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 윤동주의 시를 일본 교과서에 수록한 국민 시인 (개정판)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 윤동주의 시를 일본 교과서에 수록한 국민 시인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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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바라기노리코

저자:이바라기노리코

오사카출신의시인으로제국여자약전(현토호東邦대학)약학부를졸업했다.대학재학중제국극장에서셰익스피어의『한여름밤의꿈』을보고극작가의길을걷기로결심,희곡·동화등을쓰면서문단에이름을알리기시작했다.결혼후,잡지등에시를투고하면서시인으로활동했다.전후일본인들의무력감과상실감을담아낸「내가가장예뻤을때」란시로평단과대중을사로잡으며일본을대표하는여성시인으로자리매김했다(국내에선공선옥소설의표제로사용되기도했다).윤동주시인에대한관심을계기로한글을배우기시작했고,한국문학의번역에도많은업적을남겼다.

1955년『대화』를시작으로『보이지않는배달부』『진혼가』등을발표하고,1990년에는『한국현대시선』이란이름으로한국의명시들을일본에번역출간하기도했다.관동대지진때의한국인살해사건을다룬「장폴사르트르에게」,고대일본이주민들의차별대우를고발한「칠석」등한국을소재로한시를여럿발표했다.대표시집으로는『네감수성정도는』『보이지않는배달부』『진혼가』등이있으며,전후여성시인중에서가장폭넓은사회의식과건전한비평정신을보여준시인으로평가받고있다.특히,일본의우경화를신랄하게비판한만년의시집『기대지말고』는일본사회의반민주적인현실에대한대중들의관심을환기시키며기록적인베스트셀러가되었다.대표적인지한파(知韓派)시인으로한국의문학뿐만아니라문화와풍속,역사에도깊은관심을보인의식있는작가로널리알려져있다.



역자:윤수현

독학으로일본어를공부하여통번역의길로접어들었다.기업에서다년간의실무경험을거쳐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한일통번역과를졸업했다.윤동주100년포럼에참여하여『장콕토시집』『폴발레리시집』을우리말로옮겼으며,여러장르를넘나드는전문통번역가로활동중이다.

목차

추천의글
감상평

1.네감수성정도는
네감수성정도는
보이지않는배달부
여자아이의행진곡
어린시절
소녀들
호수
벚꽃

2.내가가장예뻤을때
내가가장예뻤을때
기다림
바보같은노래
행동에대해
6월
바다근처로
여름의목소리
질문
두사람의미장이
게릴라가드닝
이실패에도불구하고

3.처음가는마을
혼자서는생기발랄
처음가는마을
모가미강가
살아있는것,죽어있는것
대학나온부인
내카메라
지천명
뒤처짐
듣는힘

4.식탁에커피향흐르고
식탁에커피향흐르고
여자의말
큰남자를위한자장가
친구
감정의말라깽이
12월의노래
되새김
물음

후기를대신하여

부록
하늘과바람과별의시
한글의매력에빠져,죽을때까지윤동주와한국을사랑한이바라기노리코

출판사 서평

한글의매력에빠져,죽을때까지윤동주와한국을사랑한이바라기노리코!
서정시의대표작「내가가장예뻤을때」「식탁에커피향흐르고」「여자의말」

이바라기노리코는2006년에세상을떠나기전생전에한인터뷰에서이렇게말했다.“일본시는희로애락가운데노가없다.그러나한국시에는그노가있다.”그리고“일본에는서정시인만있다.시인의사회적영향력도한국에비해미약하다.”고말한냉철한시인이다.일본시인들을향해이렇게거침없는비판을할수있는지식인은거의없다고할수있다.한국인과교류하고한국과한글과윤동주를사랑한가장매력적인일본의여류시인이바라기노리코의시한편부터소개한다.

(전반부생략)
내가가장예뻤을때
내나라는전쟁에서졌다
이런엉터리없는일이있느냐고
블라우스의소매를걷어올리고비굴한거리를쏘다녔다

내가가장예뻤을때
라디오에서는재즈가넘쳤다
담배연기를처음마셨을때처럼어질어질하면서
나는이국의달콤한음악을마구즐겼다

내가가장예뻤을때
나는아주불행했다
나는무척덤벙거렸고
나는너무도쓸쓸했다

그래서결심했다될수록오래살기로
나이들어서굉장히아름다운그림을그린
프랑스의루오할아버지처럼
그렇게…
-「내가가장예뻤을때」

이시뿐만아니라이바라기노리코가발표한많은시는역사적인어둠과비극적현장을생생하고분명하게담고있다.예를들면“조선의수많은사람들이대지진의도쿄에서/왜죄없이살해되었는가”(「쟝폴사르트르에게」)라며1923년9월1일에발생한관동대지진당시의조선인학살을증언한시도발표한다.이시는“잘안되는것은모두저놈들탓이다”라며일제강점기시절유대인못지않은박해를받다온한국인이당한아픔을누구보다도뼈저리게인식한내용을담고있다.그런데이런표현속에도패배주의적인비장감은없다.오히려낙관적이다.밝다.바로이런점덕분에전쟁의풍경을숨막히는비극적어둠으로표현하는다른시인들과달리,이바라기노리코는이한편의시만으로도전후시의새로운한페이지를열었다는평을얻었다.

(전반부생략)
잘안되는것은모두저놈탓이다

조선사람들이대지진이난동경에서
왜죄없이살해당했는지
흑인여학생은왜칼리지에서배우면안되는지
우리들조차누군가가잡은총에
겨누어지고있지않은지
나에게는한꺼번에알수있는
연쇄적으로일어나는참혹한사건의가지가지가

사르트르씨
나는당신을깊이알고있지않다
유대인의생태(生態)도표정도친숙하지는않다
인간에대한전율이또하나늘어났지만
여하튼지금있는것은순수한하나의기쁨!
(후반부생략)
-「장폴사르트르에게」

일본의한국식민지통치의상흔을묘사한또다른시도있다.

한국의노인은
지금도변소에갈때
조용히허리를일으키며
“총독부에다녀올게”라고말하는사람이있다는데
조선총독부에서호출장이오면
가지않고는못배겼던시대
어쩔수없는사정
-「총독부에다녀오다」전문

얼마나한국인이겪은역사의상흔과아픔을잘만져주는시인가.목소리가높지도않으면서,조곤조곤풍경속의작은에피소드를등장시키면서실감나게조선총독부치하의한국인들이겪었을치욕을그리고있다.
또한「기대지말고」라는자의식에관한유명한시도있다.

더이상야합하는사상에는기대고싶지않다
더이상야합하는종교에는기대고싶지않다
더이상야합하는학문에는기대고싶지않다
더이상어떠한권위에도기대고싶지않다
-「기대지말고」전문

사람은누군가에게기대고의지해야살수있는존재라고할수있다.가족이라는울타리그리고친구나연인같은동조자와함께살아가는것이다.하지만이바라기노리코의시속의기댐은비굴한야합수준의기댐을말한다.시인은사상이나종교나학문,그리고권위에기대는것은야합이라고한다.결국,이시는기대는데시간을허비하지말고자신을믿고떳떳하게살라는메시지를담고있다고하겠다.

최초로죽는날공개하라면서미리감사와함께이별의인사말을남긴시인
“그사람이떠났구나”하고한순간,단지한순간생각해주셨으면그것만으로충분합니다.오랫동안당신께서베풀어주신따뜻한교제는보이지않는보석처럼,나의가슴속을채워서빛을발하고,나의인생을얼마만큼풍부하게해주셨는지….깊은감사와함께이별의인사말을드립니다.고마웠습니다.2006년3월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