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에 따랐을 뿐!? : 복종하는 뇌, 저항하는 뇌

명령에 따랐을 뿐!? : 복종하는 뇌, 저항하는 뇌

$20.00
Description
복종하는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명령에 따르는 인간에 대한 인지신경과학 연구
‘악의 평범성’에 대한 과학적 해답
집단학살 또는 국가적 폭력에 가담한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하나같이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정말 명령에 복종했을 뿐일까? 또한 단순히 명령에 따르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부당하고 잔혹한 행위들을 할 수 있는 걸까? 『명령에 따랐을 뿐!?: 복종하는 뇌, 저항하는 뇌』는 인지신경과학자인 에밀리 A. 캐스파가 권위에 복종하는 인간 행동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명령에 따르는 이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인지신경학적 과정을 밝힌 책이다. 저자는 복종의 메커니즘을 파헤치는 자신의 연구들과 함께 방대한 사회ㆍ심리학 및 인지신경과학 자료를 분석해 집단학살ㆍ집단 폭력 사태에 대한 종합적 지식을 제공한다. 집단학살이 발생했던 르완다, 캄보디아를 방문해 실제 학살의 가해자들을 인터뷰하고 실험 결과와 종합해 내는 점은 특히 인상적이다. 그뿐 아니라 책은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집단적 폭력에 물들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저자

에밀리A.캐스파

저자:에밀리A.캐스파EmilieA.Caspar
벨기에겐트대학교실험심리학과부교수.브뤼셀자유대학교에서인지ㆍ신경심리학석사와사회ㆍ인지신경과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박사학위준비중같은대학교에서법과학ㆍ법정신의학과정을이수하기도했다.권위와복종에대한인지신경과학적연구인박사학위논문「강압은인간뇌의주체의식을변화시킨다」는발표후곧바로심리학계및과학계에센세이션을일으키며주목받았다.해당논문은학문적가치를인정받아2016년벨기에왕립아카데미심리학상,의식과학연구협회윌리엄제임스상,이븐스과학상등을수상했다.관련연구를지속해2017년에는국제심리학회의라이징스타에노미네이트됐고,2023년에는사회신경과학회의얼리커리어상을수상했다.현재겐트대학교‘도덕및사회적뇌연구실MoralandSocialBrainLab’을이끌고있다.

역자:이성민
의사이자번역가.환자를진료하고,책을번역한다.사회에서조명받지못한진실에관심이많다.옮긴책으로『사로잡힌사람들』,『생물학적풍요』,『똥이약이다』,『제국은왜무너지는가』가있다.제주에서아내,두자녀와함께살고있다.

목차

옮긴이의글005
프롤로그:독자에게010

서론:집단학살을예방하려면이해가필요하다022
신경과학의역할030
WEIRD가아닌인구집단은거의만나지않는신경과학자들034
연구방법론으로서의인터뷰수행039
인터뷰진행045
이책에관하여051
단하나의생명도중요하다059

1장집단학살가해자들의말들어보기062
르완다와캄보디아에서의인터뷰수행의어려움068
인터뷰해석080
집단공격082
(나쁜)권위에대한복종084
강요에따른가담090
결론106

2장복종에관한실험적연구의간략한역사108
복종연구의탄생:초기실험연구의통찰력112
밀그램의복종실험116
밀그램과유사한접근법을사용한다른연구121
밀그램과유사한연구의결함126
밀그램의연구이후의복종연구130
복종을연구하는새로운실험적접근법133
실험실실험이실제잔혹행위를반영할수있을까?147
결론148

3장우리는어떻게우리행동에주인의식과책임감을가지는것일까?150
주체의식과인간의두뇌157
자신의행동에책임지기162
개인간책임의분산167
복종상황에서감소된주체성과책임감의신경적근원173
고도로계층적인사회구조의영향181
결론186

4장복종할때의도덕적감정188
뇌는공감을느끼도록설정되어있다191
공격성증가,공감저하,공감조절203
‘우리’대‘그들’-비인간화와집단잔혹행위로가는길214
인간행동에미치는비인간화의영향223
명령복종은죄책감과관련된신경기반에영향을미친다229
결론234

5장명령을내릴때명령자의뇌속에서는236
계층적사슬의복잡성에관하여243
지도자들이자신의명령아래행해진잔혹행위를책임지는경우는얼마나될까?245
지도자의도덕적의사결정251
명령자와중간자의뇌256
기계에명령하기:계층적사슬의새로운과제?262

6장황폐함은어디에나있다266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이해271
스트레스가많은사건은뇌를변화시킨다275
전투원들의말하지않은고통280
전쟁의도덕적결과283
전쟁트라우마피해자의PTSD288
회복력의개념294
트라우마의후유증이세대를거쳐전해질수있을까?298
전쟁,트라우마,갈등,전쟁,트라우마,갈등:끝없는순환303

7장결론:어떻게평범한사람들이부도덕함에맞서싸우는것일까?306
역사속에서구조자알아보기313
타인을도우려고모든위험을무릅쓰는사람은누구인가?319
비용이많이드는도움행위의신경과학325
실험실환경에서사람들을불복종하게만드는방법329
부도덕한명령에대한저항의신경과학334
결론340

