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미식가들 - 이색의 소주, 영조의 고추장, 장계향의 어만두 맛 좀 아는 그들의 맛깔스런 문장들

조선의 미식가들 - 이색의 소주, 영조의 고추장, 장계향의 어만두 맛 좀 아는 그들의 맛깔스런 문장들

$20.00
Description
주영하 교수와 함께 떠나는 조선시대 미식 여행!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해온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풀어놓은 조선시대 음식 이야기 『조선의 미식가들』. 조선시대에 쓰인 요리책을 비롯해 시집, 문집, 일기, 여행기, 세시기, 편지 등 조선시대 문헌에서 음식 이야기를 남긴 사람을 가려 뽑아 그들이 먹고 마셨던 음식 경험과 취향을 정리하고 엮어 서술한 책이다.

고추장을 즐겨 먹었던 영조, 매운 것을 좋아해 고추장과 마늘을 듬뿍 올린 쌈을 즐긴 이옥, 겨울밤 술과 함께 먹는 열구자탕을 극찬한 이시필, 집안의 요리법을 기록해 대대로 전한 사대부 부인들까지 살았던 시대도, 남긴 글의 형식도 신분이나 성도 다르지만 각의 시대에 유행했던 음식과 식재료, 요리법, 그리고 생생한 식후감까지 살필 수 있는 15명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 사건과 시기로 한반도의 음식 역사를 구분한다. 첫째 불교의 유입에 따른육식 기피, 둘째 원나라 간섭기 육식 문화의 확대와 새로운 음식 유행, 셋째 조선왕조의 통치 이념이 된 성리학의 영향, 넷째 17세기 본격 시작된 연행사의 청나라 방문, 다섯째 ‘콜럼버스 교환’으로 새로운 식재료의 등장이다. 조선 미식가 15인의 글에서도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음식 취향과 경험이 등장한다. 찜과 탕을 비롯해 회와 젓갈, 후식과 술에 이르기까지 그 맛을 음미하고 즐긴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조선시대 음식의 역사는 물론, 우리 선조들이 음식을 즐기던 방법까지 살필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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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주영하

저자:주영하
대학교에서역사학을,한양대학교대학원에서문화인류학을공부했다.1998년중국중앙민족대학교대학원민족학·사회학대학에서〈중국쓰촨성량산이족의전통칠기연구〉로민족학(문화인류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민속학담당교수로재직중이며,장서각관장을맡고있다.2007~2008년일본가고시마대학교심층문화학과에서,2017~2018년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아시아학과에서방문교수로지냈다.한국음식의역사와문화는물론,음식의역사와문화가지닌세계사적맥락을살피는연구도하고있다.
《음식전쟁문화전쟁》,《차폰잔폰짬뽕》,《그림속의음식,음식속의역사》,《음식인문학》,《식탁위의한국사》,《장수한영조의식생활》,《밥상을차리다》,《한국인,무엇을먹고살았나》,《한국인은왜이렇게먹을까?》등을쓰고《중국음식문화사》를우리말로옮겼다.또‘식탁위의글로벌히스토리’시리즈(총10권)를감수하고한국어판특집글을썼다.

목차

프롤로그옛글로맛보는조선시대음식문화사

1부선비의음식체험:한시로,일기로,세시기로
“훈기가뼛속까지퍼지니”이색의소주
“돼지고기를찍어먹으니참으로맛있었다”김창업의감동젓
“관서의국수가가장훌륭하다”홍석모의냉면

2부선비의음식탐구:식욕은하늘에서부여한천성
“맛이매우좋아서두텁떡이나곶감찰떡마저도크게미치지못하는구나”허균의석이병
“어해중에서으뜸이다”김려의감성돔식해
“가슴이시원스럽게뚫리는듯했다”이옥의겨자장

3부어의와왕의음식:장수를위하여
“동치미국물에적시고소금조금찍으면그맛이더없이좋다”전순의의동치미
“겨울밤에모여서술마실때,아주좋다”이시필의열구자탕
“지난번에처음올라온고추장은맛이대단히좋았다”영조의고추장

4부사대부남성의음식:군자의도리
“지금엿집에서사용하는좋은방법이다”김유의엿
“먹으면서꽤오래이야기를나누다파했다”조극선의두붓국
“목구멍에윤낸다고기뻐하지말라”이덕무의복국

5부사대부여성의요리법:서재에서부엌으로간요리법
“잠깐녹두가루묻혀만두같이삶아쓰나니라”장계향의어만두
“즙이많이묻어엉겨서맛이자별하니라”빙허각이씨의강정
“갓채는물을짤짤끓여부으면맛이좋으니”여강이씨부인의갓

