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아버지 프로이트 (황금박쥐 | 요괴인간)

괴물 아버지 프로이트 (황금박쥐 | 요괴인간)

$21.13
Description
『괴물 아버지 프로이트』는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미술,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대중 문화 텍스트에 내재된 문화적 함의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고대 철학부터 유럽의 중세, 계몽주의와 근대성 등의 역사적 문맥을 배경으로 하여, 인간 스스로의 문화에 대한 인식의 층위들을 고찰하면서 대중 문화에 내재하는 보편적인 정서와 철학적 문제 의식을 환기시킨다.
저자

서현석

저자 서현석은 <황금박쥐>와 <요괴인간>의 초석이 되는 한일 기본 조약이 체결된 1965년에 태어났으며, 현재 영상
과 관련된 연구와 창작을 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비디오아트 전공으로 M.F.A.,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영화 이론을 전공하며 ‘지루함의 충격’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방송 영화 전공 교수이다. 책으로는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2007, 공저) 등이 있으며, “초기 비디오 아트에 나타나는 지루함과 마저히즘에 관해”를 비롯하여 영화와 정신분석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창작 활동으로는 영상 설치 개인전 <실종>(2004), 연극 <FAT SHOW: 영혼의 삼겹살>(2008) 등이 있다.

* <황금박쥐>와 <요괴인간>: 한일 양국이 산업과 문화 분야에서 협력 체제를 갖추자는 취지 아래 1965년 체결된 한일 기본 조약 이후 양국 공동 애니메이션 사업이 시작되었다. 협력 사업의 결과로 <황금박쥐>와 <요괴인간>이 탄생하였다. 1967년 한국에서 <황금박쥐>, 일본에서는 <오오공바토黃金バ-ト>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정체모를 섬에 난파되어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메리가 악당을 만나 위기에 부딪힐 때마다 황금박쥐가 나타나 메리를 구해 준다는 내용의 이 애니메이션은 1년 분량인 52회까지 이어지는 동안, 한국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황금박쥐>에 이어 1968∼1969년 방영된 두 번째 영웅 이야기 <요괴인간>. 일본에서는 <요괴인간 베무妖怪人間ベム>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어둠속 한 개의 세포분열에서 세 마리의 생물이 언제 일어난 일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인간도 동물도 아닌 추한 외모에 정의로운 마음을 갖고 태어난 벰, 베라, 베로. 인간이 되고 싶다는 갈망으로 인간을 습격하는 요괴에 맞서 싸우며 인간을 보호하지만, 그들의 추한 외모 때문에 인간에게 외면당한다.

목차

머리말

황금박쥐

Ⅰ미천한영웅
Ⅱ 미지근한 성함
Ⅲ 미끈한 상흔
Ⅳ 미끌미끌한 아버지의 성함
Ⅴ 미천한 아버지의 유산

참고 문헌

출판사 서평

왜 영웅은 늘 괴상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슈퍼맨의 망토, 원더우먼의 왕관과 지팡이, 스파이더맨의 얼굴까지 덮어쓰는 쫄쫄이 타이즈 등. 영웅을 특징짓는 아이콘들이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나거나 사라지고 날아오르거나 인간들을 당황시키면서도 결국 인류의 평화를 위해 헌신한다. 영웅이자 괴물이기도 한 이들 한편에는 과거 한국 어린이 시청자들이 만난 <황금박쥐>와 <요괴인간>도 자리한다. 이 ‘빛나는 해골’과 ‘숨어사는 요물’은 어린이를 위한 방송물이면서도 거칠고도 낯설고 그로테스크하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이었는가?

“너의 정체를 밝혀라”
영화, 연극, 설치 미술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온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서현석 교수가 이 모호하고 기괴한 <황금박쥐>와 <요괴인간>을 소재로 독특한 시각이 담긴 ≪괴물?아버지?프로이트: 황금박쥐|요괴인간≫을 펴냈다.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꼽히는 <황금박쥐>가 방영된 해는 1967년이었다. 매주 1회씩 52회 1년간 방영된 이 애니메이션은 단 한 차례 방영으로 끝났지만, 그 이후에 쏟아져 나온 일본과 한국의 애니메이션사에 독특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그후에 태어난 이들도 내용은 몰라도 <황금박쥐>라는 제목은 들어본 바 있으며, “어디, 어디, 어디에서 오느냐, 황금박쥐~”로 시작하는 그 주제가만큼은 기억한다. 이 책은 2차 세계 대전의 종전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일 양국의 역사와 문화를 가로지르는 문화 분석을 시도한다. 그것은 엉뚱하게도 1960년대 말 TV로 방영된 <황금박쥐>와 <요괴인간>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특히 프로이트와 라캉 이론에 기반한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한국과 일본의 신화와 아동 문학에서 반복되어 온 모티브들을 반복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서양의 계몽주의 전통으로부터 파생된 철학적 논지와 예술적 주제 의식들을 연장한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특히 문명과 자연, 과학과 신화, 인간과 괴물 등과 같이 20세기 대중 문화의 중요한 화두로 이어져 온 이분법적 논리를 차용하여 분석한다.

