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적 삶을 위한 언어감수성 수업 (신동일 교수의 언어학 강의실)

미학적 삶을 위한 언어감수성 수업 (신동일 교수의 언어학 강의실)

$21.64
Description
움베르토 에코의 책만큼 재밌는 언어학 입문서
언어와 기호를 알아야 미학적 삶을 살 수 있다는 제안
언어학과 기호학의 핵심 이론을 쉽게 소개하는 입문서. 영문학과 교수이자 문화언어학 연구자인 저자가 언어학과 일상의 접점, 언어감수성에 주목하면서 페르디낭 드 소쉬르부터 시작해 로만 야콥슨, 찰스 퍼스, 줄리앙 그레마스, 롤랑 바르트, 움베르토 에코 등 주요 학자의 핵심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오래도록 칼럼을 쓰며 다져진 저자의 필력은 움베르트 에코의 책만큼이나 매끄럽게 우리를 언어학과 기호학의 세계로 이끈다. 한창 강의 중인 듯한 학생과의 대화, 곳곳에 적절히 배치된 유머, 예술 작품 및 흔히 보는 광고와 인터넷 밈, 에스파와 트와이스 등의 K-pop과 뮤직비디오, 영화 등 온갖 문화콘텐츠를 사례로 들어 어렵게 느껴지는 개념들을 쉽게 풀어낸다.

단순한 이론 소개에 그치지 않고 저자는 우리가 미학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언어감수성에 주목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언어에 담긴 상식과 관행, 의미와 기호의 구조를 아는 것이 언어감수성이고, 그 구조를 알고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미학적 삶이라는 것이다. 일상어로부터 생겨나는 위험한 권력, 나쁜 사회질서가 우리의 삶을 왜곡하고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응용언어학과 사회언어학 등 학제적 연구를 해온 학자의 전문성과 문제의식, 통찰이 응집된 결과물로서, 재밌는 입문서가 드문 언어학/기호학 분야에서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신동일

중앙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한국인이‘또다른언어’를배우거나사용하면서발생한문제적상황을개인의결핍으로보지않고사회구조적관점으로탐구하는언어평가학,문화언어학연구자이다.언어,기호,대화,서사,담론,교육,평가,심리,사회,통치,정책,미디어,콘텐츠,미학분야등을횡단하며학제적연구활동을한다.
앞으로도차별의경험과부적절한관행이언어능력과언어사용의의미에어떻게개입하는지주목할것이며언어감수성과언어통치성연구에자유,차이와다양성,횡단,도시공간,생태,실용등의가치를보태고자한다.
국내외전문학술지에140편의논문을게재하고《담론의이해》,《앵무새살리기》,《접촉의언어학》등의책을출간했다.자유,사랑,존귀한삶의양식을찾을때언어가어떤역할을하는지공부하고있다.

목차

시작글

1장언어적전환,달라보이는세상
2장은유와환유,계열체와통합체의질서
3장이항대립,의미를만드는원리
4장언어를넘어서,기호로가득찬세상
5장숨은의미찾기,함축의미와메타의미
6장인생은서사,심층과표층의변형구조
7장신화훔치기,신화로살아간다는것
8장시각문법,대중문화다시보기
9장기호와미학적정체성

닫는글
주석
색인

출판사 서평

언어의감옥에서벗어나서미학적삶을살아가기

《미학적삶을위한언어감수성수업》은오래도록언어학을강의하고연구한중앙대학교영어영문학과신동일교수의강의록을바탕으로한책이다.저자는언어학과기호학이론을통해서언어감수성이라는낯선개념을이해하기쉽고유머러스한문체와풍부한국내외문화콘텐츠사례로풀어낸다.저자는먼저정체성,관례,권력관계,사회질서는모두언어/기호의구성물이고사랑이나우정등사적인감정마저도언어/기호로만들어진것을되풀이하는것일수도있다고말한다.문제는그언어/기호는너무촘촘히짜여있는데다가깊게우리의내면에스며들어있어서쉬이알아차리기가어렵다는점이다.저자의문제의식은여기서부터시작한다.우리가주체적인삶을살아가려면우리가쓰는언어/기호의의미를알아차릴수있어야하고그것을도와주는언어감수성을키워야한다고주장한다.저자가말하는언어감수성은'지금우리가경험하고인식하고있는세상이언어/기호로구성된것'이라는언어적전환(linguisticturn)으로부터만들어나갈수있다.저자는언어적전환의물꼬를트고자언어/기호를분석하는틀인언어학과기호학을설명한다.저자에게언어감수성을배우는것은언어의감옥에서벗어나서미학적삶을살아가게끔하는것이다.

