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라강에 던져 보낸 시 한 편 : 노년의 눈으로 다시 읽는 당시

멱라강에 던져 보낸 시 한 편 : 노년의 눈으로 다시 읽는 당시

$22.00
Description
고전문학의 진수, 당시唐詩가 전해주는 깊은 감동과 삶의 지혜
『멱라강에 던져 보낸 시 한편 - 노년의 눈으로 다시 읽는 당시』는 중국 문학을 전공하고 계명대, 한양대, 서강대 교수로 재직한 뒤 정년퇴임한 저자가 중국 당나라(618~907년) 때 생산된 명시들을 가려 뽑아 우리말로 옮기고 작품 한 편 한 편을 자세히 읽은 책이다. 두보, 이백, 백거이를 비롯한 시인 29명의 작품 60편이 여기 모여 있다.
책의 표제는 여기에 실린 시 가운데 두보가 반란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유배 가던 동료 시인 이백을 위해 쓴 「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하늘 끝 땅에서 이백을 생각하며)의 마지막 구절, “마땅히 억울한 혼과 함께 말이라도 나누어야 할지니 / 시 한 편 던져서 멱라강으로 보내시구려”(應共冤魂語, 投詩贈汨羅)에서 가져온 것이다. 멱라강汨羅江은 전국 시대 초나라의 대시인 굴원(기원전 343?~기원전 277?)이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곳이다. 간신들에게 모함을 받아 추방당한 처지였던 그는 초나라가 진나라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절망한 나머지 이 강에 투신한 것이다. 그 뒤 굴원의 우국충정을 기리려는 사람들이 음력 5월 5일 단옷날이 되면 찹쌀떡을 댓잎에 싸서 강물에 던졌다고 한다. 물고기들에게 이것을 먹고 굴원의 시신을 건드리지 말라는 뜻에서다. 두보는 이 의식처럼 시 한 편 써서 강물에 던져 보내 똑같은 억울함을 겪은 또 다른 천재 시인의 영혼과 대화를 나누라고 권유함으로써 벗 이백을 위로한 것이다. 그러니까 멱라강은 중국 시의 한 뜨거운 상징이자 성소聖所인 셈이다. 달리 보면, 굴원이 만든 전통을 잇고 또 굴원처럼 중국 시의 성소에 모셔지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 책에 실린 모든 작품들을 ‘멱라강에 던져 보낸 시 한 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저자는 바로 그런 뜻을 제목에 담으려 했다고 여겨진다.
저자는, 시 자체의 완성도는 당나라보다 앞선 육조六朝 시기의 작품이 당시보다 더 높지만 언어가 어려워 사람들이 입에 수시로 올리기 쉽지 않은 흠이 있었고, 당나라 이후 송나라 때 나온 시들은 일상어의 상투성을 뛰어넘지 못해 참신함을 보여주는 데 아쉬움을 남긴 반면, 당시는 “상당히 구어화된 말로 전에 없던 세상을 보여주었기에”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대대로 애송되어왔다고 본다. 천 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사이에 둔 데다 역사와 문화가 다른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 시들이 큰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이 책, 『멱라강에 던져 보낸 시 한편 - 노년의 눈으로 다시 읽는 당시』에서 저자가 하고 있는 일이다. 그는 헤겔과 니체의 철학, 자크 라캉이나 롤랑 바르트의 현대 이론을 참조하고, 지금의 세상과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을 끊임없이 소환·환기하는 가운데, 여기 실린 시인들이 고뇌하고 노래했던 바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문제들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런 면모가 이 책을 범상한 당시 해설서가 아니라 우리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품고 있으면서도 흥미롭게 읽히는 비평적 에세이로 만들어준다.
저자가 책 전체에 걸쳐 눈길을 주고 있는 주제 중의 하나는 당대의 시인들이 스스로의 불우를 어떻게 시로 승화해냈는가 하는 것이다. 그는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여기에 필자가 골라 뽑은 시인들에게서 공통점이 있다면 대부분 불우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불우함에 맞서 싸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주저앉지도 않았다. 단지 그 불우함에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고, 이윽고 시가 나왔을 뿐이다. 