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맛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 | 어떻게 조선인은 한국인이 되었는가?)

한국인의 맛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 | 어떻게 조선인은 한국인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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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가 조선인에서 한국인이 되기까지,
맵고 짜고 달고 쓴 한국사의 아홉 가지 맛
즉석카레부터 믹스커피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이 즐기는 음식들의 역사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를 해명하고자 한 인문교양서. 근대에서 비롯된 음식들을 통해 우리가 전통이라고 알고 있는 입맛은 사실 최근에 길들여진 결과임을 밝힌다. 나아가 ‘음식의 고향은 그것을 먹고 있는 바로 그곳이다’라는 결론을 통해 역사를 상징하는 음식 문화는 언제 비롯되었느냐는 기원이 아니라 지금 누가 누리고 있는지에 따라 정체성이 규정된다고 주장한다.

문화사, 생활사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추리소설처럼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는 점에서는 저자의 전작인 《38년, 왜란과 호란 사이》(2020년 세종도서)의 형식을 잇고 있으며, 근대와 경성이라는 배경의 연속성에서 보자면 ‘경성 셜록’ 류경호 등 등장인물들을 공유하는 《별세계 사건부》(시공사, 2017)의 후속작이다.
저자

정명섭

서울에서태어났다.회사원과바리스타를거쳐지금은역사교양서와소설,청소년도서와동화를넘나드는작가로활동하고있다.햇빛처럼기록된역사속에서그빛을받아밤을비추는달과같은이야기를찾는다.그래서묻혔던역사를발굴하거나익숙한현재에서낯선과거를발견하는데관심이많다.
지은책으로역사분야에서는《38년왜란과호란사이》(2020년세종도서),《그래서나는조선을버렸다》,《스토리답사여행》,《조기의한국사》,《조선백성실록》,《조선의엔터테이너》,《오래된서울을그리다1,2》(공저),《일제의흔적을걷다》(공저)등이있다.소설분야에서는《추락》,《제3도시》,《유품정리사》,《그들이세상을지배할때》,《온달장군살인사건》,《한성프리메이슨》,《별세계사건부》,《조선변호사왕실소송사건》등이있다.청소년도서및동화로는《앉은뱅이밀지구탐사대》,《새벽이되면일어나라》,《우리반홍범도》,《저수지의아이들》,《이웃집구미호》,《미스손탁》,《사라진조우관》등이있다.《계약서를써야작가가되지》를통해15년동안100종의책을낼수있었던힘에대해이야기해주기도했다.

목차

시작하기전에음식으로보는한국사,한국사로보는음식
시작하는글어느경성인의아침

1장맛의제국,제국의맛아지노모도
*서소문,스즈키상점경성사무소
근대와함께개조된입맛/육식을해야서양인처럼강해진다/“아지노모도를먹어야애국입니다!”/세계로뻗어나가는MSG의감칠맛/“아지노모도가있는집은평화롭고건강합니다”/아지노모도,제국의시작/제국을계승해우리의것이된감칠맛/아지노모도,그리고발명된전통

2장근대의검은유혹짜장면
*인천,공화춘
인천또는런촨의시작/근대와함께강제로열린인천/폭발적으로늘어난‘청요릿집’/부러움과질투의대상,짜장면/청요릿집에서중국집으로,짜지앙미엔에서짜장면으로/늘어나는짜장면,줄어드는화교/한국인의소울푸드,짜장면

3장우리도그들처럼!돈까스
*경성역,양식당그릴
어떻게커틀릿은돈까스가되었을까?/칼을버리고육식을시작한일본/천년의습관을바꾸기위해,덴뿌라와커틀릿의결합/드디어돈까스의탄생!/조선으로건너온돈까스/일본을거친근대,경양식의전성시대/경양식당에서분식집으로,일상이된돈까스

4장달콤한근대의침략설탕
*수원,권업모범장사탕무밭
짜내고끓이고말려만들어진산업화의맛/개항이후설탕에취한조선/식민지조선,사탕무재배를시도하다/더높이,더빠르게그리고더달게/포기할수없는달콤함,사카린의등장/되찾은들에도설탕은오는가?/백년만에귀한맛에서흔한맛으로

5장제국과식민지의맛카레
*경성,미츠코시경성출장소
식민지의마살라에서제국의커리까지/화양절충으로얻은침략의힘/“제국의아들이앓는일본의병을치료하라!”/서양의것으로덮었지만그래도쌀밥/군막사에서가정으로스며든카레/식민지에서제국으로,다시제국에서식민지로/일상으로스며든효율적인근대의맛

