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공동체와 법”의 출간에 즈음하여

우리 사회에서 공동체는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종중으로 대표되던 혈연공동체는 1년에 한 번 시제를 같이 모시는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로 전락하였고 함께 농사를 지으며 형성되었던 농촌공동체 역시 이농의 심화와 기계화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종신고용을 표방하였던 기업공동체 또한 평생을 거는 도전의 장소가 아니라 잠시 머무는 직장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주의가 점점 더 팽배하여졌으며 개인은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자신을 이 사회로부터 소외시키면서 자신만을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주체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는 모두 국가더러 책임지라고 하고 있다. 이익은 사유화(私有化)하면서 손실은 가능한 한 사회화(社會化)하는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해결하지 못하는 모든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 줄 수는 없으며 이익은 모두 사유로 하면서 모든 손실은 사회에 전가하는 체제가 유지될 수는 없다. 또한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국가의 인력과 재정의 한계와 그 집행에 있어서 엄청난 거래비용이 소요된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그런 문제 전부를 국가에 맡기게 되면 국가의 개인에 대한 지나친 간섭을 자초하는 결과가 될 위험이 있다.
공동체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원 투수로 등장할 수 있다. 개인주의가 심화된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불가능하게 되었을지 모르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그 한 예는 지역공동체의 코로나19 대처였다. 2020년 대구 지역은 팬데믹 위기가 발생하자 발 빠르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코로나19를 이겨내었다. 2020. 2. 18.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지역 사회는 마비되었고 전국적 확산을 막기 위하여 대구 봉쇄론까지 거론되었다. 이에 대하여 대구시민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봉쇄하는 길을 선택하였다. 자발적으로 대구 밖을 나가지 않고 대구로 오려는 사람들을 막았다. 이러한 대구의 노력에 호응하여 전국의 의사?간호사 2천여 명이 대구로 모여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힘을 보탰다. 이러한 대구 시민들의 노력의 결과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53일 만에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게 됨으로써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을 막아 한국이 방역선진국으로 부상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반면 개인주의가 만연한 서구 사회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방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결과 예컨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2022. 5.까지 100만 명을 넘어서는 방역 실패를 보여 주었다.
이처럼 한국 사회의 공동체적 대응이 성공을 거둔 사례에서 우리는 공동체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종래의 공동체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개인에 대한 보호를 철저히 하면 사회 전체의 복지도 향상된다는 기계론적 사고를 극복하고 개인들이 연대하여 공동체를 재건함으로서 인간의 생활과 인간성의 회복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위하여 등장한 “마을만들기”는 마을공동체 운동으로 변모하였다.
모든 공동체는 공동체 자신의 규범을 가지고 있다. 그 규범은 공동체의 오랜 전통에서 관습으로 형성된 것이거나 공동체 구성원의 결단으로 채택된 것이다. 공동체 규범의 대표적인 것이 “규약(規約)”이다. 종중의 규약을 비롯하여 각종 계(契) 등의 친목단체는 규약이라는 자치규범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의 자치규범은 국가 규범과는 별개로 형성되고 발전하여 나간다. 규약은 관습이나 관습법으로서 국가가 제정한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될 수도 있다. 공동체의 규범 정립과 집행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데 매우 유용하며 공동체간의 국제적 연대와 규범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가 국가법 외에 공동체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공동체에 관한 법적 탐구의 필요성을 인지한 이 책의 편집자들은 2021년 공동체의 법적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하여 공동체와 법 포럼을 결성하기로 의기투합하였다. 우선 공동체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되돌아보고 공동체의 가버넌스와 그에 대한 민주적 통제, 공동체의 법주체성에 관한 새로운 논의, 공동체의 소유 형태, 공동체 구성원간의 법적 관계 등의 총론적 주제와 함께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각종의 공동체 즉 마을공동체, 혈연공동체, 종교공동체, 상인공동체 및 기업공동체의 법적 논점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어촌계의 끈질긴 생명력, 개항기 객주조합의 활동 등 국가와 길항관계를 가지면서도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켜 왔던 그 긍정적인 역사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공동체에 대한 재조명은 미래의 건강한 한국 사회를 지향하는 것 뿐 아니라 국가주의가 팽배한 전 세계에 새로운 빛을 던져 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공동체법학의 체계화를 시도하는 초유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동안 공동체에 대한 사회학적인 분석이나 공동체법에 대한 단편적인 연구는 있어 왔으나 공동체법 전반을 아우르는 연구서적은 출판된 적이 없다. 또한 본서는 단순히 공동체에 대한 실정법의 분석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에 대한 인류학적, 법사회학적인 고찰을 하고자 하였다. 즉 공동체법의 문언이나 판례의 설명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공동체법의 기초에 있는 사회적 사실을 규명하고, 공동체가 형성하여 공동체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생활 질서로서의 공동체법을 발견하여 공동체법의 본질을 해명하려고 시도하였다. 나아가 이 책은 단순히 현재 존재하는 공동체에 대한 분석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바람직한 존재로서의 공동체의 모습을 그려보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연예공동체, 사이버공동체, 지구공동체 등 형성중인 떠오르는 공동체에 대한 검토를 하는 외에 개인주의에 매몰되어 가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공동체의 미래상을 모색하여 보았다.
공동체와 법 포럼에 참여한 필자들은 2021년부터 2023년 초까지 2년여 매월 모임을 가지면서 위와 같은 주제를 천착한 결과를 묶어 이 책의 탄생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엮는 데에는 포럼 회원들의 열성적인 참여와 발표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본 포럼 초기 “인천지역 마을공동체 형성 활동 현장과 문제점 그리고 법적 정비방안”을 발표하신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담당 방제식 팀장님과 “인천 선학동 마을넷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하신 사회적협동조합 마을인학교 장수진 이사장님에게 마을공동체의 실상을 알려주신 데 대하여 감사드린다. 이 책의 출간을 흔쾌히 허락하여 주신 박영사 안상준 대표님과 편집진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본 포럼의 운영과 이 책의 편집에 수고가 컸던 김예지 변호사, 송용주 법학전문대학원생, 그리고 정우빈 변호사에게도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