따라서 불후의 명시는 이 불우함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불우함은 그들에게는 일종의 행운이자 축복이었던 셈이다.” “고생스럽게 사는 것을 불행으로”만 여기고 “이웃을 이겨먹는 쾌락을 행복으로 착각”하는 우리 사회의 다수 성원들에게 이해받기 어려운 역설이다. 이 역설의 또 다른 측면은 이 시인들로 하여금 그 어떤 깨달음, 진실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해준 불우와 고난이 저자가 여러 편의 글에서 힘주어 말하듯 실은 쾌락의 원천이기도 하며 그것이 그들에게 시를 쓰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예컨대 낮은 벼슬 자리 하나 얻지 못해 한겨울의 산야를 방황하는 시인의 모습을 담은 맹호연의 「부경도중우설赴京途中遇雪」(장안 가는 길에 눈을 만나다)에서 이 역설을 읽어낸다. 시의 마지막에서 시인은 발길을 멈추고 절대적인 고독 속에 ‘하릴없이 우두커니’ 서 있는데, 이를 두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순간이 시로 씌었다는 것은 곧 그 짧은 순간에 영원을 사는 쾌락을 경험했음을 의미한다. 공자는 일찍이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더라도 괜찮다”(朝聞道, 夕死可矣)고 말했다. 시인이 경험한 그 짧은 시간에 이미 영생이 있었기에 그에게 남이 몰라주는 서운함이나 외로움 같은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또 두보의 명시로 이름 높은 「등고登高」를 다룬 글에서도 시인이 결핍 속에서 얻어낸 쾌락을 발견한다. 〈이 시의 수련부터 묘사해온 가을의 정경은 비록 홀로 쓸쓸히 올라와 감상한 것이긴 해도 애절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것이 그토록 아름다웠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시인이 고향을 떠나 홀로 힘든 피난살이를 했기에, 그리고 늙고 병들어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결정적인 결핍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시인에게 이러한 경험은 곧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었을 터인즉, 삶에의 충동은 여기서 나왔을 것이다. 그래서 독한 술도 아닌 탁주 잔을 들고 망설인 것이니, 이 갈등하는 모습이 인생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힘들고 고생스러운 ‘간난艱難’을 불행으로 여기고 쾌락을 돈을 주고 사는 데 길든 현대인 중에서 이 아름다움과 감동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고통과 변증법적 관계에 있는 쾌락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돋보이는 곳을 또 하나 든다면 사랑하는 여인 양귀비를 위해 중국 남방의 열대 과일 여지荔枝를 “장거리 쾌속 기마 택배”로 가져오게 한 임금 현종의 일화를 다룬 두목杜牧의 시 「과화청궁過華淸宮」을 통념대로 단순한 풍자시로 보기를 거절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오히려 “이 애정 사건은 쾌락을 향한 인간의 추구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실례實例”라고 보면서 ‘즐기는 일이라면 이 정도 상상력은 가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시인의 은밀한 탄복을 찾아낸다. 왕의 “실정이니 뭐니 하는 윤리적인 면은 기실 시인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오로지 감각의 실현을 위한 창조적 상상력이 중요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시가 하는 일이 바로 “새로운 감각을 창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한다면 세계를 충만하게 또 새롭게 감각함으로써 그것을 읽는 우리의 감각도 쇄신시키는 것이 시의 일일 터다. 풀잎 하나, 이슬 한 방울도 새로 만나고 새로 보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간난과 고통 속에서도 이 책의 주인공들이 시를 쓰고 새로운 감각을 선보일 수 있었던 까닭은 그들이 “삶을 사랑하였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사랑하는 일에도 배움이 필요하고 기술이 요구된다면, 우리가 시를 읽는 이유는 바로 그처럼 삶을 사랑하는 방법과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임을 저자는 설득력 있게 말해주고 있다.
저자