6장겉은서양,속은일본단팥빵
*군산,이즈모야제과점
건조하고달지않은전장의음식,빵/칼을버리고빵을만들어낸사무라이/“서구와전통을합쳤으니근대의맛이다!”/전쟁을피해군산으로온이즈모야/전쟁이끝나고일본으로돌아간이즈모야/해방이후조선으로돌아온이성당/근대와현대를잇는다리,단팥빵

7장같은듯다른전통김밥
*경성,종로YMCA
근대이전부터친숙했던바다의종이,김/“일본김이조선김보다훨씬우수합니다!”/소풍가서먹던별미에서분식점의흔한메뉴로/김밥을보면한국이보인다/그것을먹고있는그곳이그음식의고향이다

8장때때로시원했던근대팥빙수
*종로서린동,환대상점
빙수,알렉산더도즐겼던오래된역사/한번먹으면온몸이떨리는카키코오리의탄생/아이스크림은녹여먹는게아니라씹어먹는것이다/한여름배탈의원인,빙수/양기철씨에게배운다!초보도가능한빙수집창업/한국인의음식으로자리잡은팥빙수/때때로달기도한근대의맛

9장쓰고깊은한국인의맛커피
*덕수궁,조선철도호텔
성직자들이마셨던악마의음료/서양의탕국에서고종이즐긴가배가되기까지/예술가들과불한당들의공간,다방/“아이를튼튼하게키우고싶다면커피를먹이십시오!”/전쟁과함께들어온인스턴트커피/커피,끊을수도막을수도없는중독/가마솥이사라지니커피가늘었다/쓰고또달기에한국현대사와닮은커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우리가먹어온것이우리를만들었다면,
우리의역사는백년전에시작되었다”

전통음식냉면의슴슴한맛은사실‘이것’덕분에발명된것이다?
인도의전통음식인커리는어떻게제국의군인들만먹었던음식이되었을까?
좋은맛을꿀에비유할정도한국인들은왜그렇게단맛에집착했을까?
김밥의기원은보름음식김복쌈일까,아니면일본에서건너온노리마키일까?
빙수는언제부터‘팥’빙수라고바뀌어불리다가다시‘빙수’로돌아왔을까?
왜중식당에서는‘중국음식’인짜장면과‘일본음식’인짬뽕을같이팔까?
늦게까지일하려고마셨던커피가어쩌다사치스러운음료로매도되었을까?

○음식에는이야기가있고이야기는역사가된다
“두유노우김치?”지금이야농담처럼취급되지만얼마전까지한국에입국한외국인들이처음받는질문들가운데하나였다.이진부한물음에는자부심과콤플렉스가얽힌복잡한역사관이바탕에깔려있지만,자신들의전통음식에대한감상을질문하며이방인을시험하는풍경이한국에국한된사례만은아니다.인간에게음식은음식이상의의미를가지고있기때문이다.
영화〈변호인〉에서는주인공이각성하는데돼지국밥이주요소재로쓰이고,《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서마들렌은주인공이유년기를떠올리는촉매로활용된다.《허삼관매혈기》에서는돼지간볶음과황주를통해하루벌어하루를넘기는서민들의삶을은유하며,《칼의노래》에서는역사의격랑에휘말린개인의삶을밥을넘어가게하면서도속되고비린냄새를풍기는젓갈에포갠다.
역사와음식은긴밀한관계를가진다.살아간다는것이란섭취와배설의연속과정이기에사람을굴러가게만드는연료인음식은살아가는인간에게켜켜이쌓여기억이고,삶이된다.나아가먹을거리에대한각각의경험은공유할수있는추억이되고역사가되면서,음식은음식이상의의미로발전한다.끼니를함께하는사이를가리키는식구食口가집단의최소단위인가족을가리키는까닭은바로여기에있다.
이처럼인간이축적한시간에대한증거가된다는점에서,음식은역사를이야기할때빼놓을수없는소재로곧잘지목된다.그것이우리가우스꽝스러워보이는지를알면서도외국인에게“두유노우김치”를묻는이유이자,주변국가의‘공정’에휘둘리는우리음식들에얼마나절절한사연이담겨있는지를알아야하는까닭이다.

