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노쿠치 바쿠 시선

야마노쿠치 바쿠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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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본 내 변방인 오키나와 출신의 대표 시인, 야마노쿠치 바쿠. 그는 한 편의 시를 위해 100매고 300매고 퇴고를 거듭했다. 근엄한 문어체에 오염된 개념을 벗겨 내는 과정이었다. 시인이자 소설가 사토 하루오는 바쿠의 문체적 특징인 간결함을 나무를 스치는 바람과 같다고 비유했다. 시인 가네코 미쓰하루는 바쿠야말로 일본 현대시에서 진정한 구어체 확립을 완수했다고 극찬했다.
바쿠의 시 중 문학성이 높은 93편을 가려 뽑아 소재별로 묶었다. 또 그의 시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는 그의 수필 5편을 곁텍스트로 실었다. 오키나와인으로서의 정체성 고민, 시문학이라는 장르에 대한 고찰 등을 작가의 목소리로 들어 볼 수 있다.
저자

야마노쿠치바쿠

야마노쿠치바쿠(山之口貘,1903∼1963)는오키나와출신일본시인이다.바쿠(貘)는펜네임으로인간의악몽을먹어치운다는맥(貘)이라는상상의동물이름에서차용했다고본인이밝히고있다.바쿠를수식하는표현으로는가난시인,룸펜시인이대표적이지만그외에도다양한명찰이있다.노숙자시인,방랑시인,서민시인,민중파시인,자연인,지구시인,풍자시인,유머시인,반골정신,정신적귀족등등이다.유파로는역정파(歷程派,1935∼)에속한다.‘역정’이란잡지명으로이유파는특정사조로일괄될수없다는특징을가진다.바쿠는제2차역정파에귀속되는데그들의공통점으로는서민적감각과충일한생명력,그리고반항정신을들수있다.

목차

오키나와관련시:오키나와여!어딜가려느냐!
대화(會話)
폭격맞은섬(弾を浴びた島)
섬에서불어온바람(島からの風)
세상은요지경(世はさまざま)
설날과섬(正月と島)
맑은하늘(晴天)
오키나와풍경(沖縄風景)
가지마루나무(がじまるの木)
파초포(芭蕉布)
설아침풍경(元旦の風景)
복사꽃(桃の花)
섬에서의이야기(島での話)
오키나와여!어딜가려느냐!(沖縄よどこへ行く)

시인및창작관련:하늘에서강림한언어
자기소개(自己紹介)
형님편지(兄貴の手紙)
박학과무학(博学と無学)
살아갈날들(生きる先々)
12월어느날밤(十二月のある夜)
지면위(紙の上)
첫시집(初詩集)
그의전사(かれの戦死)
내시(僕の詩)
결혼(結婚)
코의어떤결론(鼻のある結論)
첼로(チェロ)
고개치켜들고(首をのばして)
추억(思い出)
그날그때(その日その時)
은밀한대결(ひそかな対決)
맥(貘)
하늘에서강림한언어(天から降りてきた言葉)

노숙생활:남루는잠들어있다
야경(夜景)
방석(座蒲団)
구걸이야기(ものもらいの話)
꿈에서깨어나(夢の後)
이사(轉居)
꼼짝달싹못하고(立ち往生)
지친일기(疲れた日記)
하늘(天)
돌(石)
생활의무늬(生活の柄)
누더기는잠들어있다(襤褸は寢ている)

극빈:생존의위치
재회(再会)
밤(夜)
제대로먹지못한나(食いそこなった僕)
식인종(食人種)
숯(炭)
자문자답(自問自答)
무제(無題)
뜸을뜨다(灸をすえる)
커피집(珈琲店)
거울(鏡)
광선(光線)
생존의위치(生きている位置)

연애관련:구혼광고
산책스케치(散歩スケッチ)
첫인상(第一印象)
인사(挨拶)
맹아(萌芽)
좌담(座談)
엽서(端書)
형편(日和)
입술모양양심(唇のような良心)
현금(現金)
우산(傘)
만약여자를잡으면(若しも女を掴んだら)
장난감(玩具)
구혼광고(求婚の広告)

결혼생활:골머리싸맨우주인
다다미방(疊)
길모퉁이(曲り角)
어느가정(ある家庭)
그의부인(かれの奥さん)
빛바랜약속(萎びた約束)
문패(表札)
참견꾼(野次馬)
골머리싸맨우주인(頭をかかえる宇宙人)

