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타치오의 표정

피스타치오의 표정

$9.00
Description
박홍점의 시는 식물성의 성질을 갖고 있다. 식물은 다리로 이동할 수 없고 이빨과 혀로 먹거나 소리를 낼 수 없으므로 고요하고 느리고 수동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시의 식물성에는 거칠고 공격적인 동물성이 활동하고 있다. 꽃을 피우지 않으면 뿌리를 찢어 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여자의 말을 받아 내부에서 꽃으로 바꿔 한 번에 열세 송이씩 뿜어 올리는 ‘카피르릴리’나 말들이 섞여 곤죽이 되어 버리는 시간 속에서 귀 없이 입만 남은 아가미로 살아가는 ‘퀘렌시아’나 차가운 물질과 붉은 형상이 결합되어 나온, 겉은 뜨겁고 내부는 깊은 ‘뱀딸기’는 그런 식물성 속의 동물성을 보여 준다. 그래서 시의 어조는 조용한 듯 힘이 넘치며 움직임이 없는 듯 활발하다.
저자

박홍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