2023년 11월


편저자 손경한,윤진수
저자

권철, 김정연, 박진아, 손경한, 송호영, 심희기, 엄동섭, 오명석, 윤진수, 윤철홍, 이

권 철

ㆍ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ㆍ일본 동경대학 법학박사

ㆍ프랑스 Université Paris 2 Panthéon-Assas 초빙연구자

목차

Part 01_ 공동체법, 무엇이 문제인가

Ⅰ. 글머리에 3
Ⅱ. 공동체에 관한 총론적 고찰 4
1. 공동체의 개념에 관한 논의의 전개 4
2. 공동체의 개념 5
3. 공동체의 유형 8
4. 자본주의의 발전과 공동체의 변화 10
5. 공동체의 요건 14
Ⅲ. 공동체법의 개념과 내용 16
1. 공동체법의 개념과 기본 이념 16
2. 공동체법의 유형 19
3. 공동체의 조직에 관한 규범 20
4. 공동체의 법적 형태 22
5. 공동체와 구성원 간의 권리의무-구성원에 대한 책벌을 포함하여 26
6. 공동체 절차법 28
Ⅳ. 공동체법의 사적 발전 29
1. 혈연공동체와 법 29
2. 지역공동체와 법 31
3. 직업공동체와 법 33
4. 종교공동체와 법 33
5. 비영리사업공동체와 법 36
6. 기업공동체와 법 37
7. 국가공동체와 법 41
8. 취미공동체와 법 42
9. 국제공동체 및 세계공동체와 법 44
Ⅴ. 공동체법의 미래 46
1. 개설 46
2. 공제공동체와 법 47
3. 혈연공동체법의 미래 48
4. 연예공동체와 법 48
5. 사이버공동체와 법 49
Ⅵ. 글을 맺으며 52

