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분자 : 노벨 화학상 수상자의 행복한 연구 인생

우아한 분자 : 노벨 화학상 수상자의 행복한 연구 인생

$13.00
Description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의 세렌디피티!
“화학이란 우주의 법칙과 삶의 규칙 사이에 다리를 놓는 과학이다!”-장마리 렌
화학은 무기력한 자연과 살아 숨 쉬는 자연 사이의 가교다. 분자를 서로 연결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 고리의 과학이다. 한 줌의 불활성 원자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신비로운 기술이다.

이 책은 2016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장피에르 소바주의 연구 인생을 담고 있다. 머리말 격인 “생기 넘치는 운명”은 2016년 노벨상을 받은 이후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많은 인터뷰를 거절하지 않은 이유를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무엇보다 예의상 그랬고, 그다음으로 화학을 기껏해야 고등학교 시절의 나쁜 기억으로, 최악의 경우 죽도록 싫은 과학으로 여기는 일반 대중에게 미디어를 통해 친근하게 다가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시대 대부분의 사람이 ‘화학’이라는 단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불신, 더 나아가 철저한 무관심을 모르지 않는다. 당시 나에게 건네진 마이크가 과학자에 대한 상투적인 이미지, 예를 들면 새로 조제한 약제가 담긴 시험관을 확대경으로 살펴보는 수염 덥수룩한 연금술사나 담배를 입에 물고 이전보다 독성이 더 강한 살충제 공식을 찾아내려는 교활한 기업가와 같은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 일조했다면, 나는 이것이 내게 부여된 명예에 걸맞은 의무라고 생각했다.”
아마 우리에게도 ‘화학’이란 저런 과학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즉 “그러나 이러한 왜곡된 이미지는 항상 대중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때로 언론인에게서 나온다.” 그러면서 기초 과학 중 가장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를 화학이 가장 오해를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소바주 교수팀이 이른 성취와 그가 45년 동안 연구자로서 자연에서 배운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또한 화학자로 최고의 영예인 노벨상을 수상하기까지 열정 가득하고 흥미로운 탐구 일대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그야말로 삶에 대한 찬사이자 호기심에 대한 옹호이다.
저자

장피에르소바주

저자:장피에르소바주(Jean-PierreSauvage)
1944년프랑스파리에서태어나1971년루이파스퇴르대학교(2009년스트라스부르대학교로통합)에서장마리렌(1987년노벨화학상수상)을지도교수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박사과정을이수하면서크립탠드리간드(cryptandligand)를처음으로합성하는데기여했다.박사학위취득후루이파스퇴르대학교연구원이자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CentreNationaldelaRechercheScientifique,CNRS)연구원이되었으며,1973~1974년영국옥스퍼드대학교에서박사후과정을마쳤다.1979년CNRS의수석연구원,1981년에는루이파스퇴르대학교정교수가되었다.이후2009~2014년CNRS명예수석연구원을지냈으며,2009년부터스트라스부르대학교명예교수로재직중이다.과학아카데미회원이기도하다.2016년분자기계를개발하는데기여한공로로영국의프레이저스토더트,네덜란드의베르나르트페링하와함께노벨화학상을공동수상했다.

역자:강현주
한국외국어대학교프랑스어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다.프랑스어와영어전문번역가로일하고있다.옮긴책으로《아름다운정원》《오늘의교양》《붕괴의사회정치학》《우리는왜기후위기에대비해야할까?》《우리는왜젠더를이해해야할까?》《초콜릿》《지도로보는세계정세》《왜그렇게말해주지못했을까》《나는성차별에반대합니다》《여성의몸여성의지혜》《알랭바디우,오늘의포르노그래피》《덴마크사람들처럼》《나는왜이유없이아픈걸까》《종이가만든길》《철학자의여행법》등이있다.

