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길 함부로 걷지 마라: 산운집

눈 내린 길 함부로 걷지 마라: 산운집

$28.00
Description
담백한 시어, 뛰어난 발상과 감각, 산운 이양연의 시세계
산운(山雲) 이양연(李亮淵, 1771~1856)은 조선 후기에 활약했던 뛰어난 시인이다.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자는 진숙(晉叔)이며, 호는 임연재(臨淵齋)ㆍ산운(山雲)이다. 평생 변변찮은 벼슬에도 오르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그의 시는 200여 편에 불과하지만 조선의 어떤 시인보다 우수한 시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주로 5언 절구와 5언 고시에 특장을 보인다. 전고(典故)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 담백한 시어를 써서 뛰어난 발상과 감각으로 새로운 시세계를 구축했다. 전통적 한시의 자장(磁場)에서 벗어나 조선적인 한시를 구현했다는 데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양연의 시는 기본적으로 삶의 통찰에서 나온 비애와 우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선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민요시와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날카로운 필치로 그려낸 민중시 등이 유명하다. 또, 유람을 즐겨했는데 역사적인 장소를 찾아 회고적이고 애상적인 기조로 그려냈다. 대중들에게는 서산 대사나 김구 선생의 시로 알려진 「野雪」의 작가로 유명하다. 이 시를 읽으면 자세한 설명 없이도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대표작인 이 시는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산운 이양연이 녹아있는 문집,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
이양연의 문집은 총 여섯 개의 이본(異本)이 남아 있다. 문집은 모두 목판본이 아닌 필사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글자의 출입이 있고 내용상 가감이 있으나, 수록 작품들은 대동소이하다. 이중에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은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후기(後記)에 산운 시에 대한 네 사람의 전체 작품평이 있으며, 작품에 각기 부기된 26則의 개별 작품평과 비점(批點)이 보인다는 점이다. 비점은 각기 다른 색으로 찍어 놓았다.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에 나오는 전체작품평과 개별작품평은 산운의 한시를 이해하기에 좋은 자료이다. 이번 책에서 작품에 해당하는 개별 작품평을 함께 소개하여 이해를 도왔다. 중복된 산운의 시를 제외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산운의 시를 모두 모아보면 총 183제 211수이다. 이 책은 산운의 한시 모두를 빠짐없이 수집하고 번역한 뒤에, 작품마다 평설을 붙였다. 평설은 전공자와 일반인들 모두에게 그에 걸맞은 정보와 정감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저자

이양연

출간작으로『눈내린길함부로걷지마라:산운집』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임연당집자서/
세상을다다니리라遊覽類
술잔을들고시를읊다觴詠類
사람들과헤어지며送別類
다른사람에게시를보내다寄贈類
민요풍한시遣興類
감흥을읊다感興類
답답한속을풀다遣悶類
애도하다哀挽類
감회를적다感懷類
사물을읊다詠物類
?임연백시?에수록된시
?대동시선?에수록된시
?조야시선?에수록된시
?임연당별집?에수록된시
임연당별집발문/
해제/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들판의눈野雪
[1]
穿雪野中去눈밟고들가운데걸어갈적엔
不須胡亂行모름지기어지러이걷지말아라.
今朝我行跡오늘아침내가간발자국들이
遂爲後人程마침내뒷사람의길이되리니.

[2]
雪朝野中行눈온아침들가운데걸어가노니
開路自我始나로부터길을엶이시작되누나.
不敢少??잠시도구불구불걷지않음은
恐誤後來子뒷사람헛갈릴까염려해서네.

[평설]
이시는사명대사나김구선생의시로알려져있으나와전된것이다.산운의이두편의시는내용상으로는거의차이가없다.이시는내용적으로도불승(佛僧)의시라기보다,유자(儒者)의시로보인다.들판에눈이수북하게내렸다.아침일찍어딘가가야하니그눈에처음발자국을놓는셈이다.그것이뒤에오는사람의이정표(里程標)가된다.내가산삶이다음살사람에게지침이나본보기가된다.그렇다면눈속에발자국이금세사라진다해도함부로살수없는법이다.
산운이가는길은구름처럼자취가없다.그러나자취없음이의미없는방기(放棄)나태만(怠慢)을뜻하지는않는다.눈에찍힌발자국도한세상지나면사라질구름과같은것이다.그러나내자취는누군가에게중요한하나의단서가될수있다.산운의발자국은현실과의끊임없는대치속에서이루어진궤적이다.그것은때로는슬픔을때로는고독을노래한다.그것이발자국이된다.산운은아무것도보이지않고말해주지않는눈쌓인들판에길을내듯낯선삶과조우를한다.
적상산에서산아래내리는비를보다赤裳山見山下雨
山下雲雷深산아래구름우레잠겨있으니
人間今日雨세상에선오늘은비내리겠네.
誰家喜田事밭일하는집에선기뻐할게고
誰家憂遠路먼길가는길손은근심하겠네.

[임연당별집]
방편이말하기를“절품(絶品)이다[方便曰,“絶品”]”라고하였다.

[평설]
적상산(赤裳山)은전북무주군적상면에소재한산으로높이1,038m이다.“이산은암벽이붉고가을에단풍이들면온산이마치여자가붉은치마를입은것같다고하여적상산이라하였다”고한다.산위에서저산아래의풍경을바라본다.산아래가잔뜩구름과우레에잠겨있으니오늘빗줄기가시원스레쏟아질것같다.다같은비겠지만농군에게는반가운손님일것이고,나그네에게는귀찮은불청객일것이다.산위에서보니세상사에일희일비하는것이속절없고부질없다.비가오거나눈이내리거나천둥벼락이치거나간에저산위에는아무런일도일어나지않는다.아!그동안너무나자질구레한일들에얽매여살아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