○한국인의입맛으로알아보는한국인의정체
“당신이먹은것이당신이어떤사람인지를말해준다.”브리야사바랭은《미식예찬》(1825)에서이렇게말했다.이것을집단서사인역사적범위로넓히자면우리가지금여기에서먹고있는음식이우리의역사를말해준다는의미가될것이다.
그런데만약에우리가정체성에대한증거로여기며시절의변화에서반드시지키고자하는음식들이사실은현대사와함께시작된것이라고한다면어떨까?동시에우리는매일먹는음식들안에얼마나절절하고극적인사연이담겨있는지모른채마주한밥상을그저일상의풍경으로만덤덤하게받아들이고있지는않을까?
예를들어대한제국시절고종이우아하게마시던커피가한국인의‘습관’이된데에는엉뚱하게도전기밥솥이가정마다보급된사연이도사리고있다.마니아들사이에서정통논쟁이심심찮게벌어지는냉면육수의맛은오래전부터평양에서전해져내려오던것이한국전쟁을통해한강이남까지퍼진것이아니라사실은일제강점기때들어온화학조미료회사의마케팅전략에의해감칠맛이사대문안냉면집들에스며든결과다.분식집의대표메뉴인김밥에는보름음식인김복쌈인지아니면일본에서건너온노리마키인지그기원을놓고벌어지는‘문화전쟁’이도사리고있기도하다.
우리가먹은것이우리를말해준다고하지만,사실우리는우리음식에대해제대로알고있지못하고있다.

○길들여진한국의입,만들어진전통의맛
이책은우리에게‘한국의맛’으로인정받은아홉가지음식의역사를추적하는인문교양서다.한국인의입맛으로보는한국에대한정체론이며,일상의음식들이가진연원을추적하는것부터문화적,역사적의미까지두루짚어보는대중문화비평이기도하다.
‘한국인의입맛’에대해이야기할때에는몇가지전제가필요하다.한국인들을아우를수있는공통된기억이있어야하며,입맛을길들이기위한시간도확보되어야한다.이러한전제들을통해한국인의입맛이된냉면,카레,커피,김밥,돈까스등을살펴보면몇가지재미있는공통점을발견할수있다.
첫째,대부분의음식들이기원과는상관없이일제강점기무렵에수용되었다.즉한국인의입맛이란지극히짧은기간동안길들여진것이며우리에게익숙한음식들또한대부분근대이후급하게발명된결과다.
둘째,한국의대표음식들은근대이후한반도를강제점령한일본과서구의음식문화에깊은영향을받았으되,수용이후철저하게현지화하면서왜색또는외색을완전하게지우는방향으로바뀌어나갔다.
셋째,군막사에서유래해민간으로퍼졌거나,먹고마시는것이근대화의바탕을이룬다고확신했던국가의적극적인개입으로빠르게정착했다.
넷째,근대이전까지한반도에서익숙하지않았던감각,즉기름지고달콤하면서빠르고효율적인느낌을제공해줬다.
다섯째,시민들의소득이올라가고생활수준이나아지면서근대이후익숙해진달고자극적이며기름진맛은부정적인의미로바뀌면서조금씩경원시되어갔다.

얼마전한음식평론가가요식업경영전문가의요리지향을비판하면서화제가된적이있다.그러나요식업경영전문가가추구하는빠르고획일적이면서누구에게나적용가능한달고기름진특성이야말로앞서밝힌바대로오늘날한국인들입맛의바탕이되는‘근대의맛’이다.그런점에서봤을때요식업경영전문가는한국인의‘전통적인입맛’을제대로짚어냈다고도할수있다.나아가1990년대이후한국의문화사는이러한근대의맛을부정하며백년의전통에서결별하고새로운맛을찾는과정이기도했다.즉근대이후한국인의피와살이된음식에는서구를따라잡고자했던근대일본과,그런일본으로상징되는근대를다시가쁘게넘어서고자한현대한국각각의지향과지양이담겨있다.

