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림운편

종림운편

$10.00
Description
묻고, 답하고, 다시 시가 된다.
고반재의 종림스님이 『宗林雲片』을 펴냈다. 『宗林雲片』은 선을 설명하거나 선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해설하는 책이 아니다. 오랜 시간 선을 가까이 하며 살아온 종림스님의 생각과 말, 그리고 삶의 한 때를 세 갈래의 형식으로 담아낸 책이다.

제1부에는 그의 저서 『공에 대한 단상들』에서 스님의 생각이 오롯이 드러나는 50여 개의 구절을 추려 실었다. 짧은 문장 하나가 하나의 화두처럼 놓인다. 설명보다 여백이 많고, 결론보다 생각의 꼬리가 길다.

제2부는 ‘일사가 묻고 스님이 답하는’ 33개의 문답으로 이루어진다. 이 문답은 전통적인 선문답의 형식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 안에 갇히지 않는다.
가령 ”대 그림자로 무엇을 쓸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느님은 “쓸기는 뭘 쓸어. 바람은 바람이고 대나무는 대나무다”라고 답한다. 또 “뉘 없는 산절간에 살구꽃 환한 날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술 한 잔, 차 한 잔, 보는 눈이 있으면 더욱 빛난다”고 답한다.
답은 질문을 풀어주기보다 질문이 기대했던 방향에서 비껴난다. 바로 그 어긋남에서 선문답 특유의 여백이 생겨난다. 그리고 각각의 문답 뒤에는 한시가 놓인 것도 있다. 일곱 수의 한시는 문답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과 답 사이에 남은 것을 다른 언어로 다시 바라본다.
묻는 말이 있고, 답하는 말이 있고, 다시 시가 있다. 이 세 단계가 겹치면서 하나의 질문은 끝나지 않고 다른 질문으로 옮겨간다.

제3부는 뜻밖에도 네팔 포카라에서 보낸 한 달의 일기다. 10여 년 전 포카라에 머물며 기록한 짧은 글들을 한데 묶었다. 낯선 곳의 풍경과 사람, 그곳에서 마주친 하루의 생각들이 담담하게 이어진다.
그러나 이 마지막 기록은 앞의 두 부분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空에 대한 단상에서 시작된 생각은 질문과 답으로 이어지고, 끝내는 한 사람이 실제로 살아낸 한 달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宗林雲片』은 바로 그 과정을 보여준다. 제1부의 짧은 단상은 생각의 씨앗이고, 제2부의 33 문답은 그 생각을 묻고 흔드는 과정이며, 제3부의 포카라 일기는 생각이 결국 삶의 한 장면속으로 돌아가는 자리이다.

책제목 『宗林雲片』처럼 이 책에 담긴 생각들은 하나의 체계를 굳어있지 않다. 한 조각 구름처럼 나타났다가 흩어지고, 독자의 마음에 잠시 머물다 다시 새로운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닐지도 모른다. ‘무엇을 답했는가’ 보다 ‘무엇을 묻게 하는가’
종림스님의 『宗林雲片』은 선을 말하면서도 선에 머물지 않는다. 고요한 산사의 잣나무와 대나무, 한 잔의 술과 차, 꽃과 달, 포카라의 어느 하루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를 조용히 되묻는다.
저자

종림

안의삼동에서태어나다.안의는아나키스트의고향이다.동국대학교인도철학과를졸업하다.국립도서관에서놀다가해인사로출가하다.해인사에서해인지편집장,도서관장의소임을보다.10여년간제방선원에서수행하였고,고려대장경전산화를위해20여년을보냈다.『망량의노래』,『공空에대한단상』,『무우無優』를펴냈으며지금은안의불교책박물관‘고반재’에서지내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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