더라!그는아무것도두려워하지않는다,저자신이아니라면!그는자신의초자연적인투쟁중에,인간과창조주를우세하게공격할것이니...(본문168~169쪽)
밤안개의베일이이제곧목을매달려는사형수위에까지펼쳐지자마자,오!자신의지성이낯선자의신성모독적인두손에붙잡혀있는것을보리라.가차없는메스가그무성한가시덤불을파헤친다.의식은긴저주의헐떡임을토해낸다.수치로다!우리의문은저하늘나라길강도의맹렬한호기심앞에열려있다.나는이수치스러운형벌을받을이유가없다,너,내인과율의추악한스파이녀석!내가존재한다면,나는타자가아니다.나는내안에이애매한복수성複數性을인정하지않는다.나는내내밀한논리성속에서홀로거주하고싶다.자율성을……아니면나를하마로변하게하라.땅밑으로라도꺼져라,오,이름없는상흔이여,그리고다시는내험악한분노앞에나타나지마라.내주체성과창조주,그건뇌하나에담기에너무많다.(213쪽)
나로서는중학교의가장창백한소년들과공장의허약한아이들에게파렴치하게도늘변덕스러운사랑을느껴왔다!내말은어떤꿈의어렴풋한기억이아닌바,만일내고뇌에찬주장의진실성을확증할수있을사건들을너희들의눈앞에내보여야할의무가내게부과된다면,내게는몰아내야할추억들이너무나많으리라.(222쪽)
나는이별에있는어느것도가소롭지않다는것을방금입증했다.웃기는,그러나아름다운별...시는오리의얼굴을지닌인간의미소,어리석게도빈정대며짓는미소가없는곳이면어디에서나발견된다는것을알아야한다.(246쪽)
그는아름답다,맹금들의발톱이지닌수축성처럼,혹은더나아가서,후두부의연한부분에난상처속근육운동의불확실함처럼,혹은차라리,저영원한쥐덫,동물이잡힐때마다언제나다시놓여지고,그것하나만으로설치류들을수없이잡을수있으며,지푸라기밑에숨겨놓아도제기능을다하는저쥐덫처럼,그리고특히,해부대위에서의재봉틀과우산의우연한만남처럼아름답다!(248쪽)
그들은서로본적이없었지만,서로알아보았더라!정말이지,나이로갈라져있는이두존재가감정의위대함으로자기들의두혼을접근시키는모습은감동스러웠다.(2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