가족애:미미코의독립
여동생한테보내는편지(妹へおくる手紙)
상행열차(上り列車)
새해첫꿈(初夢)
또시작됐네(またはじまった)
부녀(親子)
달맞이꽃담론(月見草談議)
미미코의독립(ミミコの独立)

사유관련:참치에다정어리
피(血)
매너리즘의원인(マンネリズムの原因)
장례있는풍경(喪のある風景)
존재(存在)
복숭아나무(桃の木)
꿈꾸는신(夢を見る神)
가토기요마사(加藤清正)
만사성가실때(大儀)
비와이발소(雨と床屋)
음악(音樂)
말뚝(杭)
양배추(きゃべつ)
성당의동정녀(教會の處女)
고양이(猫)
쥐(ねずみ)
참치에다정어리(鮪に鰯)

부록
자전(自伝)
노숙(野宿)
오키나와귀향시말기(沖縄帰郷始末記)
시란무엇인가(詩とはなにか)
오키나와야마토구치(おきなわやまとぐち)

해설
지은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극빈의표백과오키나와라는토포스
야마노쿠치바쿠(山之口貘,1903∼1963)는오키나와출신일본시인이다.바쿠(貘)는펜네임으로인간의악몽을먹어치운다는맥(貘)이라는상상의동물이름에서차용했다고본인이밝히고있다.수소폭탄이나원자폭탄을날름날름삼키는맥처럼(〈맥〉)바쿠의시쓰기는인류의재앙을삼켜언어로되새김질하여정화해뱉어내는일종의종교적의식과도같았다.
바쿠의시세계를형성하는축은크게둘이다.하나는극빈의표백이다.참담한극빈속에서도꿋꿋이지탱되던표랑의식이다.가혹한현실속에서생을포기할결심도하지만시쓰기에강한미련이남아죽은셈치고살아남았다고고백하듯(〈자전〉)인간주자부로는시인바쿠로생존하여극빈의고통을역공으로삼아목숨을걸고언어와사투를벌여온것이다.그는때로유쾌하게때로애처롭게지나칠정도로솔직한자신의민낯을당당히보여줄것이다.
다음축은오키나와라는토포스다.제국일본과대립하는식민지류큐오키나와,근대문명도시도쿄와대립하는아열대의풍토색을한오키나와,그아름다운자연색과독특한전통과얽히고설킨근대이후의정치지형도를몸으로맞닥뜨린오키나와를도외시하고바쿠의시세계에다가서기는힘들다.바쿠는류큐왕국성읍지나하(那覇)에서태어나성장한다.미술교사인장형의영향으로화가를꿈꾸던주자부로는그림을배우고자제국의수도도쿄로상경한다.그러나부친의사업파산으로학비조달은끊기고그근대도시문명으로뒤덮인거리를표랑한다.그러던중관동대지진을맞아원고가방하나들고귀향하지만오키나와에서역시비참한노숙생활을전전할수밖에없었다.그막다른길목에서다시원고가방하나들고상경하게되어이후서른중반이될때까지일정의직업도없이주소도없이가난시인이란명함하나달랑들고거리와지인의집을왕복하게된다.그리하여화려한근대도시도쿄에서숙명적으로맞닥뜨린것은제국일본의부조리한민낯이었다.곳곳에‘조선인과류큐인은출입을금함’이란문구가내걸렸고대지진후의조선인학살사건과같은악몽을목도해야했다.그리하여도피하듯이시인은극빈을노래로자아내는데대부분의창의력을소모한다.

이선집에는다채로운바쿠의초상을만날수있는시93편을선별했다.그의시의문체적특징은평명함과간결함이다.바쿠시에창작지원을아끼지않았던시인및소설가사토하루오(佐藤春夫)는나무를스치는바람과같다고비유했다.절친한시인가네코미쓰하루는진정한구어체확립을완수했다고극찬했다.또오키나와대표시인다카라벤(高良勉)은단한마디도문어체는사용하지않았다고평한다.바쿠는한편의시를위해100매고300매고퇴고를거듭했다.그완고한창작과정은근엄한문어체에오염된개념을벗겨내는과정이기도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