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제국

미각의 제국

$12.01
Description
음식의 맛을 정의한다!
『미각의 제국』은 맛 칼럼니스트로 20여 년간 활동한 황교익이 밥, 떡복이, 김치 등과 같은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들의 '맛'의 개념을 설명한 책이다. 레시피나 사진이 있는 요리책이 아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먹어 왔던 일상의 음식들의 숨겨진 맛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총 83가지 맛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책은 맛도 냄새도 없는 물의 맛, 짠맛만을 느꼈던 소금의 다양한 맛, 그냥 아무거나 넣고 쓱쓱 비벼 먹었던 비빔밥의 난해한 조리법 등 음식의 맛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느끼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저자

황교익

저자:황교익
1962년경남마산에서났다.중학생일때서울로수학여행을왔다.탑골공원뒷골목여관에서묵었다.처음먹은서울음식이여관음식이었는데,먹다가토할뻔하였다.서울유학중인큰형이빵을한아름사들고여관으로왔다.태극당이나무과수제과빵이었을것이다.달았다.고등학교를졸업하고서울로왔다.서울인구1,000만시대를열때였다.서울살면부자일것이라는생각이오해였음을이내깨달았다.한국의가난한사람들이다모이는곳이서울이었다.음식도거칠었다.강남개발로졸부가된서울사람들이먹는음식이라고별다르게맛있는것은아니었다.이도달았다.

사대문안에서10년넘게직장생활을하였다.직업덕에서울에서맛있다고소문난식당들을두루돌았는데,다들서울음식이아니라개성음식,평양음식,남도음식이라며팔았다.서울은서울사람들모두의타향이었다.내나이쉰을넘겼다.마산에서보다서울과그주변도시에서산기간이10여년길다.이제서울사람이라하여도될것이나,여느서울사람들처럼이게우겨지지않는다.그럼에도,서울과그주변도시에서여전히먹고살것이다.

저서로《맛따라갈까보다》,《소문난옛날맛집》,《미각의제국》,《한국음식문화박물지》,《맛칼럼니스트황교익의맛있는여행》이있다.  

출판사 서평

음식사진없는음식책

한국사람들은고춧가루를무척좋아한다.고춧가루안들어간김치는몇종류안되고,어지간한찌개에도다넣는다.심지어자장면에도고춧가루를뿌려먹는사람들도있다.하지만잘말린태양초는단지맵기만한것이아니라달콤하고시큼한발효향까지난다는것을아는이가있을까?미네랄함량이높은소금이좋은소금이라고알고국산천일염에대해예찬하지만,국산천일염에많이함유된염화마그네슘이쓴맛을내오히려음식맛을해칠수있다는사실을아는사람은몇이나될까?
메일로만든평양냉면은막국수나진주냉면과같은종류이며,감자전분으로만든함흥냉면과는다른성격의음식이라는것은?동남아음식에많이쓰이며대표적인동남아채소로오해받는고수가우리땅에서나고자라며,오래전부터다양한음식에쓰인우리채소라는사실은?

요즘인터넷을보면구석구석맛집을찾아다니며음식사진을올리고,음식맛을평하는블로거를많이만날수있다.이들은단지어디의식당에어떤음식이있다소개하는데서나아가이식당과저식당의음식맛과서비스를비교하고,평점도매긴다.오죽하면한국에가장많은전문가가셋째는여행전문가요,둘째는사진전문가요,첫째가맛집전문가라고할까.이러한현상은음식을먹는다는행위가단지굶주림을면하는수준을한참넘어서서하나의문화로발전했다는것을보여준다.
그러나맛집블로거의글을읽고식당을찾아가고자하는사람들은물론,블로그를운영하는블로거들조차무언가허전함을느끼곤한다.마치여행에처음눈을뜬사람은가이드북을읽지만,여행을다녀온다음에는여행에세이를찾는것과마찬가지이다.이제는단순히맛있는식당의소개가아니라,그음식맛의중심이무엇인지기준을세우고,왜맛이있는지밝힐지식과분별이요구되는때인것이다.