김근

저자:김근
서울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과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계명대학교중어중문학과,한양대학교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중국문화학과등에서교수로일했고,정년퇴임후노원교육문화재단이사장으로재직했다.지금은저술활동에전념하고있다.쓴책으로『여씨춘추역주』(민음사),『한자는어떻게중국을지배했는가』(민음사),『욕망하는천자문』(삼인),『한시의비밀』(삼인),『한자의역설』(삼인),『예란무엇인가』(서강대학교출판부),『유령의노래를들어라』(서강대학교출판부),『천자문은힘이세다』(삼인)등이있고,번역한책으로는『설문해자통론』(계명대학교출판부),편역한책으로『중국을만든문장들』(삼인),번역하고해설한책『주역,타이밍의지혜』(삼인)가있다.

목차

머리말
이책을읽기전에

제1부

왕발王勃「두소부지임촉주杜少府之任蜀州」
「등왕각시」

낙빈왕駱賓王「재옥영선」
「어역수송인於易水送人」

왕적王績「야망野望」

송지문宋之問「도한강渡漢江」

하지장賀知章「회향우서回鄕偶書」

장열張說「심도역深渡驛」

장구령張九齡「감우感遇」첫번째시
네번째시
일곱번째시

왕지환王之渙「등관작루」
「연사宴詞」

왕창령王昌齡「출새出塞」

맹호연孟浩然「부경도중우설赴京途中遇雪」
「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
「망동정호증장승상望洞庭湖贈張丞相」

왕유王維「곡맹호연哭孟浩然」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

이백李白「고풍古風」열번째시
「장진주將進酒」
「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
「행로난行路難」첫번째시
세번째시
「추포가秋浦歌」열다섯번째시
「문왕창령좌천용표요유차기聞王昌齡左遷龍標遙有此寄」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

제2부

최호崔顥「황학루黃鶴樓」

왕한王翰「양주사凉州詞」

고적高適「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유장경劉長卿「장사과가의택長沙過賈誼宅」

두보杜甫「강촌江村」
「구일남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
「곡강曲江」
「객지客至」
「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
「절구絶句」세번째시
「여야서회旅夜書悔」
「숙부宿府」
「삼절구三絶句」두번째시
「일모日暮」
「강한江漢」
「등고登高」

