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전쟁

번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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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을 돈으로 움직여온 사람들에 점령되고 왜곡된 말과 마주하다!
지난 20년 간 《반자본 발전 사전》, 《몰입의 즐거움》, 《소유의 종말》 등 수많은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이자 런던대 SOAS(아시아아프리카대학)에서 영한 번역을 가르치고 있는 이희재의 『번역전쟁』. 문턱이 낮은 번역을 지향하며 번역문에서 될수록 외국어의 흔적을 남기기 않는 번역작업을 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한국 사회 전체가 오역하기 쉬운 다원주의, 포퓰리즘, 민영화, 인턴, 음모론, 모병제 등의 키워드를 통해 세상 자체가 제대로 옮겨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번역가로서 말이 제대로 옮겨지는지에 관심을 두었던 저자는 이 세상이 누군가에 의해 번역·해석되고 가공되고 많은 경우 날조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말로 담아내는 그 자체를 또 하나의 ‘번역’으로 보며 이 책을 통해 말과 말이 아닌 말과 앎을 제대로 이어가고자 한다.

다원주의를 바라보는 각 국가들의 시선, 진보와 국우의 진정한 의미, 평생직장과 인턴의 이면, 민영화의 진짜 속내, 한국과 그 주변국가의 미묘한 입장들, 정치인들의 빛과 그림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마약전쟁과 테러전쟁 등 말과 언어를 대상으로 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들을 다양한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자세하게 살펴보며 우리가 이 세상을 돈으로 좌지우지 하는 사람들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독립적인 시야를 견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영국에서 17년째 살고 있는 저자는 말을 대상으로 보이지 않는 전쟁이 국내외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그동안 자주 목격해왔다. ‘서민주의’를 ‘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사유화’를 ‘민영화’로 미화하는 등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들이 오래전에 세상을 돈으로 움직여온 사람들에 의해 번역되고 해석되고 가공되어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면서 말을 바꾸면 현실이 달리 보인다는 깨달음을 전하고자 한다.
저자

이희재

저자이희재는1961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대심리학과를졸업하고성균관대독문학과대학원에서공부했다.현재런던대SOAS(아시아아프리카대학)에서영한번역을가르치고있다.지은책으로는『번역의탄생』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反자본발전사전』『혁명극장』『새벽에서황혼까지』『산티아고가는길』『진보의착각』『리오리엔트』『세상에서가장재미있는세계사』『예고된붕괴』『번역사산책』『몰입의즐거움』『소유의종말』등이있다.

목차

서문

1부우리가빠져있는오역의덫
다원주의|포퓰리즘|진보|극우|선군정치
음모론|역사|균형|평생직장|중앙은행
고환율|민영화|인턴

2부말을점령한돈과싸운다
대한민국|북한|중국|아사드|힐러리|카다피
만델라|미스마플|하토야마|무가베

3부말과앎사이의무한한가짜회로를벗어나다
중립|마약전쟁|테러전쟁|정보부|모병제|핵우산
유럽연합|프랑스혁명|소수민|비정부기구|독립국|홀로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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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세계의다종다양한사건과현상들을우리는제대로들여다보고있는가
때로는이세상의모습이누군가에의해번역되고해석되고가공되는것은아닌가

말을상대로한전쟁에서고군분투하는우리들이꼭읽어야할책!


이책을쓴저자이희재는현재런던대SOAS(아시아아프리카대학)에서영한번역을가르치고있으며,지난20여년간『反자본발전사전』『새벽에서황혼까지』『진보의착각』『리오리엔트』『예고된붕괴』『번역사산책』『몰입의즐거움』『소유의종말』등수많은작품을우리말로옮긴번역가이기도하다.

