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균형을 잃을 때: 정신건강 가이드북

정신이 균형을 잃을 때: 정신건강 가이드북

$17.00
Description
정신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깨는 유머 있는 성찰!
정신과 정신건강을 위한 안내서
우울증은 국민병으로 불린 지 오래고, 번아웃은 유행하는 진단명이 되었으며, 공황장애란 말도 일상어가 되었다. 정신 질환이라는 인식보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경험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가 하면 정신 질환을 앓는 이의 범행 기사가 드물지 않게 보도되면서, 그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공고해지기도 한다. 여러모로 정신 질환과 관련해 논의가 활발해지고, 또 더욱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책에 따르면, 독일 국민의 43퍼센트가 평생 한번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정신 질환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 대부분이 우울증이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몇 년 후면 우울 장애가 심혈관 질환을 앞질러 가장 흔한 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번아웃의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른데, 질병 분류 진단 시스템에서 번아웃을 독자적인 질병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과부하 상황이 되면 번아웃을 말하고, 이 장애의 특정한 진행을 질병으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번아웃을 세련된 삶의 증거로 들이밀기도 한다. 지금까지 한번도 번아웃을 겪지 않았다면, 곧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식으로 말이다.
우울증과 번아웃, 이 두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문제와 질병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질병은 어디서 시작될까? 한 번쯤 슬픈 마음이 들거나 일이 버겁다고 느끼는 것은 정상이 아닐까? 곧바로 정신과로 달려갈 게 아니라, 젖 먹던 힘까지 짜내거나 휴가를 떠나는 게 옳지 않을까? 문제에서 질병으로 넘어가는 경계는 어디일까?
이 책은 정신건강과 여러 정신 질환, 즉 《국제 질병 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에서 ‘정신 질환’을 다루는 F 섹션의 질병에 대해 설명하며,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 등 치료법은 물론 정신과 의사와 신경과 의사, 심리학자, 심리치료사의 차이도 알려준다. 무엇보다 정신의 균형이란 멈춤이 아닌 끊임없는 흔들림 속에서 가능하다면서 근육을 단련하듯 훈련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편 정신의학의 뻣뻣한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심각하고 절망적인 순간을 많이 경험했지만, 그 못지않게 즐거운 일도 많이 겪었다면서 유머야말로 정신의학이라는 말이 던져주는 충격과 온갖 상상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정신 질환의 경험 세계와 건강한 정신의 경험 세계 간 차이를 줄이고 정신의학의 무서운 이미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가볍게 쓰려 노력했음을 밝히며, 이 책이 환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전한다.
예전에 비해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해도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타인에게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닌다는 말을 섣불리 하기 어렵다. 이 책은 현대인이 궁금해할 만한 정신 및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더 이상 숨을 필요도 숨길 필요도 없으며,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치료함으로써 평안한 일상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북돋는다.
저자

아힘하우크

취리히대학교철학부명예교수이다.정신의학과전문의이며2007년부터2018년까지취리히대학교철학부정신의학과교수였다.프랑크푸르트의과대학교를졸업하고베를린대학교신경정신의학과에서레지던트과정을마친뒤1989년정신의학및신경학전문의자격증과심리치료자격증을취득했다.뤼베크의과대학교정신과클리닉전임의,바젤대학병원정신과전임의,클리니아민간종합병원병원장,취리히정신과의사협회장등을역임했으며여러전문학회와취리히주윤리위원회위원으로도활동하고있다.다수의학술논문을집필했으며,다양한채널을통해대중에게쉬운언어로정신건강지식을전달하기위해애쓰고있다.

목차

영혼과함께하다
정상이란무엇인가
정신질환은누구탓인가
고통이이름을얻으면
균형을잃으면:여러가지사례
정신병원에온환자
정신과의사라는이상한종족에대하여
심리치료
약물치료
모든것은균형의문제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문제일까,질병일까
“질병일까,그냥몸이좀안좋은것일까?”지금누군가가겪는상태를단순한불편감으로볼지질병으로볼지,진단은정신과의사가하지만근본적으로해당환자자신의판단과경험이중요하다.이를테면우울증의가장중요한판단기준인우울한기분과관련해서는‘정상’상태부터‘중증’상태까지여러단계가있다.슬픈일이일어나서슬프면당연히그건질병도,문제도아니다.하지만이유도없이슬프다면어떨까?비가내려우수에젖을수있고,해가짧아지는겨울에잠시계절성우울증에빠질수도있다.그래도대부분은이를아픈거라고여기지않는다.하지만이유없는슬픔이너무오래지속되거나심하면언젠가는‘병적인상태’라고말하게될것이다.
그렇다면과연그경계는어디일까?어디서부터병이라고말할수있으며,그경계는누가정할까?극심한중증상태라면경계를넘었다고인지하는게어렵지않다.그러나어떤상태가경계와가까울때는진단을내리기힘들다.사실경계자체도명확하지않다.따라서경계근처에서는보통당사자가결정을내린다.자신의증상에대해병원치료를받아야할지여부를환자스스로판단한다.그러면의사는그사람의증상이학계에서인정하는진단기준에부합하는지만검토한다.