이런이들을위한책이바로맛칼럼니스트황교익의신간《미각의제국》이다.음식과맛을다루는책이지만,맛집소개도아니고음식만드는법을가르쳐주지도않는다.심지어음식사진조차없는책이다.그러나이책안에는그어떤책보다많은음식과식재료에대한정보가담겨있다.소금,설탕같은조미료와아귀,두부,대게같은식재료를망라하고,김치찌개,청국장,인스턴트라면같은일상음식에서자장면,스시,돈가스처럼외국에서들어왔으나한국음식이된별식까지아우른다.
저자는과하지않은양념이배추김치의개운한산미를내는비법임을밝히고(127쪽),삼계탕이아니라계삼탕이바른이름인까닭을설득한다(87쪽).또한고기구이맛에서열의중요성을설명하고(81쪽),같은재료를쓴어리굴젓과진석화젓이어떻게다른음식인지를밝힌다(196쪽).모두맛의중심을바로세우는작업이다.《미각의제국》은단순히음식의맛만논하는책이아니다.화학조미료를통해서질낮은식재료를숨기는세태를비판하고(38쪽),불결한환경에서만들어진음식을먹을바에는차라리외국식재료를쓰라며일갈하고(40쪽),맛이모두달아난식은잡채를구색맞추기로상에올리는식당주인들의무신경함을질타한다(120쪽).

억압과착취아닌정성과감사의제국
저자는《미각의제국》에서시종일관식재료의생산과정을추적하고,음식의유래를되짚어보고,정확한기준으로맛을분별하고있지만,날을세우고있지는않다.음식에대한지식과감미안을전달하는것을넘어그를비쳐지는인간의본성까지고찰하고있다.걸식을“인간이먹는음식중가장동물적이며,처연하다”(53쪽)라고표현한것이나아내를“내미각세계의조정자”(93쪽)라고,젖을“사랑”(222쪽)이라고정의한것에서미각이곧철학이될수도있음을깨닫게된다.또한바람과햇살,냄새와사람으로사계절의미각을풀어내는글에서는한편의시를읽는듯한울림까지맛볼수있다.
문학과영화에서작품과독자를평론이이어주듯이,황교익의책은낱낱의음식을먹는이와이어주고또한만드는이와이어주는미각입문서이자평론서이다.

사람들은늘상음식을먹으며,혀있고코있는사람들은모두나름의취향으로음식맛을평한다.그러니굳이미각에입문이고평론이필요하냐고물을수도있다.황교익은그들에게“그렇게즐기는것과음식을관찰하고공부하는것은다른일”이라고말한다.
황교익은《미각의제국》에서미각을새로정의한다.음악을듣고,그림을보고,시를읽고아름다움을느끼는것이예술의한감각인것처럼,인간이느끼는감각은모두가평등하다.미각은단지세치의혀로느끼는쾌락에불과한것이아니다.그렇다고해서저자가감미안을지니기위해특별한요리를먹는훈련이필요하다고말하는것은아니다.오히려미각을쾌락으로치부하면,최고급요리와술에서만미각의경지를맛볼수있다고착각해음식값과고급인테리어에현혹될뿐이라고지적한다.

한국음식은다채롭고풍성하다.온갖음식이제각각의맛을뽐낸다.그래서음식의세계는‘미각의제국’이다.그러나역사속의제국주의와달리미각의제국에는억압과착취가없다.대신음식을하는사람의정성과음식을먹는사람의감사가바탕이되는제국이다.그렇기에“독자들이,그어떤일을하는사람이든,자기만의제국을건설하는데이책으로조그만영감이라도얻”기를저자가소망하는것이리라.
황교익의책은,박찬일의추천사대로“우리음식의숨겨진맛을생생하게재현하는본격열전”이자“최초의음식박물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