에필로그:희망의지평선342
감사의글346

참고문헌350
찾아보기376

출판사 서평

“한나아렌트가뇌과학자였다면바로이런책을썼을것이다”

그들은왜명령에복종했을까?
집단폭력에가담하는인간에대한인지신경과학연구
“역사적으로전쟁,집단학살,노예제도같은가장끔찍한일들은불복종때문에생긴것이아니라복종때문에일어났다”

“명령에따랐을뿐이다.”국가적폭력사태나집단학살이일어났을때사건의책임자들을포함해모든가담자에게서들을수있는책임회피성진술이다.제2차세계대전전범의책임을물었던1차뉘른베르크국제군사재판에기소된24인의지도자대다수가주장한변론이기도하다.물론이들의변명은참작되지않았고,세명을제외한모두가유죄판결을받았으며그중12명의피고인은사형에처해졌다.그럼에도지시체계최하단에서명령에따라잔혹한행위를수행한사병들과부사관을어떻게처벌해야할지는논쟁의대상이됐다.강압적상황에서명령을따르는이들에게는일시적으로자유의지가없어지는걸까?그렇다고해도그토록잔혹한행위들을단순히명령때문에실행할수있는걸까?

『명령에따랐을뿐!?:복종하는뇌,저항하는뇌』는벨기에겐트대학교실험심리학과부교수에밀리A.캐스파가2016년부터지속해온자신의연구들을정리해명령에복종할때인간의뇌에서일어나는인지신경과학적과정을밝힌책이다.책은또한방대한사회ㆍ심리학및인지신경과학자료를분석해집단학살ㆍ집단폭력사태가일어나는원인에대한종합적지식을제공한다.특별한점은한정된연구틀에머무르지않는다는점이다.저자는통제된환경과일부인구집단에국한되는실험실연구의한계를인정하고집단학살이발생했던르완다,캄보디아를방문해실제학살의가해자들을인터뷰한후실험결과를종합해낸다.그뿐아니라이들정보를바탕으로우리사회가집단적폭력에물들지않도록예방할수있는방법도모색하고있다.

신경심리학및인지신경과학을전공한에밀리캐스파는권위와명령에대한복종이개인의행동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연구해왔다.캐스파연구의독창성은명령과수행과정에서일어나는실험자의변화를인지신경과학의수준에서객관적으로관찰한다는것이다.기존의심리학연구가인간이명령에복종해어떤잔혹한행동까지할수있는지를보여주는데그쳤다면,그의연구는명령에따르는사람의뇌에서나타나는변화와그의미를밝혀준다.박사학위논문「강압은인간뇌의주체의식을변화시킨다」는이러한뇌과학적접근법으로센세이션을일으켰고일거에심리학계및과학계의이목을집중시켰다.캐스파는이논문으로2016년3년마다최고의심리학박사논문을뽑는벨기에왕립아카데미심리학상을수상했고,같은해관련연구물에수여하는의식과학연구협회윌리엄제임스상과이븐스과학상을모두수상했다.같은주제로일련의연구들이이어져2017년에는국제심리학회의라이징스타에노미네이트됐고,2023년에는국제사회신경과학회의얼리커리어상을수상했다.이둘은모두연구경력이짧은신인연구자를위한상으로캐스파의행보가얼마나큰관심을받고있는지가늠할수있는수상이다.

복종하는뇌에서는무슨일이일어날까?
명령에따르는행동의신경적뿌리찾기
“그보다나는사람들이다른사람에게고통을주는명령에복종하기로동의했을때그들의뇌에서무슨일이일어나는지이해하고싶었다.”

에밀리캐스파는자신의연구가밀그램실험의영향아래에서고안되었다고설명하고있다.1961년심리학자스탠리밀그램이시행한‘귄위에대한복종’연구는실험자의명령을받은참여자가다른이에게얼만큼의고통을줄수있는지를확인한실험이다.실험에서는참여자65퍼센트가상대의“비명과애원에도불구하고”명령에따라최대치인450볼트의전압을가했다는결과가나타나충격을주었다.이실험은복종연구에있어가장중요한레퍼런스로자리잡았고이어진다른연구자들의유사실험들은밀그램실험결과가반복적으로나타난다는것을확인해주었다.

밀그램실험과여타의유사실험들은모두특별한동기없이명령만으로도인간이다른인간에게상당한수준의해를끼칠수있다는점을보여주고있다.하지만에밀리캐스파는밀그램실험과유사실험들이“주어진상황에서개인이권위자의명령에복종할것인지아닌지만알려주었다”는점을지적한다.그동안의연구로는“사람들이명령에따를때잔혹행위를저지르는것이어떻게가능한지이해할수없었다”는것이다.‘어떻게’에서출발한저자는밀그램연구에인지신경과학을결합한실험을고안해낸다.즉“다른사람에게고통을주는명령에복종하기로동의했을때그들의뇌에서무슨일이일어나는지”를확인한것이다.그리고신경학적수준에서일어나는복종의메커니즘을파악해파괴적인복종을방지할수있는단서를추적한다.

