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전기작가이자심리소설의대가슈테판츠바이크,
그가지켜본정신적스승이자아버지,다정한친구지그문트프로이트
“그대,너무도소중한친구.그대,너무도사랑하는스승.지그문트프로이트”
정신분석의아버지프로이트에게보내는작가츠바이크의사랑과존경어린헌사
시대와불화한위대한사상가와작가가이어온30여년우정의궤적…
평전ㆍ서한집ㆍ기록들
전세계적으로수많은독자를확보한독일어권작가로,평전과심리소설의대가라일컬어지는슈테판츠바이크.19세기말유럽문화의중심지오스트리아빈에서부유한유대인집안의후손으로태어나문학과철학,예술에조예가깊었던그는‘벨에포크’의풍요속에서왕성히활동하며명성을떨쳤다.그러나그‘좋은시절’은오래가지않았고“정신의모든대담한건축물과윤리의모든사원을일거에무너뜨리기에충분”했던1차대전을경험하며참담함을맛보아야만했다.이후나치가득세하면서전쟁의암운이또다시드리워지자영국과미국등지를떠돌던츠바이크는결국마지막망명지브라질에서스스로삶을마감하고말았다.이렇듯역사의격랑에휘말려좌절하고만비운의인물이지만살아생전에로맹롤랑,라이너마리아릴케등유수의예술가및학자들과왕래하며공감대를형성하는기쁨을누리기도했다.그중에서도같은유대계오스트리아인으로,그보다스물다섯살이많아아버지뻘이었던심리학자지그문트프로이트와는30년넘게교류하며연령을초월한우정을나누었다.
‘무의식’에주목하여인간의내면을탐구한정신분석의창시자,20세기의지적패러다임을뒤바꾼혁명적인사상가프로이트.1891년이래로빈9구베르크가세19번지의개인병원에서신경질환전문의로활동하며연구와집필을병행해온그는1908년부터츠바이크와알고지내기시작했고,그들의관계는프로이트가사망한1939년까지지속되었다.이책《프로이트를위하여》는그30여년교류의값진결과물로,츠바이크가쓴프로이트평전,프로이트와관련된서평과일기,추모연설문,회고록뿐만아니라,두사람이주고받은편지를한데모아엮은것이다.따라서츠바이크가프로이트라는인물과그의정신분석에대해어떻게생각하고평가했는지다각적으로드러나있다.특히국내에처음으로번역되어소개되는서한집은저작만을통해서는알수없었던,서로의작품에관해나눈내밀한감상과의견,집필과정,당시에불러일으킨반향은물론,세계대전이라는시대적비극으로두인물이어떤운명을맞이했는지도생생하게전해주고있다.
‘공감’과‘전이轉移’로맺어진두사람,그리고그들의공통된운명
“제가쓴모든것은교수님에게영향을받은것입니다.제책들의본질적인것은어쩌면교수님에게물려받은,진실을향한용기라는것을교수님은알아채셨겠지요.교수님은한세대전체에하나의본보기를제시하셨습니다.”
평전《마리앙투아네트》를읽고호의적인감상을전한프로이트에게보내는편지(1932년10월21일)’에서츠바이크는이렇게답했다.프로이트의정신분석이론에감화되어인간의내면에스스럼없이다가갈용기를얻었고,이용기가창작의동인이되었음을고백한것이다.인물의마음속깊은곳을파헤치고심리의추이를섬세하게추적하는한편,유년시절의경험이성인이되어서까지도중대한영향을미친다고보고인물이태어나서부터성장해가는과정을면밀히탐색하는츠바이크특유의서술방식은과연프로이트의이론에힘입은바크다.또한프로이트는일로바쁜와중에도츠바이크의작품을즐겨탐독했고열광적인찬사를아끼지않았으며자신의의견은어떤지소상히전하기도했다.
이처럼서로영향을주고받으며꾸준히경의를표해온두사람은유대인으로서나치의박해를피해망명생활을했고,스스로죽음을선택했다는공통점을지닌다.프로이트는1923년에처음으로구강암수술을받은이래32차례의재수술을받아야했다.이끔찍한과정을강인한의지로버텨내던그이지만말년에암이악화되어고통이극심해지자주치의에게모르핀을치사량까지투여해달라고부탁했다.의식이깨어있는상태에서존엄한죽음을맞이하고자한것이다.그로부터3년후,자신의‘정신적고향’유럽의붕괴와몰락을지켜보며괴로워하던츠바이크는“자유로운의지와맑은정신”으로죽기로마음먹고아내와동반자살했다.