그는번역작업을하면서번역문에서될수록외국어의흔적을남기지않으면서,‘문턱이낮은번역’을지향했다.낯선말은글의문턱을높인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외래어는컴퓨터,치즈처럼대체가능한표현이없을때는생산적이지만,범죄분석가,조리법,표현,운영같은말이있는데프로파일러,레서피,워딩,거버넌스를들이밀면글의진입장벽이왠지더높아지는느낌을받는것은사실이다.

그는처음에는번역가로서말이제대로옮겨지는지에관심을두었다.그러나차차세상자체가제대로옮겨지는지에의문을품으면서이세상이누군가에의해번역·해석되고가공되고많은경우날조될수도있음을깨닫게된과정을하나로연결하는개념도넓은뜻의‘번역’이라이름지었다.

’다원주의,포퓰리즘,민영화,인턴,모병제,핵우산,독립국,홀로코스트…‘등저자가『번역전쟁』에서다룬주제는,바로진보보수할것없이한국사회전체가‘오역’하기쉬운키워드들이다.영국에서17년째살고있는저자는‘말과언어’를대상으로눈에보이지않는전쟁이국내외곳곳에서벌어지는모습을그동안꽤자주목격했다.

다원주의를바라보는각국가의시선들,진보와극우의진정한의미,평생직장과인턴의이면,민영화의진짜속내,한국과그주변국가의미묘한입장들,카다피와만델라등정치인들의빛과그림자,세계곳곳에서벌어지는마약전쟁과테러전쟁등이책은다양한근거와자료를바탕으로그‘보이지않는전쟁’의이야기들을모은것이다.

『번역전쟁』은말과말이아니라말과앎을잘잇고자한다
말과앎사이에는무한한가짜회로가있다는두려움탓이다


예를들어저자가영어populism을‘포퓰리즘’이아니라굳이‘서민주의’로옮기기로마음먹은데에는또다른이유도있었다.프로파일러,레서피,워딩,거버넌스는profiler,recipe,wording,governance와뜻둘레곧외연이거의같다.하지만populism과포퓰리즘은그렇지않다.

populism은19세기말과20세기초토지소유제한,철도국유화,금융민주화를요구하며미국에서자작농이중심이되어벌인치개혁운동이었다.그들은PopularParty라는정당까지만들었다.원래Populism은대문자P로시작되는고유명사였고PopularParty정당이추구하던이념을가리켰다.

하지만1919년이당이없어진뒤로populism은소문자p로시작되는보통명사로만주로쓰였다.대문자Populism은한정당의강령을가리키는중립적의미로쓰였지만,소문자populism은유권자의인기에영합하는무책임한정책을찍어누르는낙인이되었다.하지만그런소문자populism조차아직도학술서에서는중립적으로쓸때가적지않기에한국어에서부정일변도로쓰이는포퓰리즘만으로는populism의뜻을온전히담아내지못한다고판단했다.

영한사전에는‘대중영합주의,인민주의’같은풀이도있지만대중영합주의는populism의어두운절반만그린다는점에서,인민주의는정작미국의자작농들이거부감을품었던공산주의를연상시킨다는점에서,적절한풀이어가아니라고생각했다.저자는populism의뜻을우리말로제대로담으려면‘서민주의’같은조어도필요하다고판단했다.

또다른사례들로는,소수기득권자가privatization이다수서민을고달프게만드는‘사유화’임에도‘민영화’라고고집하는경우,뒤에서는테러집단을양성하면서앞에서는테러집단과싸운다고우겼으나,waronterror라는단어는‘테러절멸전’이아니라오히려‘테러양산전’인셈인경우가많았다.

‘다원주의,극우,포퓰리즘,민영화…’
우리가무심코쓰는말들은오래전에
세상을돈으로움직여온사람들에게점령되고왜곡되었다.
말을바꾸면현실이달리보인다!


저자는말들을상대로한번역전쟁에35개의중요키워드를제시하였다.

