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 시집 - 괴테 전집 4 (양장)

서·동 시집 - 괴테 전집 4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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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순수하고 자유로운 동방에 대한 예찬
아름다운 사랑의 시, 깊은 시론(詩論)적 성찰, 그리고 노년의 심원한 삶의 지혜

시성(詩聖) 괴테가 책으로 펴낸 유일한 시집
정신적인 가상의 오리엔트 여행으로 구현한 세계문학의 이상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불후의 “시성”(詩聖)이라 불린다. 그런데 평생 그침 없이 시를 썼건만, 그가 생전에 단행본으로 출간한 시집은 오직 한 권, 『서ㆍ동(西東) 시집』뿐이었다. 1819년 일흔의 나이에 발표한 이 시집은 그만큼 괴테 본인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자, 그가 주창한 “세계문학”의 이념이 동서양의 정신적 교감을 담은 언어로 생생하게 농축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헤겔은 이 작품이 괴테의 “최고이자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서ㆍ동 시집』이 이번에 도서출판 길의 〈괴테 전집〉 두 번째 작품으로 나왔다.(첫 작품은 2019년간한 『파우스트』였다.) 전 20권으로 예정된 이 전집은, 독일 괴테학회에서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인 “괴테 금메달”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2011년)한 전영애 서울대학교 독문과 명예교수의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말로 옮겨지는 중이다. 더욱이 『서ㆍ동 시집』과 관련해, 2018년에 전 교수가 집필한 ‘괴테의 서ㆍ동 시집 연구서’가 바이마르 괴테학회의 77번째 총서로 나와 독일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1814년 괴테는 당시 독일어로 갓 번역 출간되었던 14세기 페르시아 시인 하피스의 시집을 읽고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그에 대한 응답으로 시를 분수처럼 쏟아냈고, 동시에 오리엔트에 대한 방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실인 시편들과 “오리엔트학의 마그나 카르타”라 불리는 산문편을 함께 책으로 묶은 것이 이 특별한 책 『서ㆍ동 시집』이다. 이는 유럽에서 오리엔트에 대한 관심이 막 발아하던 때(그나마도 유럽중심적인 관점에서), 동방의 정신적 가치를 편견 없는 열린 관점으로 주목한 선구적인 통찰이며, 아랍 문명이 본격적으로 재발견되고 있는 오늘날 그 가치가 더욱 새로워지는 보고(寶庫)이다.
저자

요한볼프강폰괴테

저자:요한볼프강폰괴테
1749년8월28일독일프랑크푸르트에서태어나누이동생과함께아버지의교육을받으며자랐다.(그리스어,라틴어,히브리어,프랑스어,영어,이탈리아어등을배웠고,그리스로마의고전문학과성경등을읽었다.)열여섯살때라이프치히대학에진학했으나병으로학업을중단했다가슈트라스부르크대학에서법학박사로마무리했고,고향프랑크푸르트에돌아와변호사로활동했다.대학시절에는문학,예술,해부학등다방면의경험을쌓았다.스물여섯살되던해에는바이마르로초빙을받아,그곳에서이후의긴생애를정치인,문인,학자,연극인,자연과학자로서다채로운활동을펼치며보냈다.
소공국바이마르의문화,교육,산업,세무총4개부처를관장하며평생군주를보필한현직정치인이었다.26년간국립극장을관리했고,38년간안나아말리에대공비도서관의감독을맡기도하였다.많은시,소설,극작품을썼다.문인은그의일면에불과했음에도“종이시대의가장생산적인시인”으로불릴만큼남아있는작품만도방대하다.스물다섯살에4주만에써서큰명성을얻게한『젊은베르테르의슬픔』을비롯해,『빌헬름마이스터』,『친화력』등장르의전범이되는소설들과『괴츠』,『에그몬트』,『타소』,『이피게니에』등수많은극작품을썼으며,특히그의본령인시는평생그침없이써냈다.『서ㆍ동시집』에는동양과서양을아우르는시와연구가담겼다.자서전『시와진실』역시그장르의전범으로꼽힌다.
자연과학자로서도식물,동물,광물,기상등다양한주제에대한방대한연구를했는데『식물변형론』,뉴턴의이론에맞서40여년을매진했던『색채론』등이두드러지는저작이다.그림도1,400여점이남아있고,편지는다시수합되어보관된것만15,000여통이다.
괴테는그가태어날때만해도지방어라는인식을면치못했던독일어로쓰인글을,모국어와민족문학을단숨에세계문학으로끌어올린사람이다.작은공국바이마르의민생을평생돌보았을뿐만아니라헤르더,빌란트,특히쉴러와함께문학과예술을통한국민의정신적고양에힘썼다.그와더불어독일바이마르고전주의가꽃피었고,독일문학사에서그의시대가‘괴테시대’(질풍노도에서고전주의를거쳐낭만주의에이르는시기)로불릴만큼,생애자체가곧일국의문화사로평가받았다.그가열혈청년이던시기는독일문학계가질풍노도기(SturmundDrang)라는혁명적문학운동기를지나고있었고,그가‘완미’(完美)를추구하던시기는고전문학기(Klassik)였다.그가바이마르궁정에서11년을보낸후“마흔이되기전에공부좀해야겠다”며떠난이탈리아여행이시기를구분하는획이다.독일이문화국으로서의자부심이필요할때면언제나내세우는인물이괴테이고,인구6,000여명의작은도시바이마르는“독일의문화수도”라고까지불린다.
스물두살에시작하여60여년을두고쓴역작『파우스트』는여든두살이던1831년여름에최종적으로마무리했는데,괴테는당대의이해를기대하기어렵다고여겨이를봉인해넣었다.그러나1832년1월에다시꺼내어고치고,그로부터얼마지나지않은3월22일세상을떠났다.

