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에 말을 건네다
‘고추 일본(임진왜란) 전래설’은 틀렸다!
한식담론의 한식인문학 대중서
한식의 원형, 과학과 인문학 초연결
한식의 내면이 웅숭깊다.
무언(無言)의 한국 음식 바이블이다. 주섬주섬 바구니에 담아 넣을 한식 지식도 가득하다. 한식은 우리에게 일상 음식, 그 자체다. 《한식 인문학_음식 다양성의 한식, 과학으로 노래하다》(헬스레터, 3만5000원)은 한식인문학 대중 개론서이자 한식 담론서다. 한식이 말을 걸어왔다. 명쾌한 과학 논리와 찬란한 인문학이 초연결된 음식 언어를 갖추고, 아름다운 언어로 말을 건넸다.
권대영 과학자는 한식의 오류는 바로잡고, 한식의 기원은 발견하고, 한식의 맥락은 정갈하게 배치했다. 한식의 영역을 세계무대로 넓히고, 한식의 궁극적인 목표인 센터내리언(백세인)을 탐구하며 고전 같은 대중서를 집필했다. 그가 파고 들어간 한식의 내면엔 우리 음식의 숨결이 느껴진다. 예리한 관찰력과 통찰력은 웅크린 맥락을 정교한 한식 알고리즘으로 재설계했다. 한식의 맥락과 정보의 궁금증이 생생하게 술술 풀린다. 설렘이 가득한 한국 음식의 지식 창고다.
“무엇으로 밥을 먹지?“
음식 다양성 관점, 한식인문학 출발점
“무엇으로 밥을 먹지?”
한식을 표현하는 가장 짧은 문장이다.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라, 무엇으로 먹을까’이다. “오늘 (점심) 뭐(에다) 먹지?” 이 때 ‘무엇(뭐)’은 반찬이다. 하나의 음식(food)을 먹는 서양 문화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서양은 하나의 음식을 먹는다. 반면 한식은 하나의 식단, 밥상(diet)에서 밥과 반찬을 먹는 문화다. 주식인 밥을 다양한 반찬으로 한 끼를 먹는다. 한식은 ‘건강한 밥상’의 최고 조건을 갖춘 것이다. 누구나 입맛과 기호에 따라 반찬에 대한 젓가락 선택권을 끝까지 보장받는다. 이는 음식 다양성의 관점에서의 한식 인문학 출발점이다.
《한식 인문학》은 음식 다양성의 보고(寶庫)인 한식을 과학으로 재해석한 대중서다. 공동체 농경문화로 발전하며 성장해 온 오천 년 우리나라의 음식 역사의 원형과 기원, 미래까지 과학자의 통찰력과 사유로 서사적 문맥을 갖춰 쓴 음식인문학서다. 한식 인문학의 출발점은 우리 민족의 삶 자체인 것이지, 고문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식은 지금까지도 재해석이 불가한 신화적(神話的) 특권의 영역을 누려오고 있다.
한식은 역사의 길목 곳곳에 오류가 있다. 과학자인 권대영 필자는 고착화된 ‘고추 일본(임진왜란) 전래설’ 등에 의문을 품고 검증(유전자 분석, 고문헌 해석 등)했다. 오류 지식은 바로 잡고, 증거는 낱낱이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한다. 한식의 미래를 위해 한국의 장수벨트 지역인 구곡순담(구례 곡성 순창 담양)의 소박한 식단(밥, 된장국, 생선, 김치 등)을 소개한 후, 우수성에 대한 빅데이터 청사진도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 세계의 장수지역인 지중해와 프랑스, 북유럽과 북극해,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건강 음식과 한식을 비교 분석했다. 지속 성장의 눈으로 한식에 희망을 품게 했다. 우리 고유의 식문화와 맛, 그리고 미래까지 과학자의 눈으로 발굴한 것들이다. 음식 다양성의 관점에서 세계 건강 음식군에 또 하나의
‘고추 일본 전래설’ 허구, 유전자 분석으로 검증
한국인 정체성 확인하는 대목과 계속 마주해
“그래, 그래, 그랬었지~”
“맞아, 맞아 그랬었구나~”
책을 읽는 내내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대목과 마주한다. 한식에서 나물은 가족과 행복한 일상의 음식이다. 다산 정약용도 그랬다. 싱싱하거나 데친 채소, 삶은 고기에 갖은 양념을 넣고 무치는 손맛 정성은 한식에 농축된 우리말 조리용어다. 한식만의 비가열 조리다. 무치고, 비비고, 버무리고, 주물럭거리며 섞는 과정에서 반드시 손을 사용한다. 한식은 고열조리(100~700℃)를 하지 않는 손맛 정성이 핵심이다. 저열조리(100℃ 이하)는 나물 반찬의 다양화로 진화한다. 나물과 채소의 영양적 가치와 피토케미컬(채소와 과일에 들어 있는 물질)의 극대화다.
