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시대, 유랑하는 타자들 (한국 영화에 나타난 타자성의 문화 정치)

냉전의 시대, 유랑하는 타자들 (한국 영화에 나타난 타자성의 문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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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회 밖 소외된 이들을 감싸 안은 한국영화
이 글은 냉전 시대 반공주의와 근대화 논리가 타자성과 맺는 관계 및 한국영화 속 타자들의 모습을 다각도에서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한국영화사 흐름을 따라가면서 각 시대를 구분한 뒤 영화 작품 분석을 중심으로 타자성의 의미를 추출해 내고자 했다. 특히 ‘가족’과 ‘공간’은 타자성의 의미를 추출하는 데 있어 주요하게 관심을 가진 분석 대상이었다. 반공의 논리와 경제 성장에 기반한 근대화 논리가 냉전 시대를 관통하는 통치 전략으로 위세를 떨치는 가운데 영화 속 가족과 구성원들의 일상적 공간은 시대가 요청한 바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듯하면서도 이면의 부작용들과 은폐된 부분을 재현하곤 했다. 요컨대 한국영화는 시각적 이미지의 복잡다기한 모호함을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통치 권력의 칼날을 피하면서도 대중의 삶과 접속하는 길을 만들어 갔다.
이 글에서는 비록 냉전 시대로 일컬어지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한국영화 속 타자들의 모습을 다루었지만 이들의 존재 양상은 다양한 변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서 60년 이상을 차지하는 냉전 시대는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한국전쟁과 한민족의 적대 그리고 분단 시대 좌우의 첨예한 대립이 현재까지도 한국인의 삶을 곤혹스럽게 하는 근본적 요소로 작용하는 가운데 글로벌 자본주의의 위력은 점차 대중의 삶을 극한으로 내몰아 가는 중이다. 청산되지 못한 냉전과 분단의 역사적 문제를 떠안은 채 글로벌 신자유주의의 강력한 힘에 압살당하고 있는 현재 대중의 삶에 과연 어떻게 접속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도 그래 왔듯이 한국영화는 앞으로도 이러한 대중의 삶에 눈감지 않고 신랄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것을 영화 속 세계로 녹여 내 타자화된 존재들을 어루만질 것이다. 또한 누군가 냉전 대한민국의 대중이 직면한 이 아픈 현실을 파헤치는 데 관심을 갖고 논의를 시작한다면 이 책이 작은 위로와 보탬이 될 것이다.
저자

한영현

韓暎顯,HanYoung-hyeon
현재세명대학교교양대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대학원에서현대소설을전공하며영화분야에관심을가지게되었고이후현재까지국문학과영화학관련학제간연구를다방면에서수행해왔다.주요저서로는『김진수선집』(2012),공저『냉전과혁명의시대그리고사상계』(2012),공저『글로컬시대의한국영화와도시공간1(1980~1987)』(2018),『글로컬시대의한국영화와도시공간2(1987~1997)』(2018)등이있다.

목차

책을내면서
들어가며

제1장냉전과한국영화의관계에대한고찰
1.냉전의논리와대중문화지형의성립
1)냉전의문화논리와대중문화
2)대중문화가소환한타자의형상들
3)한국영화와대중문화의길항

2.한국영화에스며든냉전의논리와타자성
1)반공국가주의와근대화담론의영화적전유
2)한국영화의타자들,개념과범주
3)한국영화타자성의정치,냉전을바라보는대중문화의시선

제2장혼돈과균열의시대-1950년대한국영화
1.전후재건공간의영화적재현과거리의존재들
1)1950년대전후재건공간과통치성
2)타자화된공간재현과계몽의시선
3)계몽의타자,‘도시’의부유하는존재들
4)사회ㆍ국가구성의대중적전유,영화의‘경계’공간

제3장순응과갈등의시대-1960년대한국영화
1.산업근대화가족의탄생과가난한타자들의출현
1)근대화담론으로이완된1960년대반공국가주의
2)근대화신화를체현한가족의탄생
3)가난의계층적분화,무능한서민가부장
4)중산층판타지의불안과균열,매혹의하위주체들

2.냉전과근대화의스펙터클한유람그리고지워진타자성의표식들
1)1960년대의희망과좌절에대한영화적탐색
2)근대화의스펙터클을횡단하는팔도강산과배제된영역들
3)신화화된산업역군,배제당하는노동의이면
4)발전국가의희망에응답하는못난자들의눈물
5)이미지로서의근대를바라보는영화의시선,〈팔도강산〉

제4장절망과저항의시대-1970년대한국영화
1.유신체제에대한저항,1970년대한국영화와타자들의풍경
1)발전국가의그늘진장소들그리고타자들
2)해체된가족공동체와소외된개별주체들
3)발전국가외부의탐색,‘죽음’의재현과남겨진질문
4)‘강한국가’는어디에?해체된공동체와죽음의타자들

2.발전지상주의시대노동자의불온한이름,세속의성녀들
1)70년대한국영화의육체ㆍ자본ㆍ주체성의문제
2)‘성노동자’혹은‘성녀’라는이름의그녀들
3)성애적노동의극대화와남성적자기구원의신화
4)‘성녀’와‘노동자’의사이,발전주체의분열과전이
5)세속의성녀들,절망과저항의70년대적아이콘

