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식당 : 마음이 담긴 레스토랑과 소박한 음식의 이야기들

낭만식당 : 마음이 담긴 레스토랑과 소박한 음식의 이야기들

$20.00
Description
레스토랑은 하나의 멋진 무대다!

잔잔한 감동으로 미식의 세계로 안내하는
독특하고 과장되지 않은 스무 곳의 미식 공간
그리고 스무 가지 보편적인 음식들의 스토리
유명 배우나 훌륭한 대본이 반드시 공연의 성공 조건이 아닌 것처럼, 맛있는 음식과 스타 셰프가 있다고 사람들이 선뜻 그 식당으로 향하지는 않는다. 맛은 물론 그곳만의 분위기, 셰프와 직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서비스가 더해져야 비로소 ‘마음이 담긴 레스토랑’이 된다. 즉 요리의 기쁨과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담는 그릇, 식사를 즐기는 공간에서의 예술적 체험이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을 미식의 세계로 이끌어 줄 초대장이다. 한때 레스토랑을 창업해 손수 운영했고, 지금은 뉴욕 패션공과대학교(FIT) 인테리어 디자인 교수로 재직 중인 미식가 박진배가 30여 년간 기록해 온 미식 일지다. 그는 전작 『공간미식가』, 『공간력 수업』에서는 디자이너로서 세계를 탐구했지만, 이번에는 미식가이자 손님의 위치에서 오감으로 미식 공간에 다가서며 깊고 그윽한 문화적·역사적 향취에 접근한다.

저자는 뉴욕 맨해튼과 미국의 한적한 시골, 프랑스의 부르고뉴와 미식 도시 리옹, 맛객들의 성지인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포도밭과 소고기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멘도자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얻은 경험을 ‘미식가의 여정’ 챕터에 풀어놓는다. 장작불만으로 구이 요리를 미식의 경지에 끌어올린 빅토르 아르긴소스 셰프, 맨해튼의 주방에서 여전히 요리를 내어 주는 캘리포니아 롤의 창시자인 히데카즈 도조 셰프, 암스테르담의 성소수자 커플인 아르노와 알리, 부르고뉴의 전통 요리를 내놓는 도미니르 루아조와의 일화를 통해 진정한 요리란 무엇이며, 레스토랑에 담겨야 할 가치, 셰프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저자의 해박하고 풍성한 미식 경험은 때론 혜안으로, 때론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무한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글로벌 외식산업의 현주소를 짚어주며 미래지향적인 시각도 제시한다.
변변한 식재료가 없던 탓에 맛깔스러운 음식은 항상 뒷전이던 영국이 현재는 외식산업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맛, 사람, 문화’를 다룬 두 번째 챕터는 소박한 음식들의 재밌고 유쾌한, 그러면서도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칠레의 대표 시인 네루다가 즐겨 먹었던 전복 요리 ‘칼디오 데 콘그리오’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서민 샌드위치 ‘람프레도토’, 뉴욕 할렘가에서 시작된 ‘치킨 와플’ 등 삶의 애환과 고뇌가 담긴 ‘소울 푸드’의 역사적 배경도 담겨 있다.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음식이야말로 그 지역, 그 나라의 역사적이고 문화·예술적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벨기에에서 시작된 감자튀김이 어째서 ‘폼 프리트’가 아닌 ‘프렌치 프라이’로 불리는 것인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빵들은 왜 소금기 없는 퍽퍽한 맛인가 등 시시콜콜하고 다채로운 음식의 뒷이야기는 ‘음식 문화사’에 대한 흥미를 한껏 높여준다.

‘럭셔리 호텔’의 대명사인 ‘런던 리츠’, 미식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곳은 현대 외식 문화의 기틀이 된 아이디어와 영감이 탄생한 곳이다. 창업자 세자르는 백 년 전, 지금은 당연하지만 당대 누구도 상상 못할 객실 내 개별 화장실 설치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의 도전 정신과 손님을 헤아리는 마음이 담긴 공간을 이어가고자 하는 노력은 현재에도 귀감이 될 만하다. 저자에 따르면 세자르가 리츠에 담은 건 고객 만족을 위한 열정과 진심이다.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멋진 무대’를 위해 맛과 서비스,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바로 마음이 담긴 미식 공간의 비결이다.

“레스토랑은 ‘인생의 스타일(Style in Life)’ 그 자체다. 음식에 대한 가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이다.”