<1부우리가빠져있는오역의덫>편의키워드들
다원주의,포퓰리즘,진보,극우,선군정치,음모론,역사,균형,평생직장,중앙은행,환율,민영화,인턴

<2부말을점령한돈과싸운다>편의키워드들
대한민국,북한,중국,아사드,힐러리,카다피,만델라,미스마플,하토야마,무가베

<3부말과앎사이의무한한가짜회로를벗어나다>편의키워드들
중립,마약전쟁,테러전쟁,정보부,모병제,핵우산,유럽연합,프랑스혁명,소수민,비정부기구,독립국,홀로코스트

‘서민주의’를‘포퓰리즘’으로매도하고‘사유화’를‘민영화’로미화하는세력을저자는oligarch라고불렀다.권력을휘두르는소수집단을뜻하는oligarch를영한사전에서는‘과두(寡頭)’로풀이하지만현실자본주의사회에서권력은금력에서나온다는점에서저자는현실에밀착된금벌(金閥)이라는단어를썼다.

서민주의를짓밟은것은미국금벌이지만서양근대사에서금벌의원조는저자자신이오랜세월살아온영국을꼽는다.거의모든전쟁에서이긴영국의비결이바로군자금을꽤안정되게조달한것인데,예나지금이나전쟁의승패를가르는결정적요인은돈이었기때문이다.

금벌은오랜시간자신의모습을잘드러내지않으면서어떻게처신했을까.1990년대초반공산주의가무너진뒤영미언론에서oligarch라는말은러시아를상대로할경우에특히많이쓰였다.공산주의붕괴이후러시아가국가재산을가로채벼락부자가된금벌의천국이된것은사실이다.그런나라의중심을다시세운지도자가바로푸틴이다.흥미로운사실하나는러시아금벌과손잡고러시아국부를헐값에사들여재미를본주역이바로영국과미국이라는것이다.

러시아국민이선거때마다푸틴을압도적으로지지하는까닭은푸틴의독재가무서워서가아니라푸틴이사익에짓밟힌러시아의국익을되살린지도자라는것을알기때문이다.그런데푸틴의러시아는영국과미국의언론을주무르는영미의금벌에게서양다원주의를위협하는위험한독재자로그려진다.세상을주무르는진짜금벌은영국과미국에있는데러시아에만있는것처럼포장된다.

영어를한국어로옮기는것처럼한언어에서다른언어로옮기는것만번역이아니다.우리가살아가는세상을영어든한국어든말로담아내는것자체가또하나의‘번역’이라고부를수있다.populism을포퓰리즘으로충실히따르는것을한번쯤은의심해보고,oligarch를‘올리가르히’라고러시아발음으로적을때왜그렇게부르는지에대해물음을가져본다면,우리가이세상을돈으로좌지우지하는사람들의프레임에갇히지않고,독립적인시야를견지하면서살아갈수있는힘을기를수있을것이다.

[책속으로추가]
내가너의비밀을안다는사실자체를비밀로두어야한다는것,이것은사실정상적인나라의안보를맡은정보기관의가장중요한행동수칙인지도모릅니다.영국인은2차대전당시군사력의절대적열세를극복하고독일의침략을막아낸영국본토항공전을자랑스럽게내세우지만영국이대독항전에서이긴결정적이유는영국이개전초반부터‘에니그마’라는독일의암호체계를해독하는데성공했다는데있었습니다.영국은독일의작전계획을훤히꿰뚫고있었던거지요.영국은독일의암호체계를자국이해독했다는사실을독일이눈치채지못하도록어떤경우에는알면서도속아넘어가는척해주었습니다.그래서독일은자국의암호체계가적국에게해독당했다는사실을2차대전이끝날때까지도까맣게몰랐답니다.에니그마암호기는2차대전이끝난다음에도70년대까지제3세계에수출되었지요.영국정보기관이해당국가들의일급국가기밀을훤히들여다볼수있었음은물론입니다.자국의일급비밀을내가알고있다는사실을일급기밀로유지해야할이유는이래서입니다.
-376-377쪽,<정보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