감수:장홍제
한국과학기술원(KAIST)화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화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광운대학교화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나노화학》《역사가묻고화학이답하다》《화학연대기》《신소재쫌아는10대》《원소쫌아는10대》등이있으며,〈ACSNano〉〈AngewandteChemie〉등국제학술지에나노화학에관한논문70여편을게재했다.화학대중화를위해유튜브채널‘화학하악’을운영중이다.

목차

생기넘치는운명

01용의숲
02생명의교향곡
03거꾸로된엔진
04기초를세운아버지들
05지하실의백작
06보로메오고리
07원자간결합
08반지의제왕
09강한고리
10우아한자연
11불합리한바이러스
12가교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과학에관심이있고,자연에끌린다는것

저자의부모님은지방소부르주아출신으로,어머니는노르망디,아버지는북부출신이다.부모님은저자가아직아기였을때이혼했다.보헤미안의영혼을소유한친아버지는예술가로서의자유를되찾았고,어머니는공군장교마르셀루이그로스와재혼했다.그때부터저자는여느군인자녀들처럼끊임없이옮겨다녔다.
열다섯살이되어고등학교에입학할즈음의붓아버지는새로운근무지,드라첸브론이라는북부알자스마을로이동했다.특출나게잘하는과목없이골고루우수한성적을거두던저자가제길을찾아가는여정의출발점같은곳이되었다.
드라첸브론은약500명의주민이평화롭게살던마을이었다.보주산맥기슭의호크발트산초입에위치해,언덕이많은푸른풍경이독일국경너머까지펼쳐졌다.자연에빠져들수밖에없는환경이었다.
화학실험이나자연과학에관심이커져가던즈음집주변에서실험재료를쉽게구할수있었다.용돈으로삼각플라스크와둥근바닥플라스크,시험관몇개를구입해집의지하실에소박한실험실을꾸렸다.저자는기본적으로두가지확신이있었다.“과학에관심이있고,자연에끌린다는것.”그는자연계에서가장신비로운걸작중하나를전문적으로연구할예정이었다.그것은바로생명의허파,광합성이었다.

스트라스부르에머물고싶다는욕망

저자는스트라스부르에있는클레베고등학교에입학하면서이도시에정착할결심을한다.여기서성적이가장좋은과목은수학이었고,가장재미있는과목도수학이었다.반면에준비과정에서배우는화학은그분야에대한흥미를크게떨어뜨렸다.그럼에도화학은여전히그가가장좋아하는과목이었다.연구나산업분야에서자연의내면을파고드는즐거움을되찾을수있기를바란저자의소망과달리선생님들은야망이없다며실망했다.물리학이나수학을할수있는데굳이화학을할필요가있느냐는것이다.물리-화학선생님조차말렸지만,저자는끝내물리-화학과정을선택해2학년을시작했다.여기에는또다른개인적기준이중요한역할을했다.“반드시스트라스부르에머물고싶다는욕망.”
마침내스트라스부르화학대학에입학했다.여기서당시는물론지금도상상할수없는26세의나이에교수로임용된장마리렌교수를만났다.1987년노벨화학상수상자이고저자의박사학위논문지도교수이기도하다.렌은저자가3학년을마치고화학공학학위를취득하자마자,박사학위논문을지도해주겠다고약속했다.

지난한연구과정과노벨화학상이라는보상

1971년크립테이트에관한논문이심사를통과한뒤저자는병역의무를이행하기위해입대했고,1972년말민간인으로돌아왔다.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CNRS)에합류해스트라스부르대학의전임연구원이되었으며,그후옥스퍼드대학의말콤그린(MalcolmGreen)팀에서박사후과정을밟았다.
프랑스로돌아와서는장마리렌의연구실에다시합류했다.렌은저자의박사논문주제인‘크립테이트’가아닌‘태양광화학’분야를연구해보자고제안했다.1차석유파동때였고,따라서저렴하고대량생산이가능하며지속가능한대체에너지원에대한관심이커지고있었다.
물의광분해라는위업을실험실에서재현한다면,탄화수소의해방을위한이론적토대를마련해깨끗하고청정한에너지개발의길을열수있을것이었다.이것이저자가기어이금고를열어알아내야할비밀이었다.