줄곧편지에서“존경하는프로이트교수님”이라며공적인호칭을사용하던츠바이크는프로이트에게보내는마지막편지(1939년9월14일)에서처음으로“나의소중한벗이자존경하는스승”이라고허물없이부르며친근감을표했다.그러나프로이트는이편지에대한답장을쓰지도못하고9일후숨을거두었다.곧다가올이별을예감하지못한채프로이트의안위를걱정하는츠바이크의목소리가진한여운을남긴다.
“바라옵건대당신께서도우리모두처럼이시대만을아파하시고신체적고통은더하지않기를.이제우리는마음을굳게먹어야합니다.(…)진심을다하여건강하시기를!”
“니체가망치를들고철학을했다면,프로이트는평생동안메스를들고철학을했다”
1부프로이트평전(1931)
-츠바이크가바라본프로이트의삶과업적
지그문트프로이트는인류가자신에관해더명백하게알게해주었다.이것은한개인의위대한업적이다.나는더명백하게라고말하지,더행복하게라고말하지는않는다.그는한세대전체의세계상을심화했다.나는심화했다고말하지,미화했다고말하지는않는다.과격한것은행복을주지않고결단을가져올뿐이다.그러나인류의영원한동심을언제까지나꿈결속에서달래어재우는일은학문의과제가아니다.학문의과제는이무정한대지위에서올곧게걸어갈것을인류에게가르치는것이다.지그문트프로이트는이불가결한작업을함으로써자기몫을모범적으로행했다.
_‘세기말의상황’에서
현재우리는프로이트덕분에처음으로개인의중요성을,모든인간영혼의대체불가능한일회적가치를새롭고생생하게깨닫게되었다.유럽에서예술,연구,생명과학의모든영역에서내로라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찬성하든반대하든프로이트의사상체계로부터,그의견해로부터직간접적으로창조적인영향을받았을것이다. _‘시대에통하다’에서
이책의1부는현대심리학의개척자3인을다룬《정신에의한치유》에서‘들어가는말’과프로이트에온전히할애한3부를발췌한것이다.(《정신에의한치유》는《정신의탐험가들》〔푸른숲,2000〕로번역출판된바있다.)츠바이크는《정신에의한치유》를통해,질병치료에서정신의중요성에주목하여‘심리학’이라는학문을정립하는데결정적으로기여한세인물로,근대적최면술의창시자프란츠안톤메스머,종교단체‘크리스천사이언스’의창립자메리베이커에디와함께프로이트의삶과업적을집중적으로조명했다.츠바이크는이평전에서정신분석학이탄생하기이전의시대상황,프로이트의성격적특징과이력,정신분석의주요개념들을일목요연하게정리하는한편,프로이트가“정신적ㆍ도덕적세계상전체를어떻게변화시켰는지”대체로호의적이지만공정성을잃지않은자세로평가하고있다.
인간은합리적인의식보다는무의식에지배받는다고보고감정과본능의영향력에주목한프로이트는무의식의대표적인산물인꿈을진지한연구의대상으로삼았다.그리고성충동은어린이의몸속에이미잠재되어있다가훗날깨어날뿐이며신경증은주로성적인억압에서기인한다고주장했다.모든것이이성에의해진보하리라는낙관이지배적인데다성과관련해보수적인분위기가여전했던당시에그의이론은불온하게여겨져배척당했고,프로이트는긴세월몰이해와편견에맞서싸워야만했다.유대인이라는이유로받는차별도더해져서1902년이되어서야겨우빈의과대학비정규교수직을얻을정도였다.프로이트를거듭좌절케하고결국인정받기를체념하게만든현실을안타까워하던츠바이크는평전에서정신분석학이얼마나혁명적인학문인지,어떤점에서창조적성과를거두었는지를작가특유의감성적언어와철학자의냉철한분별력으로서술한다.