제5장비판과모색의시대-1980년대한국영화
1.가난한자들에대한위로의시선,도시난민의영화적재현
1)1980년대한국영화와도시난민
2)근대화의주변을횡단하는난민들
3)개발신화를폭로하는난민의몸
4)잊혀진주변부적존재들의대중적소환

2.가해와피해의서사구조와가족을둘러싼타자성
1)1980년대개발독재와폭력
2)소설의영화적변용과특성
3)가해와피해의가족서사구조
4)화해와용서그리고은폐되는타자성
5)개발독재시대와가족의존재방식

3.분단과민족에대한영화적탐색,혼종된정체성의타자들
1)역사와영화,연대의가능/불가능성
2)잃어버린이름들의역사-분단과민족의이름들
3)분열된여성성을통해본분단과민족에대한시대인식
4)1980년대한국영화,분단의타자들에접근하는방식

나가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한국영화100년,달라진위상의의미를추적하다

한국영화는현재큰명성을누리며전세계관람객들에게열광적인관심의대상이되고있다.이는한국영화100년의역사가축적한저력의성과일뿐만아니라한국영화콘텐츠의무한한잠재력을새삼일깨워주는획기적인사건이라할만하다.
가장한국적인것이가장세계적인것으로증명된이때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한국영화안에스며들어있는대중의삶과의미를재고함으로써무엇이한국영화만의특색을형성해왔는가를꼼꼼하게들여다보는것이아닐까한다.
이글은한국영화사연구의차원에서이러한시도의일환으로출발했다.특히,냉전시대영화에재현된타자들의삶을분석함으로써그동안충분히규명되지않았던한국영화의새로운의미및그로부터추론해볼수있는대중의삶의양상을규명하고자했다.
냉전시대타자들에접근하는것은한국영화를이해하기위한중요한방법이다.당대영화는이른바‘못배운고무신짝’관객부터대학생엘리트관객까지두루흡수하면서대중매체로서의대표성을오랜기간유지했다.통치권력이반공주의와근대화논리로사회질서를재편성하며대중을주체와타자로구별지을때사회가요청한울타리안에편입되지못한대다수대중과가장밀접하게접속한매체또한영화였기때문이다.

사회밖소외된이들을감싸안은한국영화

사실한국영화의가장큰저력은냉전시대를관통해오는동안영화계가겪어야했던통제와억압속에서도배제되거나소외된영역의대중을감싸안으면서그들을재현의장으로꾸준하게호출해온데있다.시대별로타자화되는존재들의양상은변화했을지라도한국영화는근본적으로대중의가장보편적인구성체인가족과구성원들그리고그들이살아가는공간을탐색하며배제된약자와가난한자들의삶을영화적세계로구축해내곤했다.물론,때로정권의나팔수를자처하는계몽영화를찾아볼수있는것도사실이다.그러나근본적으로한국영화사를화려하게수놓은작품세계속에는타자화된대중에대한따뜻한시선이녹아들어있다.
이러한맥락에서이글은냉전시대반공주의와근대화논리가타자성과맺는관계및한국영화속타자들의모습을다각도에서살펴보았다.구체적으로1950년대부터1980년대까지의한국영화사흐름을따라가면서각시대를구분한뒤영화작품분석을중심으로타자성의의미를추출해내고자했다.특히‘가족’과‘공간’은타자성의의미를추출하는데있어주요하게관심을가진분석대상이었다.반공의논리와경제성장에기반한근대화논리가냉전시대를관통하는통치전략으로위세를떨치는가운데영화속가족과구성원들의일상적공간은시대가요청한바를완벽하게구현하는듯하면서도이면의부작용들과은폐된부분을재현하곤했다.요컨대한국영화는시각적이미지의복잡다기한모호함을적절하게활용함으로써통치권력의칼날을피하면서도대중의삶과접속하는길을만들어갔다.
이글에서는비록냉전시대로일컬어지는1950년대부터1980년대까지의한국영화속타자들의모습을다루었지만이들의존재양상은다양한변화를거쳐현재에이르고있다.
한국영화100년역사에서60년이상을차지하는냉전시대는불행하게도대한민국에서여전히현재진행중이다.한국전쟁과한민족의적대그리고분단시대좌우의첨예한대립이현재까지도한국인의삶을곤혹스럽게하는근본적요소로작용하는가운데글로벌자본주의의위력은점차대중의삶을극한으로내몰아가는중이다.청산되지못한냉전과분단의역사적문제를떠안은채글로벌신자유주의의강력한힘에압살당하고있는현재대중의삶에과연어떻게접속할수있을까.지금까지도그래왔듯이한국영화는앞으로도이러한대중의삶에눈감지않고신랄하면서도따뜻한시선으로그것을영화속세계로녹여내타자화된존재들을어루만질것이다.또한누군가냉전대한민국의대중이직면한이아픈현실을파헤치는데관심을갖고논의를시작한다면이책이작은위로와보탬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