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엿보다 (정재곤의 정신분석학 에세이)

나를 엿보다 (정재곤의 정신분석학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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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얼마 전 카페에서 엿듣게 된 한 젊은 여성의 말이다. 그녀는 또래의 다른 젊은 여성친구들 앞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내가 돈 때문에 그 남자와 결혼한다고? 천만에, 그 남자가 얼마나 진국인데……” 아마도 문제의 여성은 결혼하기로 작정한 남성을 돈 때문이 아니라 그 남성의 뛰어난 품성이나 인품 때문에 선택했음을 말하고 싶어 한 듯하다. 하지만 단련된 귀를 가진 필자에게는 그녀가 돈 때문에 그 남성을 선택했다는 말로 들린다. 그녀가 자아의 방어기제 중 하나로 꼽히는 ‘부인(否認, negation)’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는 돈 때문에 결혼하고 싶어 하지만, 의식적으로는 이런 생각을 도저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까닭에(“천만에”) 이와 같은 절충의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즉 이 여성은 이 말을 하는 순간 ‘자아’가 둘로 쪼개져 서로 갈등을 벌이는 중이다. 속된 표현으로 “내 마음, 나도 몰라”의 상황인 것이다.

사르트르라면 ‘자기기만’이라 불렀을 이 같은 상황은 무의식의 차원에서는 기만으로 포장되기에 앞서 뿌리 깊은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정신세계가 빙산이라면 의식은 그저 겉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이고 그 밑에 숨은 무의식이야말로 빙산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의 진정한 ‘자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자아의 방어기제가 어디 부인뿐일까? 억압과 억제, 검열, 자기 합리화, 동일화, 투사, 승화, 전위……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의 참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차고 넘치지 않은가? - 본문 중에서
저자

정재곤

대학에서프랑스문학을공부한후프랑스파리8대학에서마르셀프루스트의소설에대한정신분석비평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귀국후강단에서프랑스문학과프랑스어를강의했고,출판과번역에몰두하여몇편의학술논문을발표했으며『가난한사람들을위한은행가』,『정신과의사의콩트』,『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만화본,전6권)등30여권의역서를펴냈다.오랫동안신비로남아있던프루스트소설의수사학적면모를파헤치는논문인「프루스트에게서의알려지지않은문채(文彩)」를프랑스유수의문학전문지《문학(Litt?rature)》에게재했다.그후50세가넘은나이에재차프랑스로유학을떠나로렌대학에서심리학석사학위를받았고,프랑스정부공인심리전문가자격증(다문화심리학)을획득했다.두번째유학후한국으로돌아와서는탈북민심리치료활동에집중했고,독일라이프치히국제도서전을조직하는일을했다.현재는우리의삶을바로곁에서포착하여심리학,정신분석학적으로풀어내는집필활동에매진하며,언젠가저자의이름이붙은심리검사를만들어내길꿈꾸고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부.가족의이름으로
-엄마배속
-집안의내력
-나도아이를낳고싶다
-사춘기
-아이의도벽
-팥쥐엄마
-기러기아빠
-가족이란이름으로행해지는폭력
-대물림
-불편한진실