Part 02_ 공동체법 총론

Chapter 01
공동체의 법 주체성 75
-법인 아닌 사단을 중심으로-
Ⅰ. 글머리에 75
Ⅱ. 현행법의 상황과 학설상의 논의 76
1. 법인 아닌 사단이란 무엇인가? 76
2. 법인 아닌 사단에 대한 현행법의 규율 77
3. 학설상의 논의 80
Ⅲ. 외국에서의 논의 81
1. 독일 81
2. 프랑스 85
3. 일본 86
4. 미국 87
Ⅳ. 민법 개정론 91
1. 현행 민법에 대한 비판론 91
2. 민법 개정안 92
3. 개정안에 대한 논의 93
Ⅴ. 종합적 평가 98
1. 법인 아닌 사단의 존재는 불가피한가? 98
2. 사단법인의 권리능력은 왜 필요한가? 99
3. 법인 아닌 사단은 권리능력을 가지는가? 100
4. 입법론 101
Ⅵ. 글을 맺으며 107

Chapter 02
공동체의 가버넌스 117
-비영리법인 이사회의 운영을 중심으로-
Ⅰ. 글머리에 117
1. 공동체의 가버넌스 117
2. 비영리법인의 이사회 관련 법률 규정 121
3. 연구의 대상 및 방법 124
Ⅱ. 비영리법인 이사회의 구성 126
1. 이사의 선임과 해임 126
2. 이사회의 다양성 129
3. 이사의 임기 및 겸직 132
4. 이사의 보수 133
Ⅲ. 비영리법인 이사회의 운영 134
1. 리더십과 다이나믹스: 이사회와 사무국 간의 관계 134
2. 비영리법인 이사회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138
Ⅳ. 비영리법인 이사의 의무와 책임 142
1. 이사의 의무와 책임에 대한 주관적 인식 142
2. 비영리법인 이사의 이익충돌 문제 143
Ⅴ. 비영리법인의 가버넌스 분석과 제언 144
1. 쟁점별 검토 144
2. 비영리법인 이사회 구성 및 운영 개선방안 150



Chapter 03
조합공동체와 법 165
Ⅰ. 글머리에 165
Ⅱ. 독일에서의 종래의 논의 166
1. 제정 독일 민법상의 조합 규정 166
Ⅲ. 독일연방대법원 2001. 1. 29. 판결 167
1. 2001년까지의 학설의 전개 167
2. 독일연방대법원 2001. 1. 29. 판결 168
3. 위 판결에 대한 평가 171
4. 조합의 등기능력 171
Ⅳ. 조합의 권리능력에 관한 법의 개정 172
1. 개정의 경과 172
2. 개정의 내용 173
Ⅴ. 우리나라에의 시사 178
1. 해석론적 관점에서 178
2. 입법론적 관점에서 180
Ⅵ. 글을 맺으며 181

Chapter 04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책벌절차 189
Ⅰ. 글머리에 189
Ⅱ. 판례의 개관 및 평가 190
1. 종교단체 내부결의에 대한 사법심사 가부 및 기준 190
2. 판례에 대한 소감 194
Ⅲ. 종교단체 내부결의에 대한 사법심사 가부 및 기준 196
1. 국민의 재판청구권 제한의 헌법상 근거 196
2. 법률상 쟁송의 판단기준 197
3. 종교단체의 자율성을 더 두텁게 보호할 필요성? 199
4. 사법심사의 기준 200
5.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의 고려: 별도의 추가 기준? 203
6. 본안판단을 자제한 대법원 판례의 비판적 검토 204
Ⅳ.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역? 그리고 자율의 전제조건 208
1.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역을 부정하는 생각이 갖는 장점 208
2. 예상되는 반론과 그에 대한 재반론 210
Ⅴ. 글을 맺으며 212