1983년4∼5개월간의치열한작업끝에두개의연결고리를합성했고,흰색결정형태의첫번째샘플을몇밀리그램만들었다.이른바‘카테네인〔catenane,분자의얽힘을가리키는말로‘사슬’을의미하는라틴어‘카테나(catena)’에서유래했다〕’이다.화학계에큰파장을낳았다.1994년에는양전하또는전자를주입하여전위(electricpotential)를가함으로써회전운동을할수있는카테네인을만들어냈다.이회전카테네인은“분자기계”라는또다른분야를열었다.

분자기계는신호의작용에따라제어되어움직일수있는화학구조물을만드는기술이다.2000년대들어서분자기계분야는폭발적으로성장했다.따라서분자구조와자극에의한운동의속성은점점더복잡하고정교해졌다.이놀라운발전은분자기계의현실을공상과학소설의환상에가깝게만들었고,이제는‘나노로봇’이라는이름으로분류되었다.
복잡한화학구조를만들기까지수년간의노력,실패로돌아간시도,그리고검토가필요했다.저자는노력끝에새롭고흥미로운특성을가진분자물체가나타나기를바라면서야심찬도전에나서곤했다.그러나근본적인질문을잊지않았다.“이모든것이어떻게사용될것인가?”(하지만저자는연구프로젝트에착수할때그결과물이어떻게응용될지그다지관심이없으며,오히려그것은연구자의능력밖에있다고말한다.기초연구그자체로충분히고귀하며,기초연구의주요목표는우리주변세계가어떻게작동하는지를밝히는것이기때문이다.)

저자는자연을지배하는대부분의화학반응은나노로봇으로제어하거나모방할수있다고말한다.면역반격,항체생산,맞춤형호르몬,손상된세포나장기의복구,유전자의이상교정……여기에합성분자근육을이용한인공조직생산덕분에자연보다더실제같은인공보철물까지.
2016년10월5일,저자는프레이저스토더트,베르나르트페링하와함께노벨화학상이라는보상을받았다.

화학과화학산업을혼동해서는안된다

오늘날에는‘화학’이라는용어를사용하는것만으로도기피제느낌을준다.탄화수소연소로인한지구온난화,비료나살충제로인한질병의발병,바다·공기·강및자연전반의오염등은모두두려움을선동하는붉은깃발이자온갖질병의원인이다.종종선의를가지고있지만과학적현실에무지하고때로의심스러운판단을하는사람들이이러한비난을전달하는경우가많다.

물론치명적비극으로이어져비난받아마땅한과실이발생하기도한다.2001년툴루즈의AZF공장사고(특정비료성분에사용되는질산암모늄폭발로31명사망)에서2004년인도의보팔사고(살충제합성중간체인아이소사이안화메틸누출사고로7500명에서2만명사망추정),2020년8월베이루트항구에서발생한비극(수백톤의질산암모늄유출로220명사망)에이르기까지,안전수칙을준수했다면피할수있었을비극적인뉴스들이다.그러나여기서잘못은무능하거나악의적인몇몇사람의부주의일뿐어떤경우에도분자그자체의잘못은아니라고저자는역설한다.익사사고에대해H2O를비난하지않는것처럼말이다.

기후변화문제에서중요한것

어떤주제에서든과학을신앙과혼동해서는안된다.저자는과학자의역할을“자명하지않은것을지식으로밝히는것”이라고설명한다.그러면서자료로충분히입증된현재의기후변화는부인할수없으며기후변화의발생속도에대한우려역시공유하지만,석기시대로돌아가지않는한재앙을피할수없다고생각하는극단적비관론에는공감하지않는다고단호하게말한다.
과학적사실은실험으로검증된것이다.지구가평평하지않다는것은증명할수있다.하지만예측은시간이지나야만입증할수있는기술이다.이런점에서예측은겸손해야한다.저자는콜레주드프랑스(CollegedeFrance)교수인마르크퐁트카브(MarcFontecave)의입을빌려,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비극적시나리오를인간활동으로배출되는CO2양만으로조정하려는것은다소단순화한조치로보인다고말한다.

