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도쿄 바나나

프라하의 도쿄 바나나

$22.00
Description
다섯 가지 오미야게 과자를 따라 다섯 도시를 찬찬히 걸어보다!
일본에는 과자를 선물하는 문화가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다. 타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올 때에도, 출장을 다녀올 때에도 양손에는 어김없이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한 과자 상자가 들려 있는 곳이 일본이다. 이를 가리켜 ‘오미야게お土産 과자(지역 명물과자)’라 한다. 일본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오미야게 과자가 있는데 『프라하의 도쿄 바나나』에서 야쓰하시(교토), 도쿄 바나나(도쿄), 시로이 고이비토(홋카이도), 우나기 파이(시즈오카), 히요코(후쿠오카) 등 일본 각지를 대표하는 다섯 가지 오미야게 과자를 중심으로 삼아 일본을 두루두루 살펴본다.

이들 오미야게 과자가 갖는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면만이 아니라 산업적인 면, 즉 오미야게 과자 제조사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작은 상점에서 시작해 오미야게 과자로 성공을 거두면서 탄탄한 중견기업이 된 제조사들 이야기는 일본 시장이나 기업에 대한 소묘이기도 하지만 가파른 경제성장, 버블경제 붕괴로 요약되는 일본 근현대 경제사에 대한 소소한 각주이기도 하다. 오미야게 과자 제조사들이 수렁에 빠지기도 하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시대에 조응하는 신제품을 계속 내놓으면서 성공을 이어가는 과정은 한국에서도 곱씹어볼 만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저자

남원상

25개국110개도시를다녀본호기심많은여행가,늘새로운맛을갈구하는탐식가,다정한성격은아니지만강아지만보면눈에하트가차오르는애견인,그리고본업은글쟁이.연세대학교에서영어영문학·동양사학을전공하며여러스포츠신문,온라인매체의객원기자와칼럼니스트로글쓰는일을시작했다.

졸업후엔《동아일보》취재기자로일한뒤기업홍보팀의카피라이터,스피치라이터등으로글쟁이생활을계속했다.현재UCI코리아를운영하면서홍보컨설팅과도시문화및여행콘텐츠연구를진행중이다.《프라하의도쿄바나나》(2018),《레트로오키나와》(2019),《지배자의입맛을정복하다》(2020),《우리가사랑하는쓰고도단술,소주》(2021),《김밥》(2022)에이어여섯번째책으로《여행의핑계》를내놓는다.

목차

들어가며

1장오미야게과자이야기
프라하에서만난도쿄바나나
오미야게과자와일본인의온가에시
교토의천년과자점이치몬지야와스케
다도문화와다이토쿠지낫토과자
근현대의양과자발달
과자의신을기리는신사
잃어버린20년도이겨낸오미야게과자

2장교토-야쓰하시
교토의전통과자교가시
쌀과계피그리고교토가빚어낸과자
처음사먹어본오미야게과자의맛
야쓰하시는어디서유래했을까
식당안의작은과자전시관
치열한경쟁속에탄생한협동조합
세월따라변하는입맛입맛따라변하는음식
가부키에서비롯된나마야쓰하시

3장도쿄-도쿄바나나
도쿄바나나발~견했닷
스고이도쿄바나나
유라쿠콘코스의레트로도쿄
긴자의길쭉한도쿄바나나본부
도쿄바나나?도쿄에서웬바나나?
귀엽지만평범한이름은아닌
서브브랜드한정판매콜라보
직관적이면서도아름다운패키지
씁쓸한바나나의맛
오직이곳에서만먹을수있는과자

4장홋카이도-시로이고이비토
삿포로의하얀연인
과자하나만으로거둔엄청난성공
한겨울의눈송이를닮은과자
홋카이도를담아낸패키지디자인
쿠키밖으로삐져나온화이트초콜릿
프리미엄이미지를노린정교한마케팅
캐릭터가된과자브랜드
위조하다가걸릴줄알았지
위기를기회로만든두가지비결
홋카이도에서도쿄로
홋카이도를떠나며

5장시즈오카-우나기파이
출세와장어의고장하마마쓰
장어로만든오미야게과자
일본에서도장어는한여름보양식
밤의과자?정력에좋은과자?
장어구이에서우나기파이로
신칸센과고속도로수직성장의기회
장인이출근하는공장
드라마를만들고도쿄로진출하고
아침에는자라를낮에는멸치를
나고야역에서의퇴출소동
하마마쓰는장어보다교자?