정상일까,비정상일까
정상이란무엇일까?정상(Normal)이라는말자체에서알수있듯이는규범(Norm)에서출발한다.정상과비정상이라는단어의올바른사용은우리뇌리에담긴규범에따라달라진다.모든질병에서도그런규범이큰역할을한다.만약체온이37도라면정상이다.대부분의사람이그렇기때문이다.체온이39도로오르면더는정상이아닌열이있는상태다.그런데이럴때도경계에가까운부정확성의문제가발생한다.체온이37.6도라면어떤가?열이나는것인가,아닌가?이때의사는보통체온이좀오르긴했어도아직열이나는것은아니라고말한다.의사도정확히알수없으므로확진을내리기전에잠시두고보는것이현명하기때문이다.정신질환의경우는문제가조금더복잡하다.인간의경험과행동은체온보다더측정및판단하기가힘들다.
감정도이와매우비슷하다.더욱이감정은정상범위가매우넓다.삶을편하게사는사람이있다.입가에는늘미소가맴돌고혹독한시련이닥쳐도잘헤쳐나간다.보통우리는그걸정상이라생각하고,성격이좋다고도한다.스펙트럼반대편에는불평꾼이있다.세상만사가마음에안들고미래는늘암울하며,물잔에는물이반밖에안남았다고생각한다.그렇다고이런사람을비정상이라고말하지는않는다.
이런경우정신의학적진단을내릴때개인의규범을적용하는것이유익하다.어떤환자가자신은원래명랑한사람인데2주전부터공허감이밀려오고감정을제대로못느끼며기력이눈에띄게떨어졌다고토로한다면,환자자신이이미그상태를비정상적이라고판단하는것이다.의사의머릿속에우울증과관련해경종이울리기시작한다.의사는진단을내릴때자신이달라졌다는환자의설명,즉개인적규범을적용한다.물론개인적규범이늘유익한것은아니다.어떤남자가자기가족을때리는건나쁜짓이아니고그냥술을먹고서그랬다고말한다면,이때는개인적규범이아니라통계적규범으로접근하는것이옳다.따라서그런행동은환자가정상이라고주장하더라도비정상이다.

정신질환은누구탓이아니며,정확한진단도가능하다
“내가뭘잘못했을까?”환자나그가족이가장많이던지는질문이다.내가병의원인일까?나를나무라야하나?내인생을바꾸어야하나?이런질문은정말로대답하기가쉽지않다.
의학에서병의동인을찾을때,단한가지원인을떠올린다.질병을일으키고증상을불러오는어떤것이있다고여긴다.한가지원인밖에없고그것을안다면,훨씬더간단하게치료법을개발할수있다.홍역은홍역바이러스가일으킨다.예방접종이도움을주며,접종만하면다괜찮다.물론예외는있다.효과없는예방접종,그리고접종의부작용도있다.하지만여기서말하는것은드문예외가아니라일반적인경우이며,더욱이한가지원인이란제일앞자리를차지하는하나의작용요인을뜻한다.
그럼정신질환의원인은무엇일까?사람마다특정정신질환의취약성이다르다는생각에서출발한취약성스트레스대처모델부터유전적소인,스트레스요인과보호요인등여러이론을들이민다.하지만결론은아무에게도책임이없다는것이다.중요한것은균형을유지하는일이다.이역시어느정도는나자신에게달렸다.나의균형을위해,또외부영향으로인한작동을가라앉히기위해나는무언가를할수있다.하지만이런온갖조처에도정신상태가지속해서균형을잃고결국병이생긴다면어떻게할것인가?정신질환에는어떤병이있으며어떻게진단할까?정신질환의정확한진단을내릴수있기나한걸까?
정신질환을앓는사람은정신과를바라보는이런사회적편견에대처하기가쉽지않다.정신의학과는모두복잡하고모호하다고생각한다.당연히확실한진단을내릴수없고,목표지향적인치료계획도불가능하며,사실상무슨일이벌어지고있는지측정할수조차없다고말이다.편견일뿐,대부분의오해가그렇듯이런그릇된이미지역시정신의학과에대한지식이부족해서생긴것이다.
정신과의사는정신병리학적진단,개인적상황분석(기억),유사한증상의다른질병가능성을검토해내리는진단(감별진단),치료권고등을흔히생각하는것보다훨씬더정확하게처리할수있다.

