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허균의 시는 그의 문집에 728편이 실려 있다. 그 밖에 중국의 시선(詩選)이라든가 그들과 주고받은 시들을 모은 「황화집」에 20여 편이 실려 있다. 그의 시 749편 가운데 109편을 가려 뽑아서 이 시선을 엮었다.
그는 큰 포부를 지니고 벼슬길에 나섰지만 그의 이상과 현실은 맞지 않았다. 너무나도 단단한 현실의 벽에 몸으로 부딪치면서 살아온 그의 삶이 749편의 시에 나타나 있다. 현실에 대해서 불평을 내어 뱉은 것이 그의 시이고, 50년 그의 생애를 그린 것이 그의 시이다. 이 시선에서는 그의 일생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그의 시들을 연대순으로 배열하였다.
-머리말 중에서
그러나 1,400편의 시를 쓰는 동안에도 그는 끝내 현실과 화합하지도 못했고, 극복할 수도 체념할 수도 없었다. 그랬기에 자기와 같은 사람들이 안주하여 화합하며 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유배지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는 현실 속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의 세력이 너무 커지자 위협을 느낀 이이첨은 끝내 그를 제거할 음모를 꾸몄다. 뒤늦게야 자기가 함정에 빠진 것을 알고는 ‘할 말이 있다’고 했지만, 그는 끝내 그 말을 하지 못하고 죽었다. 그가 새로 세우려고 했던 사회의 모습이 확실치는 않지만,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탁오가 봉건사회를 비판하다가 끝내 이기지 못하고 감옥에서 죽었던 것처럼, 그도 억압적인 현실을 극복하려고 몸부림치다가 끝내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의 호 교산(蛟山)이 끝내 하늘로 오르지 못할 이무기의 좌절을 암시한 것처럼, 그의 비극적 죽음도 결국은 그의 시 전체를 마무리짓는 커다란 상징이다. 그가 귀거래를 말로만 부르짖으면서 한번도 실천하지 못했을 때, 그의 이러한 비극적 결말은 예정되어 있었다. -〈허균, 좌절당한 이무기〉 중에서
그는 큰 포부를 지니고 벼슬길에 나섰지만 그의 이상과 현실은 맞지 않았다. 너무나도 단단한 현실의 벽에 몸으로 부딪치면서 살아온 그의 삶이 749편의 시에 나타나 있다. 현실에 대해서 불평을 내어 뱉은 것이 그의 시이고, 50년 그의 생애를 그린 것이 그의 시이다. 이 시선에서는 그의 일생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그의 시들을 연대순으로 배열하였다.
-머리말 중에서
그러나 1,400편의 시를 쓰는 동안에도 그는 끝내 현실과 화합하지도 못했고, 극복할 수도 체념할 수도 없었다. 그랬기에 자기와 같은 사람들이 안주하여 화합하며 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유배지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는 현실 속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의 세력이 너무 커지자 위협을 느낀 이이첨은 끝내 그를 제거할 음모를 꾸몄다. 뒤늦게야 자기가 함정에 빠진 것을 알고는 ‘할 말이 있다’고 했지만, 그는 끝내 그 말을 하지 못하고 죽었다. 그가 새로 세우려고 했던 사회의 모습이 확실치는 않지만,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탁오가 봉건사회를 비판하다가 끝내 이기지 못하고 감옥에서 죽었던 것처럼, 그도 억압적인 현실을 극복하려고 몸부림치다가 끝내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의 호 교산(蛟山)이 끝내 하늘로 오르지 못할 이무기의 좌절을 암시한 것처럼, 그의 비극적 죽음도 결국은 그의 시 전체를 마무리짓는 커다란 상징이다. 그가 귀거래를 말로만 부르짖으면서 한번도 실천하지 못했을 때, 그의 이러한 비극적 결말은 예정되어 있었다. -〈허균, 좌절당한 이무기〉 중에서
교산 허균 시선 - 한국의 한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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