그러면서지구를급격하게탈탄소화해야한다는일부종말론자가수없이반복해온주장은화학자라면누구나펄쩍뛸내용이라고지적한다.이산화탄소는생명체에없어서는안될필수요소이기때문이다.이산화탄소가없으면광합성을할수없고,따라서호흡에필요한산소를얻을수없다.자연에서이산화탄소를가장많이배출하고,또다량으로흡수하는것은바다다.따라서문제는이중요한기체를근절하는것이아니라인간활동으로배출되는이기체의양과지구온난화에대한인류의실질적인책임을규명하는것이라고설파한다.그래야만세계경제의여러부문과그에따른수백만개의일자리를불필요하게위태롭게하지않으면서,우리행동을조정하고희생을감수할수있다는것이다.

성공적인과학자인생의비결:성공을위한탐구는무엇보다도성숙을위한탐구다
첫번째요소는신뢰다.그다음이과학,즉우리삶을개선하는과학의능력에대한신뢰다.

두번째요소는상상력을키우는것이다.이것은실행하기가그리간단하지않다.저자는수십년동안토요일아침의독서와과학적사색을루틴으로삼았다.세렌디피티는우연의산물이나번뜩이는천재성의산물일뿐만아니라,마음의방황을허용할수있는능력이기도하다.보이는것너머를볼수있는능력이다.
이두가지전제조건은세번째전제조건인독창성을가능하게한다.분자위상학같은미개척분야나물의광분해같은전설적인분야를개척하는동안화학계의거장들은저자를난해한화학자로평가했다.다른분야와마찬가지로과학에서도순응은선한자의동맹일뿐,위대한자의동맹은아니다.저자는오직도전의즐거움과과학적인정만이자신에게활력을불어넣어주었다고고백한다.
네번째비결은개인적만개다.저자는업무로인해가정생활이뒷전으로밀리지않도록늘주의를기울였다고한다.45년의직장생활동안거의매일아내와집에서점심을먹는것을중요하게여겼고,이의식은거의깨진적이없었다.“나는긴휴가의전통을희생한적이없으며,아들이성장하는것을지켜보는축복을누렸다.굳이내가선택해야한다면,이아름다운기쁨의순간을경험하기위해세상의모든노벨상도포기할것이다.”

마지막으로함께가는두가지요소는야망과겸손이다.목표에대한야망.아무도가보지않은곳으로모험을떠나거나불가침의영역으로여겨지는성역을공격하고싶은야망.야망은성과를내기전에모습을드러내면교만이된다.그렇기때문에승리할때뿐만아니라실패할때도겸손을유지해야한다.

■추천사

모든물질의원리인화학은어째서우리에게유용하지만불편하고,중요하지만기피하며,흥미롭지만멀리하는학문이되었을까?장피에르소바주는이에대한공감할수밖에없는이야기를들려준다.그의철학적공감은우리를사로잡고,그의성장과갈등,그리고학문에대한도전은일상적이야기가삶과현대사회및미래의딜레마와연결된다는것을보여준다.
《우아한분자》에는화학에대한소바주교수의애정과열정이가득담겨있다.소바주의학문적스승이자오랜친구로부터이어져온“우주의법칙과삶의규칙사이에다리를놓는과학”이라는매력적인정의는벅찬감동마저안겨준다.그의화학에대한애정과신뢰,그리고상상은분명독자에게,또화학의길을걷는이들에게오롯이전해질것이다.
-장홍제(광운대학교화학과교수,《역사가묻고화학이답하다》의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