6장후쿠오카-히요코
후쿠오카식도락의도시
교통의요지오미야게과자의별천지
탄광촌간식에서출발하다
꿈에서본병아리만주가현실로
이즈카명물에서하카타명물로
도쿄로상경한촌병아리
사회상이투영된히요코광고
아쓰코부인의달콤하고아늑한과자점
오미야게과자가시대에휩쓸린다면
캐널시티하카타에서만난옛추억

번외-작지만강한오미야게과자점
일본근대문호들이사랑한과자점구야
낭만소도시오타루의백년과자점쇼게쓰도

출판사 서평

과자의신을모시는나라

일본에서과자가차지하는위상은한국에서의그것과는매우다르다.애초에과자(일본에서과자는떡,만주,양갱에서부터케이크,페이스트리,초콜릿,사탕까지포괄하는넓은단어다)는신사에바치던신성한음식에서출발했으며,과자의신을기리는신사까지있다니말다했다.심지어1장에등장하는‘이치몬지야와스케’라는과자점은서기1000년에세워졌으니무려천년이넘도록운영되고있다.이뿐인가.역사가100년이넘는과자점이수두룩한데다,이들은아무리많은주문이쏟아져들어와도맛이변할우려가있다며분점은커녕대량생산까지고개를단호히내젓는다.과자하면흔히불량식품을떠올리는한국과는사뭇다른모습이다.어쩌면바로그렇기에오미야게과자만으로하나의산업이일궈졌는지도모른다.일본을한번도가본적없는사람에게도‘도쿄바나나’라는이름은익숙하지않은가.일본여행을다녀온사람마다손에도쿄바나나한상자씩은들려있게마련이니,이작은바나나모양빵을한번쯤은먹어봤을것이다.
그런데왜도쿄‘바나나’일까?지역명물과자답게,오미야게과자는지역색을반영하는재료를쓰거나해당지역에서만들어진다.가령한국에서도익숙한센베이과자의일종인‘야쓰하시’는천년고도교토에서300년이넘게먹어온오미야게과자다.얇은쿠키와화이트초콜릿으로이루어진‘시로이고이비토’는그하얗고반듯한모양새며설산이박힌패키지디자인에서눈雪의고장으로유명한홋카이도를고스란히반영하며,탄광촌광부들의간식에서출발한‘히요코’는후쿠오카산밀가루로만들어진다.그렇다면장어파이를뜻하는‘우나기파이’는?설마정말로장어가들어갈까,싶겠지만정말로장어가들어간다.다만분말형태로.장어로유명한도시(하마마쓰)에서만들어지는오미야게과자다.
이들에비하면,도쿄바나나는별종에가까워보인다.잘알려져있듯바나나는열대·아열대지방에서재배된다.일본에서는오키나와등지에서만일부재배되는정도.그렇다고해서도쿄에서생산되는과자도아니다.서울이그렇듯도쿄도지대가높은대도시이기때문에,인접한다른도시에공장을두고있다.그럼에도도쿄바나나는도쿄를상징하는오미야게과자로자리잡았다.지역색이부재한대도시특유의감수성을오히려지역색으로내세운덕분이다.
말하자면오미야게과자를맛본다는것은지역색이뚜렷한일본각지를맛보는일이기도하다.≪프라하의도쿄바나나≫가한편으로는관광객의시선으로,또한편으로는저자의오랜이력이었던기자의시선으로이들다섯가지오미야게과자를따라다섯개도시를찬찬히걸어보는여행기인이유도여기에있다.

과자만으로하나의산업을일군나라

일본오미야게과자시장규모는연간9,400억엔을넘는수준으로알려져있다.한화로10조원에가깝다.2018년서울시복지예산이10조원임을상기하면,그야말로엄청난액수다.1년동안오미야게과자를팔아벌어들이는돈이인구천만도시의한해복지예산에버금가는것이다.심지어오미야게과자는오로지그지역에서만살수있다.시즈오카오미야게과자를홋카이도나후쿠오카에서찾아볼수는없다는말이다.이런고집스러움에일본특유의장인정신이더해지면서오늘날에까지이르렀다.언제어디서나사먹을수있는과자가아니기에오히려선물로서나기념품으로서갖는의미가퇴색되지않은것이다.무엇하나성공을거두면줄줄이분점이생겨나고온라인이며홈쇼핑이며대량판매라인이세워지는한국을떠올려보면실로놀랄만한광경이다.여러가지조건이다른양국을단순히비교할수야없는노릇이지만,이들오미야게과자제조사들이수렁에빠지기도하고마케팅에열을올리고시대에조응하는신제품을계속내놓으면서성공을이어가는과정은분명한국에서도곱씹어볼만한고민거리를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