『명령에따랐을뿐!?』에서에밀리캐스파는명령에따르는우리행동의신경적뿌리를찾아내는자신의연구를빠짐없이소개하고있다.2016년부터시작된다수의실험에서저자는복종하는사람의뇌에서주체의식즉책임감및공감능력,죄책감을담당하는뇌의영역과회로에서활성이떨어지는현상을확인했다.각각의연구결과는다양한가설과관련자료들의면밀한분석을통해타당성을확보한다.결과적으로저자의연구는뇌영역별기존신경과학의연구내용과호응하며이미밝혀진인간적특성에대한이해를보다선명하게드러내는한편명령에따르고복종하는인간행동에깃들어있는다양한과학적기제들을명확하게설명해낸다.

집단적폭력현상을설명하는
개인의신경과학적데이터
“우리가동물이아닌데도사람을죽이고동물이되라고지시한것은바로나쁜지도자입니다.맞아요.이일을일으킨것은우리가아니라지도자였습니다.”

『명령에따랐을뿐!?』은단순히연구결과를나열한책이아니다.명령에복종할때일어나는개인의신경적작용은기존사회ㆍ심리학적연구들에대한분석과통합을통해사회현상을파악할수있는넓은이해로확장된다.즉저자의연구들은집단학살이라는이해할수없는사건의전모를파악하기위한일종의패치워크와같다.예를들어집단학살이발생한르완다와캄보디아에서의가해자인터뷰는매우인상적이다.이들이저마다다른형태로고백하는예의명령에복종했다는취지의진술은실험결과가말해주는뇌의신경적작용이어떻게현실화할수있는지놀랍도록선명히보여준다.또한명령받는자뿐만아니라명령을내리는자역시낮은수준의책임감을느낀다는실험결과는책임분산에대한기존연구들과상응하며군대등계층적구조에서집단폭력이쉽게일어나는현상을설명해준다.공감에대한연구해설도눈여겨볼만한다.명령을받을때공감과관련한뇌활동의감소는인간이외집단과내집단에차별적공감을보인다는진화론과사회심리학의범주화및비인간화연구내용과결합해집단적폭력의총체적그림을그릴수있게한다.

신경학적수준에서복종의메커니즘을확인하려는저자의실험의도에는사회적개입에대한고려가이미전제돼있다.복종에의한잔혹행위가‘어떻게’일어나는지확인할수있다면사회가이를예방할수도있기때문이다.각각의실험결과는명령을거부할수있는주체적의지에대한힌트를제공한다.그에더해책은실제역사에서부도덕한명령을거부하고타인을도우려고노력했던이들도소개하고있다.르완다집단학살당시적극적으로구조활동을했던펠리시앙바히지와주라카루힘비등에대한이야기에서독자들은희생을감수하며정의를택한이들의실제모습을확인할수있다.

우리모두가‘괴물’이다
‘악의평범성’에대한과학적해답
“그들이악마가아니었다는것이악마적이다.”

유대인철학자한나아렌트는1961년예루살렘에서열린재판에서전범아돌프아이히만이자신은독일이라는“기계의작은톱니바퀴이에불과했다”며명령에따랐을뿐이라는주장을반복하는것을보고악의평범성개념을제시한바있다.수백만명의유대인학살을주도한아이히만은‘괴물’이나‘악마’가아니라윤리적주체로서사유하지못한무능한인간에불과하다는것이다.악의평범성개념은당시아이히만과전범들에게면죄부를제공할수있다는오해를받기도했지만,이제모든이들이전체주의체제에서손쉽게악인이될수있다는경고로받아들이고있다.

책에서저자는명령에저항하는이들에게서일어나는신경학적변화를연구하며마주친특별한곤란을고백한다.불복종하는이들의뇌를관찰하기위해서는강압적명령에따르지않는이가있어야했다.하지만불복종률이너무낮아실험설계를계속해서번복할수밖에없었다는것이다.명령에복종하는뇌에서일어나는책임감과공감능력,죄책감의감소결과는에밀리캐스파의연구를악의평범성에대한과학적해답으로느껴지게한다.한나아렌트가말하고자한것과같이복종의평범성은인류에대한절망적진단이아니다.오랜시간집단을형성해문명을발전시킨인류는자연스럽게내집단을따르고외집단을배척하도록진화해왔다.복종에대한신경과학적결과를경유한저자역시부당한명령에굴복한이들을‘악인’이나‘괴물’로상정하는것을경계하려한다.이러한감정적분류가“사건에참여하게된더광범위한역사적,경제적,정치적,사회적맥락을간과”하게할수있기때문이다.그보다는“섬세한학제간접근”을통해“공감,도덕적용기,독립적사고를촉진하는개입방안을개발”하고폭력의악순환을끊는것이가장시급한일이라고강조하고있다.여전히명령과복종의시대를살고있는우리나라에도시사하는바가큰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