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신분석 (라캉과 함께 문화코드로 읽는 이미지의 제국)

일본정신분석 (라캉과 함께 문화코드로 읽는 이미지의 제국)

$31.99
Description
일본이라는 정체성의 이면에 자리 잡은 무의식을 파헤치다
“일본이란 무엇인가?” “일본인은 누구인가?” “일본 문화의 특징은 무엇인가?”를 묻는 일본 문화론(혹은 일본인론)은 에도시대의 국학에서 성립된 이래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오고 있다. 일본의 어느 서점에 가든 일본 문화론에 대한 책들이 서가의 한편에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인만큼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천착하는 민족은 없을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일본을 형성하는 정체성의 기반이 다소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일본정신에 내재하는 이러한 자기 분열적 특징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질서에 대한 강박증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폭력적이거나 관대한 성문화가 공존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무의식에 대체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가라는,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음 직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이 책은 일본을 ‘정신분석’하면서 현대 일본인의 ‘정신’세계 심부까지 들여다본다는 대담한 기획을 펼쳐나간다.
이 책이 ‘일본정신분석’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도구로 삼는 것은 라캉의 관점이다. 라캉은 우리의 삶과 세계에 존재하는 균열과 파열의 틈새를 잘 들여다본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주체는 사유하는 의식의 주체가 아니라 욕망하는 무의식의 주체다. 이 책은 이러한 라캉의 개념을 통해 일본 문화에 나타난 일본의 무의식적 주체의 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일본의 무의식을 의식의 표층으로 끌어올리는 정신분석을 수행해나간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일본의 전통 사회와 현대사회 모두를 반영하는 유용한 거울인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주목한다.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치밀하고 조직적인 사회시스템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억압되어 있는 일본인들의 보이지 않는 틈새를 서사적 이미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대체로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한 것들로, 더욱이 일본의 서브컬처 전반에 대해 높은 이해와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일본정신의 핵심을 찌르는 이 책의 깊이와 일본의 정신과 문화를 아우르는 이 책의 폭넓은 시야에 두루 만족할 것이다.
저자

박규태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종교학과에서문학석사학위를,일본도쿄대학대학원종교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양대학교일본언어문화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주요저서로『신도와일본인』(2017),『일본신사(神社)의역사와신앙』(2017),『포스트-옴시대일본사회의향방과‘스피리추얼리티’』(2015),『라프카디오헌의일본론』(2015),『일본정신의풍경』(2009),『상대와절대로서의일본』(2005),『일본의신사』(2005),『애니메이션으로보는일본』(2005),『아마테라스에서모노노케히메까지』(2001)외다수가있으며,주요역서로『일본문화사』(폴발리,2011),『신도,일본태생의종교시스템』(이노우에노부타카,2010),『국화와칼』(루스베네딕트,2008),『신도』(스콧리틀턴,2007),『황금가지1?2』(제임스프레이저,2005),『세계종교사상사3』(미르치아엘리아데,2005),『일본신도사』(무라오카쓰네쓰구,1998),『현대일본종교문화의이해』(시마조노스스무,1997)외다수가있다.

목차

서문:왜일본정신분석인가?

1부라캉과일본문화:예비적고찰
1장라캉적주체
2장일본문화코드와라캉

2부라캉으로읽는소노시온의영화:주체ㆍ사랑ㆍ주이상스
3장주체와아이덴티티:<자살클럽>과<노리코의식탁>
4장사랑과여성적주이상스:<사랑의죄>
5장사랑의응시:<사랑의노출>
6장도착의미학과가면의욕망:<기묘한서커스>

3부라캉으로읽는일본애니메이션:주체ㆍ성장ㆍ욕망
7장성장하지않는주체:세카이계와신카이마코토
8장성장하는주체:미야자키하야오와``살아라!``의정언명령
9장성장을꿈꾸는반(半)주체:안노히데아키의<신세기에반게리온>
10장욕망의주체:인형의꿈과환상,그리고욕망과의화해
11장죽음의주체:타나토스ㆍ불사ㆍ트랜스휴머니즘