역자:전영애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명예교수.같은대학교에서공부하였고재직시독일프라이부르크고등연구원(FRIAS)의수석연구원,뮌헨대학교,인스브루크대학교의초빙교원도겸임했다.한국괴테학회장을지냈으며,독일바이마르고전주의재단연구원이다.2011년에유서깊은바이마르괴테학회에서수여하는‘괴테금메달’을수상했다.
저술및번역도활발히하여,『어두운시대와고통의언어:파울첼란의시』,『독일의현대문학:분단과통일의성찰』,『시인의집』등의저서와,헤르만헤세의『데미안』,프란츠카프카의『변신·시골의사』,크리스타볼프의『나누어진하늘』,라이너쿤체의『나와마주하는시간』등의번역서를냈으며,독일에서도Regenbogenf?rFranzKafka(프란츠카프카를위한무지개)등의시집들과여러연구서들을냈다.
괴테의작품으로는『시전집』,『서·동시집』,『시와진실』(공역)을번역했고,괴테관련저서로는『바이마르에서온편지』,『괴테와발라데』,『서ㆍ동시집연구』,?Sosagedenn,wiesprech’ichauchsosch?n??:ZurMachtderPoesiebeiGoethe(“말해주세요,어찌하면나도그렇게아름답게말할수있나요?”:괴테에게서의시어(詩語)의힘),?Sicherbittendew’gesLeben?:SiebenEssayszuGoethesWest-?stlichemDivan(“영원한생명을간구하며”:괴테의『서ㆍ동시집』에대한일곱편의소론(小論))등을써냈다.

목차


가인歌人의서書
하피스서
사랑의서
성찰의서
불만의서
지혜의서
티무르의서
줄라이카서
주막시동의서
비유의서
배화교도의서
낙원의서
유고에서

보다나은이해를위하여
서언/히브리인들/아라비아인들/넘어가는말/고대페르시아인들/통치/역사/무함마드/칼리프들/계속이끌어가는말/가즈니의마흐무드/시인왕詩人王들/전해지는것들/피르다우시/안와리/니자미/잘랄알딘루미/사디/하피스/자미/조감/보편적인것/가장보편적인것/보다새로운것과가장새로운것/의혹/전제정專制政/이의/덧붙임/반작용/끼워넣는글/오리엔트시의원原요소들/비유에서은유로넘어감/경고/비교/저항/문학의종류/문학의자연형식들/덧붙임/책점冊占/꽃과기호의교환/암호/앞으로출간될『서?동시집』/구약성서적요소/사막의이스라엘/보다상세한보조자료/성지순례와십자군원정/마르코폴로/요하네스폰몬테빌라/피에트로델라발레/양해를구함/올레아리우스/타베르니에와샤르댕/근년과최근년의여행자들/스승들:서거한이들,함께사는이들/폰디츠/폰하머/번역/최종마무리!/깃발에부쳐/태양과국왕이그려진훈장띠에부쳐/재검토/색인/실베스트르드사시께