건강한 음식은 굽거나 튀김보다, 데치거나 삶는 등 최소한의 열처리가 중요하다. 조리 온도는 음식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건강한 맛을 내는 양념문화와 이런 장점을 갖춘 발효음식이 발달하는 이유다. 우리나라가 양념문화와 발효문화가 꽃을 활짝 피우게 된 배경이다. 고추, 마늘, 파, 양파, 생강 등 갖은 양념을 고유의 발효식품인 간장과 고추장, 된장, 전통발효식초 등을 활용해 맛있게 먹는 수단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술술 읽히는 스토리 구성과 감칠맛 나는 음식언어 해설은 극적 재미를 더해준다. 과학자인 필자가 누에고치처럼 한 올 한 올 뽑아내는 음식지식의 정성스런 글맛과 보편적이고도 표준적 논리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한식 오류로 비워진 역사적 공간을 채워나간다.
《한식 인문학》은 ‘한식은 무조건 좋다’는 신화에 대한 도전장이다. 한식의 오류와 진실을 정면에서 마주하면서도, 각 장마다 “아하, 그렇구나!”하는 유레카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한 마디로 [한식 천자문], [한식 동몽선습] 같은 한식 대중서이자 입문서다. 문자가 없는 요하문명권에서 출발한 한식의 원형과 탄생 및 본질, 그리고 맛과 영양까지 한국의 장수벨트 지역인 구곡순담(구례 곡성 순창 담양)의 소박한 식단의 가치를 깊이 있게 다뤘다. 한식은 음식다양성의 보고(寶庫)로, 센터내리언(Centenarian, 100세 이상의 고령자) 시대, 개인맞춤형 건강밥상이다.
농식업 500조원, 2020년 국가예산 규모
문학적, 미식학적(가스트로노미) 접근 필요
우리나라의 농식업 규모가 연간 500조원 시대다. 2020년 우리나라 예산 규모다. 이 중 식품제조 70~80조 원, 외식산업 130~140조 원, 농업생산 70~80조 원, 가정에서 먹는 것까지 합하면 약 250조 원(수입 농산물 포함, 식량 자급률은 약 25%)이다.
음식의 새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화 과정에서의 생산 로직(logic)에서 벗어나, 맛과 문화, 관광 그리고 삶의 통섭적인 다양성 관점이 필요하다. 생산자 관점의 맛 표준화는 칼로리 중심이어서 비만과 대사성 질환을 불러왔다. 미래의 음식은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품질의 신뢰를 얻는 다양성, 즉 인문학적, 미식학적(가스트로노미) 접근이 필요하다.
‘고추 일본 전래설’ 검증한 이유는?
한식의 최빈갑 양념, 국민음식은 고춧가루 식단
“오천년 한식의 큰 생명나무에 ‘고추 일본(임진왜란) 전래설’은 작은 가지에 불과하지요. 하지만 고추는 우리 음식에서 최빈값 양념이에요. 고추재배의 역사가 한식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하는 까닭이지요.”