4부글쓰기의욕망과일본
12장일본에대한정신분석적글쓰기:피터그리너웨이의<필로우북>

맺음말:일본과대상a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신세기에반게리온>에서<하울의움직이는성>까지,
영화와애니메이션에서드러나는일본의정체성과주체의문제를조명하다
이책이특히집중적으로조명하는것은일본영화와애니메이션속에나타난정체성위기의정신적상황,일본특유의집단주의적주체성혹은부재하는주체의집단주의적문화,‘영원의소년’이나‘구원의소녀’를둘러싼‘주체의성장’이라는주제,성적과잉과관련된욕망의문제등이다.이러한문제들은현대일본사회가실제로겪고있는난제를배경으로한다.전통과현대의불협화음이점점커져가는오늘날,부재하는주체의집단주의가뿌리깊게형성된이러한일본의문화적풍토에서‘개인의확립’,즉주체의형성과성장과관련된문제는매우중요한사회적과제로부각되었다.이책은현대일본사회에숨어있는이러한틈새의조각들을우리앞으로끄집어내어보여주는확대경으로서소노시온의영화(<자살클럽>,<노리코의식탁>등)와신카이마코토(<초속5센티미터>,<너의이름은>등),안노히데아키(<신세기에반게리온>),미야자키하야오(<원령공주>,<이웃집토토로>,<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하울의움직이는성>등)의애니메이션을채택하여우리에게일본적주체가보이는분열적양상을하나하나상세히설명해나간다.
서구에서형성된라캉의사상만으로일본정신을들여다보는데에는한계가있으므로이책은일본의문화코드를도입하고설명함으로써이를보완한다.일본인에게내면화된문화코드를이해하는것은일본의정신을이해하는첫걸음이다.일본은‘야마토다마시이’라는고유한일본정신을형성하기위해끊임없이노력해왔는데,이러한고유한집단적정체성을위해서는집단의논리가개인의주체성에앞설수밖에없었다.수많은일본문화코드에내재하는일본정신의핵심은각자가주어진자리에서자기자신을내세우지않고맡은역할에최선을다하는것(무사(無私)의마코토(誠))으로요약할수있다.일본적집단주의를구성하는무사의마코토라는중심은주체의부재를드러낸다는점에서실체가존재하지않는라캉적주체와연결된다.한국사회에비해훨씬더촘촘하고조밀한일본의사회시스템과일본인의인간관계를이해하는데있어라캉정신분석과일본문화론을조합시킨이책의시도는매우참신하면서도흥미로운관점을제시한다.

일본이라는환상가로지르기
일본에대한정체성을둘러싼균열과진동은궁극적으로일본이라는집단이마치양파와같이알맹이가없다는것을드러낸다.실재하지않는고유성을쌓아올리기위해서천황제와같은상징계적권력을강화시키고집단적정체성을엄격하게강조해온일본사회는‘욕망의끝’이라할수있는주이상스를금지하는‘금지사회’의속성이강했다.하지만이러한금지사회를유지시키기위해서는주체가사적인방식으로주이상스를추구하도록하여불만을완화할필요가있었다.이로인해흔히아는것처럼일본의영화,애니메이션,포르노등에서자극적이고도착적인욕망이강하게발달하게된것이다.이책은이렇듯일견상반돼보이는것이공존하는일본문화에서엿보이는무의식을추적해가면서궁극적으로일본만의고유한문화가존재한다는일본문화론이환상에불과하다는것을밝히는데성공한다.이책은일본문화코드를매개로이러한일본인의정신세계에대한지식과정보를제공하는데그치지않고더나아가고유성에집착하는일본문화의환상의기표들을드러내고벗겨내서일본의욕망을구축하고지탱해온환상을가로지른다.그럼으로써이책은일본인이과연누구이며일본인과한국인이역사적으로어떤밀접한관계에있었는지를올바르게알수있는출발점에한발더다가설수있게해준다.