2부.삶의현장
-전조
-내머리는셌는가?
-욕
-직업병
-인간의이중성
-정신적교류
-모순어법
-가짜웃음
-번아웃
-연속극보는남자

3부.다문화심리학
-누가이사람을모르시나요?
-차이1
-차이2
-문화적차이
-다문화경영
-처녀시절장례식
-외국어유감
-레의복합도형

4부.이론과실제
-은유
-매슬로의피라미드
-경고문
-페티시즘
-연상의여인
-바바리맨
-자기애적성격장애
-경로의존
-가족소설

5부.세상의변경에서나를마주치다
-더블바인드
-단추검사
-구강기
-항문기적성격
-동성애
-꿈이야기
-이름을찾아서

출판사 서평

문학박사,사회심리학자정재곤의첫산문집!
심리학과정신분석학의관점에서새롭고흥미롭게풀어낸
나와너,우리,사회와문화이야기

“참으로새로운것을찾아나서는여행이란새로운풍경이아니라,
새로운눈을찾기위한여행이다.”-마르셀프루스트

한국과프랑스를오가며문학과정신분석,심리치료전문가로활동해온정재곤의첫책『나를엿보다』가출간됐다.책은지난20여년간저자가일상과사회,문화와문화차이,가족과자녀교육,나와타자사이에서고민하고사유해온것들에대한이야기를담고있다.저자가이제까지겪었고또많은사람들이겪었을다양한삶의경험들을심리학과정신분석학의관점에서새롭고흥미롭게풀어내는것은물론,지금까지잘알려지지않은심리치료의다양한국면들을만나볼수있다.

“우리모두는행복해지길원한다.하지만행복은거저얻어지지않는다.나는짧은순간이나마매일한차례라도자기자신을돌아보고,우리주변을살필때행복에한걸음더가까이다가갈수있다고믿는다.그러려면우리자신과우리주변을보다잘살필수있게해주는돋보기가필요하고졸보기도필요하다.바로심리학이유행현상으로그치지않고우리의생활속에자리를차지해야하는이유이다.이책에나의작지만큰소망을펼쳐놓고자한다.심리학과정신분석학을중심으로,내가경험하고생각했던개인과타자,사회와문화에관한이야기들이다.독자들의가슴속연못에조그만조약돌을던져본다.”-저자의말중에서

나자신을바로보기위해,우리사회를바로보기위해,
짧은순간이나마매일한차례라도,
타자의눈,바깥의시선으로,나를엿볼수있기를!

저자정재곤은서울대학교에서프랑스현대문학을공부한후프랑스파리8대학에서마르셀프루스트의소설에대한정신분석비평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문학만큼이나정신분석학에깊이빠져들었던그는2010년53세의나이에심리학과정신분석학을좀더깊이공부하고자재차프랑스로유학을떠나로렌대학에서심리학석사학위를받았고,프랑스정부공인심리전문가자격증(다문화심리학)을획득했다.

“나를엿보다”란책의제목에대해저자는“내가쓰는모든글은주제야어떻든간에본질적으로나자신에관한이야기일수밖에없으며,내주변의여러사례들을언급하고는있지만실은나자신의정신세계를(엿)보는셈”이라고말한다.또한저자는“‘나’와‘너’의경계가흔히생각하는만큼뚜렷하지않다는점또한정신분석학이우리에게주는또다른커다란교훈중하나”라고말한다.“굳이전문용어를빌어표현하자면,‘나’와‘너’사이의경계가허물어지는‘전이(transfert)’현상이야말로‘공감’의진정성을담보하는가장확실한기준인셈이다.”이에이책에수록된40여편의산문들이저자자신의이야기임에는틀림없지만,이글들이독자여러분에게도스며들고반향을일으키며,무엇보다독자자신의이야기들로읽히길희망하고있다.

정재곤의『나를엿보다』는총44편의정신분석학에세이로구성되어있다.〈가족의이름으로〉,〈삶의현장〉,〈다문화심리학〉,〈이론과실제〉,〈세상의변경에서나를마주치다〉의다섯가지큰부로나뉜본문은진중하면서도유머러스하다.저자특유의블랙유머를찾아보는재미도쏠쏠할것이다.저자는이책에서개인과사회의정신문제에대해멋들어진결론이나해결책을제시하지않는다.무엇보다책속의이야기들이독자들에게또다른사색의계기가되길바라는까닭이다.저자가한가정의남편이자아버지로서살아가는이야기를비롯하여한국사회와이시대의젊은부모들에게건네는이야기,한국과프랑스의변방인으로살아가는동안겪었던웃지못할해프닝,사회문화적차이에서오는갈등과고통뿐아니라다양한심리적이유로어려움을겪고있는이들에게건네는이야기,다양한심리검사의장단점등등,본문에는우리각자가직면한문제가무엇인지,또어떻게해결의방향으로나아갈수있는지그단초를제공하는글들이오롯이담겨있다.

“농담이라면,우리는모든것을털어놓는다.
심지어진실까지도.”-지그문트프로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