권대영 박사가 《한식 인문학》에서 고추 역사를 가장 먼저 꺼낸 이유이다. 고추라는 ‘마스터키’는 한식 역사의 길목마다 끈질기게 가지치기하는 관목과도 닮았다. 고추가 왜곡시킨 한식 역사를 과학자의 통찰력과 사유로 한식 담론을 재해석했다.
역사적으로 오만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고추’에 흥미로운 윤곽선을 긋고, 자연과학적 검증(역사, 고문헌, 식품학적, 농경학적)을 수년간 진행했다. 고추는 한식의 핵심재료이다. 한식 역사를 뿌리째 뒤흔들 정도로 파괴력을 가진 음식 물질이다. 고추장, 비빔밥, 닭도리탕, 떡볶이, 낙지볶음 등 대표적인 국민음식은 고춧가루가 있어야만 가능한 식단들이다.
‘고추 일본 전래설’의 출발점은 1984년 이성우 교수의 논문 《고추의 역사와 품질평가에 관한 연구》이다. 《지봉유설》의 출처를 인용해 “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고추가 서인도 제도에서 포르투갈로 들어갔다가 100년 동안 인도 등을 거쳐 일본을 통하여 임진왜란(1592년)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부터다. 이후 대학입시 문제로 출제되는가 하면, 교과서에도 실려 전국민들에게 고착화된다. 덩달아 고추장과 김치의 역사도 이 때부터 시작되는 오류가 계속된다. 하지만 고추장 기록은 《식료찬요》(1460년) 등 이전의 고문헌 여러 곳에 나온다. 고문헌 1차 자료의 일반화 확대에 따른 대표적 폐해 사례다.
필자는 ‘고추 일본 전래설’에 의문을 품고, 과학적으로 검증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는 ‘콜럼버스 고추’는 ‘한국고추’와 품종부터 달랐다. 유전자 분석을 통한 계통수 증명이다. 두 가지 고추의 분화 시점은 174만 년 전. 한국고추는 매콤달콤하고, 중남미고추는 아주 맵다. 고추는 1,960만 년 전에 이미 지구상에 있었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기 이전이다. 고추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등 모든 대륙에서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세계 고추지도). 또 빗소리 주파수 부침개, 닭도리탕(닭볶음탕), 곤드레나물, 청국장(전국장) 등 주제들을 이 책에 불러 세워 놓고, 입관 사유를 일일이 나열한 뒤 새롭게 해석한다. 한식에 대한 깊은 성찰이자 원더풀 한식을 고대 화석의 해석같이 유쾌하고 장엄하게 써내려 간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읽어볼만한 한식인문학서다. 한식의 과학적 연구에 늑장을 부려온 반성과 질타 뿐 아니라, 연구 태만으로 한식의 인문학적 빈곤을 겪은 국민들에 대한 미안한 심정도 고백했다.
[각 장별 내용 소개]
1장. 한식의 오류
‘고추 일본(임진왜란) 전래설’의 오류를 과학으로 분석했다. 일반화 오류까지 나아간 지점에 윤곽선을 긋고, 과학적으로 검증해 지적 찰과상 없이, 한식 역사를 새로 써내려간 발견의 스토리이다. 이와 함께 음식 다양성의 관점에서 한식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빗소리 주파수 부침개, 닭도리탕(닭볶음탕), 곤드레나물, 청국장(전국장) 등 주제들을 논쟁의 한가운데로 데려와 불러 세워 놓고, 입관 사유를 일일이 나열한 뒤 새롭게 해석한다. 한식에 대한 깊은 성찰이자 원더풀 한식을 고대 화석의 해석같이 유쾌하고 장엄하게 써내려 간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한식인문학 책을 꿈꾼 성과다. 한식의 과학적 연구에 늑장을 부려온 반성과 질타 뿐 아니라, 음식학계의 연구 태만으로 한식의 인문학적 빈곤을 겪은 국민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