장계張繼「풍교야박楓橋夜泊」

이단李端「배신월拜新月」

위응물韋應物「유거幽居」

잠삼岑參「적중작」
「과벽탄戈壁灘」330
「봉입경사逢入京使」335

경위「대원중로인代園中老人」340

맹교孟郊「추회秋懷」두번째시345

유우석劉禹石「오의항烏衣巷」353

백거이白居易「방언放言」세번째시359

원진「문낙천제강주사마聞樂天除江州司馬」366

유종원柳宗元「강설江雪」373

이하李賀「개수가開愁歌」379

두목杜牧「상산부수역商山富水驛」390
「청명淸明」398
「산행山行」404
「과화청궁過華淸宮」첫번째시

출판사 서평

고전문학의진수,당시唐詩가전해주는깊은감동과삶의지혜

『멱라강에던져보낸시한편-노년의눈으로다시읽는당시』는중국문학을전공하고계명대,한양대,서강대교수로재직한뒤정년퇴임한저자가중국당나라(618~907년)때생산된명시들을가려뽑아우리말로옮기고작품한편한편을자세히읽은책이다.두보,이백,백거이를비롯한시인29명의작품60편이여기모여있다.
책의표제는여기에실린시가운데두보가반란사건에연루되어억울하게유배가던동료시인이백을위해쓴「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하늘끝땅에서이백을생각하며)의마지막구절,“마땅히억울한혼과함께말이라도나누어야할지니/시한편던져서멱라강으로보내시구려”(應共魂語,投詩贈汨羅)에서가져온것이다.멱라강汨羅江은전국시대초나라의대시인굴원(기원전343?~기원전277?)이몸을던져스스로목숨을끊은곳이다.간신들에게모함을받아추방당한처지였던그는초나라가진나라에속절없이무너지는것을보고절망한나머지이강에투신한것이다.그뒤굴원의우국충정을기리려는사람들이음력5월5일단옷날이되면찹쌀떡을댓잎에싸서강물에던졌다고한다.물고기들에게이것을먹고굴원의시신을건드리지말라는뜻에서다.두보는이의식처럼시한편써서강물에던져보내똑같은억울함을겪은또다른천재시인의영혼과대화를나누라고권유함으로써벗이백을위로한것이다.그러니까멱라강은중국시의한뜨거운상징이자성소聖所인셈이다.달리보면,굴원이만든전통을잇고또굴원처럼중국시의성소에모셔지는데성공했다는점에서이책에실린모든작품들을‘멱라강에던져보낸시한편’이라고할수도있겠다.저자는바로그런뜻을제목에담으려했다고여겨진다.
저자는,시자체의완성도는당나라보다앞선육조六朝시기의작품이당시보다더높지만언어가어려워사람들이입에수시로올리기쉽지않은흠이있었고,당나라이후송나라때나온시들은일상어의상투성을뛰어넘지못해참신함을보여주는데아쉬움을남긴반면,당시는“상당히구어화된말로전에없던세상을보여주었기에”특별한사랑을받으며대대로애송되어왔다고본다.천년이훨씬넘는세월을사이에둔데다역사와문화가다른오늘의우리에게도그시들이큰호소력을가질수있음을증명하는것이바로이책,『멱라강에던져보낸시한편-노년의눈으로다시읽는당시』에서저자가하고있는일이다.그는헤겔과니체의철학,자크라캉이나롤랑바르트의현대이론을참조하고,지금의세상과거기서벌어지는일들을끊임없이소환·환기하는가운데,여기실린시인들이고뇌하고노래했던바와지금우리가겪고있는삶의문제들이본질적으로다르지않음을보여준다.이런면모가이책을범상한당시해설서가아니라우리시대에대한깊이있는성찰을품고있으면서도흥미롭게읽히는비평적에세이로만들어준다.
저자가책전체에걸쳐눈길을주고있는주제중의하나는당대의시인들이스스로의불우를어떻게시로승화해냈는가하는것이다.그는머리말에이렇게썼다.“여기에필자가골라뽑은시인들에게서공통점이있다면대부분불우한삶을살았다는사실이다.이들은불우함에맞서싸우지도않았고그렇다고주저앉지도않았다.단지그불우함에서삶이무엇인지를깨달았고,이윽고시가나왔을뿐이다.따라서불후의명시는이불우함에서나왔다고해도과언이아니므로불우함은그들에게는일종의행운이자축복이었던셈이다.”“고생스럽게사는것을불행으로”만여기고“이웃을이겨먹는쾌락을행복으로착각”하는우리사회의다수성원들에게이해받기어려운역설이다.이역설의또다른측면은이시인들로하여금그어떤깨달음,진실과의만남을가능하게해준불우와고난이저자가여러편의글에서힘주어말하듯실은쾌락의원천이기도하며그것이그들에게시를쓰게하는동력이되었다는것이다.
저자는예컨대낮은벼슬자리하나얻지못해한겨울의산야를방황하는시인의모습을담은맹호연의「부경도중우설赴京途中遇雪」(장안가는길에눈을만나다)에서이역설을읽어낸다.시의마지막에서시인은발길을멈추고절대적인고독속에‘하릴없이우두커니’서있는데,이를두고저자는이렇게말한다.<이순간이시로씌었다는것은곧그짧은순간에영원을사는쾌락을경험했음을의미한다.공자는일찍이“아침에도를들으면저녁에죽더라도괜찮다”(朝聞道,夕死可矣)고말했다.시인이경험한그짧은시간에이미영생이있었기에그에게남이몰라주는서운함이나외로움같은것은눈에들어오지도않았다는말이다.>또두보의명시로이름높은「등고登高」를다룬글에서도시인이결핍속에서얻어낸쾌락을발견한다.<이시의수련부터묘사해온가을의정경은비록홀로쓸쓸히올라와감상한것이긴해도애절할정도로아름다웠다.그것이그토록아름다웠던것은역설적이게도시인이고향을떠나홀로힘든피난살이를했기에,그리고늙고병들어살날이얼마안남았다는결정적인결핍이있었기에가능했을것이다.시인에게이러한경험은곧주체할수없는감동이었을터인즉,삶에의충동은여기서나왔을것이다.그래서독한술도아닌탁주잔을들고망설인것이니,이갈등하는모습이인생의진정한아름다움이아닐까?힘들고고생스러운‘간난艱難’을불행으로여기고쾌락을돈을주고사는데길든현대인중에서이아름다움과감동을이해하는사람은많지않을것이다.>
이렇게고통과변증법적관계에있는쾌락에대한저자의통찰이돋보이는곳을또하나든다면사랑하는여인양귀비를위해중국남방의열대과일여지를“장거리쾌속기마택배”로가져오게한임금현종의일화를다룬두목杜牧의시「과화청궁過華淸宮」을통념대로단순한풍자시로보기를거절하는대목이다.저자는오히려“이애정사건은쾌락을향한인간의추구가어디까지나아갈수있는지를가늠하는실례實例”라고보면서‘즐기는일이라면이정도상상력은가져야하지않겠나’하는시인의은밀한탄복을찾아낸다.왕의“실정이니뭐니하는윤리적인면은기실시인에게관심의대상이되지못하고오로지감각의실현을위한창조적상상력이중요했을것이다.”왜냐하면시가하는일이바로“새로운감각을창조하는일”이기때문이다.달리말한다면세계를충만하게또새롭게감각함으로써그것을읽는우리의감각도쇄신시키는것이시의일일터다.풀잎하나,이슬한방울도새로만나고새로보게만드는것이다.저자는간난과고통속에서도이책의주인공들이시를쓰고새로운감각을선보일수있었던까닭은그들이“삶을사랑하였기때문”이라고적었다.사랑하는일에도배움이필요하고기술이요구된다면,우리가시를읽는이유는바로그처럼삶을사랑하는방법과기술을익히기위해서임을저자는설득력있게말해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