“어디, 어디에서 오는가”
이 책은 이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미술,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대중 문화 텍스트에 내재된 문화적 함의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고대 철학부터 유럽의 중세, 계몽주의와 근대성 등의 역사적 문맥을 배경으로 하여, 인간 스스로의 문화에 대한 인식의 층위들을 고찰하면서 대중 문화에 내재하는 보편적인 정서와 철학적 문제 의식을 환기시킨다. 아울러 대중 문화 텍스트에 어떠한 욕망과 불안이 작용하고 있는지 정신분석 이론을 빌어 제시한다. 언캐니함, 페티시즘, 정신분열, 히스테리, 마조히즘 등의 정신 기재를 설명하는 정신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최근의 대중문화물에 이어지는 반복과 변형의 양상들을 추적한다. 이를 위해 초현실주의에서 일본 문화, 한국 영화, 최근의 댄스 그룹에 이르기까지 젠더와 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커다란 문맥으로 비교한다. 저항 문화가 강했던 1960년대의 황금박쥐, 한국의 군사 정권과 일본의 보수적 정치 상황에서 나타난 초대형 로봇, 레이건?부시 이후 시대의 가족관이 반영되는 유연한 육체 등 역사적 흐름을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빨리 사람이 되고 싶다”
또한 이들 대중 문화물에서 괴물과 영웅의 계보를 밝힌다. 특히 할리우드의 슈퍼히어로가 아닌, 괴물의 타자적 정체성을 지닌 영웅의 역사적, 문화적, 기호학적 의미들을 추적하며, 문명이 추방한 괴물이 어떻게 영웅의 모습과 융합되는지, 영웅의 정체성에 관한 일반적 사유가 문화의 어떤 일면을 보여 주는지 등을 고찰한다. ‘환상’이라는 애니메이션(대중 문화)의 기반은 어떤 문화 심리적인 소통을 이루는지를 인문학적으로 살펴본다. 여기서 반복되는 주요 모티브들, 즉 인간의 신체, 괴물(타자), 문명, 정의, 과학 등의 개념들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한편 저자의 의도된 말실수, 이질적 의미의 동음어, 숭배자를 부르는 어색한 극존칭, 텍스트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그림 등은 이러한 분석적 내용에 독특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딱딱한 학술서가 아닌 재미난 에세이처럼 읽히는 이 책은 읽는 이들에게 대중 문화를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을 갖게 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뒤쪽에서도 앞과 같이 시작하여 책의 가운데 지점에서 끝부분이 만나는 형태인데, 각각의 책([황금박쥐], [요괴인간])을 붙여 놓은 것처럼 ‘따로 또 같이’ 독립적인 읽기가 가능해 책읽기에 색다른 재미를 더해 준다.

책속으로
하나의 나
군사 정권 시대의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부터 2002년 거리 응원에 이르기까지 이념과 정서는 달라도 ‘하나 됨’에 대한 찬미와 탐닉은 같은 기호적 기반을 공유한다. 특히 2002년 ‘국가’라는 동질적인 정체성의 기반을 축복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여 모두 같은 색의 티셔츠를 입고 일치된 구호를 외치는 집단 행위는 방송을 통해 그 모습이 영상의 형태로 ‘거울화’되면서 감흥을 배가시켰다. (<요괴인간> 편, p.223)

어둠의 자식들, 어둠의 자식들……
때는 한밤중. 장소는 어둠 속에 묻힌,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실험실. 음음적막 속에서 쥐가 돌아다니다가 부주의하게도 유리 용기들을 떨어트린다. 바닥에서 깨진 유리 파편 사이로 흐물흐물 이상한 덩어리들이 발기하듯 솟아오른다. 그리고 괴물의 형상으로 굳어진다. 모두 세 개체. 부모도, 족보도, 교미도, 성욕도, 그들의 출생 배경에는 없다. [……] 태어나자마자 ‘요괴인간’이라는 흉측한 기표가 족쇄처럼, 저주처럼, 그들을 얽맨다.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간의 영역에서 영원히 소외된 채로 남을, 추방된 이방인들의 서러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요괴인간> 편, p.224)

사랑과 영혼
생명이 없는 것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생명력 넘치는 꿈이다. 신의 권능을 흉내 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신나는 염원이 아닌가. (<요괴인간> 편, p.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