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전시하다 (유산, 감정, 그리고 역사교육)

기억을 전시하다 (유산, 감정, 그리고 역사교육)

$17.00
Description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왔는가?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는 어떤 기억을 물려줄 것인가?
『기억을 전시하다: 유산, 감정, 그리고 역사교육』은 박물관과 유산, 역사교육을 관통하는 ‘기억’의 문제를 탐구한다. 박물관의 유물과 사진, 기록은 과거의 흔적이지만 그 자체로 역사를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수집하고 남길 것인지, 어떤 이야기를 중심에 놓을 것인지, 누구의 목소리를 들려줄 것인지에 따라 과거의 의미는 달라진다. 저자는 과거의 흔적을 선택하고 해석하여 현재의 사람들과 만나게 하는 이러한 과정을 ‘기억을 전시하는 일’로 바라본다.
첫 번째 화두는 유산과 감정이다. 신박물관학과 ‘기억의 붐’을 거치며 박물관은 객관적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장소에서 다양한 기억과 정체성, 가치와 권력이 만나는 공간으로 변화해 왔다. 특히 전쟁, 식민주의, 국가폭력, 인종주의와 학살 같은 ‘어려운 역사’를 전시할 때는 누구의 기억을 보여줄 것인지, 충돌하는 기억과 해석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 책은 ‘어려운 유산’과 ‘어려운 지식’, 감정적 전시와 공감, 가해자 재현과 경합하는 역사 등의 문제를 통해 고통스러운 과거와 관계 맺는 방법을 묻는다. 슬픔과 분노, 불편함과 공감 같은 감정을 단순한 반응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이해와 성찰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역사 전시와 교육의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두 번째 화두는 기억을 물려받는 포스트메모리 세대다. 사건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사라져가는 가운데 청년과 청소년, 어린이는 사진과 기록, 증언과 박물관뿐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만난다. 책은 일본군 ‘위안부’와 일제 강제동원의 기억, 청소년의 박물관 경험, 어린이의 정서적 접속 등을 살펴보면서 기억의 전승이 앞 세대의 기억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가 자신의 삶과 질문을 통해 과거를 다시 해석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세 번째 화두는 디지털 기억이다. 이제 사람들은 박물관과 교과서뿐 아니라 검색 엔진, 유튜브, 소셜 미디어, 온라인 아카이브와 디지털 전시를 통해 역사를 만난다. 개인은 스스로 과거를 기록하고 해석하며, 추천 알고리즘 역시 어떤 기억을 만나고 연결할 것인지에 개입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역사교육에는 팩트체크와 인지 편향에 대한 경계, 역사적 사고력과 새로운 큐레이션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과거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 우리가 누구인지, 타인의 기억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어떤 역사를 물려줄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다. 『기억을 전시하다』는 박물관과 유산, 감정과 기억, 세대와 디지털 기술을 연결하며 오늘날 역사와 관계 맺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박물관·기념관 관계자와 역사교육 연구자 및 교사, 유산과 공공역사 연구자뿐 아니라 기억과 역사, 전시와 디지털 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폭넓은 사유의 출발점을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

강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