에필로그조선시대요리책읽는법

출판사 서평

1.주영하교수,군침도는‘음식글’에빠지다
―조선의미식가15인의음식취향과경험으로쓴음식문화사

음식을문화와인문학,역사학의시선으로해석하고연구해온‘음식인문학자’주영하교수가본격적으로조선시대음식이야기를풀어놓는다.《조선의미식가들》은오늘날전하는조선시대문헌을두루살펴직접먹거나만들어본음식에관한글을남긴15명을뽑아,그들의글을통해음식취향과경험을들여다보았다.‘조선의미식가’로뽑힌왕과어의,선비,사대부여성등15명은살았던시대도,남긴글의형식도신분이나성(性)도다르지만,그들의이야기를통해각각의시대에유행했던음식과식재료,요리법,그리고생생한’식후감(食後感)‘까지살필수있다.
프랑스의법률가장알텔므브리야샤바랭은“당신이무엇을먹는지말해달라.그러면당신이어떤사람인지말해주겠다”라며개인의음식취향과경험을통해그의삶을파악할수있다고했다.이책에서소개하는조선의미식가15인은자신들의음식경험을글로남겼다.주영하교수는이들이어떤사람이었는지를알면조선시대‘음식의역사’에좀더다가갈수있으리라는믿음으로,15인이실제로요리하고먹고즐긴‘음식이야기’를들려주며성글게나마조선시대음식문화사를선보인다.

맛에대한취향은시대마다다르다.한사람의음식경험에는개인의삶은물론이고그사람이살아가는시대의정황과역사가담겨있다.이점에주목하여나는2011년부터‘음식에관한글’을쓴조선시대지식인들을저자별로나누어자료를정리해왔다.……조선시대500년의실재(real)식생활과음식의역사를재구성할수있을것이라생각했다.처음에내가다루려고했던인물은100명이넘는다.이들을모두다루려면앞으로도10년이상의공부가더필요하다.……‘음식글’을통해그들이어떤사람인지를밝혀보려고노력했다.그들이어떤사람인지를알게되면조선시대실재했던‘음식의역사’에한발더다가갈수있을것이라고믿는다. ―〈책을펴내며〉중에서,6쪽

2.조선미식가들의색다른음식취향을엿보다
―시대에따라변화하는음식취향과유행

이책에서는다섯가지사건과시기로한반도의음식역사를구분한다.첫째불교의유입에따른육식기피,둘째원나라간섭기육식문화의확대와새로운음식유행,셋째조선왕조의통치이념이된성리학의영향,넷째17세기본격시작된연행사의청나라방문,다섯째‘콜럼버스교환’으로새로운식재료의등장이다.조선미식가15인의글에서도시대의변화에따른새로운음식취향과경험이등장한다.
고려말조선초를살았던이색은원나라에서들어온소주와두부에관한시를지었고,조선중기연행사로연경을다녀온김창업은중국에서맛본새로운음식에관한글을남겼다.정조때의학자홍석모는세시기를통해조선후기민간의세시풍속을자세히기록했다.
유교사회였던조선에서음식만을주제로한글은흔치않았지만,허균과김려,이옥등직접맛본음식에관해글을남긴사람도있었다.허균은조선팔도에서먹어본음식의품평과함께먹은장소,요리법,잘만드는사람과명산지등의정보를〈도문대작〉에자세히기록했고,이옥은자신이가장좋아했던음식의맛과먹는방법을글로남겼다.김려는귀양살이를하며박물학적관심에서어류학서《우해이어보》를썼는데글에서그의넘치는식욕이엿보인다.
18세기들어조선의식탁에오른고추는이옥이가장좋아하던음식이기도했다.고추마니아라할정도로그가남긴글에는고추에대한애정이가득하다.조선왕들가운데가장장수한영조의최애음식도고추장이었다.어의였던전순의와이시필은왕의건강과장수를위한음식에신경을쏟으며요리법을기록했다.이들의기록을《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와함께살펴보면왕들의음식취향과경험을엿볼수있다는점에서흥미롭다.
‘음식글’하면사대부남성들과여성들을빼놓을수없다.스스로군자임을자임했던김유와조극선,이덕무가남긴요리책과‘음식글’은당대선비들의식생활과음식을대하는태도를알수있다.사대부여성들은서재에서도요리법을궁구하고부엌에서도음식을만들었다.장계향과빙허각이씨는손수요리책을지어집안대대로물려주었고,여강이씨는집을떠나임지에있던남편에게편지를보내며요리법과음식맛에대한이야기를전한다.사대부가여성들이남긴글은조선시대지배층의식생활을이해하는데매우중요한자료이다.