Chapter 05
공동체의 분열 227
-교회의 분열을 중심으로-
Ⅰ. 글머리에 227
Ⅱ. 교회 일반론과 교회의 분열 227
1. 보편교회와 지역교회 227
2. 교회의 정체 228
3. 교회의 법률적 지위 229
4. 교회 분열의 의의 230
Ⅲ. 교회의 분열 231
1. 판례 231
2. 학설상의 논의 239
Ⅳ. 미국에서의 논의 242
1. 왓슨 판결 242
2. 중립적 원칙 244
Ⅴ. 검토 247
1. 법이론적 측면에서 247
2. 분쟁의 예방과 해결 측면에서 252
Ⅵ. 글을 맺으며 255
Part 03_ 자연적 공동체와 법

Chapter 01
민족공동체와 법 265
-법제를 통한 초국가적 민족의 창출-
Ⅰ. 글머리에 265
Ⅱ. 초국가적 민족의 창출이란 272
Ⅲ. 헌법을 통한 초국가적 민족의 창출 275
1. 이스라엘과 독일 276
2. 중동부 유럽 276
3. 구유고슬라비아 278
4. 구소비에트연방 280
5. EU15 280
6. 아시아 282
Ⅳ. 인게이지먼트의 양식들 284
1. 헌법을 통한 민족만들기 284
2. 에스니즌십과 혈연외국인의 우대 286
Ⅴ. 인게이지먼트의 규칙들 291
1. 주권존중과 우호선린의 원칙 292
2.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 294
3. 평등과 차별금지 295
4. 에스니즌십의 광범한 존재 298
5. 에스니즌십과 복수국적 298
6. 헌법민족주의를 수반하지 않는 초국가적 민족의 헌법적 정초 300
Ⅵ. 글을 마치며 302

Chapter 02
혈연공동체와 법 319
-종중을 중심으로-
Ⅰ. 글머리에 319
Ⅱ. 종중의 개념과 법적 성격 320
1. 종중의 개념 320
2. 종중의 공동체로서의 성격 322
3. 종중의 법적 성격 324
Ⅲ. 종중의 성립과 소멸 325
1. 종중의 성립요건 325
2. 종중의 구성원 326
3. 2005년 전원합의체 판결 327
4. 당연가입론과 종중의 자율성 329
5. 공동선조의 후손에 해당하는지 여부 331
6. 종원의 확정 332
7. 종중의 존속과 해산 333
Ⅳ. 종중의 권리능력과 재산 소유 333
1. 종중의 권리능력 333
2. 종중재산의 소유 형태-총유 335
3. 종중재산의 명의신탁 338
4. 농지법ㆍ장사법과 종중재산 339
Ⅴ. 종중의 운영 340
1. 종중의 의사결정 340
2. 종중 대표자의 지위 341
3. 종원의 권리의무 342
4. 종중재산 분배의 한계 343
Ⅵ. 종중의 미래 344
1. 종중에 대한 현행법상 규제의 문제점 344
2. 종중관련 특별입법의 제안 344
3. 종중운영의 합리적 개선 방안 345
Ⅶ. 글을 맺으며 345

Chapter 03
마을공동체와 법 359
Ⅰ. 글머리에 359
Ⅱ. 마을공동체의 개념과 역사 360
1. 마을공동체의 개념과 성격 360
2. 마을공동체의 유형 363
3. 마을공동체의 역사-촌락공동체 363
Ⅲ. 마을공동체에 관한 법제의 현황 368
1. 마을공동체에 관한 기본적 법리 368
2. 마을공동체에 관한 법제의 유형 370
3. 촌락공동체 관련 법제 371
4. 도시 마을만들기와 마을공동체의 형태 372
5. 마을만들기 법제 375
6. 마을기업공동체와 법 377
Ⅳ. 도시 주거공동체와 법 380
1. 도시 주거공동체의 중요성 380
2. 공동주택 건설과 마을공동체 형성 380
3. 재개발ㆍ재건축조합공동체와 법 382
4. 아파트공동체와 법 384
Ⅴ. 마을공동체 지원과 운영 방식의 개선 방안 387
1. 마을공동체의 과제 387
2. 근세조선 촌락공동체로부터의 시사점 388
3. 마을공동체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388
Ⅵ. 마을공동체 법제의 개선방안 392
1. 마을공동체 지원 법안과 개선점 392
2. 마을공동체 법제의 개별적 개선방안 394
3. 마을 주거공동체 형성을 위한 법제의 개선방안 395
Ⅶ. 글을 맺으며 398