츠바이크는마젤란,에라스무스,마리앙투아네트,메리스튜어트,발자크,횔덜린등주로이미세상을떠난인물을평전의대상으로삼았다.하지만프로이트의경우에는예외적으로당사자가살아있을당시에,그러니까사후에종합적인평가가이루어지기도전에평전을썼다.그런만큼츠바이크가프로이트를얼마나존경했고그의업적에얼마나경의를표했는지,나아가미래를내다보는그의혜안이얼마나뛰어났는지보여준다.프로이트가남긴방대한저작들을일일이읽어볼엄두가나지않는독자에게이평전은프로이트라는인물과그의정신분석학을개괄해주는훌륭한입문서역할을해준다.정신사의흐름을총체적으로꿰뚫어보는츠바이크의통찰,탁월한비유와유려한문장이어우러져하나의문학작품을읽는듯한도취감을선사하기도한다.
“나역시당신〔츠바이크〕처럼이시대를아파하고,
당신처럼몇몇타인과의공속감에서유일한위로를찾습니다.
확신하건대,우리는똑같은것을소중히여기고,똑같은가치에동의합니다”
2부프로이트-츠바이크서한집(1908~1939)
-두지성이나눈내밀한우정과공감의기록
당신에게한번은말해야겠습니다.내가아는한,당신은다른누구도구현하지못하는무언가를언어로달성할수있습니다.당신은표현을대상에접근시킬줄압니다.그리하여당신은대상에대한가장세부적인것들을포착할수있게되고,우리는이제까지도무지말로는포착할수없었던관계들과특성들을파악했다고믿게됩니다.
_‘프로이트가츠바이크에게보내는편지(1925년4월14일)’에서
교수님은우리에게‘용기’를가르쳐주었습니다.사물들에다가갈용기를,‘두려움없이’그리고모든그릇된수치심없이가장내면적인감정은물론이고가장극단적인감정에다가갈용기를말입니다.또한진실에는용기가필요한법입니다.우리시대에는오직교수님의저서만이그런용기를보여줍니다. _‘츠바이크가프로이트에게보내는편지(1925년4월15일)’에서
이책의2부는두사람이30여년간주고받은편지74통을모은것이다.서로에대한예의와존중이담긴이편지들을통해주요저작들이탄생하게된배경과그과정,출간후의반응은물론이고,츠바이크의주선으로로맹롤랑,쥘로맹,허버트조지웰스,살바도르달리등유명작가들이프로이트와만나게된경위도알수있어흥미롭다.서한집에는츠바이크가프로이트의평전을집필한의도와그과정,이평전을읽은프로이트의호평과오류에대한지적,이지적을인정하고겸허히수용하는츠바이크의반응도담겨있다.한편,애연가이자골동품수집광임을자인하거나80세생일축하에감사하며늙어감에대한서글픈심정을드러내는프로이트의모습에서,불안한망명생활중에“빙빙도는소포처럼이리저리치이고”있는자신의신세를한탄하면서도스승을안심시키는츠바이크의모습에서솔직하고인간적인면모도엿볼수있다.
프로이트와츠바이크의관계가늘순탄했던것만은아니었다.1929년프로이트의비방자찰스메일런이반反프로이트강연을알리는벽보에츠바이크가보낸편지의구절을따서악용함으로써빚어진,일명‘메일런사건’으로두사람의관계는위기를맞이하기도했다.그러나적극적으로해명하고사과한츠바이크를프로이트가너그러이받아들임으로써두사람의관계는원만히지속될수있었다.요제프브로이어,빌헬름플리스를위시한동료들뿐만아니라카를구스타프융,알프레트아들러같은제자들과도견해차이로결별하고만프로이트에게츠바이크는평생을두고이어간흔치않은인연인셈이다.
“그의관을영국땅에묻었을때,우리는조국에서가장훌륭한것을그곳에바쳤음을깨달았다”
3부프로이트에관한기록들(1930~1941)
-변치않는애정과존경심의증표…서평ㆍ일기ㆍ추모연설ㆍ회고
친애하고존경하는친구여,그대의위대하고창조적인생에감사합니다.그대의업적과저서하나하나에감사합니다.그대가있었다는것과그대가우리에게선사해준그대의것에감사합니다.그대가우리에게열어준세계,이제는안내자없이우리홀로여행해야하는그세계에대해감사합니다.언제까지나그대를따르겠습니다.언제까지나그대를우러르며기억하겠습니다.그대,너무도소중한친구.그대,너무도사랑하는스승.지그문트프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