저자

박진배

저자:박진배
뉴욕FIT교수,마이애미대학교의명예석좌교수로재직중이다.『공간미식가』『공간력수업』『천번의아침식사』등열한권의책을썼고,『미래디자인선언』『사랑을찾아서』를번역했다.십수년전부터일간지에디자인과음식,문화전반에관한칼럼을연재하고있다.
인테리어디자이너로서울의‘르클럽드뱅(LeClubdeVin)’,‘민가다헌(閔家茶軒)’,‘베라짜노(Verrazzano)’뉴욕의‘사일로카페(SiloCafe)’등을디자인했다.레스토랑과외식컨설턴트로다수의프로젝트를자문했고,뉴욕의‘프레임(FRAMEgourmeteatery)’과한식당‘곳간(Goggan)’을창업,운영했다.아르헨티나멘도자(Mendoza)소재포도밭에서매년와인을만든다.
여행은사람들이잘가지않는작은시골마을을선호한다.이탈리아의움브리아지방,프랑스의예쁜시골마을,스코틀랜드의양조장과바람이좋은영국의해안마을을정기적으로찾는다.일년에한번씩오하이오주를방문,앤티크쇼핑과시골길드라이브,켄터키경마를즐긴다.호텔을옮겨다니며잠을자는것,레스토랑에서맛있는음식을먹는것,다양한시장을구경하는것을좋아한다.호텔문고리에거는‘DoNotDisturb’사인과레스토랑의메뉴를모은다.

목차


독자들에게:당신의라스트신은무엇인가6
들어가며:레스토랑은멋진무대다9

Chapter1
Plat
미식가의여정

01나비처럼날아간부르고뉴의셰프18
02런던리츠,럭셔리는진정한환대로부터30
03음식으로도기억된세기의디바38
04영혼이깃든그릴44
05일곱생선만찬52
06뉴욕의청혼레스토랑58
07밴쿠버에서시작된캘리포니아롤64
08카사블랑카의추억70
09스테이크하우스의백스테이지78
10생텍쥐페리의뉴욕84
11아르헨티나의풍미아사도90
12맨해튼의최고령미슐랭셰프98
13암스테르담의다락방에서맛보는팬케이크106
14뉴욕에서만난에도시대의맛112
15천번의아침식사와미국의다이너118
16속도가생명인맨해튼의델리128
17샤퀴테리와사찰음식134
18뉴욕차이나타운의백년식당140
19신촌의두노포146
20카라일호텔에서의매직150

Chapter2
Gourmandises
맛,사람,문화

01잉글리시브랙퍼스트162
02프라이드그린토마토172
03할렘의소울푸드178
04토스카나의빵들이퍽퍽한이유184
05피자전쟁188
06햄버거의탄생지196
07스팸박물관202
08칠레의해산물요리208
09음식과패션212
10핫도그와루즈벨트218
11폼프리트와프렌치프라이226
12뉴욕베이글230
13이탈리아의서민샌드위치236
14미식의재즈,바비큐242
15켄터키프라이드치킨페스티벌248
16하인즈케첩254
17중국집원형테이블의의미260
18계곡의창조물,위스키264
19미국중서부에서만맛볼수있는그칠리270
20맛의비밀은공기276

마치며:소중한것은환대하는마음280

출판사 서평

레스토랑에서음식을즐기며누리는공간경험은
결코잊을수없는기억을선사한다

영국은궂은날씨와척박한토양에서나오는탓에음식이맛없기로유명하다.하지만이런조건속에서도일찌감치테이블매너를갖추며레스토랑에서의고객경험을최고수준으로끌어올렸다.오늘날외식산업의수도중하나가런던인것은그이면에깔린빈틈없는서비스덕분이다.

세계레스토랑산업의선두를달리는프랑스와일본이이탈리아와중국을제치고외식의최고봉을정복할수있었던이유역시음식의맛뿐만은아니다.홀의접객도주방의요리와마찬가지로기술이라고인식하는프렌치레스토랑들의경우,손님들이좋은시간을보내는지,필요한것이없는지웨이터가매순간살피고챙긴다.

유서깊은레스토랑들에서는아직도웨이터들이자신이담당하는테이블을자식,손자에게대대로물려주는전통이있다.자신이근무하는레스토랑과접객하는테이블에대한긍지,수십년넘게쌓인고객과의관계가만들어낸부러운현상이다.

자부심,독창성,그리고장인정신이합쳐진개념으로일본인들이즐겨쓰는‘고다와리(こだわり)’라는단어가있다.일본의외식산업종사자들이마음깊은곳에늘새기고있는정신이다.
그와동시에중요시하는정신이‘기쿠바리(きぐばり)’다.손님에대한섬세하고지극한배려를뜻하는단어다.이두단어가오늘날일본의음식을유네스코문화유산에등재시키고,그산업을세계적수준으로끌어올린바탕이다.