Chapter 04
조선시대의 촌락공동체 413
-그 존재 여부를 중심으로-
Ⅰ. 글머리에 413
Ⅱ. 근세조선의 촌락공동체 존부에 관한 학설의 개황 414
Ⅲ. 김필동의 논평 415
Ⅳ. 이영훈이 제시한 공동체ㆍ촌락공동체가 되기 위한 5가지 요건 416
1. 공동체가 취급하는 공동업무의 통합성ㆍ광범성 417
2. 촌락자원의 공동이용 419
3. 촌락의 독자적인 법인격 421
4. 다산 정약용이 제시하는 사례와 이정 422
5. 조선시대 촌락이 자치를 수행

출판사 서평

“공동체와법”의출간에즈음하여

우리사회에서공동체는점점희미해져가고있다.종중으로대표되던혈연공동체는1년에한번시제를같이모시는행사를주관하는단체로전락하였고함께농사를지으며형성되었던농촌공동체역시이농의심화와기계화로그빛을잃어가고있다.종신고용을표방하였던기업공동체또한평생을거는도전의장소가아니라잠시머무는직장에지나지않게되었다.우리사회에서는개인주의가점점더팽배하여졌으며개인은타인과의관계를단절하고자신을이사회로부터소외시키면서자신만을모든문제에대한책임주체로만들어가고있다.그리고개인이할수없는일에대하여는모두국가더러책임지라고하고있다.이익은사유화(私有化)하면서손실은가능한한사회화(社會化)하는나라가되어가고있다.그러나개인이해결하지못하는모든문제를국가가해결해줄수는없으며이익은모두사유로하면서모든손실은사회에전가하는체제가유지될수는없다.또한국가에지나치게의존하는것은국가의인력과재정의한계와그집행에있어서엄청난거래비용이소요된다는현실적문제가있을뿐아니라그런문제전부를국가에맡기게되면국가의개인에대한지나친간섭을자초하는결과가될위험이있다.

공동체가이러한문제를해결할수있는구원투수로등장할수있다.개인주의가심화된서구사회에서는이미불가능하게되었을지모르나우리사회에서는아직그가능성을엿볼수있다.그한예는지역공동체의코로나19대처였다.2020년대구지역은팬데믹위기가발생하자발빠르게적극적으로대처하여코로나19를이겨내었다.2020.2.18.대구에서첫확진자가나온이후확진자수가기하급수적으로늘어나면서지역사회는마비되었고전국적확산을막기위하여대구봉쇄론까지거론되었다.이에대하여대구시민들은자신들이스스로봉쇄하는길을선택하였다.자발적으로대구밖을나가지않고대구로오려는사람들을막았다.이러한대구의노력에호응하여전국의의사?간호사2천여명이대구로모여코로나19확산을막는데힘을보탰다.이러한대구시민들의노력의결과첫확진자가발생한지53일만에신규확진자가발생하지않게됨으로써코로나19의전국적확산을막아한국이방역선진국으로부상하는데큰기여를하였다.반면개인주의가만연한서구사회는마스크착용을거부하고방역에비협조적인태도를보인결과예컨대미국에서코로나19로인한사망자가2022.5.까지100만명을넘어서는방역실패를보여주었다.