강의실의현장감을그대로살리다

이책은영문과학부생을대상으로한전공강의의풍경을그대로살리려했다.우선교수가복잡하고도까다로운언어학과기호학이론을학부생이이해할수있는언어로풀어나가고교수가질문을던지면학생과토론하는강의실의모습이그려진다.책에는외교관이나교사임용시험을준비하는학생,CC(캠퍼스커플),패션테러리스트등강의실속가장보통의학생일곱명이등장한다.저자는이들과대화하면서이이론이학생의삶과어떻게공생하는지드러낸다.또일곱학생의삶에언어학과기호학이어떠한의미를가져다줄지를쓰고,그들의삶과고민을헤아리려고한다.이는학생들에게최대한가까이다가가기위해노력하는저자의의지에서온다.저자는MZ세대가즐기는에스파의〈NextLevel〉과아이유의〈밤편지〉,〈개그콘서트〉와〈무한도전〉,〈미생〉과〈솔로지옥〉까지다양한문화콘텐츠를사례로들며여러이론의쓸모를설명한다.또한언어감수성의렌즈로본저자의독창적인콘텐츠분석은콘텐츠가생성된숨은의도를보게끔한다.왜장난전화를하는사람은꾀죄죄한모습으로만드러나는가?‘예쁨’과‘못남’의고유한속성이라는것은존재하는가?정말사랑이시작된건우리가기억하고있는그때였고그곳이었을까?등의질문을통해서우리의일상이얼마나많은편견에둘러싸여있는지를밝혀낸다.저자가역설하는미학적삶은이러한편견에서벗어나는것일테다.

우리의일상에스며드는최고의언어학/기호학개론서

저자는언어학과기호학이론을소개하고여러이론이끼친영향을상세히설명한다.기표와기의,자의성의원리와차이의원리,공시성과통시성,계열체와통합체,랑그와파롤등의개념을다룬구조주의언어학이그러하다.저자는구조주의언어학의주요개념을일상적인사례와함께상세하게설명한다.그런중에언어가대상의속성을정확하게지시하거나재현한다는상식과관행에관해의문을던지고거기서부터구조주의언어학의급진성을발견해내려한다.구조주의언어학의급진성은대상을정확하게지칭하고자그에마땅한단어가생겨났다는통념을뒤집는다.되려언어와기호가세계를구성하는것이아니냐는생각의전환을이끈다.

저자의날카로운분석은우리가쓰는언어전반을겨냥한다.구조주의언어학의창시자이자현대기호학의아버지라고불리는소쉬르의이론뿐만아니다.야콥슨의은유/환유,퍼스의기호학,그레마스의구조의미론,바르트의신화학,에코의기호적주체등의여러개념은우리를둘러싼언어이면의편견을드러내는데쓰인다.야콥슨을통해서는이항대립체계의위험성을경고한다.소쉬르와야콥슨의언어학은특정기호가또다른기호와차이를바탕으로의미가성립된다고본다.저자는이를통해서우리일상에깊숙이스며든이분법적사고를이야기한다.이를통해서진영으로갈라서든,남성과여성으로갈라서든우리가일상적으로느끼는혐오가언어의구조로부터나온것임을드러낸다.

저자를따라서야콥슨의통합체/계열체구조로〈효리네민박〉등을,그레마스의구조의미론으로〈쇼미더머니〉와같은오디션프로그램등을,또는바르트의신화학으로마음이설레고사랑에빠지는연애감정을분석하면서우리가일상적으로소비하는언어/기호에담긴의미체계를새롭게마주하게된다.

비판적언어감수성으로인생을다시살다

저자는“비판적언어감수성은자아와타자,나와세상,혹은정체성과언어/기호경관의문제를변증법으로인식할수있는능력”이라고이야기한다.그레마스의말마따나“커뮤니케이션은오해의연속”에불과하다는존재론적위기,우리는모두다르다라는포스트모던의상대주의,언어로모든것을설명하려는언어환원주의등에맞선다.우리의삶이단지기호가아니며,우리가기호로인해서형성된기호적주체가아니라는것을드러내려고한다.다만언어를재배치함으로우리가다른인생을살수있을거라는희망을남긴다.사회구조가바뀌지않을거라는냉소와절망이만연하지만저자는언어적전환으로부터미학적주체로버티는삶을당부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