이제는레스토랑들이음식의맛에집중하는것만큼서비스에대한노력도생각해야할때다.이는단지고급레스토랑에만해당하지않는다.모두그렇게하기는어렵더라도,최소한환대의마음을품고손님을대하는것은누구든할수있다.비싼임대료나인건비부담은우리나라만의문제가아니다.그비용은미식문화선진국들에서훨씬높다.직원중한사람만또는주인만이라도테이블을지켜보면서손님이필요한서비스를바로제공해야한다.그리고손님도인건비가추가되는만큼상승하는음식값을더지불할마음을가져야한다.더맛있는음식에는좀더비싼값을내듯,더좋은서비스에는조금더비용을지불할수있는사고도중요하다.향상된서비스는맛있는요리못지않은큰부가가치가된다는믿음을가지자.-‘소중한것은환대하는마음’에서

책속에서

“많은영화감독은라스트신을생각하면서영화를만든다.서로의라스트신이같지않으면우리는이프로젝트를끝까지함께할수없을것이다.”-6쪽(‘당신의라스트신은무엇인가’)

요리사지망생들은‘훌륭한세프’가아니라‘유명한셰프’가되고싶어한다.음식을먹고지인들과어울리는행복한경험을제공하는레스토랑이지나친상업주의경쟁에휘말리는일은비극이다.-24쪽(‘나비처럼날아간부르고뉴의셰프’)

창립자인세자르리츠(CesarRitz)는귓가에클래식음악이맴돌고,다리미질한테이블보위에반짝이는접시와은장식으로꾸며진테이블세팅,그리고화려한샹들리에가시선에담길때고객은집중력을잃어버리고비용에연연하지않는다고믿었다.-33쪽(‘런던리츠,럭셔리는진정한환대로부터’)

수십년의세월과수많은시행착오그리고끈질긴노력이필요함에도,그저불위에올려높고굽는것만같으니만만하게생각하는탓이다.‘불에굽는다’라는일차원적조리과정은단순해보인다.하지만가공되지않은순수함은화려한겉치레보다훨씬이루기힘든경지다.-50쪽(‘영혼이깃든그릴’)

이처럼어떤장소가영화속에등장하면서지역의명물이되고,끊임없이방문객을초청하는경우가적지않다.보통은평범했던배경이영화의스토리를입게되면서새로운공간으로다시탄생되고,또그곳을찾아가는방문객들에의해서명소가된다.-74쪽(‘카사블랑카의추억’)

소고기의나라답게아사도르가양지,토시,갈비,곱창등을골고루펼친다.그리고오랜시간천천히익힌다.강한불에빠르게굽는우리의직화구이와는다른방식이다.아사도르는이모든과정을혼자한다.다른사람들은참견하거나거들지않는것이예의다.-94쪽(‘아르헨티나의풍미아사도’)

프랑스식카페문화를동경해서도그런것도있지만,프랑스인들에게카페가그렇듯다이너는미국인들의영원한거실이자사랑방,동네밥집이다.-127쪽(‘천번의아침식사와미국의다이너’)

옛공간과시간으로의감정이입,한결같이손님을환대하는주인의마음,그리고세대를어우르는포용때문에손님이기꺼이그곳까지발걸음을내딛는것이다.노포는그정서를잃어버리면모든걸잃어버린다.-148쪽(‘신촌의두노포’)

영국식아침식사는하루의시작을여러명과함께하는사회적인행위지만,타인과굳이이야기를섞을필요가없다.주변에관심을두지않은채혼자서신문을읽어도무례하지않다.그러나서로를존중하는마음가짐은중요하다.-167쪽(‘잉글리시브랙퍼스트’)

파스타의비중이높아탄수화물함량이충분한이탈리아요리에서빵은맛의균형을맞추는보조재일뿐이다.바게트나크루아상처럼식사를대신하는빵으로서그자체의맛과질감이중요한프랑스의빵들과다르다.-186쪽(‘토스카나의빵들이퍽퍽한이유’)

영국은스팸을‘승전음식’으로기억하고있어지금도펍에서안주로판매한다.미군이주둔했던일본,필리핀,그리고스팸을넣은김밥‘무스비(Musubi)’를탄생시킨하와이에서도보편화되었다.우리나라도그중하나다.-205쪽(‘스팸박물관’)

마치복요리집에소동파(蘇東坡)시인의명문인“죽음과바꿀만한맛(其味日直郡一死).”을써놓은것처럼.‘바닷속에서살롱을본다’라는시인들의묘사는대상이된음식을더욱특별하게만든다.-210쪽(‘칠레의해산물요리’)

전뉴욕시장이었던드블라지오(BilldeBlasio)가베이글을토스트해서먹고트위터에인증했다가“역시보스턴출신이어서제대로먹을줄모른다.”라는비판을듣고게시글을지운적이있다.뉴요커들은베이글을토스트해서먹지않는다.오늘새벽오븐에서구워나오니다시굽거나데울이유가없다는것이다.-234쪽(‘뉴욕베이글’)

재미있는사실은이회전테이블이‘관시(關係)’와관련이깊다는점이다.관시는개인적차원을넘어서는,사회적연계를나타내는중국의가치관이자문화다.-262쪽(‘중국집원형테이블의의미’)

값비싼식재료를쓴다고음식수준이높아지는건아니다.공기를활용해보자.비결은겹겹이쌓인내용물이아니라그사이를채운공기다.특별한레시피는아주가까운곳에있다.-278쪽(‘맛의비밀은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