옮긴이해제:서西와동東이아름답게만나는지혜와사랑의시詩와연구『서·동시집』
옮긴이후기:사연도많은『서·동시집』
사진자료

출판사 서평

그대피하라,순수한동방(東方)에서
족장(族長)의공기를맛보러가라
페르시아시인하피스(1320~1389)의시는만년의시인괴테에게영감이샘솟는창작기를다시한번활짝열어주었다.1814~1819년의기간동안열두묶음으로나뉜196편의시들과‘보다나은이해를위하여’라는산문이쓰여『서?동시집』이되었고,1827년에시43편이더해졌다.(총239편)이번에번역한『서·동시집』은이증보판에더해,괴테자신은시집에수록하지않았던시들가운데그의사후전집편집자들이선별하여넣은‘유고(遺稿)편’을번역자가또한번엄선해수록했다.
일흔의노시인은스스로를옛페르시아시인의쌍둥이처럼여겼고,동방과의정신적교감을통해새로운내용과형식의문학으로자신을고양하고자했다.이책에서그는오리엔트로정신적인가상의여행을떠나며,자신이여행객으로보이기를원한다고말한다.그가원하는여행객의모습이란이렇다.

앞서나온시들의저자〔괴테자신의지칭임〕는사람들이자신을여행객으로보아주기를가장바란다.그가낯선땅의풍습을호감을가지고나누고,그언어사용을제것으로수용하려노력했으며,생각을함께나누고,좋은풍습을받아들일줄안다면,그것이여행객에게는충분한칭찬이될것이다.―「서언」중에서

민족을넘어,민족간의정신적교류를통해범세계적·보편적인인간성을추구하는세계문학의이상이여기서엿보인다.낯선것과새로운것을받아들여내것과조화시키는것이그시작이다.
그여정을출발하는첫번째시는「헤지라」이다.혼돈에빠진세계인서방(나폴레옹전쟁이후의유럽)을떠나순수와자유의세계인동방으로향한다.그곳은인류의심원한근원이되는곳이다.

북(北)과서(西)와남(南)이쪼개진다
왕좌들이파열한다,제국들이흔들린다
그대피하라,순수한동방(東方)에서
족장(族長)의공기를맛보러가라
사랑과술,노래가운데서
히저의샘물이그대를젊어지게하리.

거기,순수함가운데서올바름가운데서
나,인간족속들의심원한
근원까지가겠노라
사람들이아직천상의가르침을
신(神)에게서지상의언어로받던곳
머리아프지않게바로받던그곳.
―「헤지라」중에서

“순수한동방”,“심원한근원”이란인간이신과직접교류하던곳,에덴이있던곳이고기독교와이슬람의공동기원의터이기도한4강유역(현재의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유역)으로보인다.그렇게이국적풍경과풍물들을만나고하피스와가상의대화를나누는가운데“아름다운사랑의시,깊은시론(詩論)적성찰,노년의심원한삶의지혜가어우러져펼쳐진다.서와동―시인이몸담은근대유럽과고대페르시아에서당대까지의오리엔트―을아우른다.‘시성’이라고까지불리는노시인의지혜와사랑이때로는잠언의형식으로,때로는오리엔트의사막을가는카라반의노래처럼울려퍼진다.”(「옮긴이해제」중에서)
『서·동시집』은,아주다양한시편들의모음이지만자세히보면구성이매우긴밀하다.‘서’(書:Nameh:Buch)라는제목이달린열두개의묶음은각각제목에드러나있는개별적인주제로묶여있는데,대략네개의갈래로나누어살필수있다.첫3서,「가인의서」,「하피스서」,「사랑의서」는시집전체주제의집약으로,첫「가인의서」가특히그러하다.첫시「헤지라」로시작하여오리엔트로달려가는듯한정신적행보가이국적배경과풍물들가운데서그려진다.둘째묶음「하피스서」는괴테의이정신적대장정을촉발한시인하피스에집중되어있다.하피스는그이름의뜻부터‘쿠란을다외우는사람’인경건한인물이면서동시에사랑과술을노래한시인이었다.이어지는「사랑의서」에는오리엔트에투영한사랑의시편들이담겨있다.
그뒤를성찰의시편들을모은묶음들이따른다.「성찰의서」,「불만의서」,「지혜의서」에는모두서·동의지혜가어우러져있다.잠언집이라할묶음들로,그가운데위치한「불만의서」에서는주로정신적헤지라를유발한출발지의현실들이다루어지고있다.그뒤를잇는「티무르의서」,「줄라이카서」,「주막시동의서」는각각인물이중심이되는데,짧은서·동의교착(「티무르의서」)이다루어진다음,오리엔트를무대로하여한편의연극과도같은아름다운사랑의시들이「줄라이카서」에서펼쳐지고,그여운은「주막시동의서」까지나아간다.「줄라이카서」는『서·동시집』가운데서도그절정혹은꽃이라불릴화사함을보여준다.마지막3서,「비유의서」,「배화교도의서」,「낙원의서」로써다시성찰의시편들이펼쳐지는데매우자유롭고다채로운종교적성찰이기반이되고있다.이시적인대장정,정신적오리엔트행은마침내낙원까지이르러서(「낙원의서」)대단원의막을내린다.