이처럼한국사회의공동체적대응이성공을거둔사례에서우리는공동체의미래를발견할수있다.이러한관점에서종래의공동체에대한재평가와함께개인에대한보호를철저히하면사회전체의복지도향상된다는기계론적사고를극복하고개인들이연대하여공동체를재건함으로서인간의생활과인간성의회복시키고자하는움직임이일어나고있다.지방자치단체를중심으로도시재생을위하여등장한“마을만들기”는마을공동체운동으로변모하였다.

모든공동체는공동체자신의규범을가지고있다.그규범은공동체의오랜전통에서관습으로형성된것이거나공동체구성원의결단으로채택된것이다.공동체규범의대표적인것이“규약(規約)”이다.종중의규약을비롯하여각종계(契)등의친목단체는규약이라는자치규범을가지고있다.이러한공동체의자치규범은국가규범과는별개로형성되고발전하여나간다.규약은관습이나관습법으로서국가가제정한법률에우선하여적용될수도있다.공동체의규범정립과집행은민주시민을양성하는데매우유용하며공동체간의국제적연대와규범형성에도기여할수있다.우리가국가법외에공동체법을연구하고발전시켜나가야하는소이가여기에있다.

이러한공동체에관한법적탐구의필요성을인지한이책의편집자들은2021년공동체의법적문제를체계적으로연구하기위하여공동체와법포럼을결성하기로의기투합하였다.우선공동체의역사적발전과정을되돌아보고공동체의가버넌스와그에대한민주적통제,공동체의법주체성에관한새로운논의,공동체의소유형태,공동체구성원간의법적관계등의총론적주제와함께우리사회에존재하는각종의공동체즉마을공동체,혈연공동체,종교공동체,상인공동체및기업공동체의법적논점을검토하고자하였다.이러한과정에서우리는어촌계의끈질긴생명력,개항기객주조합의활동등국가와길항관계를가지면서도공동체를유지,발전시켜왔던그긍정적인역사를발견하기도하였다.우리사회의공동체에대한재조명은미래의건강한한국사회를지향하는것뿐아니라국가주의가팽배한전세계에새로운빛을던져줄수있음을알게되었다.

이책은우리나라에서공동체법학의체계화를시도하는초유의작업이라는점에서그의의를발견할수있다.그동안공동체에대한사회학적인분석이나공동체법에대한단편적인연구는있어왔으나공동체법전반을아우르는연구서적은출판된적이없다.또한본서는단순히공동체에대한실정법의분석에그치지않고공동체에대한인류학적,법사회학적인고찰을하고자하였다.즉공동체법의문언이나판례의설명에그치지않고우리나라공동체법의기초에있는사회적사실을규명하고,공동체가형성하여공동체구성원에게영향을미치고있는생활질서로서의공동체법을발견하여공동체법의본질을해명하려고시도하였다.나아가이책은단순히현재존재하는공동체에대한분석에그치지않고우리사회에바람직한존재로서의공동체의모습을그려보는작업을시도하였다.연예공동체,사이버공동체,지구공동체등형성중인떠오르는공동체에대한검토를하는외에개인주의에매몰되어가는우리사회에필요한공동체의미래상을모색하여보았다.

공동체와법포럼에참여한필자들은2021년부터2023년초까지2년여매월모임을가지면서위와같은주제를천착한결과를묶어이책의탄생을보게되었다.이책을엮는데에는포럼회원들의열성적인참여와발표자들의노력이있었다.특히본포럼초기“인천지역마을공동체형성활동현장과문제점그리고법적정비방안”을발표하신인천광역시마을공동체담당방제식팀장님과“인천선학동마을넷의현황과과제”를발표하신사회적협동조합마을인학교장수진이사장님에게마을공동체의실상을알려주신데대하여감사드린다.이책의출간을흔쾌히허락하여주신박영사안상준대표님과편집진에게도감사의뜻을전하고싶다.마지막으로본포럼의운영과이책의편집에수고가컸던김예지변호사,송용주법학전문대학원생,그리고정우빈변호사에게도감사를표하고자한다.

2023년11월
편저자손경한,윤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