이책의주요내용
이책은일본문화에대해본격적으로서술하기에앞서‘1부라캉과일본문화’에서무의식,충동,상상계?상징계?실재계,환상,응시,주이상스,대상a등의라캉정신분석의핵심개념에대해먼저살펴본다.그리고마코토,아마에,장의윤리,화의원리,모성원리,세켄,다테사회,기리등자주언급되는일본문화코드에대해기술하면서그것들과라캉의접점을모색한다.‘2부라캉으로읽는소노시온의영화’에서는<자살클럽>,<노리코의식탁>,<사랑의죄>,<사랑의노출>,<기묘한서커스>에대한분석을중심으로현대일본인의아이덴티티와주체의문제,사랑과도착적욕망의문제에관해고찰한다.또한라캉의주요개념을매개로포스트고도성장기일본사회가안고있는특수한정신적위기감이어떻게영화에서표현되는지를확인하고,급진적변형을겪고있는현대일본사회의병리적증상을진단한다.
주체의성장과욕망을키워드로하는‘3부라캉으로읽는일본애니메이션’에서는성장하지않는주체,성장하는주체,성장을꿈꾸는반(半)주체가제시된다.?7장성장하지않는주체?는‘성장하지않는아이’라는‘아톰의명제’를실마리로삼아‘세카이계’라불리는애니메이션작품군의특징을제시하면서,특히신카이마코토의<별의목소리>,<초속5센티미터>,<구름저편,약속의장소>,<너의이름은>등의작품에나타난라캉적주체의문제를주로일본문화론적관점에서천착한다.나아가?8장성장하는주체?는상상계적주체,상징계적주체,실재계적주체개념에입각하여미야자키하야오의<원령공주>,<이웃집토토로>,<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벼랑위의포뇨>,<하울의움직이는성>등을분석하는한편,“살아라!”는명제가유독일본애니메이션에반복적으로등장하는데착안하여그명제를칸트적‘정언명령’으로보면서이를특히<원령공주>와<바람이분다>에적용시켜해석한다.
7-8장과변증법적관계에있는?9장성장을꿈꾸는반(半)주체?는전적으로1990년대후반이래‘에바신드롬’을불러일으킨안노히데아키의문제작<신세기에반게리온>에집중한다.여기서는현대일본사회를이해하는데있어간과할수없는중요성을지닌이작품에대해오이디푸스이야기,아마에이야기,일본적자아의이야기,반(半)주체의종교이야기등의관점에서라캉과함께읽는일본문화론적독법을펼친다.이어지는?10장욕망의주체?에서는가와모토기하치로의인형애니메이션을비롯하여미야자키하야오와어깨를견줄만한거장곤사토시의작품들및근래의화제작인<도쿄구울>등을분석대상으로삼아욕망의문제를다루면서최종적으로욕망과의화해라는‘불가능한’주제까지건드린다.한편?11장죽음의주체?는타나토스?불사(不死)?트랜스휴머니즘등의키워드를중심으로<데스노트>와<불새>및오시이마모루의작품들을다루면서죽음의문제에대한일본인의서브컬처적상상력에가까이다가선다.
‘4부글쓰기의욕망과일본’의?12장일본에대한정신분석적글쓰기?에서는영국출신의피터그리너웨이감독이일본의고전『침초자(枕草子)』를소재로만든독특한영화<필로우북>에대해글쓰기의욕망,상상계의글쓰기,상징계의글쓰기,실재계의글쓰기,에로스의글쓰기,타나토스의글쓰기,주이상스의글쓰기,모노노아와레의글쓰기등을설정하여라캉정신분석적,일본문화론적해석을감행한다.<필로우북>은일본영화는아니지만,이책의취지와관련하여일본문화를인상깊게다룬중요한작품이라는점에서고찰대상으로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