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있어 서울살이가 견딜 만했다

음식이 있어 서울살이가 견딜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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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혀끝이 아닌 삶으로 맛보는 서울음식


“서울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살피면 서울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이 있어 서울살이가 견딜 만했다》의 저자 정은숙은 이런 생각을 갖고 1년여에 걸쳐 서울음식을 먹으러 다녔다.
서울음식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500년 조선왕조의 도읍지였으니 궁중음식이나 반가음식이 먼저 떠오르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음식 중에 궁중음식이나 반가음식은 없다. 서울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저자는 어떤 음식을 통해 어떤 서울을 발견했을까?
저자

정은숙

1967년강원도두메산골양구에서태어났으나말을배우기시작할무렵부터논과산으로둘러싸인서울변두리에서자랐다.대학원에서관광경영을공부하고뒤늦게일본으로유학을갔다.1998년한국으로돌아와서한국문화와관련된책을기획,취재,집필,번역하여40여권의책을일본에서출간했으며여러매체에막걸리와식문화,근대사를소재로기사를쓰고있다.일본의출판기획사KEYWORD소속으로,대원대학겸임교수와일본대중매체의취재코디네이터로도활동중이다.
이북출신의어머니와이남출신의아버지의영향으로어려서부터남북을아우른음식을접한까닭으로음식에대해개방적이다.그덕분일까,먹고마시고돌아다니는것을좋아하며음식과사람에대한호기심이강해이야기를묻고듣는것을좋아한다.할수있는한앞으로도사람들의삶과기억이담긴주변의음식이야기를찾아써나갈것이다.
일본의〈아사히신문디지털〉‘뉴스EX’에매주토요일칼럼을연재중이다.일본에서발간된저서로《막걸리기행マッコルリの旅》,《맛있는한국음식기행韓?の美味しい町》,《한국의인정가득한식당韓?の人情食堂》,《한국술집기행韓?酒場紀行》등이있으며,한국에서발간된저서로《막걸리기행》,《막걸리이야기》가있다.

목차

들어가며_무엇이서울음식인가12

1장서울설렁탕
오,소대가리서울이여!15

2장종로빈대떡
거기가면빈대떡신사를만날수있을까37

3장신림동순대
순대볶는소리가요란해질수록55

4장성북동칼국수
서울이라고바꿀소냐,국시는국시다71

5장마포돼지갈비
대포한잔에뼈에붙은살한점89

6장신당동떡볶이
이제며느리도안다107

7장용산부대찌개
부글부글냄비속에김치와햄이섞이고125

8장장충동족발
서울어디에서도장충동의이름으로139

9장청진동해장국
새벽을여는속풀이의맛155

10장영등포감자탕
감자탕은‘쏘주’다175

11장을지로평양냉면
이것이백석의국수맛일까191

12장오장동함흥냉면
타향살이매운맛을매운양념으로달래다209

13장동대문닭한마리
섬세한일본인도반한터프한한국음식225

14장신길동홍어
홍어는삭혀야맛인거라241

15장홍대앞일본음식
서울에울려퍼지는‘이랏샤이마세’261

16장을지로골뱅이
한여름밤,뒷골목의뜨거운건배소리279

17장왕십리곱창
다른듯닮은왕십리의곱창맛295

출판사 서평

서울은이주민의도시이다

정은숙이《음식이있어서울살이가견딜만했다》에서소개하는음식은17가지이다.그런데그음식중에는일제강점기부터서울명물로소문난설렁탕외에냉면,홍어회,부대찌개같은음식이포함되어있다.‘저음식들이서울음식이라고?’하는의문을가질만한음식들이다.냉면은늘앞에평양이나함흥이라는지명을달고있으며,홍어는대표적인남도음식으로꼽힌다.부대찌개하면사람들은으레의정부를떠올린다.저자가이런음식들을서울음식으로선정한이유는무엇일까?
2004년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조사에의하면,토박이라고부를만한기준인3대째이상서울에거주하고있는세대는불과6.5퍼센트밖에안된다는것이다.90퍼센트가넘는서울사람들이비교적근래에팔도각지에서서울로옮겨온이주민인것이다.
서울음식에는이런이주민들의삶이고스란히녹아있다.한국전쟁으로피난온이북실향민들의삶이을지로평양냉면과오장동함흥냉면에스며있다.평양냉면전문점인우래옥,을지면옥등에가면연세지긋한실향민들만나기가젊은이들을만나는것보다쉽다.갈수없는고향을그리며,추운겨울밤뜨거운아랫목에서먹던어머니의냉면맛을을지로에서찾는다.
신림동에가면순대타운이있다.원래재래시장노점에서시작한순대볶음집들이두개의건물에입주하여타운을이룬것이다.이곳순대타운에들어가면대부분의간판에전라도의지명이붙어있다.이촌향도의1960~70년대,신림동인근에는전라도농촌에서올라온사람들이많이모여살았다.그들은읍내와같았던신림시장에서값싼순대볶음에소주한잔하면서낯선서울에적응했다.음식을통해본서울은이주민의도시이다.


음식으로엿보는서울의삶

서울음식에는서울사람들의삶이담겨있다.해장국으로유명한청진옥에는야간통행금지가서슬퍼렇던시절의기억이남아있다.밤새기사쓰고나온광화문일대언론사기자들,철야한노동자들,밤새워술을마셔댄글쟁이들,통금에걸려잡혀있던사람들,주변여관에서자고나온사람들그리고밤새클럽에서춤을추다나온고고족들이통금이풀리는새벽4시에청진옥에서속을풀었다.장충동족발골목은장충체육관에빚을지고있다.이렇다할오락거리가없던시절,장충체육관에서열린프로레슬링시합을보며김일의박치기한방에열광하던사람들이응원에타는목을축이기위해,체력은국력이던시절의보양을위해족발골목을찾았다.지금신당동떡볶잇집은고등학생보다가족손님이더많이찾는다.신당동떡볶잇집에서수줍은미팅도하고장발의디제이를보며열광하던‘고삐리’들이이제아들딸의손을잡고와젊었던그시절을추억하기때문이다.
서울은가난하였다.서울음식또한가난이만들어낸음식이다.1970년대좁은작업장에서는쉴새없이미싱이돌아갔다.작업장으로들이던원단이지게에실려좁은골목사이사이를분주히다니던곳이동대문일대이다.동대문에서왕십리쪽으로조금벗어나면마치코바라고불리던조그만철공소들이밀집해있었다.봉제공장에서,철공소에서일하던사람들의저녁시간을위로하던음식이곱창구이다.살코기는외국으로수출해야했던가난한한국의더욱가난한노동자들은소와돼지의부산물로만든음식을먹으며서울살이를견뎌냈다.


서울과서울의삶을기억하다

오랫동안사대문안을지키던해장국집과빈대떡집은이제그옛날의골목을떠나어느듣보잡의이름을하고있는고층건물의한귀퉁이에겨우붙어있다.재개발의밀려이미사라진영등포감자탕골목처럼,왕십리곱창집들도사라지고있다.이가난한이주민의도시에서의삶을,서울사람들의밭은식탐을달래주던음식들을기억하고기록한이책이소중한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