“술속의영특한기운만있으면,어디에기대지않아도되네,가을이슬처럼둥글게맺혀밤이되면똑똑떨어지네.청주의늙으신종사〔靑州老從事,‘오래된좋은술’〕를생각하면웃음이나오니,마치하늘의별과같이뽐내게만드네.도연명이이술을맛보면깊이고개숙일터,굴원이맛을보면홀로깨어있으려할지.반잔술겨우넘기자마자훈기가뼛속까지퍼지니,표범가죽보료위에앉아금으로만든병풍에기댄기분이네.”……주당이라면빈속에술한잔털어넣었을때의느낌,즉알코올이식도를타고쫄쫄내려가며위장에이르는그느낌을알고있을것이다.이색은그느낌을‘뼛속까지퍼진다’고했다.더욱이술맛을잘아는사람(도연명)과술취하기를거부한사람(굴원)조차반할정도라고읊조렸다.도대체이술의정체는무엇일까? ―〈“훈기가뼛속까지퍼지니”이색의소주〉중에서,25쪽


(연행사로떠나게된)김창업은간식거리로전복·쇠고기·꿩고기·홍합·대추·인삼등을말린것을준비했고전약·약과·청심원도챙겼다.아마도매일아침길을나설때마다그중에서몇가지를가죽주머니에덜어넣었을것이다.김창업은간식거리를현지에서만난중국인에게선물로주기도했다.어느중국인은전약과약과를선물로받고서그만드는방법을묻기도했다.간식거리중에서특히청심원이인기였다.청심원을받은중국인들은약효가좋다고칭찬을아끼지않았다.……1713년음력1월3일연경에머물던김창업은일기에이렇게썼다.“오늘죽통에넣어두었던초장(炒醬)을꺼내어먹었다.”……‘초장(炒醬)’의한자를보면‘볶은장’이지만,김창업의글로는고추장인지된장인지무엇을볶았는지확인하기어렵다.이쯤되면해외여행을가면서고추장이나깻잎장아찌따위를짐속에챙겨넣는요사이한국인과김창업일행이다를바없어보인다. ―〈“돼지고기를찍어먹으니참으로맛있었다”김창업의감동젓〉중에서,46~50쪽

어릴적부터입맛이남달랐던허균은막상유배지에와서보니“쌀겨조차부족했고밥상위의반찬이라곤썩어문드러진뱀장어나비린생선에쇠비름과미나리뿐이었다.그나마하루에간신히두끼를먹다보니종일배가고팠다.”결국허균은“여러음식을종류대로나열해기록하고때때로보면서고기한점을눈앞에둔셈”치기위해글을썼다.그리고글의제목을‘푸줏간앞에서크게입맛을다시다’라는뜻으로‘도문대작(屠門大嚼)’이라고붙였다.……〈도문대작〉에서언급된지역은동해·남해·황해를비롯하여조선팔도에서빠지는곳이없을정도다.“벼슬한뒤로는남북으로임지를옮겨다니며이런저런음식을대접받았다.이쯤되니우리나라에서나는음식이라면고기며나물이며먹어보지않은게없다”고하니,그야말로허균은‘식신로드’의주인공이었던셈이다.
―〈“맛이매우좋아서두텁떡이나곶감찰떡마저도크게미치지못하는구나”허균의석이병〉중에서,81~84쪽

새로한반도에유입된이두가지채소중에서이옥은고추를유별나게좋아했다.그는겨자장보다고추장을더즐겨먹었다.서울에있을때를회상해보매,술집에들어갈때마다연거푸술을몇잔마시고손으로시렁위의붉은고추〔紅椒〕를집어서는가운데를찢어씨를빼내고장(醬)에찍어씹어먹으면주모가반드시흠칫놀라며두려워했다.남양(南陽)에살게되면서가루를내어양념장〔?汁〕을만들어생선회와함께먹는데,역시겨자장〔黃芥汁〕보다나았다.이렇게고추를좋아했던이옥은남양집의채마밭근처조그만땅에다고추를심었다. ―〈“가슴이시원스럽게뜷리는듯했다”이옥의겨자장〉중에서,109쪽