○한국사아홉장면으로보는음식,아홉가지음식으로보는한국사
이처럼밖에서들어와한국인들의입맛을길들였고한국인을형성했으며,이윽고소화되어한국의것이된음식들을이책에서는다음과같이아홉가지로추린다.
-아지노모도(MSG):인공적인맛이가장한국적인감칠맛이되기까지
일본인들이보다많은음식을먹어체격이커질수있도록개발된아지노모도가한반도전역에퍼지는과정과,그렇게입맛이길들여진이후반대로MSG로부터한국인들이벗어나는순간까지의한국현대사를살핀다.
-짜장면:짜지앙미엔이자장면을거쳐짜장면이되기까지
임오군란이후들어온산둥의전통요리가한국인의소울푸드가되기까지의과정,저임금중국인노동자들의식사에서출발해특별한날에나먹었던고급요리를거쳐배달음식의대명사가된흐름을훑어나가며한반도내이주민수난사도함께짚어본다.
-돈까스:기름진고기에다시기름진튀김옷을입힌요리가밥상에오르기까지
일본인들이덩치큰서양인들을따라잡고자익숙하지않은고기를억지로라도먹기위해돈까스를개발한과정과,그런일본을넘어서고자한국이돈까스를받아들인다음다시우리것으로소화하는과정을추적한다.
-설탕:가장‘문명개화’적인맛이가장촌스러운맛이되기까지
좋은맛을꿀에비유하듯이단맛은조선인들에게특별한경험이었다.그렇게생소하고귀했던맛이어떻게흔해진맛이되었으며나아가배척해야하는맛이되었는지를일제가한반도에서시험한사탕무재배과정을함축적으로도려내살펴본다.
-카레:식민지의음식인마살라가다시식민지인조선인의밥상에오르기까지
병력유지를위해인도음식인마살라를받아들여커리를만든영국과,러일전쟁이후마찬가지이유에서영국의커리를받아들인일본을거쳐조선인의밥상에까지오르기까지,군대및근대화와밀접한관련을가진카레의전파과정을통해제국주의의동인을분석한다.
-단팥빵:전쟁에진사무라이가꿈꿨던음식에서전쟁이후한국아이들이꿈꿨던군것질까지
세이난전쟁이후칼을빼앗긴사무라이가단팥빵을개발하고,전쟁을피해한반도로건너온일본인이한국인들에게단팥빵을퍼뜨렸으며,전쟁이끝나고한반도로돌아온이들이그맛을계승해단팥빵을정착시킨아이러니한역사를1960년대부터1970년대에걸쳐전개된한국의혼분식장려정책과함께소개한다.
-김밥:후토마키와김복쌈이김밥과캘리포니아롤이되기까지
보름날마다한국인들이먹었던전통음식인김복쌈인지아니면일본에서건너온노리마키(또는후토마키)인지김밥의기원을놓고벌어지는논쟁을배경으로한국문화의특성과한국인의정체성에대해톺아본다.
-팥빙수:일본의카키코오리가한국의팥빙수가되어일본으로역수출되기까지
빙수인카키코오리가한국으로건너와씹는맛이강조된팥빙수로변해가는과정과,다시팥빙수에서팥이빠진과일빙수가되어일본으로역수출되기까지의역사를소개하며하나의문화가생성되고변화하며확산되고소멸하는흐름에대해고찰한다.
-커피:양탕국또는아메리카노라는바다건너온것이가장한국적인맛이되기까지
대한제국시절고종과손탁이우아하게나눴고,일제강점기모던뽀이들과불한당들이다른세상을꿈꾸며마셨으며,한국전쟁시기미군에게서흘러나온인스턴트커피가오가던암시장을거쳐그자식들인장발대학생들이열띤토론을나눌때놓였던다방‘꽁피’와,취업한다음야근하며마신음료인아메리카노까지한국현대사자체인커피의한국사를조망해본다.

○탁월한역사발굴꾼정명섭의신작,그리고‘경성의기이한역사이야기’후속작
교양방송과라디오,팟캐스트,유튜브등다양한매체를넘나들며역사를재미있게풀어주는저자는《38년,왜란과호란사이》(2020년세종도서)에이어소설과역사교양서를결합한구성을이책에서다시한번시도한다.그럼으로써자칫역사교양서로한정될수있는책의범위를넓혀,‘경성홈즈’인류경호기자가인천항의음침한뒷골목부터군산의일본인거리까지조선전역을뛰어다니면서한국인의입맛이바뀌어가는백년의역사를샅샅이탐문하는과정을추리소설처럼흥미진진하게전개한다.
한국인의정체가실은백년전에발명된것이라는이야기는어느정도익숙하다.다만이책에서는새삼스러운고발이아니라보다정제된권유를건넨다.김수영의말처럼“역사는역사다”라는것이다.
어떤음식의시원을찾는것은동아시아문화사에서최초를가리는의미가있을지언정한국인들의집단서사를해명하는근거로서는빈약하다.지금여기우리가먹고있는음식들은근대이후들어온것이든수백년전부터전해져온것이든일제강점기를거치면서분명히일본의영향을받았다.한편으로완전히우리것으로소화해지금은일본에역수출하는‘한국의맛’이되었다.일본의카키코오리가한국으로건너와한국만의팥빙수로변하고,다시일본으로역수출되듯이음식이라는문화는돌고돈다.
따라서희미한기원을찾아원조논쟁을벌이는것보다는그것이어떤과정을거쳐지금여기식탁에오르게되었는지,어떤이들이제대로문화로소비하는지를살피는지가그음식을이해하는데있어더중요하다.음식의고향은그것을먹고있는바로그곳이기때문이다.그것이김치공정부터김밥원조논쟁에이르기까지식탁에서까지경계선이그어진채치열하게문화전쟁이벌어지고있는지금에대한이책의대답이다.

음식이역사를만들고,역사가음식을만드는과정을흥미진진하게그린이책이새로운감각의역사책을찾았던독자들께많은호응을얻으리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