한번정신병은영원한정신병?
정신과나정신질환과관련해환자자신도,가족도주기적으로묻고는한다.“어떻게될까요?”“증상이완화되거나아예사라질가능성이얼마나될까요?”몸이아플때도의사에게하는질문이다.하지만정신질환일때는질문에걱정이한가득실린다.
정신과에서는예후를물을때여전히다른선입견,즉다른기대를품는다.정신과의이미지가많이바뀌었다고는하지만,낡은선입견의찌꺼기는여전하다.그이미지는흔히시설이라일컫던정신병원에만성질환으로장기입원한환자가많던시절에만들어진것이다.주로조현병환자들이었다.게다가당시에는아직좋은치료법이없었다.그래서사람들은치료가불가능하다거나한번정신병에걸리면영원히낫지않는다는인식이박혔다.
대부분의환자는상대적으로짧은기간만정신병원에머문다.그리고정신과질환은충분히나을수있다!정신과치료의성공률은높다.환자다수가한번입원하고나면재입원치료가필요하지않다.그러나정신질환중에도단계별로혹은에피소드별로반복해서재발하는몇가지질병이있다.재발성우울증,양극성정동장애,조현병이대표적이다.또다나은후에재발할수있는질병도있다.가령중독질환이그러하다.하지만신체질병역시그런경우가적지않다.류머티즘,당뇨병,다발성경화증만생각해봐도그렇다.
게다가정신질환을앓는환자대부분은입원이필요하지않다.외래진료만받아도보통은잘낫는다.설령입원한다고해도대체로1회에그친다.그후에는아예재발하지않거나재발해도외래진료만으로충분하다.

쉼없는움직임에서비롯하는균형
높은곳에서줄을타는광대가균형을이룰수있는이유는무엇일까?광대는절대로가만히있지않는다.떨어지지않으려면줄에가만히서있어야할것같지만,그렇지않다.몸을이리저리리듬있게움직이면서계속되는불안정상태를해소한다.규칙적인움직임을통해안정을찾는것이다!
모든생명체의쉼없는움직임,그리고균형을향한여러힘의꾸준한노력.이두가지원칙은서로협력하며삶의기본원칙으로작동한다.둘다자연에서통하는기본원칙이다.유기적형체로서인간은이원칙의지속적인영향을받는다.이런깨달음은쉬지않고움직이는자연적인신체과정을넘어인간의인생전체에도해당한다.모든것이계속해서움직이고새롭게만들어지기에,우리의영혼은항상내면의균형을추구하며,그균형을잡기위해쉬지않고일한다.균형과움직임,둘다가있어야충만한삶,그야말로영혼이충만한삶을살수있다.너무많이흔들려도,너무적게흔들려도좋지않다.인간에게정지는추구해야할상태가아니며,쉬지않고움직일수있는능력에잠재된그안정과강인함이추구할가치가있다.
그과정에서작은불행도,큰불행도만날수있다.도전을받지않으면영혼은약해지고만다.근육과마찬가지다.움직이지않으면줄어든다.영혼도근육처럼끊임없이훈련해야한다.심리치료사같은외부의도움이필요할때도있다.목표는정지가아닌삶의근본적인흔들림을되찾아불행을이겨내는것이다.
정신질환을앓으면이런형태의역동적균형을잃게된다.질병에서건강으로나아가는길에목표로삼아야할것도그러한균형이다.흔들림의폭은사람마다다르다.갖추지못한능력이그폭을줄인다.만성질병,정신질환역시그럴수있다.그러나폭이좁다고해도항상핵심은역동적균형에담긴생명력의회복이다.우리가영혼이라고부르는것이바로이생명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