영조는고추장을언제부터먹었을까?1752년음력4월10일자《승정원일기》에서실마리를찾을수있다.이날도도제조김약로가“조종부의장은과연잘담갔다고들합니다”라고아뢰었다.그러자영조는“고추장은근래들어담근것이지.만약옛날에도있었다면틀림없이먹었을것이다”라고말했다.……《승정원일기》에서고추장과관련된이단어들을검색하면영조대에서만22건이검색된다.이로미루어보아영조야말로조선국왕들중에서가장고추장을즐겨먹은왕이아니었을까싶다.심지어75세의영조는스스로“송이·생복(生鰒)·아치(兒雉,어린꿩)·고초장이네가지맛이있으면밥을잘먹으니,이로써보면입맛이영구히늙은것은아니다”라고할정도로고추장을즐겨먹었다.
―〈“지난번에처음올라온고추장은맛이대단히좋았다”영조의고추장〉중에서,163~164쪽




3.‘탐식’을경계하는절제의미식가들
―조선선비들의음식을대하는태도

조선이선비들은산문과시,일기,편지등에음식에관한이야기를남겼지만,음식의절제를중요한덕목으로삼았다.허균은“식욕과성욕은인간의본성이요,특히식욕은생명과관계된다”면서“옛선현들이먹고마시는일을천히여겼던것은먹는것을탐해이익을좇는일을경계한것이지,어찌먹는일을폐하고음식에관해서는말도꺼내지말라는것이겠는가?”라고강변하며,음식자체가아닌탐식을경계해야함을역설했다.실학자이자저술가였던이덕무역시음식을탐하면안된다는생각을글로남겼다.선비·부인·자녀가지켜야할예절을다룬《사소절》에서그는“음식을탐내게되면……모든병이생길뿐아니라,탐식으로인해사치할마음이생기고,사치로인해도둑의마음이생기고,도둑의마음으로인해사나운마음이생긴다”라며어른은물론자녀들에게탐식을가장금해야한다고강조했다.
이옥또한일찍이글을통해음식사치에대해비판했고,서로다른지역사람들이자기네음식이더낫다며다투는모습에“각기좋아하는것이다를뿐인데,어느것이짧고어느것이길단말인가”라며일침을놓기도했다.또이옥은“먹을거리는다만맛으로취하여야하고명성으로취하지말아야하는데,세상사람들은다들이식(耳食,귀로먹는다)을하여이름만취하고맛으로취하지않는다”라고했는데,맛집소문만듣고문전성시를이루는모습을지적한것이다.

허균을탐식가로보는연구자도있지만,엄격하게말하면탐식이아닌절제의미식가였다.그는자신의음식경험을적은〈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세상의현달한자들이음식사치를끝없이벌이며절제하지못하고있지만부귀영화라는것이영원할수없다는점에경각심을불러일으키고자”글을썼다고밝혔다. ―〈프롤로그〉중에서,17쪽

이옥은평안도와경기도사람이기장밥과보리밥을두고서로맛있다고다투는모습을이렇게묘사했다.“평안도사람과경기도사람이곡식의성질을논하면서경기도사람은‘보리밥이낫다’고하고,평안도사람은‘기장밥의맛남만못하다’고하여,드디어각자가고집하여조정할수없었다”고했다.그러면서“경기도사람이보리로밥을짓고평안도사람이기장으로밥을짓는것은각기좋아하는것을따를뿐이다.어느것이짧고어느것이길단말인가”라고일침을놓았다.한마디로식성(食性)의문화상대주의를설파한것이다. ―〈“가슴이시원스럽게뜷리는듯했다”이옥의겨자장〉중에서,121쪽

이덕무는조선시대지식인중에서가장많은‘잔소리’를글로남겼다.그가쓴《사소절》은잔소리의압권이라고해도지나치지않다.이덕무는《사소절》에서선비·부인·자녀의예절을다루었다.그중첫번째대상인선비를향해쓴잔소리가바로〈사전(士典)〉이다.……음식이나오면즉시먹으라든지,남의집에가서식사를할때도그집의형편을염려하라든지,집에색다른음식이있거든아무리적어도노소와귀천을따지지말고고루나누어먹으라든지등등먹는일에서지켜야할작은예절을꼼꼼하게제시했다.……이덕무의음식예절에관한잔소리를읽다보면당시선비들의식생활풍경을짐작할수있다.
―〈“목구멍에윤낸다고기뻐하지말라”이덕무의복국〉중에서,209쪽


4.어머니가딸에게,부인이남편에게전한집밥레시피
―사대부여성들이남긴요리책과‘음식글’<