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제2판 머리말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들의 과분한 성원에 힘입어 지난 2022년 3월 초판이 발행된 지 약 1년여 만에 졸저인 「공정거래법」이 품절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서두른다고는 하였으나 저자의 건강상 이유로 예정보다 지연되어 이제야 제2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이례적으로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었다. 새 정부는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표방하였고,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다만, 해방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병폐는 우리나라의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남아 있고, 진정한 시장경제와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경제로 나아가는 길은 매우 길고도 험난할 것이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는 그 나라의 정치ㆍ사회질서는 물론이고 역사ㆍ문화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여타 질서의 토대 위에서 발전한다. 공정거래법의 실효적 집행만으로 시장경제가 꽃피울 수 없는 이유이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유독 ‘경제민주화’나 ‘공정’ 또는 ‘공정경제’가 회자(膾炙)되었던 것도 결국은 한국형 시장경제의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공정’이라는 가치가 그만큼 훼손되었던 현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작금에 우리가 직면한 커다란 문제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 정치이데올로기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아온 공정거래제도가 정작 급격한 경제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986년 체제에 머물러 있는 대기업집단 규제, 지주회사 규제의 방향성 상실, 플랫폼에 관한 경쟁정책의 부재 등 시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법제도는 단지 그 정당성과 실효성을 의심받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꾸준히 그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본래 시장과 경쟁은 매우 복잡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시장과 경쟁에 대응하는 기업의 전략 또한 복잡하고 매우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장과 경쟁의 본질 및 그에 대응하는 기업전략의 복잡·다양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행해지는 법집행은 그 자체가 바로 시장경제의 적(敵)이 될 수 있는 점에서 모두가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공정거래법의 해석ㆍ적용은 시장에서 경쟁에 직면한 인간과 기업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동기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기초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2판은 저자의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가면서, 2023년 10월 말까지 제ㆍ개정된 법령과 대법원 판결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그러다 보니 책의 면수도 늘어났다. 방대한 분량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구석구석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적잖이 눈에 띄었으나, 세세한 부분을 포함한 전면적인 개정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였다.
제2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제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인 허승 부장판사는 불공정거래행위 부분에 관하여 새로운 판결과 함께 유익한 조언을 주었고,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의 선임연구원인 윤경원 변호사는 개정 법령을 찾아 반영해주었으며, 서울대학교와 전북대학교에서 경제법을 강의하는 정주미 박사와 한창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오준형 미국변호사는 막판에 목차와 색인을 비롯하여 전체적인 교정작업을 맡아주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들에게 늘 학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
끝으로 최근 출판계에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박영사의 안상준 대표와 임재무 전무, 그리고 방대한 편집작업을 잘 마무리해준 이승현 차장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23년 11월
관악에서
이 봉 의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들의 과분한 성원에 힘입어 지난 2022년 3월 초판이 발행된 지 약 1년여 만에 졸저인 「공정거래법」이 품절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서두른다고는 하였으나 저자의 건강상 이유로 예정보다 지연되어 이제야 제2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이례적으로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었다. 새 정부는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표방하였고,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다만, 해방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병폐는 우리나라의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남아 있고, 진정한 시장경제와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경제로 나아가는 길은 매우 길고도 험난할 것이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는 그 나라의 정치ㆍ사회질서는 물론이고 역사ㆍ문화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여타 질서의 토대 위에서 발전한다. 공정거래법의 실효적 집행만으로 시장경제가 꽃피울 수 없는 이유이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유독 ‘경제민주화’나 ‘공정’ 또는 ‘공정경제’가 회자(膾炙)되었던 것도 결국은 한국형 시장경제의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공정’이라는 가치가 그만큼 훼손되었던 현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작금에 우리가 직면한 커다란 문제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 정치이데올로기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아온 공정거래제도가 정작 급격한 경제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986년 체제에 머물러 있는 대기업집단 규제, 지주회사 규제의 방향성 상실, 플랫폼에 관한 경쟁정책의 부재 등 시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법제도는 단지 그 정당성과 실효성을 의심받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꾸준히 그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본래 시장과 경쟁은 매우 복잡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시장과 경쟁에 대응하는 기업의 전략 또한 복잡하고 매우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장과 경쟁의 본질 및 그에 대응하는 기업전략의 복잡·다양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행해지는 법집행은 그 자체가 바로 시장경제의 적(敵)이 될 수 있는 점에서 모두가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공정거래법의 해석ㆍ적용은 시장에서 경쟁에 직면한 인간과 기업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동기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기초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2판은 저자의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가면서, 2023년 10월 말까지 제ㆍ개정된 법령과 대법원 판결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그러다 보니 책의 면수도 늘어났다. 방대한 분량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구석구석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적잖이 눈에 띄었으나, 세세한 부분을 포함한 전면적인 개정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였다.
제2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제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인 허승 부장판사는 불공정거래행위 부분에 관하여 새로운 판결과 함께 유익한 조언을 주었고,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의 선임연구원인 윤경원 변호사는 개정 법령을 찾아 반영해주었으며, 서울대학교와 전북대학교에서 경제법을 강의하는 정주미 박사와 한창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오준형 미국변호사는 막판에 목차와 색인을 비롯하여 전체적인 교정작업을 맡아주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들에게 늘 학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
끝으로 최근 출판계에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박영사의 안상준 대표와 임재무 전무, 그리고 방대한 편집작업을 잘 마무리해준 이승현 차장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23년 11월
관악에서
이 봉 의
공정거래법 (제2판, 양장)
$9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