“오리엔트학의마그나카르타”
세계문학시대의문을활짝여는큰획
주옥같은이시편들에방대한오리엔트론‘보다나은이해를위하여’가더해진다.초기오리엔트학의초석을놓은글이다.괴테는당대의오리엔트학연구성과를모조리섭렵하고소화했으며,학계의유럽중심적이고제국주의적인시각과는달리개방적이고창조적인방식으로동방의문화를수용했다.순수한학문적,시적열정으로부터시작된이연구의결과는“오리엔트학의마그나카르타”라는평가(한스하인리히셰더)를받았다.
산문편은오리엔트문학의특징을그형성사에서부터살펴보는것으로시작하여,중요한문인들,나아가문화및정치체제의특징을살피고,기독교성서에대한독특한,부분적으로지극히파격적인해석을담은논문들까지포함하고있다.오리엔트뿐만아니라기독교서방의근원의역사와동·서교섭사를아우르는종합편이라할수있다.그럼에있어서줌(zoom)과초점맞추기(focusing)가번갈아이루어지는가운데시적상상력이더해져서수천년을쥐락펴락갈무리하는자유자재의필법이돋보인다.폭넓은지식과사안의핵심을전달하는투시적시선,과감한조감과디테일의선명한제시가자유롭게교차되는괴테특유의서술방식이다.

번역정본을위한오리엔트행
한구절,한단어의이해를위해
옮긴이는이미2006년에괴테독회에서17인이공동으로번역출간한『서?동시집』에번역진으로참여했었고,이후2011년에는단독으로이책을번역해연구서와함께출간한바있다.이번에도서출판길에서펴내는『서?동시집』은,오래절판되어있었던두번째번역을전면수정하고다듬어<괴테전집>으로다시선보이는것이다.
첫단독번역당시그는“괴테가『서·동시집』을쓰던시절에읽었던온갖오리엔트관련서들까지찾아읽느라프라이부르크,바이마르등지의출입도어려운고문서실에숱한나날을앉아보냈”고,이번에<괴테전집>판을준비하면서는“보다완성된책으로남길수있기를꿈꾸며눈으로확인해보기위하여”서방과동방이만나는접점지역을직접찾아갔다.

첫번역이나온후오히려,여전히남아있는번역정본에의책무감같은것을좇아나는마침내동서의접점으로달려갔다.…두대륙위의도시,이스탄불에서출발하여터키서남쪽끝,십자군의전진기지였던보드뭄으로가서거기서부터현재터키의서쪽해안선을따라북상하며,신화와얽혀있는필라델피아,에페소스(에베소)같은초기기독교유적지들을더듬어가며트로이유적을거쳐,보스포루스해협을건너,사도바울이유럽대륙에첫발을놓았던카발라항구에한참을앉았다가,알렉산드로스대왕의본거지테살로니키를지나,파르살루스벌판,페네이오스강변을지나,그리스해안선을따라다시남쪽으로내려오며신화의장소들을더듬다가,아테네를거쳐크레타섬까지가는대장정이었다.―「옮긴이후기」중에서

그“세계는괴테의정신적오리엔트행에비견될수있을만큼이나넓”었다.사실괴테는오리엔트에실제로가본적이없었다.오로지읽기만으로그세계를명료하게그려낸것이었다.그러나그의번역자는그글을이해하고자직접그곳으로향했다.
그렇게이해의깊이와폭을더하고,이를바탕으로단어와문장들을세심히고쳐내놓은것이이번번역이다.또한기존의한국어판본들에서놓치고있던페르시아의인명과지명표기를바로잡고,낯선이국의인물과역사,문화에대한주석을더해,괴테의가장풍부하고탁월한작품『서·동시집』을다시독자들앞에내놓았다.

『서·동시집』시편에담긴그야말로주옥같은시편들은언제든번역에의도전을유발하고,산문편의논고에담긴낯선것에대한괴테의열린태도,모든근본주의에맞서는,한없이개방적인시각은글로벌해지는시대에점점그시사성을더한다.―「옮긴이후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